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위한 채식일기(11.29.~12.5.)

베푸 2021. 12. 9.

 

요리교실 준비하면서 같은건물 아래층에 있는 김밥집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했다. 분식집 돌솥비빔밥인데 야채가 꽤 여러종류 나와서 놀라고 보통은 계란이 올려져있는데 소고기볶음이 한숟가락 얹어져있어서 놀랐다. (담엔 빼달라고 말해야지)

먹지않는 단무지는 손대기 전에 반납했다. 양도 적당하고 맛있어서 완밥했다^^ 남음제로!!!

할 일이 많으니 식사에 신경을 못쓰게된다.

있는거 남은걸로 차렸다. 그래도 맛있게 완밥!!!


 

PPT 할때 좀 버벅대긴 했지만 요리교실을 무사히 마쳤다. 어설픈 설명에도 집중해주시고 대답도 잘해주셔서 쪼끔만 떨고 할 수 있었다. 예술로 잘 떨어지던 누룽지는 왜 때문에 안됐는지 알 수없지만ㅠㅠ 밥도 탕도 맛있게 잘돼서 다행이었다.

맛있다고 좋아해주셔서 기뻤다.

클래스를 할 때마다 느끼는건데 준비하는 과정은 힘들어도 수업하는 시간이 참 즐겁고, 끝내고 나면 내가 오히려 힘을 얻는다.

다들 집에가서도 꼭 만들어드셨으면… .

준비해주시고 도와주신 활동가님들이랑 시연한 음식으로 같이 밥 먹었다.

 

비오고 날씨도 확 추워져 영하권으로 내려갔다. 푹 삶아져 망친 토란으로 떡국끓여 끝냈다. ㅋㅋ들깨 토란탕을 넉넉히 끓여서 꼭 떡도 넣어 드셔보시면 좋겠다. 이거 참 맛있는뎅… ㅎㅎ

비오니까 추석에 부쳐둔 전도 꺼내고, 막걸리도 한 병 더해서 뜨끈한 저녁먹었다. 추웠다 따뜻해진 열기 때문인지, 뜨끈한 국물 덕인지, 술 때문인지, 발그레한 부부 ㅎㅎ


 

곰에게 문자가 왔다 ㅎㅎ 밥은 먹고 쉬라고 ~^^ 피곤한데 눈은 일찍 떠져서 안그래도 뒹굴뒹굴 하고 있었는뎅…(보이니? 😝) 들깨를 잔뜩 넣었으니 한방울도 아까운 남은국물, 곰주고 남은 누룽지, 차요테 장아찌랑 더덕, 그리고 명란구워서 추운날 뜨끈하고 속편한 점심먹었다.

 

 

 

되게 단출해보이는 이 밥상은 사실 만드는데는 오래 걸린 밥상이다. 쪽파 손질하고, 뿌리채소 손질하고, 둥근마 갈아서 전 부치고, 우엉볶음 만들고 솥밥도 하느라 시간도 과정도 오래걸렸다.

둥근마는 서여향병을 만들고 남은것이 있어서 먹어치우려고 전부쳤는데 너무도 끈끈해 강판에 갈때부터 애먹었다 ㅎㅎ 그런데 전 부쳐놓으니 달큰하면서 폭신한것이 팬케이크 비슷한 느낌이라 엄청 매력적인것이 아닌가? 리필해서 몽땅 다 먹었다. 다음에 다시 만들어 먹고 레시피도 적어놔야겠다.


 

남은 밥도 새롭고 예쁘게 먹을 수 있다. 나의 점심은 다 전날 남은 음식이지만 남은 톳밥에 감태를 입혀 주먹밥으로 만들어주고, 우엉볶음이랑 석박지는 예쁜 그릇에 담고, 육수에 달걀 하나 풀어 끓인 국을 곁들였더니 수랏상 부럽지 않은 혼밥이 완성되었다. 잔디아님 주의, 이끼도 아님주의 ㅋㅋㅋㅋㅋ

 

터키식 샐러드 kisir를 만들어 먹으려고 저녁에 만들어두고 잤는데 차가운 샐러드를 먹기에 날이 너무 춥다. 곰은 짬뽕처럼 매운 국물이 먹고 싶다고 하고 나도 국물있는 음식이 땡겨서 김치콩나물국에 한살림 수제비를 넣어 끓였다. 갱시기 죽의 수제비 버전 ㅎㅎㅎ 고추튀김이랑 고구마치즈 만두도 더해서 간단하지만 뜨끈하게 잘 먹었다.

 

곰이랑 걷기 운동도 할겸 장도 볼겸 저녁먹고 나갔다가 키르쉬토르테 홀케이크를 사왔다. 얼마전부터 계속 브라우니와 키르쉬토르테가 먹고싶었다.. 몸에 쪼꼬가 모자라는 느낌 😝. 만날 찹쌀떡만 사먹던 빵집에서 처음으로 구입한건데 이집 키르쉬토르테 맛집이었다. 촉촉하고 체리도 많이 들어있고 불면 날아가는 초코까지 완전 내 스타일… ‘기리쉬 케잌’ 이라고 써있어서 뭔가? 싶었는데 이름을 보니 더욱 옛날부터 만들어 온 느낌이다.

