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비건리셋1.24.~1.30.)

베푸 2022. 2. 1.

 

운영위 회의 끝나고 집에 오는길에 돌판비빔밥 사먹고 들어왔다. 저렴하고 맛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새 천원이 올랐더라. ㅠㅠ

“고기랑 계란 빼주세요!”

하고 말하면서 스스로 되게 힙하게 느껴졌다. 😝

오랜만에 해초비빔밥 만들어먹었다. 참치 없이 멍게 같은 해산물도 없이 만들어 먹은건 처음이다. 양배추와 깻잎 촵촵썰고 당근라페도 같이 넣어 먹었다.

이런 새콤한 비빔밥이나 비빔면에 당근대신 당근라페를 넣으면 맛있다. 구하기 힘든 마른두부 득템해서 굽고 유부 된장국도 끓여 곁들였다. 곰은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다며 밥도 국도 두 그릇씩 먹고 이러면 비건도 할만하다고 했다 ㅎㅎ

뿌듯~^^


 

지난번 담근 나박무 물김치는 다먹고 국물만 남았다. 이럴땐 국수를 삶아줘야 예의다 ㅋㅋ 한살림 100%메밀국수 삶아서 남은 국물에 말아먹었다.

소금도 안들어간 100% 메밀국수를 김치국물에 말았을 뿐인데 이렇게 맛있을 일이냐며… 동치미와 찰떡궁합인 고구마도 삶아서 같이 먹었다.

국물 한방울 없이 클리어!!!

 

만두밥은 내가 채식하기 전에 반찬없을때 잘해먹던 메뉴다. 만두를 촉촉하게 쪄서 밥위에 올리고 달래장 올려 비벼먹는건데 비비고 덕에 만두밥을 다 먹는다. 봄동 겉절이 얹어먹으면 꾸르맛!!!

 

일본에선 소바집에서 면수를 따로 판다고 하던데 순메밀국수 면수를 먹어보면 왜인지 이해가 간다. 정말 구수~ 해서 소금만 넣어도 맛있다.(밀가루가 들어간 일반 면은 하면 안된다) 면수에 뿌리채소 잔뜩 넣고 미소된장국 끓였는데 정말 구수하고 맛있었다.


 

김을 구웠다. 기름바르지 않고 김만 굽는건 어렵지 않다. 어마어마한 쓰레기도 줄일 수 있고 사먹는것보다 바삭하고 맛있는 김을 먹을 수 있다.

방금구운 김은 파삭파삭하고 달았다. 남은 밥에 풋마늘김치넣고 돌돌말아 역시 남은 국이랑 냠냠.

후식은 귤 아니고 귀하신 몸 레드향^^

 

창비에서 하는 리베카 솔닛의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함께읽기에 참여하고 있다. 저녁에 이 책의 번역가와 함께하는 줌zoom 북토크가 있어서 간단한 비건 핑거푸드(라고 쓰고 안주라 읽는다) 로 식사를 해결했다. 맥주도 한캔 다 마셨는데 속이 아무렇지 않았다 ㅎㅎ 책맥하며 같이 책 이야기 하고 있으니 ‘내 인생 괜찮은데?’ 싶을만큼 참 좋았다. 닮고싶은 언니들을 만나는건 정말 멋진 일이다. 리베카 솔닛 언니 완전 짱멋짐!!!


 

밥도 새로하고 파래도 무쳐서 제대로 나를 위한 밥을 먹자고 생각했지만 일이 있어서 나갔다오느라 그러지 못했다. 쉽게 한끼 해결하고 싶어서 집에있는 야채들 다 꺼내 조금씩 썰고 포장없이 사온 버섯이랑 떡 넣어서 김치야채떡국 끓여먹었다.

 

지난번에 뭘 하고 비건라면 스프만 남은게 있어서 아주 쉽게 끓였다. 라면스프에 라면은 없음 ㅎㅎ

귤을 한박스 사서 한번에 10개씩 막 까먹다가 이번엔 비싼 레드향을 샀더니 손 떨려서 못 까먹고 있다. 하루에 한개씩 애껴먹고 있자니 영~ 성에 안차네. 귤도 사야지 ㅋㅋㅋ

 

저녁 뭐 먹을까? 곰이랑 톡으로 한참을 얘기하다 다시 원점 ㅎㅎ 급하게 밥해서 유부초밥 싸먹었다. 총각김치랑 버섯만 넣어 끓인 된장국이 맛있었다. 사진엔 없지만 땅콩버터 바른 식빵도 먹고 귤도 왕창 까먹었다.ㅎㅎㅎ 이렇게 먹어도 속이 부대끼지 않고 다음날 개운해서 좋다.


