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위한 채식일기(12.27.~2022.1.2.)

베푸 2022. 1. 4.

 

날씨가 매우 춥다. 위 아픈뒤로 못먹었던 빵을 먹으려고 했다가 날이 너무 추워서 따뜻한 밥을 했다. 뜨끈하게 솥밥 바로 하고 냉장고에 봄동꺼내 무쳐서 남은 반찬이랑… 반찬이 없어도 방금한 밥이랑 봄동만 먹어도 맛있었다.

위가 아프지 않다는 사실이, 뭘 먹고 무리없이 소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아프지 말자!!!

분식파티~!!

얼마나 먹고 싶었던 애들인가 ㅎㅎ 날도 추우니 한살림 감자라면 끓이고 김밥이랑 만두도 곁들여 분식파티한 저녁식사다. 봄동 겉절이 남은거랑 어머님표 석박지를 더했더니 푸짐하게 완성되었다. 잘 안보이지만 라면에 콩나물도 듬뿍 넣었다. 그래도 아직 좀 조심스러우니 라면은 곰에게 반 덜어주고 먹었다.


 

곰만먹고 나는 못먹어본 두부봉 부치고 양송이 버섯 구웠다. 두부봉은 일반 어육소세지보다 두부 함유량이 높아서 그런지 부들부들하다. 밀가루가 잔뜩 들어있는게 아니라 두부가 들어가서 소세지를 먹어야 한다면 얘가 낫겠다 싶었다. 연두로 편하게 끓인 콩나물국과 남은밥으로 쉬운 한끼.

 

한살림에서 세일하는 얼갈이배추를 한팩 몽땅 찹찹 썰어넣고 진하게 우린 육수에 건새우넣어 끓인 얼갈이 된장국.

진하고 달달한 맛에 다른반찬이 필요없다.

오분도미 밥이랑 국이랑 김치만 두고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던 소중한 저녁식사.


 

밥을 새로 했는데도 그대로 두고 요런 애들이 땡겨서 데워먹었다. 안건강한 비건 가공식품 ㅎㅎ

그래도 브라질사람도 안먹는다는 브라질산 닭고기로 만든것보다는 두부너겟이 건강하지 않을까? 합리화를 해본다. 얄피만두는 만두라기엔 속이 좀 달았지만 비건 간식으론 먹을만 한것같다. 귤이랑 생강차 곁들여 냠냠.

 

이번 로제떡볶이엔 토마토소스가 좀 많이 들어갔나보다. 색이 진하다. 그래도 야채랑 떡이 많아서 간이 세지는 않았다. 소금을 조금 넣었는데도 심심한 떡볶이 ㅎㅎ 양송이 한팩이랑 브로콜리를 심까지 잘라넣어 나름 건강하게 만들어보았다.

 

파스타나 피자보다 로제떡볶이와 곁들여 한 통 다 먹은 알타리피클, 그리고 냉장고 자투리 야채를 몽땅 넣어 오븐에 구운 뿌리채소 오븐구이에 오랜만에 맥주도 한병씩 마셨더니 배가 너무 불렀다. 그동안 배아프다고 못먹었던거 이렇게 다 먹어도 되나 싶다… 조심해야지. 😝😝.


된장국과 밥 남은거 데우고 계란말이 해서 간단하게 한끼 먹었다. 그리고 서호책방 지기님이 선물해주신 쿠키랑 같이 먹으려고 언제가 마지막인지 기억도 잘 안나는 커피를 100만년만에 끓였다.

디카페인이지만 조심히 반잔만 마셨다.

아~ 달콤했다.

 

동네에 오마뎅이 새로생겼다. 곰이랑 저녁먹고 구경갔다가 종합어묵을 하나 사왔다. 그걸로 날추운날 딱 어울리는 어묵탕 끓였다.

마른 표고버섯불려서 국물까지 같이 넣고, 김치랑 남은 만두도 넣고 어묵탕 끓여서 미나리 잔뜩 올렸다. 뜨거운 밥 위에 미나리 송송썰어올려 달래장 비비면 정말 맛있다. 향긋하고 아삭하고 ㅎㅎ

백김치만 곁들여 어묵탕으로 맛있는 저녁식사를 했다. 2022년부터는 한살림에서 지역화폐를 쓸 수 없다고한다. 그래서 곰한테 혹시 먹고 싶은거 있으면 퇴근길에 사와도 된다고 했더니 과자랑 냉동식품이랑 주전부리만 65000원어치를 사왔다.

하아~ 이 남자, 중간이 없는남자… 당황스럽다.


남은 국물을 맛있게 먹는 방법.

국이 남았을때 소면을 삶아 말아 먹으면 새로운 음식인냥 먹을 수 있다. 된장국 한그릇 남은건 단호박 소면 삶아서 곰에게주고, 김치어묵 국물 남은건 우리밀 소면 삶아서 내가 맛있게 먹었다.

일본에서는 12월 31일에 메밀국수를 먹는 풍습이 있단다. ‘해넘이국수’. 뚝뚝 잘 끊어지는 메밀국수를 먹음으로 한해에 안좋았던 일들을 다 끊어낸다는 의미가 있다나? 멋진 풍습이라고 생각했다. 메밀은 아니지만 잘 끊어지는 우리밀 국수로 비슷하게 흉내냈다고 우겨본다. 안좋은일 액운, 나쁜 마음은 다 올해의 마지막 날에 끊어내기!!!

