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텃밭에 가는 기쁨(22.7.21&7.26)

베푸 2022. 7. 27.

 

장염에 걸려서 텃밭은 커녕 집밖에도 나가기 힘들었던 시기를 지나고 살만해지자 제일먼저 텃밭에 가고 싶었다. 지난번 보고 온 아이들은 어떻게 변했는지 토마토는 익었는지 등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텃밭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보이는 오이엔 아주아주 애기 오이들이 주렁주렁 열려서 너무 기뻤다. 게다가 이 오이들은 첫 노각 이후에 기다리던 조선오이가 달린것 같아 기대감을 한층 키웠다.

 

한눈에 봐도 다른 (왼쪽)일본오이와 (오른쪽)조선오이 덕에 너무 기뻤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사진의 하나만 조선오이고 나머지 다 일본오이였다 ㅠㅠ (이제 오이 줄기가 얼키고 설켜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당) 조선오이가 많이 달리면 오이지 담그려고 했는데 … 그나마 달린 조선오이 하나도 너무 익은듯하여 노각을 만들기위해 그냥 두고 왔다.

꽃은 엄청 피는데 오이가 안달리는것보니 벌이 없어서 그런가 싶다. 암꽃과 수꽃이 수정을 못했나보다 ㅠㅠ 꿀벌아~ 도와줘~!!!

 

그린빈 3주 중에 하나는 죽고, 하나는 잎이 너무 벌레먹어 뽑아버리고 나머지 하나는 그냥 두었는데 그 사이 또 무성하게 자랐다. 날이 안좋은데도 꽃을 계속 피우더니만 오늘 가니 그린빈이 주렁주렁 달렸다.

 

한 주에서 한움큼 수확하고 또 달려있는 여리여리 가는 그린빈은 남겨두고 왔다. 너무 사랑스럽다.


 

장마에 깻잎을 심으면 아무렇게나 심어도 잘 자란다더니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깻잎이 폭풍성장했다.

잎에 벌레먹지 않도록 뿌려준 한살림 ‘잎살림’도 효과가 좋다. 아주 싱싱하고 깨끗하다.

 

비실비실하길래 텃밭에 옮겨심어준 바질은 잘 적응해서 싱싱하고 깨끗하게 자라고 있고,

 

가지를 4개나 수확해서 엄마한테 줬다.

 

덥고 습해지니 폭풍성장중인 공심채는 수확해서 볶아먹었고,

 

이제 거의 내 허리 높이까지 키가 자란 고추는 갈때마다 주렁주렁 열려서 수확의 기쁨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주 새로 발견한 사과참외랑 그 사이 훌쩍 커진 사과참외 ㅎㅎ 이제 색이 좀 하얗게 된 걸 보니 익은 듯하다. 달콤한 향이 나면 익은 거라던데 조금 더 뒀다가 주말쯤 수확해야지^^

 

도대체 언제 익는건가 싶었던 토마토는 내가 길러서가 아니라 정말 맛있다. 달고 아삭하고, 탱탱한것이 아주 훌륭하다.

 

비가 그치고 해가 났다고 그새 빨갛게 익어서 처음으로 넉넉히 수확했다. ㅎㅎ

 

이번엔 가지를 수확하지 못했지만 꽃도 계속 피고 있고 이미 달려있는것도 여러개라 다음엔 많이 수확할 수 있을것 같다. 그 전에 가지로 뭘 해먹을지 생각해둬야겠다.

 

씨가 떨어져 새로 난 건지 초록초록 싱싱해진 메리골드도 사랑스럽다. 가을 작물을 심기 전에 내 텃밭에 더 많이 삥~ 둘러 심어야지 ㅎㅎㅎ

 

아직도 근처에 가면 기분좋은 향을 풍기는 딜은 좀 더 있으면 채종할 수 있겠다. 일부는 가을에 심고 또 일부는 내년에 심어야지. 꽃이 지고 그 자리에 까맣게 익어가는 씨앗이 사랑스럽다. 자본의 고리를 끊는 순환속에 있다는것도 감격스럽다.

 

또 오이가 4개나 뙇!!!

올 여름엔 오이를 사먹은적이 없는것 같다 ㅎㅎ

 

 

코딱지만한 손바닥 텃밭에서 갈때마다 풍성히 내어주니 자꾸 가고싶고 자꾸 보고싶어진다.

 

여가시간이 생기면 소비하는데 시간을 보내지 말고 생산하는데 시간을 보내라는 글을 읽은적이 있다. 소비는 더 많은 자본을 필요로하고 영혼을 허탈하게 만들지만 생산은 채워지는 시간이라고 말이다.

 

텃밭농사야말로 여가시간을, 자연과 더불어, 노동이 아닌 유희로 할 수 있는 생산적인 일의 대표주자가 아닐까 싶다. 그것을 통해 얻어지는 건 비단 수확물만은 아닐것이다.


 

에헷. 그리고 내가 키운 깻잎에다 내가 키운 고추와 대파를 썰어넣고 만든 양념 깻잎😍😍

 

자소엽은 맛이 다를것 같아서 따로 했는데 뭘 하면 좋을지 찾아봐야징. 일본요리~~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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