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12.13.~12.19.)

베푸 2021. 12. 20.

 

한살림에서 운영위원 회의를 하고 다 같이 점심먹으러 갔다. 낙지볶음!! 위도 아직 안좋은데 좀 자극적인가? 싶었는데 생각보다 맵지 않았다. 밥은 좀 덜고 콩나물 듬뿍넣어 완밥!! 남음제로를 실천하는 분들이랑 함께한 식사라 좋았다.

바늘꽃놀이님 추천대로 한살림 양배추액 먹기 시작했는데 다른것보다 냄새도 안나고 먹기 거북하지도 않아 좋다. 아침에 빈속에 하나 먹고 자기 전에 빈속에 또 하나 먹었더니 좀 편해진 느낌이다. 그리고 위는 토의 기운이라 좋은 단맛을 먹어주면 좋다는 별빛님 추천대로 엿도 샀다 ㅎㅎ 좋은성분의 엿을 찾다가 한살림에 엿을 파는지도 처음 알았다. 활동가님들이 이거 하나 사면 그 자리에서 한봉지 다 먹는다고 위험하다고 하시더니만 정말 그렇다 ㅎㅎ 계속 땡기는 맛^^ (그래도 자제했다)이웃님들 덕에 속편한 삶에 도움을 받았다. 위가 안좋은 우리 이웃님들께도 이 두 제품 추천하고 싶다.

남은 밥이랑 국이랑 다 있어서 차리기만 하면 된다고 편하게 있다가 양배추가 눈에 띄어 반찬을 좀 만들었다.

 

양배추 찜보다 인기가 좋은 양배추 볶음에, 멸치볶음 두가지, 달래장 만들어 밥에 비비고, 낫또와 김치를 함께 비벼 두부얹고 김에 싸먹으면 완전 맛있… 👍 무밥을 먹으니 속이 좀 편한듯했다.

배부르지 않게 조금만 먹고 먹고 바로 움직였다. 산책 겸 마트에가서 시금치를 비닐없이 장바구니에 쏙 담아왔더니 더부룩함도 좀 나아지고 마음도 좋았다.


 
 

 

이웃돕기 물품 기부하고 오면서 점심을 사먹었다. 집에 반찬은 잔뜩 있지만 밥이 없으니까 ㅋㅋㅋ 이번엔 잊지않고 고기 빼달라고 말하고 먹지 않는 단무지도 받지 않았다. 식생활과 탄소배출이 엄청난 관계가 있다는걸 알고나서 어설프나마 채식을 시작했다. 육식에서 발생하는 탄소(운송수단을 모두 합친것보다 많은 18%) 와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탄소(8%)를 만들지 않는 일에 오늘 내 한끼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완밥하고 돌아오며 시장에서 깐쪽파도 시크하게 장바구니에 툭 넣어왔다. 내가 비닐 한 장 덜 쓰는게 무슨 큰 이익이 될까 생각이 들때도 많지만 적어도 내 마음, 내 자존감, 내 성취감엔 득이 되는것 같다.

 

 

 

저녁이 되자 비가내렸다. 이직한 뒤로 지하철 출퇴근을 하는 곰은 우산을 가져가지 않았다고 한다. 결혼 한 뒤 처음으로 퇴근시간 맞춰 우산을 들고 마중을 나갔다. 어릴때 엄마랑 아빠 마중 자주 나갔었는데…. 그 때 생각이 났다.

나간김에 저녁까지 먹고 들어가기로 하고 이 계절 내가 사랑하는 생대구탕으로 메뉴를 정했다. 진짜 오랜만이었다.

생대구탕은 지리로만 먹어본 나는 빨간 국물이 나와서 좀 당황했다. 아직 위 아픈데…. 매운거…. 밥은 곰 덜어주고 야들야들한 대구살이랑 나물반찬이랑 꼭꼭씹어 먹었다. 대구야 고마워~


 

병아리콩 불려넣고 자투리 야채 다 넣어 야채스프끓였다.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따끈하고 속편한 진짜 보약. 이건 곰의 아침상 사진이고 나는 빵 대신 통밀 크루통 몇개 올려먹었다. 속이 따끈하고 편안했다.

 

종일 분주했다. 동치미 대신 겨울무 물김치 담고, 시금치도 다듬어 무치고, 오랜만에 계란장조림도 만들고, 청국장에 무밥도 했다. 계속 움직였더니 멈춰있는 듯한 위운동도 좀 나은것 같았다.

 

다 차려놓으니 들인 수고에 비해 참 소박해 보이지만 제철 좋은재료로 정성을 들인 밥상엔 눈에 보이지 않는 좋은 기운들이 들어있을거라 믿는다. 음식은 영양만 섭취하는것이 아니라 기운과 에너지 까지 섭취한다.


