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돋우다

<플러그를 뽑으면 지구가 아름답다> - 실천으로 쓰는 서평

베푸 2021. 3. 25.

 

 

기후위기, 탄소배출 문제는 에너지를 빼놓고는 말 할 수 없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는 인류가 눈부신 기술발전을 할 수 있게 했지만 더 이상 이 행성에 살 수 없을지 모를 위기도 만들었다.

 

재생에너지, 친환경에너지 등 미래의 에너지 이야기가 활발하다. 하지만 친환경이 새 물건을 사는것이 아니라 가진 물건을 오래 쓰는 것이듯 에너지를 뭘로 발전해서 만들것이냐보단 어떻게 낭비를 줄일것이냐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왜 플러그를 뽑아야 하는지 이유를 밝히고 비전력 물건들을 소개한다. 또 실제 만든 사례들도 이야기한다. 그런데 내가 그 신기한 물건들보다 더 놀랐던건 책에서 말한 우리의 실상이었다.

 

청소기의 흡인방식은 매우 효율이 떨어져서 먼지를 옮기는데 필요한 에너지의 20,000,000만배나 필요하다고 한다. 이천만배!!!! (먼지 하나를 입으로 불어서 없앨때와 흡입해서 없앨때를 상상해보면 이해가 쉽다.)

 

또 핸드폰충전기를 종일 꽂아두면 충전에 필요한 전력의 10배나 되는 양이 대기전력으로 낭비된단다.

 

현대인은 지나치게 밝은걸 좋아해서 몸이 어둠에 적응해야 할 밤에도 전등을 실험실처럼 밝히고, 쾌적만을 좇다보니 자연스러운 밝음은 성에 차지 않아 형광물질까지 입혀 밝고 하얗게 만든다.

백화점같은 경우 조명을 너무 밝게 한 탓에 전등에서 발생한 열기를 식히려고 한겨울에도 냉방을 하는가하면, 거리의 상점들은 냉난방을 하는 와중에도 문을 활짝 열어둔다.

 

섬이나 반도인 나라는 습도가 높으니 전통적으로 통풍이 잘되는 건축방식이 이어졌는데 현대에선 기후나 자연조건에 상관없이 외부와 차단되는 건축을해 공기순환을 막고, 대신 냉난방이 잘 되도록 인공적으로 순환시킨다. 그로인해 에너지낭비, 아토피, 질병, 체온조절 기능 약화 등의 더 많은 문제가 야기되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에너지를 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우리의 시스템은 이처럼 사람에게도 자연에게도 유익하지 않으면서 지나치게 낭비적이다.

 

쓸데없는 부하나 불필요한 용도를 줄일 생각은 하지 않고, ‘전력이 갈수록 모자라니 원자력 발전은 필수불가결하다.’는 식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16p

이 책에서 소개하는 비전력화 제품이 기발하기도 하고 이런 시도가 있다는게 반갑기도 했지만 10년전, 이 책이 쓰였을때보다 지금 우리 생활은 더욱 가전제품에 의존하고 있다는것이 씁쓸했다.

 

그래서 우리는 더 행복해졌을까?

냉장고가 있는데도 식품에 첨가하는 합성보존료는 오히려 늘었고, 쾌적함을 추구하다 생각지도 않은 전력과 화학물질 사용을 증대시켰으며, 노동을 대신하고 시간을 단축시켜 준다는 온갖 전자제품을 한가득 가지고 있지만 예전에 비해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지 못한다.

숨도 쉬기 힘든 미세먼지와 심각한 기후위기, 후쿠시마 원전 사태같은 되돌리기 어려운 위험까지 야기시키면서 유지해야할 삶의 방식인가?


독일엔 친환경으로 유명한 프라이부르크라는 도시가 있다. 작은 도시라 전기도 태양열 발전으로 자급자족한다고 한다. 그러던 중 전기 공급량이 모자라 마을 회의가 열렸다. 태양광패널을 더 설치하려면 산비탈 나무를 잘라내야 하므로 패널설치 여부를 두고 토론하는 회의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모두가 전기를 더 아껴쓰기로 결론짓고 패널설치는 무산되었단다.

이 이야기를 듣고 너무 놀랍고 또 부러웠다.

 

모두가 전기를 덜 쓰겠단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 아닌가? 이런일이 가능하구나!!

 

프라이부르크 시민들이 해냈다면 우리라고 못할거 없다.

 

효율이 1/20000000 로 떨어진다는 청소기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연간전력사용량으로 환산하면 원전 1기에서 나오는 양과 같다고 한다.

다시말해, 우리가 청소기만 안돌려도 원전 하나는 없앨 수 있다는 말이다. 그에 따른 위험과 비용, 오염도 줄일수 있다.

 

꼭 필요한 가전제품을 쓸때만 낭비없이 사용해도 에너지 사용(=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은 뒤로 핸드폰 충전기도 빼놓고, 안쓰는 전자제품은 코드를 뽑거나 멀티탭 전원을 끈다. 생각해보니 전자렌지는 하루 2-3분도 안쓰는데 종일 꽂아두고 있었다.

 

청소기를 볼 때마다 비효율적인 방식이란 말이 떨올라서 가제수건 청소포를 이용한다.

 

 

티비를 켜놓고 컴퓨터를 한다거나 안쓰는 방에 전등을 켜놓는 등의 낭비되는 전력도 만들지 않겠다. 다른 일들도 아날로그로 내가 더 직접 하도록 애써볼것이다.

 

에너지의 대부분은 물건을 생산하거나 폐기할때 사용된다. 따라서 에너지를 아끼는 최고의 방법은 소비를 줄이는 것!!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쾌적함이나 편리함 뿐 아니라 환경이나 건강, 마음의 풍요로움까지 포함하는 진정한 의미의 삶의 질’(133p)을 높이고싶다.

 

진정한 의미의 삶의 질이란 인간중심으로만 사고하며 오염된 공기로 가득한 세상에서 최신형 건조기를 돌려 빨래를 말리는것이 아니라, 계절에 따라 바뀌는 바람을 느끼며 햇볕냄새 가득한 뽀송한 빨래를 걷는 삶이라 믿는다.

 

작은 쾌락과 편리를 버리면
더 많은 걸 얻게 됩니다.
25p

 

 

플러그를 뽑으면 지구가 아름답다

삶의 편리함과 행복의 조건이란 무엇일까?『플러그를 뽑으면 지구가 아름답다』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발명하는 과학자인 저자가 그동안 추진해온 ‘비전력화 프로젝트’의 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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