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볏짚멀칭, 땅 쪼아주기, 오이 지주대 손질(22. 5.15.)

베푸 2022. 5. 16.

 

어제 텃밭에 다녀왔기 때문에 다시 텃밭에 갈 생각은 없었는데 단톡방에서 멀칭을 할 수 있는 볏짚을 갖다 놓으셨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이 되었다.

 

‘아~ 오늘 아니면 시간 없는데….’

‘다음주는 텃밭 못가는데…. ‘

‘사진에 볏단도 많지 않아 보이는데….’

 

결국 해질때 쯤 밭에 나갔다.

우리 텃밭 한 쪽에 볏단이 놓여있었다.

이미 발빠르게 멀칭을 해 준 밭도 있었고 멀칭을 가지모종에만 해준 왕초보티가 나는 밭도 있었다.

 

나는 어제 배운대로 호미로 땅 쪼아주기를 먼저 했다. 풀 뜯어서 흙과 함께 그 사이에 자란 감자에게 북주기도 했다.

 

땅을 깬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은 이렇게나 차이가 난다.

 

화학비료를 하거나 농약을 주는 땅은 갈수록 더욱 단단해져 땅을 갈지 않고는 농사를 지을 수 없고 땅을 가는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해 기후위기에 악영향을 준단다. 농업이 기후위기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인것이다. (농약과 화학비료로 오염되는 땅과 물은 당연하고 쓰레기도 엄청나다)

 

어제 사진을 빠뜨렸던 사과참외가 바로 이녀석이다. 언제 익었는지 몰라서 그렇지(하얗게 익어서 익은건지 아닌지 구별이 어렵다고) 맛있다고 하셔서 기대된다. 아래로 아래로 넝쿨로 번진다던데 잘 자라서 참외를 몇개라도 수확할 수 있으면 좋겠다.

 

조선오이는 텃밭에 정식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잎이 누래졌던데 잘 적응 할 수 있을까?

 

새잎을 뾰로롱 올린 대견한 그린빈이랑 감자의 그늘에 가려 고전중인 강낭콩(힘내!!!)

 

대파와 딜은 너무 약하고 여리여리하더니 어느새 잘 자라고 있다.

 

꽃대를 올리고 있는 뿔 시금치!

뿔시금치는 꽃도 뿔처럼 생겼다 ㅎㅎ 브로콜리 같기도 하고 …

채종해서 내년에 또 심어야지.

 

사이사이 초록이들 다치지 않게, 그러면서 볏짚이 충분하지 않아보이니 다른 사람도 쓸 수 있게 최대한 아껴서 볏짚멀칭을 해줬다. 볏짚엔 여러 균과 미생물이 살고 이것이 또 땅과 밭의 생태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멀칭의 역할이 끝나면 밭을 갈 때 같이 섞어 비료로 쓴다.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훌륭한 볏짚.

 

텃밭에 나오면 예쁜 곤충도 자주 만난다.

얘는 머리가 알록달록 점박이에 등은 초록이고 꼬리는 파란색이던데 이름 궁금하다. 다리에 무늬까지…

‘ 너 해충은 아니지? 패셔니스타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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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에 못가니까 오이와 토마토 지주대도 A자로 재정비 해주고, 오이가 타고 올라 갈 수 있도록 줄도 대충 감아두었다. 이렇게 하는게 맞는지 모르겠다. 옆구리도 감아줘야 하나?

 

멀칭을 하고나니 더 예뻐진 우리 텃밭.

다 해놓고 있으니 지나가는 분들이 볏짚은 왜 덮어놨냐고 물어보셨다. 때는 이때다 싶어서 볏짚의 유용함과 비닐멀칭의 나쁜점, 그리고 환경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는,

“오~ 그럼 비닐 하지 말아야겠네. “ 라고 하셔서

뿌듯했다 ㅎㅎㅎ

 

그런데 도시에선 비닐을 대신할 멀칭물질(?)을 구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요새 볏짚을 어디서 구해요?”

“그러게요. 어렵게 구했어요.”

그게 함정… ㅠㅠ

 

Farm peachgarden 농부님이 사용하신다는 재활용 폐지로 만든 종이멀칭, 후기도 올려주신다고 했는데 좋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고작 한평 땅 호미질 했다고 물집잡힌 내 손😝😝

 

여튼 멀칭도 해주고 물도 주고 왔으니 다음주까지 잘 자라주길~!!

 

아자아자 홧팅!!!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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