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28. ~3. 6.)

베푸 2022. 3. 8.

 

매운떡볶이를 먹고 잔 터라 내내 속이 쓰렸다. 속을 달랜다고 남은 무국에 밥 말아 먹고 오전 줌 회의가 끝나고 점심으로 과일이랑 오트밀드링크, 빵 먹었다. 매운거 사먹고 왜 고생인지… 극단을 오가는 이런 식생활이 왜 유행인건지 이해가 안갔다. 화장실도 계속 들락날락😭

여전히 반찬거지 시절을 보내고 있다 ㅎㅎ 남은 쌈채소를 씻어서 이번엔 제로미트 함박 스테이크 곁들여 먹었다. 지난번에 베지까스 소스가 너무 짜서 혹시나 하고 소스를 하나만 뿌렸는데 이건 달콤한 소스였다. 대체육 제품 산것중에 제일 괜찮았다. 재구매 의사가 있다. 한번에 쌈채소를 3-4장씩 우걱우걱 먹었더니 마지막엔 채소가 조금 모자랄 정도였다 ㅎㅎ 이번엔 초콜렛 먹지 않고 한라봉으로 마무으리.


 

3월의 첫날, 약속이 있어 정말 오랜만에 밖에서 밥먹었다. 언제올거냐고 묻는 곰을 떼어놓고 아침부터 쓩~ 나가는 기분이 좋았다. ㅋㅋㅋ 시간도 브런치 타임으로 잘 잡아서 레스토랑 안에 우리밖에 없어서 좋았다. 로제 파스타랑 풍기피자로 맛있게도 냠냠.

 

제주에서 유기농사하는 농부님께 (@chacharo) 감귤류와 당근 콜라비 등을 주문해 먹는다. 유기농이라 참 좋은데 박스로 배송받다보니 박스와 충전재 전단지 등이 쌓인다. 이 농부님은 경마공원 직거래 장터에 나오셔서 그동안 받은거 안버리고 모아두었다가 갖다드렸다. 다시 쓰신다고 좋아하셨다. 아까운 자원 쓰레기 만들지 않고 순환시킬 수 있어 기분 좋았다.

 

곰이랑 장보고 저녁까지 먹고 들어왔다. 오랜만에 먹은 콩나물 국밥은 시원하고 맛있었다. 3월엔 하루한끼 비건식 챌린지 할건데 첫날부터 실패 ㅋㅋ종일 외식한 덕분에 비건으로 못먹었다. ㅎㅎㅎ

3월은 2일부터징~ 다시 도전!!!


점심 준비를 막 하려는데 연락을 받았다. 절기음식 학습이 있는 날이었다. 부랴부랴 준비하고 나가 같이 공부하고 뒷풀이까지 했다 ㅎㅎ 점심은 한라봉 하나랑 오트밀 드링크로 때웠는데 저녁에 골뱅이 소면, 감자튀김, 떡볶이 안주로 배 빵빵하게 먹었다. 얼마만에 간 호프집에 얼마만에 모이는 건지…. 너무너무 즐거웠다.


 

3월 절기살림 소모임은 경칩(3.5.)절기와 풍습에 대해 나누고 같이 쑥애탕 만들었다. 쑥애탕은 소고기와 두부 쑥을 넣어 만드는 궁중음식인데 우리는 쑥, 두부, 연근으로 빚는 사찰식 완자에 3월 제철식재료 바지락으로 국물을 내어 만들었다. 쑥을 많이 넣었더니 완자가 막 풀어지는 참사가 일어나기도 했지만 향이 엄청 좋고 맛있었다. 시원한 국물까지 남김없이 들이키며 해장 완료 ㅋㅋㅋ

먹는게 급해서 먹기 전 사진은 막찍음 ㅎㅎ

점심은 잘 해결했지만 저녁은 또 뭘 해먹을지 고민이 되었다. 반찬도 하나도 없고 밥도 해야해서 뭐 먹을까 곰이랑 톡하다가 외식당첨!!! 나물이 한상 가득 나오는 한정식 집에서 오랜만에 뜨끈한 돌솥밥과 반찬 먹었다. 나는 나물에 집중하고 곰은 생선이랑 반찬에 나오는 멸치까지 클리어. 깨끗하게 다 먹었다. 음식물쓰레기가 뭐예요? ^^


 

 

울엄마 고들빼기 김치는 정말 맛있다. 고들빼기 김치를 먹던 즈음이면 동네 아줌마들이 거의 매일 우리집에 모여 밥을 먹었던 생각이 난다. 하루에도 손님이 몇번씩 와서 우리집을 ‘길다방’ 이라고 부르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지 엄마가 고들빼기를 담지 않는다. 해달라고 몇번이나 말했는데 지금 때가 아니라고 다음에 나올때 담가준다고 그러고 이번에도 넘어갔다. 올 가을엔 꼭 배워서 내가 담가먹어야지..

