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2.9.5.~9.11.)

베푸 2022. 9. 12.

 

운영위 회의가 있는날,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서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아침으로 구움떡이랑 복숭아 병조림 먹고, 점심은 수제비 먹으려고 했는데 하필 수제비 집이 문을 닫아 그 옆에 백반집에서 생선구이 청국장 정식 먹었다. 가자미가 아니었다면 비건식일뻔했다. 버섯장조림, 마늘쫑, 고추장아찌, 오이무침, 방풍나물, 콩나물, 도토리묵, 김치 우리 반찬은 이렇게나 채소가 많다. 풍성함.

 

 

한살림 시민 식생활 아카데미 두번째 날이다. 진정 건강한 먹거리는 무엇인가? 와 유기농으로 만드는 기후위기 대응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우유가 여성건강에 나쁘다는건 이제 많이 알려져있지만 청소년과 아이들에게도 안좋다는 연구가 있다고해서 놀랐다. 평소 우유는 잘 마시지 않는데 아이스크림, 치즈, 버터를 좋아해서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세계 보건기구가 권장하는 가장 건강한 식단은 페스코 식 이라고 해서 내심 좀 뿌듯했다. 더 자연식으로 나도 지구도 건강하게 먹어야지!!!

 

비가와서 밖으로 돌아다니긴 힘드니 코엑스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풀무원에서 오픈했다는 완전 비건 식당 ‘플랜튜드’에 가서 저녁먹었다. 고사리 파스타랑 두부카츠 덮밥, 그리고 버섯강정 시켰는데

 

다 맛있었다. 특히 이 버섯강정은 깐풍기 맛이라 제일 맘에 들었다. 이렇게 맛있는 비건이라면.. 너무 행복하게 비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픈 3개월만에 2만그릇이나 팔릴 정도로 잘 된다던데 비건 식당이 여기저기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지난주 내내 하루도 집에 안있었더니 텃밭재료들 상태가 안좋다. 얘들이 얼마나 귀한애들인데.. ㅠ

가지를 몽땅 손질해서 가지밥 만들고 또 남은 김밥재료가 안좋아질까봐 김밥 말았다.

 

당근도 볶고 마지막 텃밭오이는 소금에 절여 같이 넣었더니 속이 꽤 풍성하다. 2줄 쌌는데 너무 배불러서 남긴건 안비밀. (남긴김밥은 곰의 몫)

 

아직 배추가 너무나도 쪼꼬미지만(늦어도 8월5일 이전에 심으라시는 이유가 있었다 ㅠㅠ) 더 늦으면 안될것 같아서 배추모종이라고 말하기에도 민망한 애들을 심고왔다. 무 씨앗도 뿌리고 알타리랑 돌산갓도 심었다. 가을작물은 점점 안좋아지는 날씨 때문에 초기 성장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걱정이다. 잘 자라길🙏

 

텃밭 단골코스 만두전골집에서 만두전골 먹었다. 이번엔 야채도 추가해서 아주 배불리 먹었다. 따뜻한 국물에 야채와 버섯을 양껏 먹어서 좋았다.

 


 

1898년 9월 1일 당시 평범한 여성이었던 이소아와 김소사의 이름으로 여성통문이 발표된 것을 기념하여 9월 첫주를 양성평등 주간으로 지낸다.

여성통문은 여성의 평등한 교육권, 직업권, 참정권을 주장하는 내용이다. 양성평등 주간 기념 부스 행사를 해서 부스를 지키러 나갔다.

 

준비하면서 받은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명절에 걸맞는 성평등용어와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약속! 을 알리는 행사를 했다. 식문단 회의가 있어서 오래 있지는 못했지만 재미있었다.

