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5.9~5.15)

베푸 2022. 5. 16.

 

애증의 월요일 교안… . 배우는것도 많아 기쁘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너~ 무 시간이 많이 들어서 스트레스 받는 일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 내가 PPT발표 하는 날이라 30분 일찍 가서 설치하는데 공을 들였구만 결국 이 스마트 티비는 날 도와주지 않았다. ㅠㅠ 멀쩡한 최신교구를 놔두고 소리도 나오지 않는 빔프로젝터로 발표해서 준비한 내용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속상했다. 아침엔 한살림 운영위회의하고 점심도 삼각김밥 하나로 때웠는데 신경을 써서 그런가 그마저도 체한듯했다. ㅠㅠ

 

집에 오는길에 저녁으로 김밥이랑 만두를 사왔다. 비닐 봉지까지 받았다. 바빠지고 몸이 힘들어지니 제로웨이스트 실천도 멀어진다. 통을 미리 챙기는 신경도 쓰지 못하고 짐이 많아 손이 모자라서 비닐봉지까지 받아왔다. 예전의 나는 통이 없으면 사지 않았을텐데 오늘은 솔직히 비닐을 받지 않겠다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도 않았다. 에너지가 없다. 젓가락 빼달라는 말도 두 번이나 하면서 짜증이 났다. 왜 사람들이 배달음식 포장음식을 많이 먹고 쓰레기도 많이 배출하는지 이해가 갔다.

사람이 쓸 에너지는 한정적인데 그 에너지를 어느 한군데에 다 쓰다보니 삶을 살아가는 기초가 되는 일에(그렇지만 누가 검사하거나 마감기한이 있지는 않은 일에) 에너지를 덜 쓰게된다.

나는 대체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던 사람이라 환경문제에도 신경을 쓸 수 있었던게 아닌가? ‘환경운동은 부르주아들이 하는거 아니냐?’ 는 사람들의 비판이 한편 이해가 되기도 했다. (동의하진 않는다.) 도시의 속도, 우리의 속도는 감당할 수 있는 삶의 속도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든다. 나는 먹는게 너무 중요한 사람인데 그걸 제대로 하지 못하니 맘도 불편하고 생활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먹는 밥이지만 너무 맘에드는 한살림 도시락!

한살림 친환경재료로 만든 이런 도시락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콩밥에 미역국, 양배추 볶음과 두부조림, 계란찜, 병아리콩, 김치. 다 너무너무 맛있었다. 남음제로 로로로!!

강의 끝나고 또 엄마집에 갔다. 엄마가 김 구워놨다고 가져가라고 했기 때문이다 ㅋㅋㅋㅋㅋ

간도 딱맞고 너무 맛있는 조미곱창김이랑 그냥 구군 곱창김. 원초도 좋은거라 비린내도 하나 안나고 달았다 ^^ 엄마가 끓여준 누룽지에 토마토 달걀볶음, 황태구이로 저녁도 먹고 집에왔다.

김은 먹을때마다 포장쓰레기가 엄청나서 죄스러운데 당분간 제로웨이스트! 맛있는 김 먹을 수 있겠다.

곰이 한통 다 씻어다 준 유기농 블루베리랑 카라향도 먹고 우리 동서가 서프라이즈로 보내준 커피랑 차 선물도 받았더니 기분이 좋아졌다. 자고로 사람이 잘 먹어야 기분이 좋다 ㅋㅋㅋㅋㅋ 몸은 오늘도 힘들었지만 가족들의 도움으로 행복해진 하루였다.

 

이 나무는 두 나무가 합쳐진 느티나무다. 장애인도 같이가길…

오늘 5호선에서 뉴스에서만 보던 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보장 시위를 간접 경험했다. 내가 탄 차가 시위가 끝난 뒤 처음으로 정상운행되는 차였다. 방송이 계속 나왔다. 우리는 겨우 3-40분 늦는걸로도 불편하다느니 불법이라느니 말이 많은데 평생을, 아니 장애 역사상 한번도 이동의 자유를 누려본 적 없는 그 사람들의 권리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는다. 달리 맘을 보탤 방법은 없고 안산 선수가 말한것처럼 “비 장애인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게 당연한 세상이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액 기부했다.