아쉬운대로 양재 하나로클럽에서 주먹만큼에 만오천원이나 주고 사왔다. 물말은 현미밥에 고들빼기 김치 달랑 하나지만 왕후장상의 식탁이 부럽지 않다.

 

3월이 시작되고부터 매일 나가고 매일 밖에밥을 먹어서 조신히 집밥을 해먹을까 했더니 친구가 밥먹자고 연락와서 냉큼나갔다. 곰에게 마누라 없이 밥먹으며 나의 소중함을 느껴보라고 했지만 밥을 다 차려놓고 나갔는데 과연 소중함이 느껴지려나? 친구랑 간만에 밥도 같이먹고 수다도 떨고 차도 마시니 좋았다.


 

산불이 났다.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삼척까지 와서 한울 원자력 발전소와 LNG생산기지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잤더니 자면서도 걱정이 됐다. 눈이 일찍 떠졌다.

아침에 다시 헬기를 투입했지만 강풍으로 큰불은 잡히지 않았다고 했다.

 

아침을 먹었다. 주말인데 점심이 아니고 아침을..북어 콩나물 국 끓여서 나물 반찬에 김이랑 달래장이랑 배불리 먹었다. 지구 한쪽에선 전쟁으로 사람들이 고통받고 죄없는 아이들이 죽어가고 산불이 나서 또 죄없는 동식물들이 죽어간다. 산 아래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집을 잃고 재산을 잃고 우리의 소중한 삼림이 파괴되며 더 많은 탄소를 내뿜는다. 이런 위기는 앞으로 더 자주 일어날지 모른다.

 
 

우크라이나 긴급구호에 후원하고, 사전투표 하고 왔다. 삼척 동해 강릉은 우리 시집이 있는 곳이라나에게도 익숙한 지역인데 불타고 있다. 이런 시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작아서 속상하다.

 

 

곰이 봄가을 바지가 없다고해서 바지사러 가려고 했는데 이런 시기에 내가 직접 도움은 못되더라도 쇼핑을 하고 있는건 아닌것 같았다. 마음이라도 모아 기도하고 집에서 책보다가 둘 다 잠들었다. 저녁때가 다 되어 일어나 간단한 저녁준비했다. 김치떡만두국 끓이고 배송받은 꾸러미로 버섯 샐러드만 만들어 곁들였다.

 

이 채소 꾸러미 진짜 맛있다. 지난번에 이 한박스를 세번에 다먹은건 우연이 아니었다. 울곰도 샐러드가 맛있다고 했다. 유기농을 넘어 자연농으로 키운 채소는 향과 맛이 다르다. 농업은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이자 엄청난 가해자이기도 하다. 땅과 공기 사람과 뭇생명에 피해를 입히지 않고 조화롭게 키운 채소인데다 농부 직거래로 제값주고 산 채소라 마음까지 좋다. 그릇에서 자꾸 떨어질 정도로 잔뜩담아 산더미같은 샐러드를 다 먹고 마지막엔 서로 먹겠다고 투닥거렸다. 후식으로 과일도 먹었다. 제일인기 있는건 짭짤이 토마토!


 

또 눈이 일찍 떠졌다. 아직도 산불을 못껐다는데 큰일이다. 시집식구들이랑 연락해보니 집은 피해가 없지만 우리가 다녔던 동네가 난리도 아니란다. 연기가 자욱하고 불타는 모습도 보이고 재난문자도 계속 온다고…

얼른 불이 잡혀야 할텐데….

양송이 스프만 끓여서 꾸러미 채소 샐러드에 과일 곁들여 먹었다. 알록달록 예쁘고 소화도 잘 되는데 준비시간도 짧아서 애정하는 메뉴.

