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2.10.3.~10.9.)

베푸 2022. 10. 12.

 

일어나서 뒹굴뒹굴 하다가 다시 잤다. 비가와서 밖이 엄청 깜깜하니 일어나고 싶지가 않았다.

느지막히 일어나 곰이 만들어 주는 떡볶이와 어묵탕으로 점심먹었다.

 

라면 사러 갔다가 세일하길래 집어온 식물성 떡볶이!! 비건인데 맛있었다. 열일하는 풀무원~ 포장도 개선되길.. 🙏.

 

저녁은 솎아온 무청으로 된장국을 끓일까? 김치랑 참치로 덮밥을 할까? 여러 대안을 물었는데 울곰 뭐에 꽂혔는지 떡국을 먹겠단다. 비가와서 국물이 땡기나? 어머님 김치랑 부추김치만 올려서 간단하게 떡국 끓여먹었다.


 

텃밭에서 솎아온 무청으로 된장국 끓였다. 전날 저녁에 찬물에 담그고 잔 다시마 육수로 끓였더니 깔끔한 맛이었다.

 

반찬없을때 등장하는 반찬(김, 계란후라이, 김치..) 다 꺼내서 차린 한 상. 끓이고 나니 무청의 숨이 훅 죽어서 더 크면 솎을껄~ 하는 생각도 들었다 ㅎㅎ 그래도 두그릇 완밥!!

 

오랜만에 내 베프의 두 공주님들이랑 데이트!!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해하지 않고 “갱 이모 이모” 쉴새없이 조잘거리며 책도 같이 읽고 이것저것 얘기도 해줬다. 그러다 밖에 나가 산책하면서 급 결성된 ‘도토리 원정대’ㅎㅎㅎ 도토리가 많이 떨어져 있어서 주우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길도 안내해주고 금붕어가 몇마리 있는지도 찾고 주워온 도토리로 공기놀이도 했다. 머리를 따준것만으로도 즐거운 어린이들 덕에 나도 같이 많이 웃었다. 어린이들에겐 늘 배울것이 많다.

 

같이 먹고 가도되는구만 굳이 곰 걱정하며 싸준 장치 때문에 집에와서 먹은 저녁 ㅎㅎ 덕분에 이미 저녁을 먹은 곰은 2차로 저녁을 먹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


 

마지막 남은 쑥떡!! 곰 아침으로 하나 주고 나도 하나 먹었다. 찰떡은 냉동실에서 꺼내두고 자면 아침에 딱 먹기좋게 녹아있어 좋았는데 … 이제 한살림 냉동 찰떡이라도 사야하나? ㅎㅎ

 

단호박을 채썰어 엉겨붙을 정도로만 반죽해 부치면 단짠단짠 아주 맛있는 전이 된다. 단호박 튀김이랑은 또 다른 느낌. 한장 부쳐서 오트라떼랑 같이 먹었다. 껍질이 상태가 안좋아서 벗겨냈더니 색이 좀 아쉽네~

 

날씨기 갑자기 서늘해졌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났다. 곰이랑 무한리필 샤브집에가서 버섯이랑 야채를 엄청 먹었다. 냄비를 곰이랑 따로 쓸 수 있으면 고기도 안담그고 싶었다. 개운하고 맛있는 채소샤브의 맛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쌀국수랑 죽까지 따뜻하고 만족스런 한끼였다.


 

과천 공동체 마지막 수업날, 드디어 5회 식생활 강의가 다 끝났다. 이번 강의에선 현주님이 아프리카 반투어족 인사말인 ‘우분투’(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 내용이 우리가 공동체에 대해 생각해 보기에 참 좋은 말이었다. 지금 우리가 겪는 많은 문제들은 ‘단절’이 야기한 것이다. 자본주의가 끊어놓은 연결을 회복하는 일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아침일찍 가느라 밥도 못챙겨먹고 배고팠는데 수업 끝나고 정리도 하니 시간이 훅 지났다. 식당을 찾는 우여곡절 끝에(ㅋㅋㅋ 찾아서 가는 식당마다 웨이팅이 길거나 너무 비싸거나 영업을 안하거나 ㅎㅎ) 생각지도 않은 곳에 들어갔는데 그 집 밥이 너무 잘 나와서 만족스러웠다.