 

동서가 준 허브티로 기분좋은 하루를 시작했다. 향이 정말 저세상 향이다. 다먹은 티백을 버리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인공향이 아니라 더 좋다.

점심은 지부사무실에서 막 담근 오이김치와 곤드레밥 먹었는데 사진을 못찍었다.

식생활 문화기획단 회의가 있는날. 우리 기획단은 회의에 공부까지 정말 빡시다 ㅎㅎ 다문화가정 아이들과의 첫 수업도 다가오고 있어서 교안회의도 했더니 점점 실감이 난다. 끝나고 다같이 아구찜 먹으러갔다. 너무 많이시킨거 아니냐고 남음제로해야한다고 잔소리 했더니 다들 협조해주셨다 ㅎㅎㅎ 이정도면 남음제로라고 사진찍으라는 우리 단원들. 완벽하진 않지만 노력했다.


 

이번엔 식생활 교육활동가 양성과정에서 교안예시를 작성해 내란다. 밤에 자면서도 교안 아이디어 생각을 했다. 나 요즘 교안의 늪에 빠져서 너무 힘들다. ㅠㅠ 아침부터 스타벅스에 가서 작업했는데 컴터랑 씨름하는 동안에는 당췌 넘어가지가 않아서 다 전송하고 오후 3시에 샌드위치로 첫끼니를 먹었다. 그리고 또 선물받은 커피~ ! 요즘 여기저기서 커피를 사다주신다. 감사한데 일회용컵을 자꾸 받게돼서 맘이 무겁다. 어쩌면 좋지? … 다음부턴 안주셔도 된다고 하면 기분나쁘시려나?

 

아무래도 날이 너무 가물어서 텃밭의 아이들이 잘 있는지 걱정이 되었다. 멀칭도 안한 맨땅이라 일주일에 한 번으론 부족할것 같아 가보았더니 역시나 땅이 쫙쫙 갈라지고 바질이 죽으려고 하고 있었다 ㅠㅠ 씨앗도 발아하지 않았던데 너무 건조해서 그런가보다. 얼른 물 주고 근처에서 메밀국수 먹었다. 텃밭에 이팝나무가 잔뜩 피어서 예뻤다. 우리 텃밭단톡방에 텃밭의 가뭄(?)상황과 저녁광경을 올렸는데 어떤 사람 하나가 지금 시간이 몇시냐며 짜증을 내서 밥먹다 체할뻔했다. 8시 4분인데… 허허 참… 그 분 한두번 그러는게 아니라 싸우고 싶었는데 활동가님이 개인톡을 보내 말리셔서 참았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간다는 건 쉬운게 아니다.


 

이번 교육때는 부엌공간에서 다른 활동을 하셔서 점심준비가 어렵다신다. 메뉴고민 안하고 좋았는데… ㅠ. 다른 분들이 닭곰탕, 돈까스 등 먹으러 가셔서 나는 혼자 김밥사서 경희궁에 가서 먹었다. 그냥 앉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팬텀싱어 가수가 기부한 벤치라서 한컷 찍어봤다. 집에서 가져온 귤친구랑 토마토주스 , 한살림 와플도 먹었다.

점심부터 토마토 파스타가 먹고싶었다. 그런데 검색해보니 광화문 물가 후덜덜하다. 제일 저렴한 뽀모도르가 16000원 이었다. 엄청 분위기 있는곳도 아니고 여유있게 먹을 것도 아니고 한끼 점심으로 먹기엔 과하다 생각이 들어서 김밥 먹었더니 오는길에도 먹고싶었다. 나는 일자목에 말린어깨라 조금 무리하거나 피곤하면 목부터 허리까지 온몸이 굳어버리는것 같은 증상이 있는데 그 증상이 요즘 심해졌다. 저녁이 되면 머리도 아프고 구토증상이 생길정도다. 곰이랑 만나서 파스타 사먹고 들어왔다. 이것도 사연이 많지만.. (웨이팅 까지 했는데 우리 주문이 안들어가서 엄청 늦게나왔다.) 맛은 있었다. 아~ 몰랑. 피곤하다.