 

점심은 남은 야채수프로 해결하고 종일 또 분주하게 집안일을 했다. 뭔가 집중하고 있으면 시간이 금방 지난다. 그러다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하며 어떤 세계에서 빠져 나오는 듯 할때 기분이 좋다. 한살림 공급주문 받은 가리비 손질해서 저녁에 쪄먹었다.

찌면서 생긴 가리비 육수에 칼국수와 라면도 끓여서 곰이랑 냠냠. 속이 안좋아 사케나 소주는 곁들이지 못해 뭔가 빠진듯했지만 이정도로 괜찮아진것도 감사하다. 며칠째 저녁먹고 바로 동네 산책을 하고 있는데 확실히 소화에 도움이 된다. 미세플라스틱 걱정 때문에 일년에 한 번 정도만 먹는 가리비… ㅠㅠ 다른 요리에 사용하려고 육수도 담아두었다.


 

친구 딸내미랑 얘기하다가 이모가 위가 아파서 케이크는 못먹겠다고 했더니 “이모 배가 왜 아파? 운동을 안해서 그런게 아닐까?” 라고 하더니만 진짜 그랬나? .. 밥먹고 가만히 있지 않았던 지난 2-3일 컨디션이 훨씬 괜찮다. 소화가 막 잘되거나 속이 안아픈건 아닌데 불편함이 훨씬 줄었다. 친구는 허리를 삐끗해서 걷지도 못하고 고생이라기에 반찬 좀 더 만들어 나눴다. 꼬마아가씨들이 엄지척 날려줬다는 소식을 들어서 반찬만든 이모 행복했다. 무밥 누룽지 끓여 새 반찬이랑 한그릇 뚝딱.

 

누룽지가 남아서 거기에 물을 좀 더 붓고 남은 밥넣고 끓였는데 물을 너무 많이 부었나보다. 한강이됐다. 죽이랑은 다른 물 하나가득 밥 느낌. 밥 먹을때 물을 많이 마시거나 국물에 밥을 말아먹으면 위액이 희석되어 소화에 방해가 되고 그럼 위액분비가 더 많이 돼 속쓰릴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밥을 다 먹고부터 내내 속이 쓰렸다. 졸린데 누우면 속이 더 쓰려서 새벽까지 있었다 ㅠㅠ 흑흑.


 

전날 새벽까지 고생하는 바람에 무서워서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경험상 위가 안좋을때 가장 좋은방법은 굶는거다. 약한 위를 쉬게해주고 소화에 들이는 에너지를 치료에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내가 안해주면 집에 먹을게 잔뜩인데도 시리얼 말아먹고 있는 곰. 보기 싫어서 풀무원 얄피만두 구워줬다. 비건으로 나온 제품인데 곰 말에 의하면 맛있단다. 대기업의 맛이겠지? ㅎㅎ 나중에 먹어봐야지. 종일 물이랑 양배추 즙, 엿 몇개 녹여먹은게 다인데 배가고프지 않았다. 위도 장도 좀 쉬고 나아지렴~~~


 

하루를 꼬박 굶었는데 아침에도 점심에도 뭔가 먹고싶지 않았다. 이른 저녁겸 회복식으로 찹쌀죽(?)끓여 먹었다. 곰한테 좀 해달랬더니 밥도 죽도 아닌 상태를 만들어놨다. 자기딴에는 한다고 한거일텐데 내 컨디션이 안좋으니 좋게 보이지도 고맙지도 않았다. 마누라가 주말 내 아파서 굶고 있는데 내가 다 해놓은 국이랑 반찬 꺼내 차리는것도 시키면 그때서야 마지못해 겨우한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아프고 힘든것에 정말 관심이 없다. 아플때마다 서운하고 속상하다.

다 못 먹었는데 속이 그다지 편하지 않았다. 미역국 때문인가?

죽이랑 동치미만 먹을걸 그랬나보다.


 

새해의 시작엔 비건 식단 한달 챌린지를 해보고 싶다. 육수도 채수만 내고 비건 반찬도 더 만들면서~바운더리를 넓혀봐야지^^ 그 전에 위가 다 나았으면🙏

 

기후위기를 묘사(?)한 녹색연합의 만화를 하나 공유한다.

 

지금 우리가 코로나와 끝나지 않을것 같은 싸움을 하고 있는것도 다 무분별한 생태계 파괴가 원인이다. 기후위기의 징후는 세계 곳곳에서 너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죄없는 생명들이 더 많이 고통받고 있다.

 

나와 이웃들이 그린워싱에 속지 않았으면.. 🙏

인류가 이렇게까지 어리석지는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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