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2.8.15.- 8.21.)

베푸 2022. 8. 24.

 

문경에 복숭아 따러 간다. 중부지방에 폭우가 내릴거란 예보 때문에 걱정했는데 다행히 흐리기만 했다.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새참으로 먹을 도너츠와 커피를 구입했다. 차 트렁크에 빈통을 몇개 놔두면 이렇게 계획없는 쇼핑을 할때도 요긴하다. 사이즈도 맞춤하게 내 통에 도너츠를 구입하고 텀블러 할인도 받아 커피샀다. 휴게소에선 텀블러 할인 안하는 곳도 많던데 drop top 칭찬해~!!

 

초보농부의 달랑 한그루 복숭아 농사는 대풍년이다. 물론 여러 사람들의 덕분이다. 수확기엔 해가 쨍쨍한게 정상인데 비가와서 맛이 싱거워졌단다. 그런데 어마무시하게 맛있었다. 날이 흐려 모기가 엄청났지만 모자도 안쓰고 작업하기엔 좋았다.

계획은 문경에서 점심으로 버섯전골을 먹고 출발하려고 했는데 일을 해서 그런지 시원한것만 땡기고 배도 고프지 않아서 새참만 먹었다.

집에 돌아와 짐을 부리니 늦은 오후였다.

그제서야 국수삶아 한살림 콩국물만 부어 먹었다. 4시가 넘은 점심이었다. 힘들기도 하고 배도 좀 고파서 시원하고 맛있었다.

 

유기농 복숭아라서 벌레먹고 상처입은 것들이 더 많다. 차에 가져오는 동안에 더 물러진것도 있고 개미가 밭에서부터 같이와서 파먹은 것도 있었다. 귀한 복숭아 안좋아 지기전에 얼른 손질해서 병조림도 만들고 잼도 만들었다. 복숭아가 맛있으니 확실히 맛있었다. 손질하면서 씨에 붙어있는 과육들, 자투리들 계속 집어먹었더니 배가 불러서 저녁은 곰만주고 못먹었다.

유기농 복숭아로 배채우기^^

(자기 직전에 출출해져 과자한 봉 뜯은건 안비밀😝. )

 


 

기후위기와 음식물쓰레기 수업

지역아동센터에 수업이 있어서 아점 먹고 출발했는데 급하게 먹고 나가다보니 국에 밥말아 김치랑만 먹은 사진이 없네.

 

끝나고 돌아오는길, 멍때리다 지하철에서 내릴 역을 지나쳤다. 지나친김에 오랜만에 폴바셋에 들러 아이스크림 라떼 먹었다. 텀블러 위로 쏙! 나온 아이스크림이란👍. 환경도 지키고 500원 할인이 되니 꼭 텀블러를 이용하라고 권하고싶다.

너무 맛있어서 행복했다.

 

아무래도 나는 오이를 참 좋아하는것 같다. 올 여름은 텃밭 오이를 일주일에 3-4개씩 꾸준히 수확했는데 김치를 담거나 오이지를 담는 등의 저장음식을 만들지 않고도 모두 먹었다. 반찬으로 간단하게 오이무치고, 고추도 된장에 무치고, 김치 2종 꺼내 같이 먹었다.

 

커피마시고 집에오는 길에 타르트를 사왔다.

곰이 먹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것이라 인심썼다 ㅎㅎ 엄마한테도 복숭아 갖다주고 집도 정리하고 빨래도 널어둔 뒤에 샤워 싹~ 하고 나와 같이 먹는 야식은 우리의 기쁨 ㅎㅎ 저녁이니 디카페인 커피에 딱 하나씩만 먹었다. 입에서 살살녹는 .. 맛있는 타르트였다.

