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메리골드(22.4.17) 일주일만에 다시 텃밭!! 날씨가 너무너무 화창하고 좋다. 전날 세월호 추모행사 끝나고 조형물을 장식했던 꽃을 나눔받았다. 다들 안가져가시고 나에게 텃밭에 가져가라고 잔뜩 챙겨주셨다. 메리골드는 차로도 만들수 있고 염색도 할 수 있고 텃밭에 심으면 특유의 향 때문에 벌레도 뱀도 막을 수 있다고 하셨다. 텃밭의 양쪽 끝에다 메리골드와 해바라기를 심어주었다. 처음에는 나란히 한줄로 심었었는데 남은 메리골드를 옆 텃밭 이웃께 나눴더니 그린빈 씨앗을 나눠주셨다. 나 그린빈 좋아하는뎅… 😍😍😍 아마 22일에 오는 모종세트를 심을 자리도 모자랄 듯 하지만 내가 그린빈을 사랑하니까 그린빈이 열리는 걸 상상하며 한 포트만 심어보기로 했다. 심었던 꽃을 양쪽 끝에 v자 모양으로 옮기고 그 가운데 그린빈 콩을 심었다 ㅎㅎ .. 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2022. 4. 17. 계란없는 계란, 저스트 에그 체험기 계란이 없는 계란, 비건 계란으로 유명한 저스트 에그 Just egg가 한국에도 출시되었다. 외쿡 비건 언니들 피드에서만 보다가 우리나라에 들어왔다는것도 신기했는데 오늘 저스트 에그 쿠킹클래스에 초대받아 다녀왔다. 내가 본 건 저 노란통 이었는데 그 사이에 이미 구워서 포장되어 있는 제품도 나왔나보다. 녹두로 만들었다던데 정말 계란맛이 날까? 너무 궁금했다. 녹두단백과 물 기름등이 들어있는 두류가공품이다. 오믈렛 제품이랑 성분이 조금 다른것 같았다. 오늘 셰프님은 냉장고를 부탁해에도 자주 나오던 마스터 셰프 코리아 준우승자 박준우 셰프였다. TV에서 보던 분이 눈앞에서 요리하고 있으니 신기했다. 셰프님은 다이닝 팝업할 때 저스트에그로 프랑스 요리를 했다고 하는데 그때 만들었던 것 중 두가지를 클라스에서 .. 베푸 에세이 2022. 4. 17. 슈톨렌 2-3년 전 내가 만든 슈톨렌 독일의 12월은 통째로 크리스마스처럼 느껴진다. 25일 당일이나 이브에만 크리스마스 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크리스마스를 즐기기 때문이다. 내가 너무 좋았던(귀여웠던) 풍습은 매일 하나씩 뜯어보는 어드벤츠칼렌더Adventskalender 였다. 주로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인데 1부터 24까지 써있는 번호를 열면 그 안에 초콜렛이나 작은 장난감 같은 선물이 들어있다. 이 달력의 선물은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매일 하나씩만 열어 볼 수 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일찍일어나는 어린이들이 많다는 후문이 ㅎㅎㅎ) 예쁜 그림에 초콜렛이나 킨더조이 같은 것이 들어있는 제품도 많이 팔지만 모니모니해도 직접 만들어 안에 선물을 채워넣는것이 만든사람에게.. 베푸 에세이 2021. 12. 22. 그림의 떡 요즘 위가 아프다. 아니 위가 아픈건지 장이 안좋은건지 어쨌든 먹기만 하면 소화가 안된다. 어제는 특히나 종일 죽 한그릇 먹은게 너무 오랫동안 소화가 안돼서 결국 한밤중에 소화제를 사러 나섰다. 불금이라 곰이랑 넷플릭스 보며 새벽까지 깨어있던 참이었다. 컨디션 좋을때 같으면 이런 시간에 안주 만들어 맥주도 한 잔 하고 그랬을텐데 자꾸 냉장고를 열고 팬트리를 뒤지는걸 보니 곰은 출출해하고 있었다. 