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주엔 한번 비가온데다 주말에 할 일도 많고 토요일인 어제 춥고 날이 흐려서 텃밭에 나가지 않았다. 기온이 며칠 사이에 뚝 떨어져 지난주에 받은 모종도 심어주기가 불안하고 물도 안줘도 될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오늘 눈을 뜨니 해가 쨍쨍 화창했다.
갑자기 텃밭 작물들이 얼마나 자랐을지 궁금해졌다. 보고싶었다.
그래서 눈뜨자마자 텃밭에 출동했다.

멀~ 리서 봐도 벌써 초록초록, 우리 생태텃밭에도 뭔가가 자라고 있는것이 느껴졌다.
기대감이 고조되는 순간이었다.

내 밭에 도착하니 뭔가 무성해진 느낌이었다.
(ㅋㅋ사진은 안그렇지만 마음만은 무성하다 ㅎ)


먼저 열무가 한주만에 키가 훌쩍 컸다. 벌레의 공격을 받아 구멍이 뽕뽕 뚫렸어도 지난주에 솎아준 덕인지 청소년 열무로 초록초록 커진것이 느껴졌다. (어린이 열무아님 ㅎㅎ)


솎아줬지만 그래도 사이사이 거리가 너무 가까운것 같아 몇뿌리 더 솎아줬다. 이제 솎음열무도 꽤 커져서 비빔밥 해먹으려고 가져왔다.


지난주에 심어준 토종 상추는 연두연두한 티를 벗고 자리를 잘 잡았다. 훨씬 싱싱하고 튼튼해진 느낌이다.


여리여리하던 토종대파도 제법 파다운 모습을 보이고,


토종뿔시금치는 몰라보게 크고 무성해졌다.


‘왜 안보여주나 ~’ 걱정했던 감자 싹도 모습을 드러내고, 상추와 대파 사이의 완두도 제 모습을 뽐냈다.


물주다가 감자가 드러나 해를 봤기 때문에 안자라면 어쩌나 걱정했던 감자에도 드디어 싹이났다. 너무너무 신기하고 또 고마웠다. 뭐든 내 속도로 애태우며 재촉하지말고 기다려줘야 한다는 걸 알려주는것 같았다.


딱 하나 올라왔는데 그마저도 썩은것 같던 강낭콩은 이렇게 본 잎을 올리고 있어서 기특하고 대견했다. 느리더라도 튼튼하게 자라면 좋겠다.

오늘 텃밭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녀석.
나눔받은 그린빈이다.


메리골드의 호위를 받도록 감자고랑 위에 사이짓기로 심어준건데 드디어 오늘 싹이 올라온 걸 보았다. 신기신기 너무 예쁘다. 나중에 그린빈을 수확해 볶아먹으면 진짜 감동적일것 같다.


딜도 제법 본모양을 드러낸다. 한줄 심었는데 두어개 자란거보니 정말 내가 옮겨 심으면서 뿌리를 다 상하게 한 모양이다. ㅠㅠ


열무가 폭풍성장하면서 딜을 가리기도 해서 오늘 모닝글로리 옆에 다시 줄뿌림 해주고 왔다. 딜은 꼭!!! 잘 자라면 좋겠다. 딜 너무 좋다.




여전히 잘 자라주고 있는 완두콩과 (완두싹이 세 개인데 이것도 솎아줘야 하나?) 제법 커진 감자싹이 휑~ 해보이는 내 밭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텃밭지기님이 줄뿌림 설명하면서 시범보였던 상추씨가 이렇게 자라 상추가 되었다. 씨뿌림 한 뒤에 밭을 갈아서 뿌린상태 그대로가 아닌데도 어쩜 이렇게 자라는건지 ㅎㅎ 여긴 열매채소를 심을 자리지만 심기 전까지는 자라라고 그대로 두었다.
다음주에 더 자라면 상추수확도 할 수 있겠다 ㅎ


감자를 심을때 간격맞춰 쪼로록 심었는데 어쩜 이렇게 제 멋대로 났는지 신기해 죽겠다.
작고 엉성하고 부족한 내 텃밭이지만 내 눈엔 너무 사랑스럽다.
일주일에 한번씩 단비가 내려주면 좋겠다.
날씨가 추웠다 더웠다 요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당장 탄소배출을 안한다고 해도 이미 배출된 탄소 때문에 이상기후는 막을 수 없다고 하던데… 앞으로의 농사는 어떻게 되는건지 걱정이 된다.
일단 나부터 잘해야하는거겠지?
저탄소 친환경 라이프!! 더 노력해보자.




오늘은 겹벚꽃이 너무 예쁜 보리밥 집에서 점심먹고 돌아왔다. 요즘 주말까지 하루도 쉬는 날이 없는데 텃밭에 다녀오니 숨통이 트이는것 같았다. 내가 교안의 늪에 빠져있을 때 기술적인 것도 도와주고, 지금도 설거지 하고 있으며 뭐든 같이 하려고 하는 곰이 고마웠다.
지금 누리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지.
바쁜것도 감사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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