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7.~2.13)

베푸 2022. 2. 15.

 

나물 남은 거 몽땅 다져넣고 간장과 참기름으로 간한 뒤 잘익은 김장김치에 말았다. 김치엔 매실청으로 단맛을 더하고 참기름으로 고소함을 추가했다. 아삭아삭 식감까지 맛있다. 오랜만에 김계란말이 만들어 곁들이고 무를 넣은 미소된장국이랑 맛있게 먹었다. 설거지가 좀 많이 나왔는데 곰이 기꺼이 다 해결해주었다.


 

베지까스 남은거 한 장 마저 튀기고 양배추 남은거 몽땅 채썰어 베지까스 정식 만들어 먹었다. 지난번엔 너무너무 짜더니 밥이랑 같이 먹으니 그렇게 짜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돈까스 먹는 기분이 들었다 ㅎㅎ 비건까스 정식인가? ㅋㅋ 양배추를 아주 잔뜩 먹었다.

 

밥이 애매하게 남아서 그걸 비우고 새로 하고 싶지 않고, 면도 마땅한게 없었다. 냉동실에 조랭이 떡이 있으니 떡국을 끓일까 떡볶이를 할까하다 오랜만에 짜장떡볶이 만들었다. 떡 500g, 어묵300g을 다 넣고 끓여 남은밥까지 비벼 먹었는데도 곰은 아쉬운 눈치다. 우리가 밖에서 떡볶이를 사먹을 수 없는 이유라지 ㅎㅎ 맛있게 잘 먹었다.


 

옛날토스트 만들어 먹었다. 옛날토스트는 양배추가 이렇게 많아도 되나 싶을만큼 잔뜩 넣어야 제맛인데 곰이 쌀식빵을 사오는 바람에 식빵이 작아서 양껏 넣지는 못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치즈가 있어서 치즈토스트도 만들었다. 아직도 치즈가 많이 남았는데 큰일이네~!! 당분간 장보지 않고 냉장고재료를 소진하는데 힘써야지.

 

냉동실에 어머님이 보내주신 가자미가 있다.(양미리도 있다. 조기도 있던가? ㅎㅎ) 손질이 다 된채로 꾸덕하게 마른 녀석이라 요리하기도 편하다.

 

사이즈가 좀 작아 무랑 감자 썰어넣고 쌀뜨물 부어 몽땅 조림했다. 곰이 눈 한번 안마주치고 가자미에 집중해서 손가락을 쪽쪽빨며 밥도 리필해 먹었다. 도토리묵을 차가운 상태 그대로 들기름에 구우면 고소하고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마지막 남은 도토리묵 같이 상차림해서 폭풍흡입!

아주 배부른 식사였다.


 

비건리셋이 끝난 뒤로 좀 헤비하게 먹은듯하여 점심은 가볍게 묵밥 만들었다. 메밀묵을 사다놓고는 도토리묵에 밀려 방치되었던걸 따뜻하게 먹었다. 냉장고 재료를 하나씩 해치웠더니 냉장고가 점점 헐렁해지고 있다. 당분간 장을 안보려고 했는데

꾸러미가 도착했다. 올초에 신청해놓고 잊고있어서 서프라이즈 선물받은 기분이었다.

쌈채소를 잔뜩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채소버섯 샤브를 해봐야겠다.

 

 

저녁엔 다른메뉴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이렇게 싱싱한 아이들을 하루 재우는건 예의가 아닌것 같아 얼른 씻었다. 저녁메뉴는 꾸러미 정식!!

 

 

모양도 생김도 같은 초록 같아도 조금씩 다른 색까지.. 너무 예뻤다. 초록이들을 손질하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제작년 내가 키운것처럼 귀여운 무(모먼트에 무수확 영상있어요 ㅎㅎ 자랑자랑^^)에 붙어있던 무청은 무청밥하고 ‘나 유기농이야’ 를 자랑하듯 붙어있는 달팽이가 너무 커서 좀 무서웠지만… 배추로는 배추된장국 끓였다.

모두 달고 맛있어서 꾸러미의 반이나 먹었다 ㅎㅎ 남은 채소 뭐 해먹을지 걱정 안해도 될 듯.


 

소모임에서 한살림 도너츠가루로 스콘을 같이 만들었다. 냉장숙성 시켰다가 집에서 구웠더니 구수하고 담백했다. 현미가루가 들어가서 곡물느낌이 나는것이 다이제스티브 비스킷 느낌이었다. 먹기 전에 분명 배고팠는데 작은사이즈 이기는 하지만 세개나 먹었더니 배불배불, 커피를 머그로 두 잔이나 마셨다. 요즘엔 빵이 별로 먹고싶지 않다. 특히 식사빵을 제외한 달콤한 빵은 땡기지 않는다.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좋은 현상인것 같다 ㅋㅋㅋ

 

술도 로컬푸드 과천미주 맛있다.

꾸러미 채소 한박스를 뭐해먹을까 고민했던 나는 그건 하등 쓰잘떼기 없는 걱정이었다는 것을 하루만에 깨달았다. 밭에서 바로 딴 싱싱한 채소라서인지 쌈채소가 정말 저세상 맛이다. 이틀만에 끝!!!

 

밤에 수박무 좀 잘라먹을까 했다가 쪼꼬미 무 두개로 쌈무 만들어두고 배추된장국에 국물만 남아 배추를 더 썰어 넣었더니 달달함이 폭발이었다.