 

너무 정신없는 하루!! 하루 두 탕 뛰려니 난리도 아니었는데 하필 교통카드가 되는 신용카드를 놓고와서 난생처음 일회용권을 끊고 반납도 하는 경험을 했다. 회의 장소도 잘못알아서 본부로 갔다가 되돌아 가고… 나 왜이러니??? ㅠㅠ

 

식문단 회의가 끝나고 공정무역 강의를 들었다. 공정무역이 어떤 원리로 이뤄지는지, 어떤점이 덜 해로운지, 현지의 생산자들은 어떤지 등에 대해 듣고 공정무역 물품도 잔뜩 받았다. 공정무역에 대해 좀 더 깊게 알고싶은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일정을 끝내고 애정하는 우리 팀원들과 먹은 저녁, 빼쉐랑 풍기피자!! 맛도 있었고 좋은 사람들이랑 함께하니 더 즐거웠다. 집에와서 곰이랑 공정무역 물품에다 맥주 한 잔 했다.^^

 


 

이번 절기는 ‘백로’, 백로는 기온이 내려가 흰 이슬이 맺히는 때라고 한다. 그런데 8월 말엔 가을날씨처럼 선선하더니 태풍이 온다던 때부턴 내내 더웠다. 낮 최고기온 31도 ㅠㅠ 절기공부를 할수록 요즘 자연의 순환을 벗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이번달 절기살림에선 명절 전이니 비건 동그랑땡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톳이랑 버섯 두부 우엉 등 맛있는 재료를 잔뜩 넣어 만든 동그랑땡은 고기도 계란도 없지만 아주 맛있다. 다른 모임원들이 너무 맛있다며 좋아해주셔서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명절이니 송편도 나눠먹고 엄마 다초점렌즈 안경맞춘거 찾아오며 산책도 하고, 12년 썼더니 부품이 없어 못고친다는(분명 멀쩡한데..ㅠㅠ) 엄마 세탁기도 샀다.

 

저녁은 오랜만에 청국장 끓이고, 낮에 가져온 톳두부 동그랑땡 담아서 김치만 올려 차렸다.

 

충분히 푸짐하고 맛있었다. 청국장 국물의 베이스를 제외하면 너무도 맛있는 비건 한 상!!


 

이번 추석엔 아무것도 안하고 음식도 그때그때 먹고싶은거 해먹기로 하고 엄마랑 연휴 첫날 화담숲에 놀러갔다. 귀성길 차량이랑 맞물려 평소 한시간 거리를 세 시간 걸려갔지만 날씨도 좋고 예쁘고 다니기에도 좋아서 참 좋았다.

사진은 없지만 송편이랑 복숭아 오트밀크로 아침먹고 늦은 점심으로 주막에서 파전이랑 호박식혜,어묵탕 먹었다. 경치 좋은 야외에서 가족들이랑 먹고 있으니 꿀맛이었다.

 

텃밭에 들러 우리 꼬꼬마 배추한테 물도 주고 맥도날드 아이스크림 라떼 사먹었는데 점원이 텀블러 라고 짜증내서 맘상함.. ㅠㅠ (맥도날드 아이스크림 라떼도 맛없… 얼음이 3/2임)

 

저녁은 청국장 끓여 상추넣고 비벼먹었다. 얼마만에 먹는 풀떼기인지 ㅎㅎ 귀하신 몸 상추에다 속편한 청국장 먹었더니 좀 느끼했던 속이 쑥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스탬프 투어하고 받은 씨앗 상품 보면서 과일로 마무으리~ !! 행복한 추석연휴의 시작이다.


 

아무것도 안하기로 한 이번 추석, 이렇게 편하고 좋을수가 없다. 추석엔 햇곡식과 햇과일 등 수확한 것들을 먹는 것이 아닌가? 기름진 음식들이 아니라 이것이 레알 추석음식이라며 땅콩삶고, 과일 씻고, 단호박 에그슬럿해서 먹었다.

 

 

양송이도 굽고 청귤착즙해서 청귤차도 곁들였다.

모두 이 계절, 우리 땅에서 나는 것들. 준비도 쉽고 속도 편한 추석상.

 

명절음식 준비를 안하니까 편하긴 한데 집어먹을 전이 없어서 아쉽다는 엄마 말을 듣고 집에있는 부추랑 내 텃밭 고추, 감자랑 오징어 넣고 부추전 부쳤다. 밀가루는 엉겨붙을 정도로만 넣고 재료가득 얇고 바삭하게 부친 내 부침개, 지난번 담근 토마토 장아찌랑 같이 맛있게 먹었다.