소화가 안되고 먹을 수 있는게 한정되면 먹고싶은것도 없을것 같지만 못먹는다는 것에 대한 보상심리인지 먹고싶은게 더 많아진다. 다 나으면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어야지 하며 온갖 상상을 한다. 소화제 사러 나가는 길에 곰은 아이스크림을 먹겠다며 따라 나섰다. 같이 편의점에 들어서니 평소에 잘 먹지도 않던 과자들이 눈.. 베푸 에세이 2021. 12. 12. 지혜로운 귤칩 어머님이 사과를 보내셨을때 나도 뭔가 보내드리고 싶었다. 때마침 제주에서 18년째 유기농사를 짓고 계시는 베테랑 과수원 이웃님의 귤 판매글이 올라와 우리것과 같이 주문을 넣었다. 귤이며 단호박, 비트, 당근 지금까지 구입한 건 뭐하나 실패한적 없는 맛보장 작물인데다 힘들고 어려운 길로만 가시는 존경스런 농부님이라 어머님께도 맛보여드린다는 자부심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귤은 맛을보니 ‘엥?’ 하게 되었다. 극조생 감귤이 보통 조금 싱겁기는 하지만 이건 그 정도가 아니었다. 감귤주스를 먹다 놔두면 얼음이 녹아 싱거워진 그런 맛이었다. 10kg이나 보냈는데…. 보내고도 죄송스런 맘이 들었다. 맛이없어 방치되다 버려질까 걱정도 되었다. ‘유기농’ 이라 좋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올 여름 제주는 너무도 잦.. 베푸 에세이 2021. 11. 18. 내 인생 최초의 부각 오늘 드디어 내 인생 첫 부각이 완성 되었다. 인생의 타이밍이란 정말 신기한 듯. 채식을 한 뒤로 사찰음식에 관심이 갔다. 그래서 정관스님이나 선재스님의 책을 몇권 읽었다. 사찰에선 가을볕이 좋은 한로에서 상강 절기에 부각을 만드는것이 김장만큼이나 중요한 행사라기에 궁금한 마음이 있었다. 이번 추석에 아카시아꽃 방아꽃, 가죽나물부각까지 들어있는 부각세트를 비싸게 사먹었는데 그 부각과 튀각 만드는 법을 가을절기학교에서 배우게 된 것이다. 손 많이간다. 번거롭다. 말로만 들었지, 실제 내가 만들면서 부각이 왜 비싼지도 깨달았다. 찹쌀풀을 만들고, 풀을 바르고, 말리고, 튀기기까지 손도 많이 가지만 시간이 정~말 많이 드는 음식이었다. 내가 배운 방식은 석임풀이라고 찹쌀을 약간 썩혀서(삭혀서) 만드는 방법이라.. 베푸 에세이 2021. 11. 7. 엄마의 고춧잎 나물 어릴때 식습관이 정말 평생 가는건가? 풀풀농장 꾸러미에 고춧잎이 들어있었다. 도시에선 구하기 쉬운 재료가 아니라 한번도 요리해본적은 없었다. 뭘 해먹을까? 생각하는데 제일 먼저 무말랭이가 떠올랐다. 엄마는 무말랭이에 고춧잎이 빠지면 제 맛이 안난다고 했다. 삭힌 고춧잎이 들어가야 비로소 무말랭이의 맛이 완성되는거라고 말이다. 말린 고춧잎 나물도, 고추장에 무친 나물도 생각났다. 그 음식들의 색감과 맛까지 떠올랐다. 최근에 먹은적이 없는데 신기했다. 고추장에 무친 고춧잎 나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랬더니 이번엔 고추장에 무친 비름나물과 미나리나물 까지 떠올랐다. 그것들도 내가 잘 해먹는 음식이 아닌데 말이다. 잘 먹지 않았다고 해도 어릴때 자주 보고 접했던 음식은 다시 좋아하게 되는건가? 나이가 들.. 베푸 에세이 2021. 10. 20. 마음이 환해지는 말 작년에 어머님이 사과를 한박스 보내주셔서 맛있게 잘먹었다고 말씀드렸더니 올해 또 보내주셨다. 받자마자 얼른 씻어서 반으로 잘라보았다. 이렇게나 꿀이 가득 찬 맛있는 사과였다. 한입 베어물었더니 달콤한 과즙과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게다가 아주 단단하고 식감이 좋다. 