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장마철의 텃밭(22.7.2.)

베푸 2022. 7. 4.

 

장마철이라 내내 비가 온 한주였다. 특히 수~목요일엔 천둥번개에 바람도 엄청불고 여기저기 침수됐다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많이 와서 걱정이 되었다.

 

내가 꾸러미 정기배송 주문하는 농부님의 비닐하우스도 잠겼다는 소식에 고랑과 이랑의 높이 차가 별로 없는 내 텃밭도 잠겼을까 염려되었다.

 

그런데 금요일에 텃밭 지니님이 사진을 보내주셨다. 염려와 달리 우리 텃밭은 너무도 멀쩡하게 푸릇푸릇한 모습이었다.

 

잎에 병이 든것 같아 걱정이던 마지막 모습과도 다른 생생한 오이잎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그 사이에 덩굴손을 정말 많이 내서 위로도 올라가고 남의 텃밭까지도 손을 막 뻗어 펼쳐나가는데 어떻게 해줘야 할지 남감했다. 가지를 잘라줘야 하나? 😅😅.

 

잎에 병이 든것 같아 속상하던 조선오이는 지난주에 한살림 영양제 ‘잎나라’랑 병충해방지 ‘잎살림’을 뿌려줬더니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다. 못생긴 오이 하나를 달고 있길래 더 커져서 노각이 되도록 두고왔다 ㅎㅎ 드디어 첫 조선오이!!

 

토종가지를 첫 수확했다. 우리가 잘 알고있는 가지와 다르게 정말 통통하고 키가 작았다. ㅎㅎ 이 가지는 수분이 적어 보관성도 좋고 맛도 더 진하다고 하던데 궁금하다.

요즘 우리 텃밭의 다크호스 일본오이는 이번엔 한개 수확했다. 그 사이 덩굴손을 여기저기 뻗느라 에너지를 쓴 모양이다. 아주 실같은 오이를 주렁주렁 달고 있어서 다음 주가 기대된다.

 

우리 고추는 아무래도 오이고추인가보다. 하나도 맵지 않고 고추의 살 부분도 아삭아삭 하다. 그럼 지금까지 너무 작을때 수확한것 같다. 이제 더 크도록 놔둬야지. 아주아주 여리여리해서 죽을것 같던 고추모종 한 주도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 작고 연약해도 꾸준히 열심히 자라는 모습이 참 대견하다.

 

내~ 내 가만히만 있는것 같던 공심채는 날이 덥고 해가 뜨거워지니 이제야 제 모습을 드러낸다. 역시 동남아가 원산지인 채소답다. 쑥~ 커져서 처음으로 수확했다. 한끼 볶아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잘라낸 곳에서 또 자란다던데 몇번 더 해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뭘 어찌해줘야할지 모르겠는 사과참외는 아주아주 애기 참외 한개가 달렸다. 꽃은 엄청피고 덩굴손도 사방으로 뻗었는데 참외가 달린것은 거의 없어서 잘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이거 한개라도 꼭 수확할 수 있으면 좋겠다.

 

기대했던 토마토는 하나도 익지 않아서 한 개도 수확을 못했다. 그래도 세줄씩 주렁주렁 열린 모습이 참 예쁘다. 역시 토마토는 강렬한 햇빛인건가? ㅎㅎ 다음주에도 비가 온다던데 수확 할 수 있을까? 못하면 처음처럼 토마토 장아찌라도 담글 수 있겠지 뭐.

 

점심에 맛있는 그린빈 볶음 해먹고 갔는데

 

그린빈을 또 수확했다. 이제 한 그루(?)는 더 이상 나지 않는거 보니 올해 그린빈도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이다. 내년엔 더 많이 심어야징 ㅎㅎ 처음부터 힘겨웠던 강낭콩은 그래도 콩 세 줄기를 주고 떠났다. 딜이랑 딜꽃도 수확^^

 

 

감자를 캔 자리에 심어준 깻잎은 그 사이에 조금 자랐다. 영 시들시들하고 약한 모습이더니만 오늘보니 조금 크고 생생해졌다 ㅎㅎ 깻잎을 따먹다가 나중에 깻단튀김 해먹을 수 있었으면… 🙏

 

모종을 새로 사서 3개 심었던 상추는 하나가 장맛비에 버티지 못하고 녹아서 죽어있었다. 나머지 두 아이도 그렇게 튼튼해 보이지는 않던데… 잘 뿌리내리면 좋겠다. 꽃대를 올리는 상추는 씨앗을 받을 하나만 놔두고 뽑았다. 감자도 캐고 상추도 뽑고 콩도 다 뽑아서 이제 텃밭이 점점 허전해지고 있다.

 

8월에 배추를 심을때까지 쉬게 해줘야지.

 

너무 잘 자라는 바질도 따고 새로 심었던 청 로메인도 수확해서 이번에도 풍성하다.

 

내일 점심은 공심채 볶음!!

텃밭 가지도 넣어 두부조림 만들어 먹어야지.

 

그리고 바질페스토도 만들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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