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 (5. 17~5. 23)

베푸 2021. 5. 24.

가자미구이, 오분도미밥, 근대된장국, 뽕잎순나물, 마늘종장아찌, 오이, 고추장, 톳조림

 

연이어 3일째 비가왔다. 수제비 같은걸 먹고 싶었지만 낮에도 휴가인 곰이랑 짜장면에 아메리카노를 먹고와서 속이 별로 좋지 않았다. 어머님이 보내주신 가자미 마지막 남은거 굽고 근대 된장국 끓여서 있는 반찬으로 먹었다. 곰은 웬일로 밥을 더먹지 않겠다더니 내 가자미는 반도 더 먹었다. 참내. 신기하게도 밥을 먹은 후에 속이 더 편해졌다. 좋은 음식의 힘인가?


뽕잎순나물 오니기리, 매실장아찌, 마늘종장아찌, 팽이버섯 된장국

 

간만에 해가났다. 집에서 먹는 밥이지만 소풍가는 느낌으로 차려보았다. 손 벌벌떨며 산 비싼 대나무 수공예 채반도 이참에 개시했다. 뽕잎순 나물 밥에 비벼서 템페 볶음고추장 넣고 오니기리 만들어 올렸더니 예쁨~ ! 맛도 예쁨~!! 오니기리엔 역시 매실장아찌가 찰떡이다. 팽이버섯 한봉을 다 털어넣은 슴슴한 된장국도 맛있었다.

역시 나는 맑은 날을 좋아한다.

 

쫄면, 초당옥수수완두콩전, 계란국

 

 

곰이 덥다고 냉면 먹으러 가자고했다. 돈 쓸일이 있어서 외식하는데 돈 들이기 싫었다. 콩나물만 사다가 집에 있는 재료로 후딱 만든 쫄면,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이니 군소리 않고 먹는다.

 

초당옥수수 완두콩 전

 

작년 여름에 사다 둔 완두콩이랑 초당옥수수가 아직도 있다. 냉동기술의 발달로 오래두고 먹는게 과연 좋은 일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각각의 계절에 나는걸 충분히 즐기고 냉동은 한 두번 먹을 것만 최소한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크로비오틱에서 냉동된 음식을 해동해 먹는게 사람에게 좋지 않다고 배웠다. 그런 음식을 자주 먹는 현대인이 병에 걸린단다. 모든 식재료는 냉동 과정을 거치지 않고 사람 몸에 들어가야 한다고… 신선한 재료를 바로 먹도록 노력해야지~!! 여튼 제로 푸드웨이스트 냉털 요리였다.

 

 

영화맥, 휴일 전날 밤이니 곰이랑 영화보며 맥주 한 잔 했다. 불량스런 과자도 한 봉 먹었다. 그래도 2+1인데 한봉만 산 건 칭찬해 ㅋㅋㅋ.


 

마늘종 볶음 덮밥, 순무물김치, 김, 마늘종장아찌, 낙지젓갈

 

마늘종 꽃대 남은거 활용해서 휴일 점심 먹었다. 잘게 다져서 짭짤하게 볶은 마늘종 이랑 스크램블드 에그 올려서 덮밥으로~^^

냉털요리에 식재료를 끝까지 사용한 덮밥이라 요리하면서도 다먹고도 기분좋았다. 마늘종 볶음에 마늘종 장아찌를 올려먹은 마늘종 집약적 식사.

 

치즈케이크, 커피

 

곰이 날 더워지는데 입을 윗옷이 없다고 해서 셔츠사러 나갔다 왔더니 덥고 목이 말랐다. 얼마전 부터 먹고싶었던 치즈케이크를 사 들고 들어왔는데 이게 화근이었다. 이때부터 머리가 아프고 배가 부글거리고 속이 좋지 않았다.

 

야채김밥, 카레우동

 

나 혼자 있으면 그냥 한끼 굶고 말았을것을 곰이 쉬는 날이라 뭐라도 먹게한다고 나갔다. 야채김밥 몇개 밖에 안먹었는데도 속이 더 아프고 더부룩하고 머리아프고… 위가 안좋을때 나타나는 나의 주 증상이 몽땅 다 나타났다.

 

사람이 참 간사하다.

몸 안좋을땐 조심하자, 잘 하자 하면서도 조금 괜찮아지면 안좋은 습관을 다시 하게된다. 전날밤엔 늦게까지 맥주와 안주를 먹고 바로 자고, 낮엔 커피와 치즈+기름진 케이크까지 연속으로 집어 넣었으니 내 몸의 수용용량 초과였던 것같다. 비온다는 핑계로 며칠동안 몸을 움직이지 않고 집에만 있었던것도 문제였을거다.

저녁을 먹고 공원을 한참 돌아 집에 왔는데도 별 소용이 없었다. 몸이 아프니 그제서 새삼 내가 할 수 있던 작은 행동들까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생각이 들었다. 소화를 잘 시키는거, 뭔가 먹고 싶은게 있고 즐겁게 먹고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위가 아파서 먹는 낙, 더 나아가 사는 낙까지 줄었던 때가 떠올랐다.

미안해~! 다시 조심할게~! 잘 지내보자~몸아~!!