 

이번주 텃밭에선 강의도 듣고, 수확도 하고, 모종도 심고, 옮겨심기도 하고, 새로 씨앗도 뿌리고, 지주대도 정비하고 많은 일이 있었다. 10시부터 텃밭에 있었는데 1시가 다 되어 끝났다. 아침도 안먹었는데 가는길에 차에선 배고프더니 막상 텃밭에서 이것저것 할 때는 배가 안고팠다.

 

끝나고 근처 식당에서 곰이랑 냉모밀에 만두 먹고 들어왔다. 날이 흐리고 바람이 부는 날이라 냉모밀이 안어울리는 것 같은데 괜히 시켰나? 싶었는데 센스있는 아주머니가 얼음을 안넣어주셨다.

오늘 날씨엔 추운것 같다고 하시면서 ㅎㅎㅎ

커피까지 맛있게 먹고 들어와 수확한 열무와 시금치를 손질했다. 종이컵 안쓰려고 텀블러도 들고 들어갔는데 커피는 자동판매기 종이컵에 나와서 두 개 써버렸다. ㅠㅠ

사다놓은 떡이 오래돼서 누렇게 변했던데 상태를 보니 괜찮았다. 다행이었다. 혹시 모르니 깨끗하게 여러번 닦아서 다시 맛을 확인하고 얼른 떡볶이 해먹었다. 같이 사다둔 브로콜리도 파마머리같은 복실복실 부분이 누렇게 변해서 줄기랑 밑둥부분만 먹었다. 그래도 요즘은 퇴비화 때문에 식재료 부산물은 쓰레기로 버리지 않아서 마음이 훨씬 나았다. 식재료에서도 남음제로!!! 버리는 걸 만들지 말아야지.

뿔시금치는 씻어서 담아두고, 딜은 오이 할라피뇨 피클담그는데 넣었다. 텃밭에 다녀온 날은 기분도 좋고 왠지 하루를 잘 살아낸 느낌이다. ㅎㅎ

 


 

내 밭에서 따온 상추 몇 장에 꾸러미 쌈채소, 뿔시금치로끓인 처음이나 올해 마지막 된장국, 어머님 열무김치와 한살림 파김치, 울곰이 한 진짜 잘 된 오분도미 밥으로 오~ 랜만에 맛있는 집밥.

뿔시금치는 처음 먹어보는데 동초 같은 시금치보다 단맛은 좀 적고 구수한 맛이 많이났다. 나물로 못먹어봐서 정확한 맛은 모르겠지만 국으로도 엄청 맛있었다. 내 시금치라 더욱 소듕해.

텃밭에 또 다녀오는 바람에 저녁이 늦어졌다.

저녁밥으로 우동을 끓여먹으려고 했는데 집 앞에 떡볶이 트럭이 왔다. 곰이 먹고싶어하길래 통 들고 나가서 뚜껑없이 바로 사들고 왔다 ㅎㅎ 쓰레기가 1도 없는 제로웨이스트 분식.

나는 열무김치 꺼내서 떡볶이를 반찬으로 먹으며 밥을 먹었다.

텃밭에 다녀와서 피곤한데다 김치도 담가야해서 할 일이 남았는데 잘됐다 싶었다.

 

내 열무 손질해서 드디어 물김치 완성!!

이번엔 비건김치로 담갔는데 맛있게 익었으면 좋겠다


 

중국이나 다른 나라와는 달리 우리는 방역조치도 완화하고 엔데믹 분위기다. 그건 좋은데 동시에 우리의 위기의식도 문제의식도 사라지는 것이 아닌지 염려가된다.

 

코로나가 이대로 끝날지도 확실하지 않지만 앞으로 이런 전염병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구는 어떤 영웅적 히어로가 갑자기 나타나서 구해주지 않는다. 우리 개개인 모두가 전세계 전우주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코로나때 배운 그 사실을 잊지 않기를….

기후변화는 우리가 당면한 가장 크고 위협적인 문제라는걸 … 먹고사는 문제가 아니라 죽고 사는 문제걸 잊지 않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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