 


 

나는 백도만 한그루 농사지었는데 수확하는 날 밭에서 현주님을 만났다. 현주님은 백도와 황도 한나무씩 했다며 맛보라고 아주 예쁜 황도 두 개를 나눠주셨다. 상태좋은 예쁜 황도라서 그런지 풀베기 하면서 주워온 땅에 떨어진 황도들이랑은 다른 맛이었다. 향긋하고 달콤^^

 

현주님 덕분에 예쁜 황도로 아침을 시작하니 기분이 좋았다. 주워온 황도 중 상태가 많이 안좋은 것들은 잼을 만들었다. 설탕을 조금만 넣어서 잼이라기 보단 콩포트에 가까운 묽은 농도에 과육이 씹히도록 만들었더니 맛과 향이 엄청나다. 내년엔 황도잼을 위해 황도농사를 짓고 싶을 정도다.

호두바게트에 치즈랑 같이 얹어 먹으면 맛이 어마무시 ㅎㅎㅎ 행복했다.

 

복숭아 병조림도 개시!!

설탕을 별로 안 넣었는데도 달았다. 복숭아가 달아서 그런가보다. 얼음을 넣어먹으면 더 시원하고 맛있다. 병조림은 겨울까지 갈 수 있을까? 과연?

맛있게도 냠냠.

 

간만에 비가 안오니 텃밭에 나가보았다. 곧 가을작물을 위한 밭정리를 할거라 비피해를 입은것도 그냥 두었는데 신기하게 다 자라있었다. 오이, 가지, 고추, 깻잎이랑 파란 토마토까지 한가득 수확^^ 심지어 물에 떠내려간 사과참외도 찾았다. 줄기가 붙어있어서 그새 자라있었다. 이 참외가 익을때까지 밭정리를 안할지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하나 더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텃밭의 코스가 되어버린 만두전골 집에서 야채가득 먹었다. 여기 만두전골엔 야채도 많지만 떡이 들어있어서 좋다. 야채가 많은 떡칼국수 먹은 느낌이다. 그런데 소화가 너무 잘돼서 금방 배고파지니 다음엔 야채를 추가해야겠다.

국물까지 싹싹 남음제로!!

 

내가 요즘 애정하는 간식! 장염 걸렸을땐 죽 대신 끓여먹고, 요즘은 바작바작 씹어먹는다. 구수한 맛 때문에 중독성 깊은 건강간식^^ 야밤에 먹는다는게 함정… 😆.

 


 

매일 아침 복숭아로 시작하고 있다. 향긋하고 부드러운 이쁜이를 먹으면 속도 편하고 기분도 좋다. 기분좋은 포만감도 들어 아침으로 굿~!

 

정세랑 작가가 해야 할 일이 잔뜩인 바쁜 시기에 뭐에 홀린듯 만두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렇게 만두를 만들어 먹고는 ‘입에 들어갈 것을 정히 만들며 손끝에 힘을 주면 세상의 속도에서 벗어나 자신의 속도를 찾게 되는구나.’ 하고 깨닫게 됐다고 ㅎㅎ

토욜에 있는 수업 교안 시나리오도 작성해야하고 교구도 만들어야 하고 월요에 또 다른 발표도 있어 할 일이 잔뜩인데 김밥을 사러 통 들고 나가다가 다른 볼 일만 보고 그냥 돌아왔다. 그리고 간만에 나만을 위한 정성스런 한끼를 차렸다.

 

텃밭에서 수확한 가지 굽고, 오이무치고, 노각 들깨탕과 구운김, 부추김치로 차린 내 점심상. 별것 없는 한 상이지만 폭우를 견디고도 귀하게 자란 아이들이라 고마운 마음으로 먹었더니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정세랑 작가처럼 제 속도를 찾은 느낌은 잘 모르겠지만 속이 편하니 힘을내서 일을 처리할 수 있을것 같았다.

남음제로!! 완밥!

 

낮에 가지 구워먹은게 맛있어서 곰에게도 구워주었다. 식용유와 들기름을 섞어 가지를 굽고 양념간장만 올린 것인데 맛있다. 가지를 많~ 이 먹을수도 있다.

 

이제 마지막 남은 비건쑥만두에 감자어묵탕 끓이고 야채 듬~ 뿍 넣어 쫄면 만들었다. 오랜만에 종일 잘 챙겨먹었네.


