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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 솥밥 (ft. 한살림 자연산 반건조 민어)

베푸 2021. 10. 22.

 

 

처음 생선솥밥을 접했을땐 ‘그냥 구워서 밥이랑 먹으면 되지 왜 굳이 생선을 밥에 넣어?’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데 생선솥밥은 생선을 구워서 같이 먹는거랑은 좀 달라요. 솥밥에 넣은 생선은 조금 더 촉촉해지고 밥에도 향이배면서 부재료에 따라 맛도 조금씩 다른게 참 매력있어요. 무엇보다 솥밥의 가장 큰 매력은 반찬이 별로 필요 없다는 점~ㅎㅎ

 

한살림에 자연산 반건조 민어가 새물품으로 나왔더군요. 그럼 먹어 봐야죠!!

 

저는 반건조 생선은 결혼 후 처음 접했어요.

바닷가인 동해에선 평소에도 반건조 생선을 쉽게 먹지만 명절이나 제사 같은 특별한 날엔 꼭 반건조 생선을 찌거나 구워 상에 올리더라고요.

말린 생선이라고는 황태나 보리굴비만 먹어봤던 저는 말려서 구우면 식감이 뻣뻣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요. 제 상상과 달리 생선살의 수분이 건조되면서 여러 성분들이 응축되어서 그런지 쫀득하고 더 맛있었어요.

 

한번 먹어본 다음부터 어머님이 주시는 반건조 생선을 아주 야무지게 챙겨온다죠 ㅋㅋㅋ

 

반건조 생선이 없어도 솥밥으로 만들 수 있어요.

고등어자반처럼 미리 소금을 좀 발라두었다가 구워도 되고 그냥 구워 솥밥 한 뒤에 레몬소금을 넣어 같이 비벼 먹어도 맛있죠.

 

솥밥의 기본만 익히면 활용은 무한대로 가능하니 어떤 재료로든지 한번 만들어 보시면 좋겠어요.

 

재료 : 한살림 자연산 반건조 민어, 쪽파(또는 대파), 30분 이상 불린쌀 3컵, 들기름, 생강, 청주.
소스 ( 간장, 맛술, 고추냉이)

 

(사전준비)

쌀은 미리 씻어 30분 이상 꼭!!!! 불려주세요.

대파와 쪽파도 쫑쫑 썰어둡니다.

 

1. 반건조 민어를 흐르는 물에 씻어서 지느러미와 머리, 꼬리를 제거합니다 .

 

2. 달궈진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민어의 살부분부터 구워주세요. 앞뒤가 노릇해지도록 굽습니다.

 

3. 저는 이 과정에서 가시를 제거했어요. 가운데 큰 뼈와 양쪽의 작은뼈 몇개만 손질하면 밥이랑 비볐을때 편히 먹을 수 있어요. 나중에 솥밥이 완성된 후 발라내도 됩니다. 민어 사이즈도 커서 솥에 안들어가겠더라고요. 반 잘라 두었습니다.

(처음부터 잘라서 구우시면 단면이 더 예뻐요)

 

4. 달궈진 솥에 들기름 한큰술을 넣은 뒤 30분 이상 미리 불린 쌀을 넣고 볶아줍니다. 마지막 사진처럼 솥에 쌀이 들러붙기 시작하면 동량의 물을 넣어주세요.

*** 쌀과 동량의 물이에요. 처음 쌀이 3컵이면 3컵, 2컵이면 2컵. 불린쌀의 기준이 아닙니다.

 

5. 생강 한톨을 가늘게 채썰거나 굵게 다져 밥 위에 뿌립니다. (생강이 비린내도 잡아주고 밥에 향도 더해줘서 맛있어요. 생강이 씹히는게 싫으면 갈거나 생강술로 대체해도 됩니다.) 이제 뚜껑을 닫고 센불에서 7-10분간 끓여주세요.

*** 솥밥을 할 때 화구가 솥의 중심으로부터 2/3를 넘으면 타기 쉬워요. 무쇠솥은 열전도율이 높기 때문에 사용하시는 열원의 가장 작은 화구에 조리하세요.

 

6. 약 10분 후 밥솥 뚜껑을 열면 왼쪽 사진처럼 물이 모두 사라지고 밥이 되었죠? 생강향도 싸악 퍼질거예요. 대파를 듬뿍 올리고 그 위에 구워놓은 민어를 올려주세요. 다시 뚜껑을 닫고 아주아주 약불에서 5분, 불을끄고 2분 뜸들입니다.

 

 

쫘라란~!! 그럼 이렇게 예쁘게 솥밥이 완성됩니다. 익은파가 비벼먹으면 참 달고 맛있지만 색이 안예쁘잖아요?

 

7. 쪽파와 깨를 그 위에 뿌려주세요. (대파를 넣어도 괜찮아요. 쪽파가 없으면 일부러 사지 않으셔도 됩니다. 각자 공기에 담은 뒤 밥 위에 뿌려 비벼도 좋아요. )

 

8. 이미 뼈를 다 발랐으니 살을 폭폭 으깨고 골고루 밥을 저어줍니다. 그릇에 담아내면 완성!!!

 

감태에 싸먹어도 맛있고, 요즘 제철인 배추쌈으로 먹어도 꿀맛이에요. 염장한 뒤에 반건조된 민어라서 밥만 퍼먹어도 간이 딱 맞아요.

 

 

싱거운 간장소스(간장1:맛술2+생 고추냉이) 만들어 올려먹으면 코끝 톡쏘는 어른의 맛이고요. 레몬즙 한바퀴 휙~ 두르면 향까지 끝내줍니다.

 

맛있겠죠?

솥째로 테이블에 갖다놓고 막 퍼먹고 있게되는 아주 위험한 밥이에요. 누룽지를 살짝 눌렸는데 그 누룽지까지 맛있었어요.

 

 

저는 해산물까지 먹는 페스코 채식을 하고 있지만 고기가 아니라고 모두 괜찮은건 아니에요.

공장식 축산과 마찬가지로 양식이 바다에 끼치는 해악도 많고,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남획으로 바다생물이 멸종위기에 처할정도로 병들고 있지요. 이윤만 생각하기 때문에 방치해둔 어구나 부표 쓰레기 문제도 심각하고, 또 외국인 노동자들을 노예처럼 착취해 싼 가격에 생선을 공급하기도 하고요.

 

내가 먹는 것이 어디에서 어떻게 누구의 손을 거쳐 오는지 관심 갖는것 또한 소비자로서 우리가 할 일 입니다.

민어 솥밥이 너무 맛있어서 또 사려고 했더니 한살림 공급주문엔 품절이고 매장에도 하루 하나 들어오는 귀하신 몸이라고 하더라고요. 자연에서 자연스럽게 얻는것은 그런 속도와 양이 맞는거겠지요.

 

지속가능한 어업으로 잡은 것인지 확인하고, 가능하면 양식보다는 자연산으로, 제 값주고 구입해 귀하고 감사하게 조금만 먹는 소비자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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