아삭이 아니라 바삭이 어울린달까? 씹을때마다 사과가 파스락 부서지는 느낌이다. 과일의 식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 마음에 아주 쏙~ 든다. 사과박스를 보고 있으니 작년에 어머님이 사과를 보낼때 건네셨던 따뜻한 말이 떠올랐다. 그래서 더욱 미소지어졌다. 이 사과도 마지막 한 알을 다 먹을때까지 행복할 것 같다. 감사합니다~^^ (작년 글) 얼마 전, 어머님이 사과 한 박스를 보내주셨다. 두 식구밖에 없는데 엄청 커다란 사과박스가 왔다. 세어보.. 베푸 에세이 2021. 10. 17. 한로(寒露) 오늘은 절기상 한로다. 한로는 "찬이슬이 내린다.” 는 뜻의 17번째 절기로 태양의 기운이 떨어져 땅의 온기도 사라지며 가을이 나날이 아름다워지는 때다. 한로에는 국화전, 국화주, 국화화채 를 만들고 호박고지, 시루떡, 단자 등을 만들어 나누며 한해 농사지은 수고에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고 한다. 오늘 가을 절기학교 에서는 한로에 딱 맞는 절기음식을 배웠다. 무를 넣어 만드는 ‘붉은팥 무시루떡’과 ‘밤단자’다. 시루떡은 많이 먹어봤어도 무를 넣은 시루떡은 어떤맛인지 모르는데다 단자는 잘 모르는 떡이라 궁금했다. 떡은 만들어 본적도 몇 번 안돼서 같이 만들 생각에 기대도 됐다. 삼국시대부터 기록이 있다는 떡의 오랜 역사와 조선시대 화려한 떡문화를 배우며 신기하고 감탄도 나왔다. 지금 우리가 떡보다 빵에 더 .. 베푸 에세이 2021. 10. 10. 짝꿍나무 지나갈 때 자주 보이는 나무다. 예쁜 보라색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있어 눈길을 끈다. 볼 때마다 내가 초등학생 때 좋아하던 ‘짝꿍’ 사탕같다고 생각한다. 짝꿍은 담배갑만한 네모난 상자 안에 분홍색 딸기맛과 보라색 포도맛이 들어있는 작은 상자 두 개가 서랍처럼 들어있는 사탕이다. 각각의 사탕박스 양쪽 옆으로 난 구멍으로 흔들면 딱 저렇게 생긴 사탕이 나온다. 그 사탕을 마지막으로 먹어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하다. 그런데도 이 열매를 볼 때마다 그 사탕이 떠오르면서 사탕박스의 모양이나 그려진 그림까지도 생각이 난다. 뇌의 연상작용이란 정말 어마어마하구나 생각했다. 짝꿍 사탕의 포도맛 같은 열매가 열리는 이 나무의 이름은 ‘좀작살나무’ 라고 한다. 분홍색도 있으면 딱 짝꿍사탕 한세트겠다... 베푸 에세이 2021. 10. 6. 조금씩 가랑비에 옷 젖듯… 오늘은 온 우주가 나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느낌이었다. ‘뭐하고 살았나? 잘 살고 있나?’ 에 대한 고민과 반성과 후회가 반복되는 요즘, 그동안 내가 한 일들이 없지 않다는 것을, 헛짓이 아니라는걸 하루에 몰아서 말해주는 것 같았다. 아침엔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DM을 받았다. #친환경여행법 캠페인에 선정되었으니 개인정보 활용동의서를 보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런걸 한 적이 없는데 뭔 소리인가 싶었다. 알고보니 지난 6월 말 곰의 생일여행 때 친환경여행에 필요한 물품과 여행법을 sns에 올린것이 당첨된 모양이었다. 기뻤다 ㅎㅎ 제로웨이스트 여행 in 단양 요즘 블로그가 좀 뜸했죠? 단양으로 여행다녀왔어요. 