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가을농사를 위한 밭정리 2탄(22.8.28.)

베푸 2022. 8. 30.

 

이제 밭정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으니 눈뜨자 마자 준비해서 밭에 나갔다.

 

이번주에도 또 비가와서 걱정했는데 강수량이 많지 않아서인지 다행히 땅이 말라있었다. 삽 한번 뜨면 진흙이던 지난주보다 작업하기 훨씬 수월했다.

 

그 사이에도 또 자라있는 우리 아그들.

밭정리 하는 순간까지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고추는 한 주 만 남았는데도 아주 많이 열렸다.

지금까지 중 최대 수확량을 기록했다. 애기애기한 작은 고추까지 다 따왔는데 너무 맵지 않으면 쪄서 반찬 만들어야겠다.

 

지금도 꽃이 계속 피고 너무 잘 자라서 뽑기에 아까웠다. 밭이 넓으면 고추도 빨갛게 되도록 놔두고 싶다.

 

6개나 달려있던 가지도 남기지 않고 모두 따왔다. 아주 귀욤돋는 애기사이즈 까지 ㅎㅎㅎ

날이 서늘해지면서 확실히 자라는 속도가 더뎌졌다. 3-4일만 지나도 쑥 커져있더니 일주일만에 왔는데도 열매가 작았다.

 

아쉬움을 달래듯 대왕 가지 한개도 수확 ㅎㅎㅎ

엄마가 가지는 두 주만 심어도 질리도록 먹는다고 했는데 그렇게 질리도록 수확하진 못했다. 적당히 매주 다 먹을 수 있을만큼 수확해서 좋았다. 가지구이에 양념장 얹어먹는 반찬은 반찬으로도 곁들임요리로도 샐러드로도 훌륭하다.

 

이제 가지도 뽑았다. 바이바이 토종가지야~ 맛있었어~!!

마지막까지 열일하는 우리 오이. 여름작물 중에서 가장 사랑받았고 또 즐거웠던 작물은 오이였던것 같다. 매번 텃밭에 올때마다 큰 즐거움을 주었다. 적당한 속도로 수확할 수 있어서 올 여름 오이를 사지않고 즐거이 먹을 수 있었다. 나눠주는 기쁨도 누렸다.

 

오이 지주대를 철거할때는 좀 힘들었다. 플라스틱 끈이랑 오이넝쿨이 엉켜서 잘 빠지지 않았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오는것도 그렇고 자른 끈에서 얇은 섬유질이 나와 땅에 떨어지기도 했다. 보이는데로 다 주워오기는 했는데 다음엔 이 끈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텃밭지기님께 말씀드렸더니 이 끈은 이웃텃밭농부님께 나눔받은거라고 다 쓰면 꼭 친환경 마끈으로 사겠다고 하셨다.

 

텃밭을 다니다보면 또 쓰레기가 잔뜩 나온다.

요즘은 밭만드는 기간이라 땅을 파니 땅 속에 있던 쓰레기랑 물에 떠내려 온 쓰레기까지 나오는 듯 하다. 보이는대로 줍기는 했는데 다음엔 텃밭에 플로깅을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게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작물에까지 흡수될 생각하니 참 싫었다.

 

바질도 수확 후 정리!! 아쉽게 이번에 씨앗은 받지 못했다. 그동안 꽃대를 너무 열심히 잘라줬나보다 ㅋㅋㅋ


 

이제 밭을 만들 시간!!

지난주에 고랑은 파 두었으니 이번엔 비료를 넣고 잘 섞어준다.

 

 

잘 부숙된 좋은 비료는 검정색이라더니만 한 눈에 보기에도 내 땅이랑 색이 달랐다.

 

내가 사용한 비료는 봄에 사두었던 한살림 흙나라이다. 이 비료가 Non-GMO 식물성이라 좋다고 씨앗도서관 관장님이 강의때 말씀해주셔서 이번엔 얘만 넣었다. 우리 밭은 비료도 식물성 ㅎㅎㅎ

 

뒷면에 한평당 1-2kg을 넣으라고 하길래 2.5평인 내 밭엔 5kg 한포를 모두 넣었다.

 

쪼로록 비료를 뿌린 뒤에 잘 섞어주기.

삽질로 위 아래 흙을 뒤집고 그런 다음 곡갱이로 뭉쳐진 흙을 깼다. 비가왔다가 말라서 그런건지 흙이 많이 딱딱했다. 돌인줄 알았던 것들이 깨보니 다 흙이었다. 나도 열심히 했는데 내 사진은 아무도 안찍어줌… 흥!!! (이렇게 기록 남기면 나중에 곰만 일한줄 알겠다.. 🥲)

 

갈고리질까지 하고나니 이제야 밭 다워졌다.

배추농사는 땅에 돌이 있으면 안된다고 했는데 배추 심을때 호미질 하면서 돌을 좀 골라내야겠다.

 

깻순이 올라오면 튀겨먹으려고 남겨둔 깻잎자리는 다음에 뽑으면 비료를 넣고 상추를 심어야지.

 

우리텃밭 양 옆으로 3-4주 심었는데 번져서 울창(?)해진 메리골드.

아래쪽으로 돌도 쌓아주고 잡초도 싹 뽑았다.

초록초록해서 참 예쁘다.

 

정리해놓고 보니 꽤 멀끔한 우리 밭 ^^

 

마당있는 집에서 집 안에 있는 내 텃밭을 일구는 것이 꿈이다. 그러려면 5-6고랑은 되어야 할텐데 삽질이 힘들어서 할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ㅎ(둘이서 한 고랑도 낑낑댐)

 

구억배추로 갓김치 같은 배추김치 만들어 먹을 때까지 가을 농사도 홧팅!!!


 

덧,

 

밭에 나가기 전 열심히 자라고 있는 쪼꼬미 배추. 확실히 지피펠렛에 심으면 빨리 크게 잘 자란다.

 

 

옆밭들도 모두 밭정리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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