 

아점으로 소화 잘 되는 걸 먹어서 금세 배가 고파졌다. 곰이랑 커피&쿠키 먹었는데 그걸로는 해결이 안된다. 사은품으로 받은 베지가든 채식만두를 렌지에 데웠다. 와우~ 요즘 채식제품 진짜 장난 아니구나. 데울때부터 라면냄새가 나더니만 맛도 좋다. 가공식품이라 건강에 좋을리야 있겠냐마는 동물성 가공식품보다 성분도 괜찮다. 쓰레기만 덜 나오면 사먹겠는데 투머치 쓰레기… X.

 

만두를 먹어서 그런가 곰이 저녁에 탕수육 먹고 싶단다. 지난번 이마트 유기농 코너에서 식물성 탕수육 사놓은것이 있는데 그게 궁금한가보다.

소스는 짜고 시다는 평이 있어서 야채를 많이 넣고 같이 뭉근히 끓였더니 간도 딱맞고 맛있었다. 바삭한 탕수육이 맛있었는데 고기라기 보다는 스팸에 가까운 맛이랑 식감이었다. 고기 같지는 않아도 이건 논비건이 먹어도 맛있는 맛이다. 중식 특집으로다가 두부면에 두부 크럼블 짜장도 곁들이고 다 가공식품이니 샐러드도 산더미처럼 만들어 맛있는 주말 마무리.


이번주는 내내 외출하는 바람에 외식도 많고 따라서 기름진 음식이랑 가공식품도 덩달아 많이 먹었다. 아무리 채식이라도 그런 음식을 많이 먹으면 건강하지 않다. 제일 속이 편한건 기름없이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었을때와 나물 듬뿍 한식 상차림을 먹었을때다. 이번주엔 봄나물 반찬 만들어서 비건이 중심이 아닌 더 건강한 식단 중심으로 먹어야지.

 

산불이 났다.

보통은 매우 건조한 4-5월에 발생하는 산불이 올해는 2월부터 계속 발생중이다. 사람들은 방화와 부주의한 사람들 때문에 그렇다. 정치적인 계략이다. 음모다. 말이 많던데 이 산불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위기 이다.

 

평년대로라면 눈이 녹기 전인 1-2월에도 이미 축구장 1800개 크기의 산림이 산불로 소실 되었다.

올 봄은 추웠기 때문에 눈이 와 얼어있었다면 산불이 났다 하더라도 옮겨붙기가 어려운 조건이다.

 

 

 

 

하지만 50년만의 최악의 겨울 가뭄 때문에 땅과 나무, 지난가을 떨어진 낙엽들이 바싹 말라 있었고 작은 불씨에도 삽시간에 넓고 크게 퍼져 대형산불이 되었다.

 

지난 주말에만 전국 19개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했다. 이 산불은 방화가 원인이 아니다. 이 산불의 이름은 기후재난이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방화범을 사형에 처하라는 댓글을 다는 일이 아니다. 국가적 세계적 재해도 정치에 이용하는 판에 부화뇌동 하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이런 재해가 더 많이 더 자주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모두의 삶을 지키는 생태적 전환!! 을 이뤄내는 것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버리는 삶은 지구의 착취를 바탕으로 한다. 우리의 삶을 바꿔야 이 재앙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다. 개발, 성장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공존, 평등, 정의를 이야기해야한다.

 

아직도 불타고 있는 우리 산 ㅠㅠ

조속히 진화되길 … 더이상의 피해가 없길… 🙏

 

 

2021년에 태어난 어린이들은 60년 전에 태어난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7배나 더 많은 폭염, 2배 더 많은 산불, 거의 3배나 많은 가뭄, 홍수, 기근이 일어나는 지구에서 살 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

기후위기는 불평등으로 인해 서로 돌보지 않고 아끼지 않고 나누지 않아 일어난다. 우리가 이 세상을 정의롭게 바꾸지 않는다면, 기후위기가 이 세상을 파국적으로 바꿀 것이다. 우리의 정의로운 투쟁 위에서만 우리의 지속가능한 세상을 열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투쟁하기에는 너무 늦지 않았다. 하지만 망설이기엔 너무 늦었다.

<조천호의 파란하늘> 한겨례 연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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