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돋우다

좋은 삶과 관계의 시작은 겸손함으로부터 - <이해인의 말>

베푸 2021. 5. 16.

 

 

이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겸손하고 또 겸손하라!’

 

수녀원은 수도를 하러 들어간 사람들의 집단이라 늘 양보하고 사랑하고 평안하게 살 줄 알았더니 그 안에서도 시기 질투 미움 오해가 빈번히 발생한다고 한다.

 

수녀님의 인터뷰를 읽으며 우리가 ‘성자’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특별한 형이상학적 존재가 아니라 나약한 한 인간에 다름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점에 위안이 되기도하고, 그럼에도 노력하고 자기수양을 해나가면 공동선을 이루는 좋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도전도 되었다.

수녀님은 세상의 존재를 대하는 태도가 ‘사랑’ 이어야 한다고 했다. 삶이 기쁘고 사랑 안에 있을 때 온갖 자연과 사물에 설렌다며 우주 만물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에 답은 더욱 사랑 이라고 했다. 그리고 사랑의 기술은 겸손함으로써 닦아지기에 마음을 길들이는 연습을 해야한다고도 제안했다.

 

원망하고 뒤엎을까? 하는 순간에도 그 사람이 순한 영혼이 되도록 단 한번이라도 기도할 수 있는 마음, 내 안의 성찰의 시간, 삶을 긍정하는 태도도 겸손함에서 비롯된다고…

 

의미있는 말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말하는 사람의 삶이 뒷받침 되어야 수긍이 되는 법이다. 삶의 실천을 바탕으로 말해야 힘을 가진다는 말에는 깊이 공감했다.

 

‘판단은 보류하고 사랑은 빨리하라’

‘요구하지 않고 먼저 베풀어라’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사랑을 가꾸는 연습을 하고 사랑을 표현해라’

‘위로에도 인내와 겸손이 필요하다’ 등등

수녀님이 평소 마음에 새기고 행동하신다는 말씀들과 경험담도 참 좋았다. 내 마음에도 깊이 새기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사회에 너무도 부족한 견딤과 돌봄의 영성을 지니고 내 속의 뜰을 잘 갖추는 삶.

 

290-291p 속 뜰을 잘 갖추려면 끊임없이 사색하고, 책을 많이 읽고, 잘 웃고, 삶을 긍정하는 연습을 해야합니다. 그러다 보면 삶에 대한 설렘이 생기고 재미있어요.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행복하게 내 역할을 잘하고 내려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었습니다. 두 마디로 요약하자면 결국 성실함과 인내가 아닐까 싶어요. 진부한 말 같지만 그것만이 우리를 구원하는 길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모두 훌륭하다는 점도 이 책이 갖는 강점이다. 마지막장 안희경의 말이 특히 와 닿았다.

 

296p. 인터뷰 기간 동안 수녀님의 말씀을 들으며 겸손해야만 내 안에 있는 성찰의 능력이 기회를 얻을 수 있겠다 생각해왔습니다. 날선 상황을 순하게 가라앉히는 힘도 자비로움에서 나오기에 겸손하지 않으면 스스로 돌아 볼 수 없으니까요. 수녀님께서 왜 겸손을 강조하시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아요.

바깥세상에 대해 선명한 당부를 부탁드리려 했는데, 우리 안의 뜰을 가꾸도록 안내하시는 말씀에 결국 스스로 깨어나야만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깨어날 수 있음을 되새기고, 거기에 힘을 보태는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몰입의 심연에서 길어 올려주신 모든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삶이 어렵다고 느껴질 때, 방향을 잃고 헤매게 될 때, 초심을 잃고 매너리즘에 빠졌을때 곁에두고 들춰봐야할 책이 생겼다.

 

말과 글이 삶을 초과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는일은 쉽지 않다. 그 만남엔 언제나 깊은 감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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