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텃밭에 메리골드(22.4.17)

베푸 2022. 4. 17.

 

일주일만에 다시 텃밭!!

날씨가 너무너무 화창하고 좋다.

전날 세월호 추모행사 끝나고 조형물을 장식했던 꽃을 나눔받았다. 다들 안가져가시고 나에게 텃밭에 가져가라고 잔뜩 챙겨주셨다. 메리골드는 차로도 만들수 있고 염색도 할 수 있고 텃밭에 심으면 특유의 향 때문에 벌레도 뱀도 막을 수 있다고 하셨다.

 

텃밭의 양쪽 끝에다 메리골드와 해바라기를 심어주었다.

 

 

처음에는 나란히 한줄로 심었었는데 남은 메리골드를 옆 텃밭 이웃께 나눴더니 그린빈 씨앗을 나눠주셨다. 나 그린빈 좋아하는뎅… 😍😍😍

 

아마 22일에 오는 모종세트를 심을 자리도 모자랄 듯 하지만 내가 그린빈을 사랑하니까 그린빈이 열리는 걸 상상하며 한 포트만 심어보기로 했다.

 

심었던 꽃을 양쪽 끝에 v자 모양으로 옮기고 그 가운데 그린빈 콩을 심었다 ㅎㅎ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더니 콩은 콩으로 팥은 팥으로 심는게 참 신기하다 ㅎㅎ 보통 껍질째 먹는 그린빈은 크게 키워서 콩알을 받은걸까? ㅋㅋ 어떻게 이 사이즈가 된건지… 콩도 예쁘다.

 

우리 텃밭에 심고도 넉넉하게 남은 꽃들은 텃밭 이웃들이랑 나눔했다. 단톡방에 올려두고 가져가시라고 했더니 세월호 행사에 쓰였던 꽃이라 더 의미있다고 다들 좋아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보내주신 인증샷들이랑 메세지^^)


 

밭을 둘러보니 일주일 만에 여러 변화가 있다.

 

물 주기전/ 물 준뒤

우리 열무는 그 사이에 폭풍 성장해서 열무모양의 본잎을 내주고 있었다. 이렇게 어린 애들인데 일주일 사이에 벌레가 엄청 먹었다. 아주 구멍이 뽕뽕이다. 농사 첫해에 벌레에게 다 뺏기고 뼈만남은 레이스 배추를 수확한 적이 있어서 좀 걱정이 됐다. 벌레들이 먹는건 좋은데 다 먹지 말고 좀 나눠먹으면 좋겠다. (내껄 좀 남겨 주겠니? )

 

땅이 바싹 말라있어서 물도 많이 주고 너무 바글바글 한것 같아서 조금 솎아주었다.

 

그리고 감자 중간에 보이는 뾰로롱 요녀석은…

바로바로 완두콩이다 ㅋㅋㅋㅋㅋ 콩 세알 심었는데 콩 세알 다 나서 너무 귀엽다.

 

그 옆에서 힘겹게 고개를 올리고 있는 이녀석은 강낭콩 ㅎㅎ 줄기가 굵고 모양이 달라서 알아볼 수 있었다. 신기했다.

완두콩

막 땅을 뚫기 시작한 녀석들도 있다 ㅎㅎㅎ

심은 자리에서 모두 소식을 들려줘서 고마웠다.

 

위치상 상추로 보이는 새싹도 뾰롱뾰롱 올라오고

 

얘는 대파 ㅎㅎㅎ

 

시금치인지 모르겠지만 위치상 시금치인 애랑(잡초일지도 ㅋㅋㅋ 뭐든 올라오는게 기특해서 놔뒀다. )

 

고개를 내민 모닝글로리 한 녀석.

 

그리고 물주다가 드러나버린 감자도 보았다.

감자는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인가보다. 위로 올릴 초록 싹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해를 보게돼서 죽는건 아닐까? ㅠㅠ 씨감자 여분이 하나 있는데 다음주에 잘라서 심어줘도 될까? 😝.

 
 

 

자주감자 씨감자와 옆밭의 감자싹

옆밭의 감자는 애초에 싹이 많이난 자주 감자를 심어서 그런가 잎이 초록초록하게 자랐던데 하얀감자는 소식이 없다. 나는 자리가 모자라 자주 감자를 안심었더니 조금 아쉽다 ㅎㅎ 여튼 감자가 얼른 싹을 보여주면 좋겠다.

 

지난주에도 그랬지만 땅을 만지면 계속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온다. 오늘 발견한건 아마도 멀칭으로 쓰였던 까만비닐과 비료 껍질로 보이는 비닐, 그리고 사탕껍질 등이었다. 한살림 생태 텃밭을 제외하고는 까맣게 펼쳐진 비닐 바다(?)를 보면 속상하다. 2020년 지구텃밭 이웃이었던 한수정 작가님이 그때 우리가 배웠던대로 볏집멀칭을 한 걸 인스타에 올리셨는데 진짜 마음의 평화가 오면서 미소가 지어지더라능… ㅎㅎ

 
비닐 멀칭들 사이에서 볏짚멀칭. 출처: @soojunghan
 

비닐멀칭과 볏짚 멀칭은 효과에서 차이가 많이 날까? 적어도 농사를 업으로 하는게 아니라면 비닐멀칭은 안하면 어떨까? 흙은 한번 망가지면 되돌리기가 거의 불가능한데다 수천년에 걸쳐 만들어지는 귀하디 귀한 것인데….


 

엄마랑 텃밭에 같이 갔는데 아직 아무것도 없는 내 텃밭엔 관심이 없고 지천에 쑥이라며 쑥캐러 떠나심. 내가 꽃심고 싹 올라오는걸 보는 사이에 쑥을 이만큼이나 캤다 ㅎㅎ 이걸로는 올해 한번도 안만들어 먹은 쑥 전 만들어야지 ㅎㅎ


 

물도 듬뿍 주고, 꽃도 심어주고, 싹도 올라와서 점점 내 텃밭이 더 예뻐지고 있다. 다음주에 모종도 심고 오이 발아시킨것도 옮겨주면 텃밭이 완성 될 것 같다.

일주일만에 갔더니 오늘 밭이 바싹 말라있던데 이제 더 자주가야하는 걸까? 일주일에 한번씩 비가 왔으면..🙏

 

힘내 얘들아!!!!!

 

집에 와서 바뀐 내용을 텃밭 지도에 추가했다 ㅎ

 

 


 

덧,

 

텃밭에 되게 많이 보이는 이 풀 뭔지 궁금하다.

그리고 산수유 인줄 알았던 노란꽃은 잎이 나오는걸 보니 산수유가 아닌것 같다. 얘 생강나무 인듯. ㅎㅎ 미안하다 생강나무야. 이름도 잘못부르면서 좋아했구나 ㅋㅋㅋㅋㅋ

 

내가 정원을 갖게되면 꼭 심고 싶은 황매화, 벚꽃은 졌는데 활짝인 개나리… (뭔가 뒤죽박죽인 느낌인데… )

 

복사꽃으로 추정되는 아이와 ㅎㅎ 오늘 너무 예뻤던 초록의 봄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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