 

보리밥도, 파전도, 반찬들까지 깨끗하게 클리어!!

남음제로와 채식 등 지구밥상에 대해 수업하고 실천도 완료한 보람있는 한끼였다.

밥 먹고는 근처의 온실카페에서 정애언니랑 현주님이랑 같이 커피마시며 꽤 오래 이야기했다.

수다 타임은 늘 행복하다.ㅎㅎㅎ

 

나는 너무 배가 불러서 곰만 저녁 차려주고 저녁은 패스했다. 나중에 과일 냠냠.


 

 

괴산에서 유기농 엑스포+가을걷이 가 열리는데 하루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내키지 않아하던 곰도 간다고 하길래 짐싸놓고 준비를 끝냈다. 점심은 남은 밥에 냉동실 쭈꾸미 꺼내 볶아 야채 올려 비벼먹었다.

 

남았던 된장국도 해치우고 집을 비우는데 먹을걸 다 먹어서 좋았다. 좀 이른 점심을 먹었으니 마을공동체 수업에서 배운 단호박 사과 샌드위치도 만들어서 간식으로 챙겼다. 커피도 사고, 맥주도 사서 즐거운 나들이 고고싱 ㅎㅎ

 

괴산에서의 일정은 산막이 옛길에서 시작했다.

난 요기 처음 가보는데 너무 좋았다. 걷기도 좋고 솔향이랑 나무냄새도 좋고 흐르는 물소리도 좋았다. 아깝게 유람선 탑승시간을 놓쳤지만 그 덕에 깔깔거리며 걸었던 길이 꿈같다. 언니들이랑 곰이랑 같이 보낸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저녁은 지역리더들 사이에 낑겨 함께 송어회에 메기 매운탕으로 고급지게 먹었다. 주최측에서 괴산 콘비어를 준비해주셨는데 요게 제일 좋았던건 안비밀 ㅎㅎ

둥글게 둘러앉아 서로에 대해 이야기 나눴던 간담회는 매우 인상깊었다. 이 일을 하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유기농’ ‘식문화’ ‘신념’ ‘철학’ ‘지속가능성’ ‘공동체’ 등 많은 키워드들이 떠올랐던 경험! 우리 방에 돌아와 언니들이랑 늦도록 나눈 대화와 맥주타임도 더 없이 좋았다.(그건 사진이 없…)


 

성불산 자연휴양림에서 맞는 아침! 전날 저녁 쏟아질 것 같은 별을 보고 잠들어 아침엔 솔향 맡으며 걷는 산책이라니…. 😍 아침공기는 차다고 울 옥희언니가 자기 점퍼를 나에게 줬다. 하나 더 있는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걸 턱! 양보할 수 있을까? 언니 점퍼를 입고 있는데도 안개와 함께한 산책길 초입은 정말 쌀쌀했다. 분명 추웠을텐데… 표현은 못했지만 많이 고마웠다. 그리고 쉽게 양보하지 못하고 ‘내 것’에 집착하는 나를 돌아보았다. 여러모로 참 좋은 언니들~ ^^ 그리고 너무 훌륭했던 아침산책!!

 

유기농 엑스포장은 훌륭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나들이 하기에 좋았고 전시나 구성, 메세지도 참 좋았다. 유기농이 왜 필요하고 지금같은 기후위기 시대에 왜 미래 산업인지? 지금 우리가 가진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등이 곳곳에 묻어났다. 안그래도 나는 유기농 빠순이지만 앞으로 입는거 쓰는거까지 더욱 유기농을 애용해야겠다. 그것이 건강하고 안전한 미래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엑스포장 한쪽에서 열린 한살림 가을걷이는 생산자님들이 한 해 농사지은 물건들을 가지고 오셔서 살것도 많고 먹을것도 많고 나눌것도 많고 풍요로웠는데 즐기느라 사진이 한장도 없다 ㅎㅎㅎ(을매나 바빴던지 ㅋㅋ) 일회용품을 쓰지않고 내 식기 가져가서 배식받은 점심식사도 좋았다.