 

나물죽, 매실장아찌, 김, 생강차

 

아침에 일어나니 다행히 전날보단 위가 괜찮아졌다. 내 몸이랑 친하게 지내기 프로젝트!!

남은 밥에 나물죽 끓여서 매실장아찌와 김이랑 먹었다. 다 먹고 공원 한바퀴도 돌고왔다.

식후 10분 산책을 하거나 몸을 움직이는게 식사와 상관없이 30분 운동하는것보다 혈당관리와 건강에 이롭다고 한다. 꾸준히 한다는건 정말 어렵지만 최소한 먹고 가만히 있는건 하지 말아야겠다. 부디 이 마음 부디 오래가길…

저녁은 굶었다.


 

부추새우현미죽, 순무동치미, 매실장아찌

 

확실히 굶은 뒤엔 속이 편하다. 하지만 너무 기운이 없고 배가 고프다. 계속 굶어볼까 뭐라도 먹을까 고민하다가 부추 새우죽을 끓였다. 곰 주고 남은 현미밥을 넣고 푹 끓여서 꼭꼭씹어 먹었다.

 

 

내가 창틀텃밭에 심은 부추를 처음 잘라낸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가위로 잘라도 또 자란다는 말인건가? 7번이나 잘라먹을 수 있다는데 궁금하다.

이제 배가 안 아팠으면 좋겠다. 🙏

 

삼잎 국화나물 쌈밥+템페 볶음고추장, 팽이버섯 된장국, 매실장아찌

 

마누라가 아파서 덩달아 잘 못얻어 먹는 곰을 위해 삼잎국화나물 쌈밥 만들어서 차려주었다.

예뻐서 어떻게 먹느냐더니 순삭!!


삼잎 국화나물, 현미밥, 템페볶음고추장

 

주말인데 생리통까지 겹쳐서 종일 침대와 한 몸이 되어있었다. 저녁이 되어서야 겨우 몸을 일으켜 현미밥 반공기 쌈싸먹었다. 날씨도 좋은데…

위는 훨씬 덜 아픈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몸이 안좋으니 기분이 안좋다. 흑흑.


 

사누끼우동, 새우튀김, 감자고로케, 양배추샐러드,유부초밥

 

아침에 일어나니 배고프고 기운이 없었다.

밥은 있지만 뭔가 만들어야 끼니를 해결할 수 있고 라면 외에 곰에게 아바타 요리를 시키려면 정신건강에 안좋아서 밥먹으러 나갔다.

속에 좀 부드럽고 따뜻한걸 먹으려고 나갔는데 가는데마다 문닫거나 공사중이거나 주차공간이 없었다 ㅠㅠ 무슨 날인가 싶었다. (머피의 법칙?)

결국 곰이 원하는 일본식 우동집에 차선으로 들어갔다. 유부초밥은 차고 딱딱해서 곰주고, 튀김도 곰 주고 우동도 반 덜어주고 국물이랑 천천히 꼭꼭 씹어먹었다. (별로 먹고싶지 않았다.)

아프니까 엄마 보고싶다… ㅠㅠ

 

순두부찌개, 현미밥, 겉절이, 장아찌

 

순두부찌개가 먹고 싶었다.

밖에서 파는건 대부분 GMO콩에 고기도 들어가서 사먹기가 쉽지 않다. 곰이 마트표 양념 사다가 끓여준다고 큰소리 치더니…… 잠깐 한눈 파는 사이에 또 사고쳤다.

순두부가 어디있다는건지…

봉지에 들어있는 순두부를 쭈쭈바 먹듯이 앞부분 조금 잘라 짜내듯 집어넣어서 콩비지같은 순두부찌개가 됐다. 살면서 순두부 찌개 안먹어본 사람도 아니고 그렇게 넣으면서 뭔가 이상하단 생각이 안드는걸까?

야채도 내가 잘라주고, 버섯도 내가 찢어주고, 겉절이도 내가 해줬는데… 시판양념넣고 순두부 잘못넣은거 말고 뭘 한건지… ㅠㅠ

 

남자는 이렇게 해놓고도 왜 해주려는게 어디냐며 칭찬을 들어야 하는지… 여자가 자기일을 하고 돈을 버는게 당연한 상황에서도 남자는 왜 집안일을 ‘돕는’ 위치에 있는건지… 어디 하나가 모자란 종족이 아닌데 왜 잘 못하고 서투르고 할 의지가 없어도 괜찮다고 여기는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순두부가 실종된 찌개는 결국 자기 혼자 다 먹다시피했다. 다음에 다시 끓여준다는 말을 하면서…

 

평소같으면 웃어넘길수도, 귀엽게 여기거나 고마워 할 수도 있는 일인데 아파서 그런가 자꾸 서운하고 짜증도 났다.

 

 

지금보니 이번주는 월경호르몬에 지배당해 식생활도 흔들리고 리듬도 깨지고 기분이랑 컨디션까지 오르락내리락 한 한 주였던것 같다. 지난달, PMS증후군도 없이 그냥 지나서 신기했었는데 그렇게 쉽게 나아질리가 없지 …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마음 건강한 정신이 나온다는 말을 온몸으로 느낀 한 주였다😭.

 

다음주는 다시 잘 해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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