 

달보러 나갔는데 구름이 잔뜩이라 구경도 못했다 ㅠㅠ 100년만에 가장 똥그란 달이라는데.. ㅠㅠ

(밤늦게 아주 흐릿한 달을 보긴 봤.. ) 3일연속 저녁은 청국장^^ 맛있어서 두 번 끓어먹고 이제 남은거 다 먹었다.

 

먹고 남을 만큼 잔뜩 만들어 결국 버리는 것이 풍요가 아니다. 그건 ‘낭비’ 이고 윤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먹을만큼만 만들어 모두 먹는 명절! 명절 문화는 여러모로 바뀌어야 한다.


 

냉장고에서 요거트 병을 발견했다. 한번 먹고 잊고있었다.ㅠㅠ 다행히 멀쩡해서 곰이랑 얼른 먹어치웠다. 복숭아 잼 올리고 사과 잘게 썰어 아삭하고 상큼하게 아침을 시작했다.

 

느타리버섯 듬~뿍 넣고 쑥갓도 수북히 올려 맛있는 김치우동^^ 칼칼하고 개운하고 시원해서 마지막 한방울까지 다 먹었다지. 넘넘 맛있었다.

 

생각보다 익는시간이 오래걸려서 우동과 같이 먹지 못하고 코스요리처럼 먹은 구운 토란. 토란을 오븐에 구워 소금찍어먹으면 파근파근 맛있다.

감자나 고구마와는 또 다른 느낌. 곰도 엄청 잘 먹었다. 껍질깎아 삶지 않아도 되니 요리하기도 편하다. 토란 삶아서 탕국도 끓여야지.

 

지난번 양성평등 모임에서 먹었을때 곰이랑 다시 와야지 생각했었다. 울곰이 좋아하는 오징어에다 또 매콤달콤한 볶음이니 을매나 좋아할까? 추석연휴에 여유돋게 와봤더니 예상대로 곰은 너무도 맛있게 먹었다.

 

나는 배불러서 안시켜도 된다는데 볶음밥도 야무지게 드시고 야채랑 반찬도 계속 리필해 다 먹었다. 정말 밥한톨 야채 한 점 남지않은 남음제로 ^^


 

지난 설엔 모든 음식을 비건으로 준비해서 지냈는데 많이 만드는 바람에 의도치않게 냉동실에 들어가고 나중에 먹기도 좀 질렸다. 이번엔 아예 명절음식을 하지 않고 그때그때 먹고 살았더니 편하고 좋지만 명절기분이 좀 덜 느껴지는 듯했다. 다음명절엔 이 둘을 절충해서 아주 조금만 비건(채식지향)음식으로 음식을 마련해두고 놀러 가거나 쉬어야겠다.

명절만 되면 쓰레기가 산을 이룬다는 보도를 접하게 된다. 해마다 나도 이 산에 한 두개 보태서 맘이 안좋았는데 올해는 작정하고 선물을 보내지도 않고 받지도 않았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그 전에 만나서 상품권을 주거나 먹을걸 건냈고, 곰한테도 회사에서 샴푸세트나 햄세트 같은걸 주거든 아예 받아오지도 말라고 협박(?)을했다. 다행히 그런 선물이 아니었다.

 

비싸고 보기에 좋은 선물일수록 포장은 더욱 거창하고 쓰레기는 더욱 많이 나온다.

 

발생했다가 별 소식없이 사그라 들었지만 추석직전 태풍이 또 발생했었다. 이상기후가 노멀인 시대, 지금 뭐가 중요한지 생각하고 생태적으로 삶을 전환하는 일이 시급하다.

 

쓰레기를 덜 만들고 고기도 덜 먹는 명절문화가 정착되길… 🙏

 

나부터 덜쓰고 덜먹고 덜버리며 그런 문화를 만들어야지.

 

이번 추석은 건강하게 먹고 잘 쉬었다.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