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호미의 다용도 사용법, 열무와 뿔시금치 딜 수확, 상추 옮겨심기 등(22. 5. 14)

베푸 2022. 5. 16.

 

3월 말 다 같이 감자를 심은 뒤론 각자 자기 텃밭을 돌보고 작물을 심었는데 한달 반만에 생태텃밭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전국 씨앗 도서관 협의회 박영재 대표님이 오셔서 텃밭 농사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우리는 ‘솎는다는게 뭐예요?’ 를 묻는 생초보 도시농부라 어이없으셨을것 같은데 재미있게 잘 알려주셨다. (알려주신 내용은 정리해서 다시 올려야지)

 

 

그 중에서도 호미 사용법은 정말 놀라웠다. 아마존에서 왜 명품호미로 인기 있는건지 이해가 갔다. 호미는 우리 전통 농기구 라는데 자부심이 뿜뿜했다.

 

 

작물달력과 농지관리기록 수확이나 채종기록도 할 수 있는 농부일기도 선물로 주셨다. 텃밭에 나간 기록을 차분히 해두면 성장하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고 하셨다. 농사기록 뿐 아니라 그 시기 주변 자연환경은 어땠는지도 기록해 두면 좋다고 하셨다. 그래서 잊어버리기 전에 또 이렇게 텃밭일기를 쓰고 있다 ㅎㅎ

 

12일 목요일 저녁에 물주러 갔을때는 가로수로 심어둔 이팝나무가 너무너무 예쁘게 피어있었고

텃밭에는 애기똥풀이 지천이다. 노랑노랑하니 참 예뻤다. 텃밭 첫날엔 눈이 왔는데 ㅎㅎ 그 새 계절이 두번째 바뀌고 있네.

 

텃밭에 오면 다들 물주기 바쁘지만 사실 물을 주는것 이전에 밭을 깨 주어야 한다고 한다. 물만 준 밭은 겉이 딱딱해져 물을 주어도 스미지 않고 고랑으로 다 흘러나간다. 딱~! 우리 밭 상태라서 화들짝 놀랐다. ㅎㅎㅎ

따라서 ✔️ 밭에오면 호미로 흙을 깨는 일부터 먼저한다. 흙을 쪼아주면 모세혈관을 자극하는 것과 같아 물주는 것과도 같은 효과를 준다.

그런 다음 주변 풀을 호미로 뜯어(?) 흙과 함께 작물주변으로 덮어준다(북주기) 북주기는 물주기 풀베기 양분주기의 1타 3피 효과다.

 

나는 수업 전 밭에 일찍 도착한 바람에 이미 물을 줘버려서 흙을 깨고 북을 주는 일은 못했다. 다음에 가면 그것부터 해줘야지.

 

우리밭 한쪽이 정글처럼 무성해졌다.

폭풍성장한 열무는 이제 수확할 때가 되었다.

 

 

땅에서 열무를 쏙쏙 뽑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애기애기 할때 벌레가 잔뜩 먹은걸 생각하면 아주 뿌듯했다. 토종 열무인데다 씨앗으로 심어서 키운거라 더욱 감동적이었다.

열무 옆에 어느새 폭풍성장한 뿔 시금치도 꽃대를 올리려고 하길래 씨를 받을 한 포기만 두고 모두 수확했다.

 

열무를 뽑은 자리에 나온 지렁이 ㅎㅎ 예전엔 징그러웠는데 이젠 고맙다. 지렁이가 사는 건강한 땅에서 내 작물을 키울 수 있어서 좋다.

 

내 텃밭 양쪽 끝엔 돌무더기가 있다. 밭을 갈다가 나온 돌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몰라 그냥 예쁘라고 쌓아준건데 잘했다고 칭찬받았다. 이 돌 사이사이에 곤충과 거미가 숨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준거란다. 농부가 다가오면 얼른 몸을 감췄다가 가면 다시 나와 해충을 잡아먹고 식물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는데 모르고 한 일이지만 뿌듯하고 든든했다.

 

씨앗부터 발아시켜 모종으로 키운 오이도 텃밭에 정식해주고,

 

상추심는법 강의하다가 시범으로 뿌려진 씨에서 저절로 자란 상추 4포트는 뽑아다 시금치 수확한 자리로 옮겨주었다. (상추는 옮겨심기가 가능하다고 해서 옮겨준건데 좀 시들시들해지긴 했다. 죽으면 어쩌지?🥲 힘내 얘들아!!)

 

열무 심었던 자리엔 늦었지만 땅콩도 심어보고,

 

완두가 타고 올라갈 지지대도 만들어 주었다. 그린빈에겐 주변의 풀을 뜯어 초미니 멀칭을 해주고 ㅎㅎ

 

딜도 처음으로 수확했다. 옆 쪽에 쪼로록 줄뿌림했던 딜은 드디어 올라오는 것 같다. 기대된다.

 

청경채 싹이랑 오이옆에 새로 뿌린 열무도 올라오고 있다. 새싹들 정말 짱 귀욤.

 

열매채소들 지주대에 8자 묶기로 묶어주고,

 

대표님이 나눠주신 사과참외 한포트와 지기님이 나눠주신 딸기 한포트,

 

그리고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아서 쪼로록 밭 주변으로 심어주면 좋다는 대파도 심어주고왔다. 대파는 오이와 동반식물이라는데 우연히 오이 옆에 심어서 뿌듯했다. ㅎㅎㅎ

 

빠뜨리면 섭섭한 우리 감자.

 

상추까지 몇장 뜯어서 상자가득 풍성한 수확물을 들고 집에왔다.

 

뿔 시금치는 된장국으로

 

한줌 딜은 오이 할라피뇨 피클에..

 

그리고 열무는 오이 열무 물김치가 될 예정이다.

 

일 많~ 이 한 뿌듯한 텃밭일기 끝!!!


 

덧,

토종열무라서 그런가 무가 꽤나 큰 우리 열무는 여리고 아삭아삭해서 맛있을것 같다.

한살림 오이와 같이 오이 열무 물김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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