 

집에서 쓰는 비닐이나 지퍼백을 사지 않는다. 그래도 지내다보면 지퍼백이 잔뜩 쌓인다. 냉동실을 뒤지다가 부침가루 봉지에 들어있는게 뭔가 봤더니 새우였다 ㅎㅎ 그래서 결정된 12월 마지막 날의 메뉴는 새우 파피요트다.!!! 냉장고 자투리 채소 몽땅 넣고 부족한 감자대신 고구마 넣고 있는걸로만 만들었는데도 너무 맛있었다.

 

곰이 한살림에서 사온 닭강정도 만들어주었다.

새해에 나는 한달간 비건식 할건데 곰의 식사를 따로 만들어줄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ㅎㅎ 최후의 만찬 같은거랄까? ㅋㅋㅋㅋㅋ 친구가 준 브루어리 맥주도 더해서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2022년 1월 한달간의 비건 챌린지

(비거뉴어리 1일차)

 

새해첫날은 왜 아침에 떡국을 먹어야 하는가?

우리집엔 늘 육수가 있지만 멸치육수이므로😝 떡국은 저녁에 먹기로 하고 매우 싱그러운 2022년 첫 식사를 했다. 호밀깜파뉴에 땅콩잼 듬뿍 바르고 사과를 썰어올려 시나몬으로 마무리한 오픈샌드위치와 과일을 곁들이고 곰은 커피 나는 생강차를 마셨다. 알록달록 눈으로도 예쁜 테이블.

한달동안 잘 해보자~!! 몸도 달라졌으면🙏.

 

저녁엔 아껴두었던 토란을 넣고 새로 채수끓여서 토란들깨떡국을 끓여먹었다. 이제 토란이 아주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 내년엔 토란을 더 많~ 이 손질해두고 또 베란다에도 보관해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조림도 오븐구이도 못해먹었는데.. 줄어드는게 아깝다.

 

표고버섯과 다시마 넉넉히 넣고 우린 채수에 끓였는데도 떡국이 맛있었다. 곰은 ‘크어~ 좋다~!’ 하며 두 사발이나 먹었다. 동물성 단백질이 칼슘도 배출하고 골다공증을 유발한다고 한다. 이번 비건챌린지를 식물성 자연식으로 더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보는 기회로 삼아야지.

비건리셋1일차 성공!!!


 

 

비건리셋2일차!

곰이 전날 먹은 떡국이 맛있었는지 또 떡국을 먹자고했다. 마침 남은 국물도 있어서 말린표고버섯을 불려 그 물까지 같이 더 넣고 다시 떡국 끓였다. 들깨떡국이라 김은 안어울릴것 같아서 이제까지 고명을 안올려 먹었는데 김이랑 들깨 국물이 엄청 잘 어울렸다. 김가루 듬뿍에 움파도 썰어넣고 아껴먹고있는 물김치 곁들여 또 떡국 밥상.

 

곰이랑 파타고니아 파카사러 아울렛 갔다가 파카는 못사고 애먼 먹을것만 사왔다. 내가 좋아하는 아티장 라우겐 크롸상이 있었는데 이번 한달간은 정말 동물성은 안먹어보려고 곰만 사주고 나는 스타벅스 비건 브라우니 먹었다. 이것도 가공식품이고 버터대신 기름이 들어있으니 잘라서 두 조각 먹었다. 안먹으면 제일 좋겠지만 이제까지 하던 버릇이 있으니 줄여봐야지. 헤헷 겨우 이틀이지만 이런 나 칭찬해 ㅋㅋㅋ

 

저녁엔 너무 오래 담가둬서 뚱뚱 불어버린 팥을 삶아서 팥칼국수 끓였다. 불리는 동안 물을 갈아주고 한번 삶아 첫물을 버렸더니 색이 연해졌지만 유기농 국산팥, 소금, 물만 들어간 진국이라 맛있었다. 진한 팥맛의 건강식^^ 팥물을 조금 남겨뒀는데 새알심 만들어 팥죽 끓여먹어야지.


 

이번주는 비교체험 극과 극 같은 식단이었다.

주초엔 위가 아파서 못먹었던 것들을 보상하듯 먹어치웠다. 건강한 음식들이 아니었다. 위가 좀 괜찮아지자마자 그런 음식들이 생각난건 안먹은게 아니라 ‘못’ 먹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절제’ 하는것과 ‘금기’ 인것은 다른 이야기다.

라캉이 말했듯이 금지가 욕망을 만든다.

이건 먹으면 안돼! 이건 해선 안돼! 하는 생각이 더 하고 싶은 마음을 만들어 내고 그걸 갈구하게 만든것 같다. 내 몸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이 만들어낸 욕망이다.

이번주엔 술도 두 번이나 마셨는데 그 다음날 몸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아직은 완전히 괜찮아지지 않았음에도 복수(?)하듯이 하고싶은 것들을 한것같다.

 

그런 나를 돌아보며 채식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채식이 종교라도 되는것처럼 이건 먹어선 안돼! 저건 나쁜거야! 라고 못박아두고 나를 괴롭히지 말고, 나란 존재란 늘 불완전하고 오락가락하며 미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한걸음씩 나아가는데 중점을 두어야겠다고 말이다. 그리고 육식을 하는 타인에 대해서도 어떤 잣대를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고 강요하지도 않으며 그냥 전달하고 기다리는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비건 챌린지를 하는 한 달 동안은 가공식품도 내 몸에 안맞는 음식들도 멀리하며 우선 좋은 컨디션을 회복하고 싶다. 그렇게 내 몸의 소리에 내가 제대로 반응해 온전한 필요를 깨닫고싶다. 건강하고 맑아진 몸에 좋은 정신도 깃들거라 기대한다.

다른것보다 평생갈 좋은 습관을 들이는데 신경써야지.

 

내 몸을 내가 잘 살피고 돌보고 챙기는 것!

2022년은 그 일부터 시작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