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8.30.~9.5.)

베푸 2021. 9. 7.

 

간장계란밥, 두부, 김치, 김

점심은 남은 콩나물 국으로 해결하고 저녁도 간단히 먹었다. 입맛없거나 반찬 없을때 엄마가 해주던 간장계란밥. 간장과 참기름 계란의 고소함이 잘 어우러지는 추억의 맛이다.


울면, 곰은 간짜장

 

어쩌다보니 점심도 제대로 못먹고 비오는 날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 나갔는데 우리가 가는 집이 하필 문을 닫았다. 근처의 다른 중국집, 가격은 더 저렴했지만 면부터 해물상태, 모두 다 별로였다. 물냄새도 나고 맛이 없어서 반도 못먹고 있었더니 남은건 곰이 먹어줬다. 돈 아깝고 속상했다.

 

구운명란, 오이, 와사비마요, 아몬드 초콜렛

결국 헛헛한 속을 집에와서 구운명란에 맥주로 달랬다. 아몬드 초콜릿이나 마카다미아 초콜릿처럼견과류가 들어있는 초콜릿이랑 맥주랑 잘어울리는거 아는사람 손? ㅋㅋㅋ 초콜릿도 훌륭한 맥주안주다. 돈 아깝고 몸도 번거로운 비오는날의 외식 ㅠㅠ


 

오리탕, 복숭아

 

엄마가 오리탕 끓였다고 곰 퇴근하고 집으로 오라고 불렀다. 곰은 신나서 오리탕 한사발 완샷하고 나는 엄마랑 도미노 식물성미트피자 시켜먹었다.

도미노피자, 식물성미트피자

 

방문포장으로 할인받고, 탄소배출도 줄이고, 왔다갔다 걷기운동은 덤, 주문 메세지에 피자고정 삼발이 빼달라고 요청했더니 쓸데없는 쓰레기도 줄일 수 있었다. 인친님들 팁대로 이것저것 야채추가 한게 신의 한 수! 말 안하면 식물성미트인지 모르게 맛도 괜찮았다. 그런데 다 먹고 만보걷기를 하고와도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더부룩함이 남아 고생했다. 엄마가 선물받은 복숭아 한아름들고 딸도둑은 편한 하루를 보냈다.


오이냉국, 호박전, 도토리묵, 도라지오이무침, 잡채, 사라다, 감자조림, 열무김치, 쌈채소 / 남은 반찬 담아오기!

 

동네사람만 아는, 검색해도 안나오는 식당이 있다. 나이가 지긋하신 아주머니들이 하시는 식당인데 참 친절하시고 반찬도 여러가지고 맛있다. 사람들이랑 같이가서 고기를 시켜도 밑반찬만으로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라 좋다. 다른 사람들이 고기에 집중할때 내가 밑반찬도 국도 다 먹었다. 엄마밥 먹은 기분^^

항상 반찬을 넉넉히 주셔서 남는게 맘에 걸렸다. 이번엔 미리 작은통을 챙겨가 남은 반찬도 담아왔다. 제로푸드웨이스트!!

 

 

저녁은 곰이랑 순두부찌개 사 먹었다. 밖에서 먹는밥은 양에 안차고 맛도 덜하다며 곰이 집밥 류선생 언제 돌아오냐고 했다. 집밥이 먹고 싶다는 곰의 말이 싫지 않았다. 아직도 의욕이 없지만 그래도 기운을 내야지. 저녁에 KBS에서 하는 다큐멘터리 ‘엔드게임 1.5도’ 를 보니 기후위기 사태의 심각성이 다시 느껴졌다. 몸과 맘이 느슨해지면 실천도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비닐한장 덜 받자고 상인들과 실갱이하고 일회용품 하나 덜 쓰는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싶지 않아진다. 귀찮아서 시켜먹으면 쓰레기가 한보따리고 사먹는 메뉴는 육식을 피하기가 정말 어렵다.

 

다큐를 보다 정신이 확 들었다.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고 하나뿐인 지구! 가장 시급한 과제! 내가 할 수 있는걸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시 생각했다.

 

다큐 인사이트

소재와 형식을 뛰어넘은 다큐멘터리의 즐거운 뒤집기 <다큐 인사이트> 프로젝트

program.kbs.co.kr


감자옹심이/ 감자전, 유기농 청포도, 메추리알, 땅콩막걸리

 

감자감자한 식사. 올 여름 홍감자 한박스, 10kg 자연농 감자 한박스와 여기저기 채소박스에 들어있던 감자까지 이걸로 마지막이다. 올해도 내 사랑 감자 맛있게 잘 먹었다. 감자옹심이 끓여서 뜨끈하게 한사발 하고 감자전도 부쳤다. 비는 안오지만 금욜이니 막걸리도 한 잔 하며 즐거운 주말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D.P. 보다가 열받!!!!!!!

불합리하고 황당한 시스템에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마지막에 ‘우울증’ 과 ‘관심사병’ 이야기로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이런 꼬라지는 특히 화가났다. 정말 바껴야 한다. 이 이야기가 사실에 근거했다는 게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이번 기회에 제발 좀 바뀌면 좋겠다.


말차 프렌치토스트, 과일, 커피

 

남은 팥빙수 팥으로 말차 프렌치 토스트, 단팥과 프렌치토스트의 한국식 조합이랄까? 맛있어서 팥빙수팥을 다시 사온건 안비밀 , 만들기도 쉽다. 과일과 커피만 곁들여도 근사한 브런치 완성!

 

얼마만에 비도 안오고 날도 개인 주말인지.. 오후에 산책겸 걸으러 나갔다 돌아오니 저녁시간이 되었다. 아예 저녁까지 먹고 들어가자고 결정하고는 짬뽕사먹고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도 하고 들어왔다. 하루 만보 걷기는 결코 만만하지 않다. 한시간 반은 걸어야 만보가 되는것 같다. 맑게 개인 청명한 날은 아니었지만 간만에 풍경도 보며 걸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옹심이 해먹고 조금 남은 국물에 수제비 반죽 얼려둔걸 떼어넣고 끓였더니 걸죽한 감자국물에 수제비가 어우러져 이게 또 맛있었다. 남은 음식의 반전이었다. 작은 김치통 해치우면서 찌개 끓여서 간단하게 점심 먹었다. 포도주 만들걸 열어 한번 저어주었다. 이제 그 근처에만 가도 신기하게 술냄새가난다. 술이 되긴 되려는걸까?

 

 

생일선물로 받은 스타벅스 쿠폰으로 커피대신 밀박스 바꿔왔다. 비건 플랜트 함박 스테이크& 파스타.

 

함박의 색이나 질감, 맛이 정말 신기하게 비슷해서 먹을때마다 놀란다. 그런데 콩이라니…

매시드 포테이토와 양송이볶음 곁들여 담으니 꽤 괜찮은 한끼가 되었다. PLA라고는 해도 쓰레기가 잔뜩 나왔다는 것만 빼고… 😢


이번주엔 집밥을 열심히 해먹으려 했는데 영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밖에서 사먹는 음식은 점점 만족도가 떨어지는데도 하고 싶지 않은 몸과 마음에 익숙해지는 듯 하다. 이번주는 채식 제품을 먹어봤다는데에 의미를 두어야 할까? 그럼에도 배달은 시키지 않고 가서 사먹었다는데 의의를 두어야 할까? 장을 보고 묵혀둔 것이 없으니 음식물쓰레기도 만들지 않았다는걸 잘했다고 할까?

 

여러모로 만족스럽지 않은 한주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