 

수업준비하러 가는 날, 아침은 또 복숭아로 시작했다. 복숭아를 자르고 핸드폰 찾으러 가면서 한입 베어무는걸 참을 수 없다 ㅋㅋㅋ 한쪽면은 잘 익어서 말랑하고 한쪽면은 덜 익어서 아삭한 달콤한 반반복숭아 ^^

 

수업준비를 위한 장보고, 미리 할 거 준비하고, 자리 셋팅해두고, 미란님이랑 점심먹었다. 점심특선 코다리찜에 미역국, 밑반찬으로 한상차림. 연근을 흑임자 소스에 버무린 반찬이 특히 맛있었다.

 

할 일이 많아서 밥 사먹으려고 했는데 비가 또 엄청 내린다. 연속해서 재난문자가 계속 올만큼 막 내린다. 이런 날씨에 나가기 좀 그래서 라면이랑 우동 끓였다. 나는 매콤한게 먹고 싶어서 면보다 야채를 더 많이 넣은 라면먹고, 곰은 어묵이랑 떡 넣은 우동먹고, 부부의 따로 메뉴.


 

그룹홈 식생활 수업이 있는 날이다. 내 첫 주강 수업이면서 그룹홈 첫 수업이라 신경이 많이 쓰였다. 아침까지 교안을 확인하고, 필요한것들과 동선까지 체크했지만 실전은 다르다. 아이들 수업이라 떨리지는 않았는데 변수가 계속 발생했다.

다행히 드림팀 협력샘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수업을 마칠 수 있었다. 맛은 입(미각)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후각, 촉각, 시각, 청각 오감으로 느끼는 거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요리활동도 했다.

안듣고 떠들고 제멋대로 구는것 같더니 마지막엔 대답을 잘해서 뿌듯했다.

무사히 마친 첫 주강 수업에 감사하다.

 

2시간 수업에 멘붕이 되어 입맛도 사라진듯했다. 근처에 있는 콩국수 집에 가서 다같이 점심먹었다. 국산 콩국물에 국산 메밀국수로 만들었다고 했는데 내 입맛엔 중면이 더 나은듯했다. 메밀국수와는 별로 안 어울리는듯…. 김치가 맛있었다.

 

저녁은 건너뛰고, 수업이 끝나서 홀가분하게( 생각보다 별로 안홀가분함😅) 홈술했다. 그동안 아껴뒀던 두술도가(복숭아 밭 주인 부부님의 도가)의 오미자 막걸리 꺼내고 두부김치와 청포묵 김무침 만들어 냠냠. 김치도 한살림 채식김치니 비건 술상이다. 술이 애매하게 남았는데 안주가 없어서 비건 육포와 같이 먹었다. 비건육포는 식감까지 매우 육포스러웠지만 맛이 너무나도 인공적이라 다신 먹고싶지 않다. 그냥 건강한 제철재료 안주를 찾아보는걸로…


 

아직도 주렁주렁 열리는 오이랑 가지는 놔두고 밭을 좀 정리하고 왔다. 폭우에 사라진 이랑과 고랑의 경계 때문에 땅을 팠더니 땀이 비오듯했다.

비료는 넣지 못하고 대충 밭의 틀만 만들어뒀다. 코딱지 만한 밭인데도 삽질은 힘들었다.

 

집에와서 샤워하고 먹는 냉면, 한살림 냉면과 육수는 참 맛있다. 내가 사랑하는 한살림 냉면육수. 여름철 필수품이라 쟁여둬야한다. 텃밭오이랑 토마토 올리고 채식김치 곁들여 비건 점심상.

 

볼 일 보고 장도 보고 오면서 우리동네 맛집에서 아인슈페너 사먹었다. 텀블러 할인인줄 알았더니 테이크아웃 할인이란다. ㅠㅠ 여튼 텀블러에 담아 사고 복숭아 샌드위치 곰 간식 만들어 주면서 하나 집어먹었다. 엄청 맛있👍👍.

 

파프리카가 필요했는데 요즘 더위에 폭우에 여러 악재가 겹쳐서인지 한봉지에(2입) 무려 7600원이나 했다. 아주 금프리카….

