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 에세이

쌀 곰팡이 대소동

베푸 2022. 9. 29.

 

추석 전날 새 쌀 뜯어서 밥해먹겠다고 했다가 아주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뜯을때부터 색이 이상한것이 먼지도 폴폴나고 뭔가 정상이 아니었다.

 

새 봉지를 뜯은거라 왜 이런가 더욱 의아했었다. 우선은 아까우니 그냥 두고 얼른 문 연 마트에 가서 쌀을 사왔다. 마트에서 파는 1.2kg짜리 쌀은 생각보다 비쌌다. 유기농도 아닌것이 왜 한살림보다 비싸냐며 툴툴대고 사와 밥을 해먹었다.

 

그리고 얼마 전 그 쌀로 밥을해봤다.

쌀을 씻을때부터 물이 시커멓게 변해서 맑은물이 나올때까지 몇번이고 헹궜다. 다행히 몇번 씻고나니 원래의 쌀 색을 되찾았다. 냄새가 나지도 않았다.

 

반찬을 다 차려놓고 밥솥에 김 빠지길 기다렸다. 냄새를 맡으니 더 배가 고팠다. 그런데 방금한 밥을 한입 먹었더니 영~ 이상했다. 새큼하면서도 식감이 물컹하고 이상한 맛이 나는것이 먹을 수 없었다. 곰은 한 입 먹더니 밥에 대추를 넣었느냐고 물었다. 뭔가 그런 향이 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먹을 수 없는것 같았다.

쌀이 아까워 밥을 했다가 괜한 에너지 낭비하고 시간도 낭비하게 되어 속상했다.

 

이 쌀은 농산물지원 행사 할 때 20%할인해서 사놓은것이다. 오래된 쌀이 아니다. 1년중 가장 해가 쨍쨍해야하는 8월에도 계속 비가 오더니만 장마철이 아님에도 습도가 높아 상태가 안좋아진 모양이다.

 

포장도 뜯지 않은 새 쌀인데….

 

검색해보니 쌀 곰팡이라고 한다.

색이 검게 변하고 먼지도 많이나고 거미줄에 감긴것처럼 쌀끼리 뭉쳐있는것도 있으며 냄새도 좀 이상했다.

씻어서라도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어디에 버려야 할 지도 고민이 되었다.

쌀이니 음식물쓰레기인가? 아니면 일반쓰레기?

 

음식물쓰레기의 기준은 ‘동물이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 이다. 포도도 껍질은 음식물이지만 가지는 나무라 일반쓰레기이다. 아무리 쌀이지만 이런 상태는 동물도 먹으면 안될것 같아서 일반쓰레기 봉투에 담았다.

 

봉투에 부으면서도 폴폴나는 먼지와 시커먼 색을보니 맘이 안좋았다.

 

저녁을 먹으려고 상을 다 차려놨는데 벌어진 일이다. 밥을 했는데 밥이 없어진 상황이라 급하게 햇반을 사왔다. 햇반은 만드는 과정에서 플라스틱에 넣은채 열을 가한다. 환경호르몬이 안나올수가 없는 구조다. 먹고싶지도 않은 햇반에다 영원히 썩지 않을것 같은 플라스틱까지 버리게 돼서 너무 속상했다.

 

장마철에 쌀이 벌레가 날까 신경쓴적은 있어도 8-9월에 쌀에 곰팡이라니….

 

기후위기는 거대한 영향 뿐 아니라 나의 소소한 일상에도 영향을 주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쌀 씻은 물 꼭 살펴야 하는 이유.. 곰팡이 독소가 온갖 장애 유발

쌀을 씻었을 때 쌀뜨물이 검은색이나 푸른색을 띤다면 즉시 버리는 게 좋다. 오랜 보관기간이나 잘못된 보관방법 때문에 곰팡이가 핀 것으로, 이 상태에서 밥을 지어먹으면 위장은 물론 신장,

v.daum.net

 

그리고 우연히 쌀 곰팡이 기사를 보게되었다.

맛이 이상했으니 망정이지 먹었으면 큰 일 날 뻔 했다.

 

중국에서 냉동실에 있는 식재료로 음식을 해먹고 아플라톡신 중독으로 온가족이 죽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는데… 땅콩에 있는 줄만 알았던 아플라톡신이 쌀곰팡이에도 있다고 한다.

 

비록 쌀은 4kg 몽땅 버렸지만 아무도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쌀곰팡이는 흰 쌀보다는 오분도미나 현미같이 영양이 있는 쌀에 더 많이 잘 생긴다고 한다. 쌀을 냉장보관하고 먹을 수 없다면 조금씩 사다가 밀폐용기에 넣어두고 먹는게 좋을것 같다.

 

 

이상한 날씨는 지구 곳곳에 기후재난을 일으키고 식량난도 일으킨다. 농작물이 잘 자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보관에도 여러 문제를 일으키겠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아까운, 나의 쌀 곰팡이 이야기,

잊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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