해마다 곰의 생일이 있는 6월 말이면 여행으로 선물을 대신하곤 해요. 아직 성수기가 아니라 숙박비가 싸.. 베푸 에세이 2021. 10. 1. 홈메이드 포도주 만들기 실험 친구가 아버지가 직접 키우신 유기농 포도를 줬다. 포도는 안그래도 씻으면서 늘 찝찝했는데 유기농포도라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그런데 날도 덥고 직접 키우신거라 특별히 완충제를 쓰지 않아서 그런지 배송도중에 다 터졌다. 받자마자 술이 될 것 같은 느낌 기왕 술이 될 것 같은 포도라면 정말 술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ㅎㅎ 포도주 만들때 효모가 들어가지만 집에 없고 이미 술냄새가 나는 포도이므로 효모를 빼고도 술이 될것 같아서 무작정 시도해보기로했다. 어릴때 우리집엔 앵두나무 세 그루가 있었는데 바구니 그득그득 앵두를 따서 동네사람들 다 나눠먹고도 남아서 술을 잔뜩 담갔던 생각이 난다. 거실 한쪽에 장식처럼 쪼로록 놓여있던 앵두주는 지금도 옛날 사진에 배경으로 존재한다. 그 앵두주를 담글때 엄마는 설탕에.. 베푸 에세이 2021. 9. 4. 줄 때의 예의 오늘은 마크로비오틱 마지막 수업이 있는 날이다. 코로나가 심상치 않아서 또 취소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었는데 마지막 남은 하루라 그냥 진행하기로 정해졌다. 다행이었다. 오늘의 메뉴, 안그래도 좋아하는 지라시 스시는 손 많이가는 토핑을 종류별로 올려서 색도 곱지만 맛도 고왔다. 날더워서 아무것도 하기싫은게 사실인데 이건 꼭!! 해먹어야지 다짐(?)했다. 말복에 도전할까나? ㅎㅎ 휴가인 곰이 콧바람도 쐴겸 날 데리러 온다고 해서 ‘같이 뭘 할까?’ 했는데 해가 너~ 무 너무 뜨거웠다. 지나가다가 들른 서울공예박물관은 사전예약방문만 가능하고 현장에서 예약가능한 자리가 없단다. 방학이고 덥고 갈 데가 없으니 각종 전시며 박물관까지 예약이 꽉 찬 모양이다. 걷다가 길에서 쓰러질정도로 날은 덥고, 별 계획없이 나온.. 베푸 에세이 2021. 7. 23. 분주했던 초복 게을러서 고생이다. 올해는 비도 계속 오고 날이 추웠다 더웠다를 반복해서 하루는 반팔을 꺼내 입었다가 또 하루는 외투를 꺼내입고, 이불을 얇을걸로 바꿨다가 다시 이불을 꺼내는 등 상황에 따라 대충 살다보니 계절 옷정리를 초복인 오늘에서야 했다. 겨울옷 봄 가을옷 정리해서 넣고 여름옷 꺼내두고, 거실의 데이베드 시트랑 쿠션커버도 싹~ 바꾸고 그러는 김에 비울것도 좀 더 비우고 대청소도 했다. 그런데 오늘은 이런 일을 하기에 좋은 날씨가 아니었다. 너무도 습하고 더워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뻘뻘나고 옷을 개고 있으니 내 살에 먼지며 옷에서 떨어진 것들이 다 달라 붙었다. 발에 붙는 느낌이 싫어 청소기를 몇번이나 돌렸는지 모르겠다. 진즉 했으면 좀 덜 고생했을것을 꼭 미루고 미루다가 제일 안좋은날 한다는 생각.. 베푸 에세이 2021. 7. 11. 채소채소한 하루 어제 아침에 주문한 파파팜 밀마운트의 ‘오늘채소’ 박스가 하루만에 도착했다. 다품종 소량재배 자연농 농부님이 그때끄때 밭에 있는걸 수확해서 보내주시는 채소박스다. 요즘 딜을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딜도 추가할 수 있냐고 여쭸는데 예쁜 딜 꽃까지 보내주셨다 ㅎㅎ 덕분에 종일 채소채소한 하루를 보냈다. 