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 없는 삶/제로웨이스트

비닐없이 장보기 - 마르쉐 농부시장

베푸 2020. 6. 14.

비닐과 플라스틱 포장없이 가져간 통과 장바구니에 담아서 장보기

 

마르쉐 혜화 농부시장에 다녀왔어요.

 

제가 한동안은 플라스틱을 절대 집에 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로 재래시장에서 내 통, 내 주머니에만 담아오는 장보기를 열심히 했었어요. (재래시장에서 장보기-장바구니 사용팁) 그러다 관행농의 문제(농약과 화학비료, 비닐멀칭등의 오염)에 대해 알게 되었고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 위주로 구입하기위해 지금은 거의 모든 식료품을 한살림에서만 삽니다.

 그러다보니 플라스틱이나 비닐이 또 한가득 나오지요. ㅠㅠ

포장없이 구입하려면 재래시장을 이용해야하고, 유기농을 구입하면 쓰레기가 한가득이고..... 이 아이러니에서 저를 구해준 곳이 바로 농부시장 마르쉐에요.

 

농부시장 마르쉐는 직거래 장터인데요. 일반적인 직거래 장터와 달리 유기농, 자연농으로 토종작물을 농사짓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친환경농법을 추구할 뿐 아니라 비닐멀칭(검정비닐로 밭을 덮어놓아 풀이 자라지 않게 하는 방법)도 하지 않는 농부님들이 많아요. (비닐 멀칭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의 문제는 땅에서도 심각하다고 하더라구요.)

 

게다가 마르쉐는 쓰레기 없는 장터를 추구합니다.

물품의 질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아니라면 애초에 포장이 되어있지 않아서 내가 가져간 장바구니나 포장용기에 담아올 수 있어요. 이렇게 사진처럼 리워드도 주어서 고객이 미리 용기를 챙겨와 장 볼 준비를 하도록 독려하지요.

보리수와 각종 채소들의 꽃 (마르쉐에 다니며 채소꽃이 이렇게나 예쁘고 또 다 먹을 수 있다는것에 놀랐다)
새벽에 따서 올라오신 각종 채소들이 보기에도 아름답게 나체로(포장없이) 놓여있다.
색도 곱고 싱싱한 유기농 친환경 채소들
사진출처 @marchefriends

 포장없이 디스플레이 되어있는 채소들이 너무 예쁘지 않나요?

저는 지금 장바구니들고가서 리워드로 받은 주스 마시면서 이 글을 작성하고 있다지요 ㅋㅋㅋ.

장바구니 들고가서 리워드로 받은 감귤즙이랑 마르쉐 장보러 갈 때 준비물(텀블러, 비닐대신 담을 프로듀스 백, 배낭과 배낭속 장바구니)

 어떤 농부님들이 어떤 작물들을 가지고 오는지 미리 마르쉐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공지하기 때문에 살펴보고 자기가 살 것들을 생각해서 준비해 가면 돼요. 분명 그냥 돈만 가지고 장보러 가는것보다는 생각해야 할것도 챙길것들도 많지만 편리함은 반드시 댓가를 치른다잖아요.

저는 오늘 블루베리를 사려고 미리 통을 챙겨갔어요.
딸기만큼이나 아니 딸기보다 더 플라스틱 없이 사기 힘든 과일이 블루베리 잖아요? 며칠전부터 먹고 싶었는데 한살림에서도 안사고 오늘을 기다렸죠^^

농부님의 기분좋은 칭찬과 함께 알맹이만 산 블루베리

 플라스틱 대신 제 스댕통에 담긴 블루베리 어때요? 너무 예쁘지요?

어쩜 사이즈도 딱 맞는걸 갖고 왔냐며 농부님께 폭풍칭찬 들었어요.^^ 집에와서도 통째로 냉장고에 넣기만 하면되고 나중에 분리수거할 쓰레기도 안나오니 몸도 마음도 얼마나 편하다구요.

올 봄 내내 사다먹은 고양이 텃밭의 딸기 포장재 반납하러 가던길

 혹시나 통을 챙기지 못한 경우에도 마르쉐 농부님들은 통을 깨끗이 씻어 말려서 다시 가져가면 받아주신답니다. 심지어 포장재 다시 가져왔다고 채소도 주세요. ((고양이 텃밭 흥해라!!!))

 

저는 이런식의 장보기가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직거래 방식을 통해 중간 유통상인이 폭리를 취하는것을 막고,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소통이 이뤄지며, 패키지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잖아요. 계절에 따른 작물의 변화나 내가 먹는것이 누구손에서 어떻게 자라 내 식탁에까지 오는지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구요.

 

농부님들과 대화해보면 자부심이 대단하세요. 얼마나 정성들여 키우신 것들인지 말 속에서 애정이 막 느껴지지요. 각 재료들의 보관법이나 요리법도 새로 알려주시고 시식도 얼마나 시켜주시는지 마르쉐에서 장보는 시간은 참 재미있어요.

 요새는 사회적거리두기 때문에 마르쉐시장의 규모도 좀 작아지고, 시식도 못하고, 서로 마스크 낀 채로 눈인사만 나누지만 그래도 참 따뜻한 곳임은 틀림없는것 같아요.

마스크가 새로운 기본이 되었....ㅠㅠ

 저는 오늘 한동안 먹을 식재료들을 비닐없이 장봐왔더니 마음도 편하고 기분도 좋네요. 지금은 마르쉐 농부시장의 경우 한달에 한 번정도, 채소시장까지 합쳐도 한달에 3번 정도 열리지만 마르쉐같은 형식과 취지의 로컬 직거래 장터들이 많아져서 플라스틱 프리로 항상 친환경 농산물들 장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마르쉐 농부시장, 채소시장에서 나들이 삼아 장보기 해보세요. 싱싱한 친환경 농산물과 가공품, 공예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쓰레기 1도 없이 알맹이만 가져올 수 있어요.

 

갈 때 미리 내 포장용기나 장바구니 챙기는거 잊지 마시구요. ~*^^*


한번 마르쉐의 매력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답니다~!!

마르쉐에서 포장없이 장 본 모습
장바구니 샷이 이렇게 예쁠 일이냐며...

 

농부시장 마르쉐@

농부, 요리사, 수공예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대화하는 농부시장 마르쉐@.

www.marcheat.net

 

Special thanks to ...... 오늘의 짐꾼.

양파2kg, 밤호박 3개, 블루베리500g, 올리브 2병, 부각, 잎채소들과 떡 등으로 꽤 무거운 짐인데 고오~ 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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