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비 오는 날의 텃밭(22.7.7.)

베푸 2022. 7. 12.

 

이번주는 주말에 꿈자람 수업도 있고 월요일까지 제출해야하는 교안도 있어서 텃밭에 갈 시간이 없을것 같다. 그래서 미리 시간이 있을때 텃밭에 나갔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였지만 우리 아그들이 어떻게 변했을지 너무 궁금해서 가고싶었다.

 

만두전골을 사준다는 말에 곰이 순순히 따라나서서 금세 도착했다.

 

비가 오는 날이라 텃밭엔 우리밖에 없었다.

 

요즘 비가오면 더 덥고 습해지기만 하던데 웬일로 시원한 바람이 불고 기온도 좀 떨어진 듯했다.

 

비오는 텃밭은 촉촉하고 예뻤다.

그새 쑥 커진 옥수수들이 눈에 띄었다.

 

우리텃밭엔 오이가 먼저 반겨주었다. 노각이 되라고 놔두었던 조선오이는 정말 누렇게 이쁜 노각이 되었다. ㅎㅎ 흐뭇하게 수확하고 옆을 둘러보니 일본오이가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5일만에 어쩜 이렇게나 커질 수 있는건지… 오이는 비가오면 더 잘 자라는 느낌이다.

이번엔 엄청 큰 오이도 수확했다. 내 발사이즈 보다 더 크고 모양도 일자로 기다란 거대오이.

 

 

나는 초입부터 신이났다.

 

아직 수확은 안했지만 다음주면 여러개 딸 수 있을것 같은 가지도 보고, 키가커진 가지를 지지대에도 묶어줬다.

 

쑥 커진 고추 세개는 따고 주렁주렁 열려있는 고추도 확인했다. 이번엔 크게 키워서 오이고추 사이즈일때 따야지.

 

많이 달리긴 했는데 비가와서 그런지 익지 않아서 달랑 두 알 수확한 토마토. 그리고 지난주에 수확했는데 그 사이 쑥 ~ 자란 공심채도 예쁘다.

 

이번 텃밭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사과참외 ㅎㅎㅎ

너무 옆으로만 많이 번져서 어찌해줘야 할 지 모르겠는데 그 와중에 사과참외가 달려서 커져있었다.

 

하나는 탁구공 만하고 하나는 전구 만한 사과참외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언제 익었는지 모르겠어서 문제지 익은걸 먹으면 참 맛있다던데 ㅎㅎ

 

몇개라도 제대로 수확하고 싶은 마음에 비리비리하고 길게만 뻗어나가는 가지를 정리해주고 뿌리 주위에 영양제도 넣어주었다.

 

감자를 캔 자리에 심었더니 영양이 모자라서 그런지 영 맥을 못추는 깻잎이랑 아주 작은 고추에도 영양제를 주고 왔다.

 

다음에 갔을땐 잎에도 비타민 좀 뿌려주고 와야겠다.

 

감자랑 완두콩을 다 수확하고 상추도 뽑아버려서 반밖에 없는 텃밭인데 5일만에 들렀음에도 땅은 또 이렇게 수확물을 내어준다.

 

그래서 어머니 대지 라고 하나? ㅎㅎㅎ


 

오전에 내 텃밭에서 바질을 좀 따간다고 했던 지기님은 그 사이 이렇게나 토마토 마리네이드를 만들어 이웃들과 나눔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정말 여리고 작은 바질이 너무 잘 자라줘서 기뻤는데 나눔에 보탬이 될 수 있었다니 보람도 있다.

 

7월은 열매채소의 계절이다.

다음주엔 토마토 가지 고추 오이를 모두 수확할 수 있을것 같다.

계절의 변화가 느껴지는 텃밭이 참 좋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서 좋다.

자연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며 지키려는 마음이 있는 그 사람들을 지키고 싶다.

 

덧,

넘의 텃밭의 부러운 옥수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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