어제 저녁엔 지금 나오는 제철 재료로만 풋고추 열무김치 담가놓고, 마지막 남은 세아유 토마토 오래 두고 먹고 싶어서 선드라이(썬 이 아니고 건조기 드라이) 토마토 말려두었는데 오늘 그걸 필요에 따라 나눠 마리네이드도 하고 소분해 두었다. 점심엔 방금 배송온 채소 맛있게 먹으려고 루꼴라랑, 수박을 닮은 오이, 버터헤드레터스랑 토마토로 샐러드 만들어 먹고, 저녁엔 그릴드 애호박 샐러드 만들고 비트잎에 쌈 싸먹었다.. 베푸 에세이 2021. 7. 11. 복숭아 나는 복숭아 킬러다. 제일 좋아하는 과일 중 하나다. 껍질을 손으로 싸악~ 벗겨 한 입 베어물면 과즙이 뚝뚝 떨어지는 말랑 복숭아를 사랑하지만 그런 복숭아는 장마를 잘 이겨냈을 경우에만 먹을 수 있다. 아직은 좀 이르다. 작년엔 50일이나 된 길고 긴 장마와 폭우로 매년 박스째 사다놓고 먹는 복숭아를 향만 겨우 맡아봤다. 그마저도 복숭아를 물에 씻은 맛이었다. 향도 없고 밍밍했다. 왜 아니겠는가? 작년에 못먹은 탓인지 2년을 기다렸기에 올해 복숭아가 보이자마자 먹고 싶었다. 지금 나오는 건 크기도 작고 딱딱한 조생종이라 내 취향은 아니지만 복숭아 계의 샤인머스캣, 복숭아계의 에르메스 라는 말에 유기농 대극천 복숭아를 구입했다. 복숭아는 아주 달고 맛있었다. 장미향 같기도 한 은은하고 달콤한 향에 딱딱보다.. 베푸 에세이 2021. 7. 11. 잘익은 자두를 골라먹는 기쁨 처음 받았을때는 단단한 자두였다. 하나 먹어봤더니 시고 살짝 떫기까지 했다. 다음날, 말랑해진 자두를 하나 골라 먹었더니 전날 먹었던것과 완전히 달랐다. 향도 좋고 달고 맛있었다. 요즘 매일 자두를 확인한다. 말랑해져서 먹을 수 있는 자두를 골라내기 위해서다. 그날그날 다르지만 3-4개 정도 되기도 하고 예닐곱개가 되기도 한다. 욕심을 부려 좀 덜 말랑한걸 꺼내면 여지없이 신맛을 보게된다. 신기한 자두의 세계… 잘익은 자두를 한 입 베어물면 입 안에 퍼지는 향과 달콤함에 잠시 행복하다. 과일은 냉장보관 하는것이 좋지 않아 안방 베란다에 박스째 두었다. 요즘 날이 더워 베란다 쪽 문을 반쯤 열어뒀더니 자려고 누우면 달콤한 자두향이 솔솔 난다. 기분좋은 달콤한 향. 자두향을 맡으며 잠드는것도 기분좋은 일이다.. 베푸 에세이 2021. 7. 8.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 (ft. 쉼보르스카)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가끔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물어 존재 자체를 의심(?)하게 되는 때도 있다. 친구가 7살 밖에 안 된 어린 딸을 야단치면 “필요도 없는데 뭐하러 낳았어?” 라고 묻는다길래 그 나이부터 벌써 존재의 이유에 대해 고민할 수 있나? 생각한 적이 있었다. 시집을 즐겨 읽지 않는다. 윤동주의 시를 사랑해서 같은 시집도 판본별로 갖고 있고 백석은 평전까지도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예찬하는 김수영도 잘 모르겠고 …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다. 서른이 될 때 최승자 시인의 ‘삼십세’ 에 잠깐 열광했던것이 기억에 남는 나의 시 생활이다. 사람들이 시를 읽지 않는건 시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시어의 의미나 형식따위를 해석하는 잘못된 교육탓이 크지만 시에 맞는 독서법을 몰라서라는 글을 읽은적이 있.. 베푸 에세이 2021. 6. 28.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