 

야채 다져넣고 두부랑 계란이랑 섞어서 파프리카 속을 채운 파프리카 파르시 해먹었다. 지난번에 단호박 에그슬럿 해먹고 남은 치즈가 조금 있어서 그것도 넣고 노릇노릇 구웠더니(32도 더위에 오븐돌림😝) 아주 맛있었다.

 

오전에 수확한 가지도 굽고 오이냉국도 곁들여서 맛있게 먹었다. 남음제로, 완밥은 당연하쥬? ^^

 

복숭아 수확 일주일만에 복숭아가 요만큼 밖에 안남았다. 첫 수확의 기쁨에 여기저기 나눠주고 수업때도 내 복숭아를 활용했더니(애들이 너무 잘먹어서 기뻤음) 훅 줄어들었다. 현지의 산신령님께 부탁해 복숭아를 조금 사볼까 했더니 7박스나 보내셨다. 귀한 유기농 복숭아를 이렇게 싸게 먹어도 되나 죄송스럽고 감사했다. 벌레먹거나 멍든애들 골라서 손질하고 바~ 로 콩포트 만들기 돌입! 그냥먹어도 맛있는 복숭아를, 게다가 향이 어마어마한 복숭아를 콩포트로 만들었더니 맛이 엄청났다. 향이 너무 좋아서 레몬즙 넣는것도 잊어버렸다. 많~ 이 나올줄 알았는데 몇 병 안나와서 당혹스러웠지만 다시 복숭아 부자됐다.


 

이번주엔 집밥도 많이 해먹고 따라서 채식도 잘 할 수 있었다. 유기농 복숭아를 수확해 매일 먹다보니 유기농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 된 한 주였다.

 

어떤것이 지속가능하고 어떤 것이 좋은 일인지 생각하지 않고 우리는 그저 돈의 논리로만 생각하며 살고 또 그렇게 배워왔다. 안그러려고 하는데도 내 몸에 박혀 자연스럽게 나오는 자본주의적 생각들에 깜짝깜짝 놀라는 일이 잦다.

 

그런 나를 알아차리고 변화를 꾀하는데 도움이 되는 한주였던것 같다.

 

무역수지가 적자라고 한다.

적자인 부분을 보니 에너지와 식량에서 수입이 많았다. 식량 자급률이 낮은 우리는 식량을 수입할 수밖에 없고, 재생에너지가 없는거나 다를바 없는 (화석연료도 수입) 우리나라는 에너지 부족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이런 문제는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기후가 노멀인 시대에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을것이다.

 

특별한 지하자원이 없이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는 무역수지가 적자면 큰일이 나는것처럼 호들갑이다. 그런데 이미 7월에 바닥난 지구 용량 초과에 대해선 호들갑을 떠는 사람이 거의 없다.

 

무역수지가 적자면 나랏돈이 줄어 내 월급도 나에게 돌아오는 이익도 줄지 않을까 전전긍긍하지만 그 적자의 원인에 내가 기여했다는 사실까지 생각하지는 않는다.

 

• 수입된 곡물의 대부분은 가축의 사료로 쓰인다. 그 가축을 우리가 고기로 먹는 것이다.

• 내가 조금 덥다고 불편하다고 빵빵하게 켜놓은 에어컨과, 컴퓨터와 티비를 켜놓은채로 핸드폰 하고 있는 습관 때문에 에너지가 더 필요하다.

• 물건이나 식품이나 모든 것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때는 생산 단계다. 금방쓰고 버리는 소비와 공장에서 나오는 것을 위주로 먹는 식습관도 에너지 과소비의 원인이다.

 

고기를 주로 먹고, 제철이 아닌걸로 먹고, 수입된 것으로 먹으며, 마트에서 파는 포장된 완제품을 선호하고, 주로 공장에서 나오는 것을 먹으면 (거기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 등을 차치하고라도) 무역 적자 뿐 아니라 지구자원 적자, 쾌적한 환경 적자, 인간 수명적자도 면할 수 없다.

 

우리의 식습관과 소비습관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많은 일들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생각해 보고 정말 적자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다 같이 방법을 모색해보면 좋겠다.

 

정말 중요한 적자를 막으려면 더 많은 자동차와 핸드폰을 팔아야 하는게 아니라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꿔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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