단게 들어가니 기분이 업됐다.


 

남은 콩나물로 레알 갱시기죽 끓였다. 저녁에 수제비 버전 갱시기죽을 먹고나니 진짜 갱시기 죽이 먹고 싶었다. 이거 만들어 먹으려고 육수도 내놓고 잤다.(먹부림에 진심임) 김치가 좀 부족한듯 하여 묵은 석박지 좀 잘라 넣었더니 이것도 매력있네. 밥이 좀 적고 떡이나 라면같은 부재료가 없어서 콩나물과 김치 비율이 높았던 갱시기 죽이었다. 다른 반찬 1도 없이 얼큰하고 개운하게 한그릇 잘 먹었다.

 

중동식 샐러드 키시르를 만들었다. 코송박스로 식재료를 주문해서 이제 하나씩 중동의 채식을 요리해 맛볼것이다. 그런데 이 곡물 샐러드는 뭐랑 같이 서빙해야할지 떠오르질 않았다.

불거 라는 찐밀에 야채와 소스를 더한 샐러드인데 또 밀가루인 파스타를 함께먹기도 그렇고… ㅠㅠ 찾아보니 기름진 음식과 곁들인다기에 두부너겟과 두부텐더를 사러 마트 두 군데나 돌았는데 없… 😭 결국 새우와 피쉬앤 칩스로 대신했다.

샐러드가 차갑고 들어가는 재료도 오이 토마토 민트 등이라 여름에 기획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공식품 튀김들이 입에 맞지 않아 두개 먹고 말았다 ㅠㅠ (곰만 신남)


 

서대문에 볼 일이 있어 나왔다가 오랜만에 광화문 고가빈 커리하우스에 갔다. 예전엔 줄서서 먹는 집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그 새 인기가 한풀 꺾였는지 바로 들어가서 여유있게 먹을 수 있었다. 채식카레 시켜서 맛있게 다 먹었다. 루꼴라가 카레에 잘 어울리는지는 처음알았네.. 집에서도 뿌리채소 구워서 카레 좀 만들어 먹어야겠다.

 

나온김에 교보문고 들러 책도 사고 서울역 알맹상점 리스테이션 구경갔다. 옥상정원에 있어 찾기는 쉽지 않았지만 매장이 참 예뻤다. 곰은 텀블러 할인받아 커피 마시고 나는 트래쉬 버스터즈 재사용 시스템을 경험해보았다. 패션프루츠가 들어있는 수제청 음료가 맛있었다.

 

위가 아파서 저녁은 굶었다 ㅠㅠ(커피도 안마시고 술도 안마시고 찬것도 안먹었는데 왜 아프지? 며칠전부터 ‘아~ 조금 아픈가?’ 싶더니만 이날은 완전 많이 아팠다 ㅠㅠ 장이 뒤집어진 느낌이랄까. 당분간 조심해야지.)


 

위가 아파서 죽을 끓여먹고 싶었는데 집에 죽 끓일만한 재료가 없었다. (양배추랑 토마토? ㅠㅠ )그래서 사먹으러 나왔더니 다 문을 닫았다.

원래 일요일에 열던 시래기국밥집도 닫았다.

할수없이 문 연 샤브샤브집에 들어가서 나는 야채랑 버섯 건져먹고 곰은 신이나서 고기 2인분과 만두 칼국수를 다 먹었다. 다행히 따뜻한 야채와 버섯만 먹어서 조금 덜 하긴 했는데 그래도 위가 아프다. 슬픔.

 

전날 사다둔 꼬막이 안좋아질것 같아서 얼른 손질해 꼬막탕 끓였다. 꼬막 잘 씻어넣고 마늘만 좀 넣고 마지막에 미나리 얹어서 끓여먹으면 정말 시원하고 맛있는데 꼬막을 하루 재워서 그런지 안좋은 냄새가 났다. 딱 하나 냄새가 이상한 꼬막이 있었는데 그녀석 때문인지.. 아니면 이제 바다가 오염돼서 갯벌에서 나는 냄새인지… 의심하며 먹었다.

맛있는데 냄새가 좀 역해서 꼬막만 건지고 국물은 버린 뒤 다시 육수부어 칼국수 끓였다. 얘가 압권이었다. 넣을만한 야채가 없어서 쑥갓을 한주먹 넣었는데 이게 향도 맛도 아주 좋았다.

쑥갓은 우동에만 넣는다는 편견을 버려!!! ㅋㅋ

다음엔 쑥갓 칼국수를 끓여먹어야겠다.

나는 혹시 또 위가 아플까봐 한젓가락만 조심조심 먹었다.


제로웨이스트 샵 <지구샵>에서 만든 아래의 카드뉴스를 보고 꼭 공유하고 싶었다.

 

모두가 행복한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육식을 줄이면 좋겠다.

 

완벽함과 망설임 사이에 수많은 선택지들이 있다는 것을, 지구는 ‘비건’ 만이 지키는 것이 아님을 꼭 말하고싶다.

 

채식주의자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

작은 실천이라도 ‘시작!’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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