낮에 오랜만에 버터 들어간 빵에 커피를 잔뜩 먹어서 속이 좀 안좋았는데 쌈채소를 염소처럼 먹고나니 오히려 먹기 전보다 속이 편해지는 경험을 했다. 채소를 많이 먹으면 몸에서 바로 느껴지는 그 느낌이 좋다. 청소한뒤 깨끗한 집을볼 때와 같은 개운하고 편안한 느낌. 로컬푸드 과천도가의 과천미주 곁들여 ‘이런게 불금이지’ 싶은 저녁.


 

날이 따뜻해서 이번 주말엔 간만에 서울대공원에 나가 소풍같은 점심을 먹자고 했었다. 그런데 미세먼지 최악! 어제보다 더 나쁨 이라며 새빨간 안내를 보내준다.

 

아~ ㅠㅠ 날이 따뜻하면 뭐하나….

코로나에 미세플라스틱에 미세먼지에… 점점 우울모드. 아쉬운대로 김밥이랑 라뽁이 포장해서 집에서 먹었다.

 

당장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회복불능 상태에 이른다는데 내가 할 수 있는건 겨우 #용기내 정도라 그 미미함에 기운이 빠지지만 그래도 한다. 할 수 있는걸… . 감자튀김도 #용기내, 커피는 당연히 #용기내!!!

 

책 주문하러 갔다가 과천도가의 과천미주를 알게되어 사왔는데 이게 정말 저세상 맛이었다. 감미료가 1도 안들었는데 왜 맛있는건지? 😍 먹고난 뒤 속도 편하고 머리도 아프지 않았다. 유리병에 들어있다는것도 정말 매력이고 탄소배출을 확 줄이는 로컬푸드라는 점도 맘에 쏙든다.

 

하루만에 다시 한 병 사와서 안주같은 저녁상을 차렸다. 배추와 버섯 감자넣고 장칼국수 끓이고 한살림에서 할인하는 굴 한봉 사와 전 부치고, 김치넣고 메밀묵도 무쳤다. 완전 엄청 너무 잘 어울렸다^^ 가격이 비싸다는게 아쉽지만 가끔 사먹어야지. 다음엔 도가에 가서 견학도 하고 술도 사와야겠다. 이 병을 가져다드리면 다시 쓰실 수 있으려나?


 

 

간만에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사왔는데 감자 포장이 바뀌었다. 이 시점에 오히려 포장을 늘리는 기업들 뭔지? ㅠㅠ 이미 다 포장된 상태로 따뜻하게 보관중이라 용기내도 불가능하다 😭. 서브웨이 감자는 튀긴거 아니고 구운거라 좋아했는데… 다음부터 감자는 사지 않는걸로…. 포장을 바꾸라는 이메일도 한번 써봐야지. 플로깅 할 때 담배꽁초 담는 용도로라도 한번 더 쓰려고 닦아서 놔뒀다.

 

우리 곰한테 뭐 먹고 싶냐고 물어보면 늘 김치찌개 아니면 김치볶음밥 이라고 말한다. 그게 정말 먹고싶은건지 물어보면 자동으로 나오는 메뉴인지 몰라도 김치요리를 해주면 잘 먹는다. 이번에도 그 둘을 말하길래 오랜만에 김치찌개 끓였다. 묵은지는 만두만들때 다 써서 이번 김장김치로 끓였더니 아주 새콤한 맛은 없어도 나름의 신선한 맛이 있었다. 김이랑 김치찌개만 놓고 먹었다.


 

비건리셋이 끝나고 식탁에서 채소의 비율이 좀 줄어든것 같았다. 냉장고 비우기를 우선순위로 하다보니 더욱 그랬는데 꾸러미덕에 생채소와 과일의 중요성을 깨달은 한 주였다.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은 날은 정말 몸상태가 다르다. 비건식을 해야지! 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것보다 채소를 많이 먹었을때의 좋은 느낌을 기억하면 그 식단을 찾게된다. 그래서 몸이 좋아하는 음식을 경험하는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나다의 식단가이드는 채소와 과일이 50%, 통곡류가 25%, 동•식물성 단백질류가 25% 그리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이렇게만 보면 건강한 식단은 식물성에 기반한 (plant-based) 통곡물 식단을 유지하며 가끔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플렉시테리언식 정도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인류세 식단에선 바람직한 한끼 식단에서 동물성 단백질을 5%로 제한한다.

 

지속가능한 세상과 건강을 위해 인류세 식단을 따르는 것이 좋지만 그런 거대담론을 다 제외하고라도 늘 몸이 찌뿌둥하고 소화가 안되고 부대끼고 각종 피부병과 변비같은(변비는 우울증과도 연관이 있다고 한다.) 소소한 불편함이 개선되는 즐거운 경험으로의 채식을 해보면 좋겠다.

입에서 당기는 대로 먹다가도 그 깨끗한 느낌이 좋아 채소와 과일을 더 가까이하게 될 것이다.

 

이제 날도 따뜻해지고 있으니 생채소와 과일의 비율을 늘리고 수분 섭취에 신경써야겠다. 나는 자고 일어났을때 밥먹을때를 제외하곤 물을 잘 마시지 않는데 커피나 음료말고 물을 마시도록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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