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 없는 삶/제로웨이스트

일회용품 거절하기

베푸 2020. 4. 22.

서랍을 가득 채우고 있던 일회용 커트러리와 초

 

작년 이맘때의 일이에요.

 

전자렌지 수납장을 정리했어요. 보통은 자주 사용하지 않는 주방도구들을 넣어두는데 뭐가 들었는지 서랍이 잘 닫히지 않더라구요.

미루고 미루다 정리했더니, 세상에 거기서 위 사진의 물건들이 몽땅 다 나왔어요.

 

어디서 받았는지 기억도 안나는 플라스틱 커트러리, 아이스크림 스푼 한가득, 나무젓가락, 야쿠르트 빨대랑 본죽 숟가락, 케이크용 성냥과 초...

케이크용 성냥과 초 한가득 (촛불 못불어 죽은 귀신이라도 붙은줄...ㅠㅠ)

쓰지도 않으면서 꼬박꼬박 챙겨와서는 ''언젠가 쓰겠지~"하며 쌓아놓은 아이들.

 

애초에 받아오지 않았으면 이 만큼을 만드는데 들어간 자원과 에너지는 쓸 필요도 없었던건데 .... 게다가 지금은 쓰레기가 되게 생겼으니 .....  ㅠㅠ 서랍정리를 하며 마음이 착잡했어요.

 

꼭 1회용품이 아니더라도 물건은 생산단계가 가장 파괴적이에요. 한정적인 지구의 자원을 이용해서 물과 전기등을 써가며 제품을 만들어야하고 그 과정에서 환경을 오염 시키구요. 게다가 운반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를 내뿜어 기후위기를 심화시키지요. 일회용품의 경우 대부분이 중국산이라 우리가 마시는 미세먼지를 유발하고 유독가스도 만드는데 일조하죠. 그런데 쓰지도 않을걸 만드느라 이 과정을 다 거쳤다고 생각하니 너무 죄스럽더라구요. 

 

주니까 아무 생각없이 받아오거나, 내 돈 낸건데 하나라도 더 받고 더 가져가야 손해보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결국 쓰지도 않고 이렇게 쓰레기나 만들면서 말이죠. 

 

성냥과 초는 앞으로 모든 식구들의 생일에 새로운 걸 받지 않고 사용하기로 했구요. 

로고가 크게 박혀있는데다 비닐도 온전한 베스킨라빈스 스푼은 아이스크림 사먹을 때 다시 갖다드렸어요.

스푼 갖다 드리며 사먹은 아이스크림. 여러분 아이스크림은 플라스틱 쓰레기 없이 콘으로 먹어요~!!

 

상표가 제각각인 나무젓가락과 플라스틱 스푼은 어째야 할지 몰라 고민했어요.

나무젓가락의 경우 김밥집이나 만두집, 분식집 에서 받아주신다던데 저희동네 김밥집에선 상표가 써있어서 받지 않으시더라구요. 그래서 집에있는 쇼핑백을 잘라 수저 보관집 처럼 만들어서 편의점에 갖다 드렸더니 사장님이 좋아하셨어요. 

 

그래봐야 쓰고 버려지냐 안쓰고 버려지냐의 차이지만 쓰지도 않은채로 버리면 그만큼 더 많은 것들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그나마 도움이 되었으리라 위안을 얻었습니다. 

쇼핑백으로 만든 수저통에 나무젓가락과 플라스틱 커트러리를 담은모습

더 피커 모임에서 배운 제로웨이스트 실천방법

"거절하기"

국내최초 제로웨이스트 샵 '더 피커' 모임에서 배운 각종 '거절하기'

 

제로웨이스트의 첫 단계, 가장 쉬운 실천이면서 또 꼭 필요한 실천이에요.

쓰지도 않으면서 받아와서 결국 버리게 만드는 저같은 행동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요.

 

저는 이 사건 이후로 지금까지 일회용 빨대와 컵, 전단지 비닐봉지 뿐 아니라 필요없는 사은품과 소비할 수 없는 1+1, 쓰지 않을것 같은 당첨선물도 모두 거절했어요. 집에 쌓여가는 것들도 없고 참 좋더라구요. 일회용품의 잦은 사용은 환경뿐 아니라 바디버든도 높여 내 몸도 해롭게 합니다. 요즘엔 배달음식 시킬때도 '젓가락은 빼주세요' 선택버튼이 있던데 그런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오늘은 지구의 날(4월 22일) 입니다. 

지구의 날은 지구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자연보호자들이 제정한 날로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하고 있어요. 당시 전 세계 수천만 명의 시민들은 환경오염, 기름유출, 살충제 사용, 산림파괴와 같은 문제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행동에 나섰는데요. 지금 어떤가요? 여전히 우리는 같은문제들을 겪고 더 심각해진 상황 속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 한가지라도 나와 지구를 위한 행동을 해보자구요.

 

오늘 저녁 8시에는 10분간 소등하는 전국소등행사가 있어요. 집안의 모든 불을 끄고 이 행사에 참여해서 뜨거워진 지구를 잠시나마 식혀주세요. (촛불켜고 있으면 깨알재미도 있어요)

 

또한 기후위기를 실감하고 위기를 막기위한 작은 실천을 평소에도 하면 더 좋겠죠?

저는 위에서 제시한 5가지에 하루 한끼 채식! 일주일에 하루 채식! 등 내 몸과 미래세대를 위해 고기를 줄이고 채식을 늘리는 실천도 추천합니다. 

 

사소하지만 의미있는 행동들로 기후변화주간동안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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