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기후위기/살리는 식습관

한달간의 비건 도전기

베푸 2022. 2. 2.

 

작년 12월 위가 또 안좋아져서 몇주를 고생했어요. 비거뉴어리 하려고 마음먹었던 터라 위가 아파 큰일이라고 생각했었죠. 다행히 비거뉴어리 시작 전에 상태가 나아져서 큰 맘먹고 시작했는데 한달 챌린지를 마친 오늘 돌아보니 거꾸로 생각하고 있었다는걸 깨달았어요.

 

어려울거라 생각했던 비건도전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고 맛있게 할 수 있었고 그 사이 몸도 더 좋아졌어요.

논 비건 아이스크림은 두어번 먹었지만 우유도 계란도 먹지않은 비건식을 지켜갔고 커피도 맥주도 초콜렛을 먹어도 괜찮은 상태까지 회복했다죠 ㅎㅎㅎ(그래도 조심!!)

 

위가 안좋아서 걱정인게 아니라 위가 안좋으니 더욱 비건챌린지를 해야했던거였어요.

 

비건은 고기도 해산물도 우유랑 계란도 ‘못’먹는, 의도는 선하지만 고행의 수련 같은거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채수의 맛을 알게되고, 다양한 채소와 해초, 제철식재료의 맛을 알아가며 오히려 선택의 반경이 넓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겨우 한달 해봤는데도요ㅎㅎ)

 

몸이 가벼워지고 컨디션이 좋으니 생각도 밝아지는것 같고요. 아침에 눈도 번쩍 떠지고 쾌변의 기쁨을 누리며 비건 레시피를 고민해보는 시간들도 즐거웠어요.

 

저는 환경문제나 동물권에 있어서도 비건만이 옳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자연의 순환은 조화로워서 땅에서 나는 것이 적어지는 겨울엔 바다의 것이 풍부해지죠. 우리나라같이 3면이 바다인 곳에서 해물육수나 건어물등의 음식이 발달한 이유도 자연의 순환과 관계가 깊고요.

 

비건식이라도 gmo나 팜유같은 환경영향성이 강한 식재료를 많이 쓰고 패키지 쓰레기가 엄청난 것은 결코 육식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순환을 회복할 정도로 욕심을 버리는것, 적게 먹고 적게 쓰고 생명을 중시하며 조화를 이루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생명을 오로지 ‘고기’ 로만 보는 공장식축산에 대해, 바다의 물살이들을 ‘돈’으로만 보는 탐욕의 (안강망 같은 형태의)어업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그래서 그런 산업에 대한 보이콧으로 비건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한달 챌린지를하며 생각해보고 느낀것들이 많아요. 더 고민할 몇가지 질문들도 품게 됐고요.

 

저는 우선 냉장고에 가득한 해산물들도 감사히 먹으며 이전보다는 훨씬 비건지향으로 살아보려고해요. 이번 챌린지를 통해 비건지향에 대한 자신감도 조금 생겼거든요.

 

그리고 무엇을 먹고 먹지 않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공존의 길을 생각하겠습니다. 그것이 기후위기를 살아가는 한 인간의 식사예절이라고 생각해요.

 

 

이웃 여러분께도 권합니다.

즐거운 만큼, 할 수 있는 만큼의 얼렁뚱땅 플렉시테리언을, 대강대강 페스코테리언을, 어영부영 비건지향을요.

 

마치 채식주의자 라이센스라도 있다는 듯, 그런 건 진정한 채식주의자가 아니라고 누군가 조롱하거나 비난하더라도 조금도 신경 쓰지 말기를 바란다. 이 일은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먹는 끼니라는 것을 통해 조금 더 지구에 이로운 선택을 하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당신 자신에게만 중요한 문제 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신의 주인공은 당신뿐이다.
-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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