 

남은 밥으로 해초비빔밥 만들어 먹었다. 지난번엔 양배추가 좀 부족했던듯하여 양배추를 왕창왕창 넣고 ㅎㅎ 초고추장을 다 먹어서 비빔면 양념장을 좀 넣었더니 그게 또 신의 한 수 !! 아주 맛있게 다 먹었다.

 

고구마밥, 버섯김치된장국, 두부톳동그랑땡, 봄동겉절이, 백김치와 감말랭이 무침으로 저녁 차렸다.지난번에 야채와 두부만 넣어 만든것보다 버섯과 톳을 넣었더니 식감도 맛도 풍부해졌다. 동그랑땡 힘들게 만들었는데 곰이 한번에 한개씩 날름날름 먹어서 좀 얄미웠다. 반입씩 음미하며 먹었으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드라마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다음 생엔 음식에 좀 예의를 갖춘 남자랑 살고싶어..” ㅎㅎㅎ 그 대사 내가 쓴 줄…

 

이번에 산 감말랭이는 좀 더 마르고 딱딱한듯하여 수정과를 살짝 넣어 무쳤더니 곰이 계피향이 안어울린단다. 하던대로 하라나? 거참… 뭘로 만든건지 음식 이름이 뭔지도 모르던 사람이… 미슐랭인줄.


 

장보러 가서 뭘 사먹고 들어올까 하다가 냉동실 자리도 비울겸 있는 반찬에 간단하게 한살림 뽕잎밥으로 점심 먹었다. 엄마가 내가 만든 동그랑땡 맛있다고해서 기분이 좋았다. 채식 음식이 맛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더 좋다.

 

김치, 숙주, 부추, 당면, 버섯, 대파, 두부를 맛있게 양념해서 고기 없이 새우나 생선도 없이 비건만두 만들었다. 비건만두는 지금 여러해 만들고 있는데 나는 이제 고기 들어있는 만두보다 내가 만든 이 만두가 좋다. 훨씬 개운하고 깔끔하다.

 

나박김치도 담그고 만두 만들었더니 저녁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만두 찌면서 집어먹는걸로 저녁을 대신했다 ㅎㅎ 만두부자가 되어서 든든하다.


 

눈뜨자 마자 사과를 하나 먹고, 달랑 한쪽 남은 식빵에 땅콩버터를 발라 곰이랑 나눠먹은 뒤 각자 할 일을 했다. 그러다가 어제 터진만두 담아놓은거 먹으면서 검정고무신 봤다 ㅎㅎㅎ. 명절이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나 ㅎㅎ 한살림 얼음식혜 곁들였더니 이게 또 아주 찰떡궁합이었다.

 

국산 100% 귀한 도토리 가루로 오랜만에 도토리 묵을 쒔다. 집에서 쑨 묵은 탱글하고 쌉쌀하고 구수해서 정말 맛있다. 설 전이라 음식을 따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 있는 재료를 소진하고 간단히 먹는데 집중했다.

 

 

곰은 남은 밥에 김치넣고 볶아 자기만의 김치볶음밥 만들어 먹고 나는 있는 야채랑 김치 썰어넣고 묵밥 만들어 먹었다. 쓰레기 하나 없이 맛있는 홈메이드 묵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작년에 곰이 이직을 해서 명절 풍경이 달라졌다. 내용물보다 쓰레기가 더 많은 명절 선물세트 대신에 알짜배기 상여금으로 받았다. 지난 명절에 받은 부직포 전복쇼핑백을 아직도 못버리고 있는 나는 돈의 액수를 떠나 그 방식이 너무도 좋았다.

 

이번 설은 올 비건으로 차릴 예정이고 유기농 국산 재료(한살림&초록마을) 를 구입하며, 최대한 제로웨이스트로 살 것이다.

장봐야 할 것들을 메모하면서 통도 챙겨뒀다.

 

이제 우리가 풍요로운 명절을 보내는것보다 지속가능한 명절을 보내는데 더 집중해야하지 않을까? 이번 설이 지나고는 쓰레기 산이 또 생겼다는 말은 안들었으면 좋겠다.

 

 
 

 

 

 

제비의 삶(제로웨이스트+비건)을 지향하는 문화가 코로나 이후에 뉴노멀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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