 

집에 돌아왔더니 선주문 해놨던 백령도 꽃게가 배송되어 있었다. 너무 피곤하지만 이걸 안먹는다고?? ㅎㅎ 그럴 순 없지!

 

다시마 육수 가볍게 끓이고 가을걷이에서 생산자님께 산 호박이랑 고추 툭툭 썰어넣고, 쭈꾸미 해먹고 남은 콩나물도 넣어 후다닥 꽃게탕 끓였다. 밥도 새로하고 참외장아찌도 곁들여서 너무 맛있게 먹었다. 그리곤 피곤해서 기절!!!


 

어머님이 또 사과를 보내주셨다. 그것도 두 박스 씩이나~^^ 어머님 친구동생이 하신다는 사과는 참 맛있다. 내가 좋아하는 홍로! 아삭하고 달달한 맛이 을매나 좋게요? 아침으로 둘이 하나씩 먹었다. 몇년째 때마다 사과를 보내주셔서 누가 시집이 과수원이냐고 묻더라 ㅋㅋㅋ

 

혼자계신 울 엄마도 잊지않고 챙겨주시는데 사과를 볼 때마다 어머님이 하신 예쁜 말이 생각나 더 기분좋은 사과다.

 

텃밭에 나갔다. 지난 월요일 폭우같이 내리던 비 이후에 내 배추들이 어떻게 됐는지 너무 궁금해서 비가오지만 나가보았다. 비오는 텃밭은 참 예쁘다. 냄새도 다르고 작물들의 표정도 다른것 같다. 유기농 엑스포에서 농사는 나만 먹으려고 짓는것이 아니라고 했다. 곤충, 벌레, 미생물 등 다 같이 나눠먹고 사는거라고… 그래서 생물다양성을 지키는데 유기농이 도움이 된다. 나눠먹었는데도 잘 자라주는 배추가 참 대견하고 고마웠다. 무도 솎아오고 흙이 튄 것도 씻어내고 돌아왔다.

 

비오면서 기온이 뚝! 떨어져 이제 후리스 점퍼를 꺼내야 할 날씨가 되었다. 게가 많으니 또 꽃게 한마리 넣고 뜨끈하게 어묵탕 끓였다.

 

충무김밥 한 팩 사서 곁들이고, 국물에 쫄면 넣어 배불리 먹었다. 날씨랑 딱! 어울리는 환상의 조합이었다.

 

저녁은 두부와 팽이버섯, 야채들을 다져 섞고 참치캔과 계란을 넣어 파프리카 속을채운 파프리카 파르시 만들어 먹었다. 통으로 하니까 잘 안익길래 물기를 확 빼고 파프리카 속에 반죽을 담아 자르는 방식으로 ㅎㅎ

 

케찹을 촵촵 뿌리고 샐러드랑 맥주도 곁들여 냠냠. 간식으로 케이크를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배가 고픈 상태가 아닌데도 담백하고 맛있었다. 그런데 다 먹을때 쯤 곰이랑 싸우는 바람에 아름답지 못한 마무리… 😭


 

어머님이 보내주신 맛있는 사과는 원산지가 삼척이다.

 

삼척??? 강원도??

 

‘사과’ 하면 문경이나 청송같은 경북지역이 유명한데 그것도 다 옛말이다.

 

지구가열화가 심해지면서 사과재배 가능지가 북상하고 있고 지금은 강원지역이 사과 재배 최적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몇십년 후엔 아예 우리나라에서 사과를 재배할 수 없어진다고 한다.

 

어디 사과 뿐이겠는가?

커피 원두값은 이미 2배를 넘었고, 배추가 금추가 되어 김치가 품절인 사태는 여러번 겪었다.

 

미래는 식량을 가진자가 강자이며 식량을 위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세계 안보위협의 가장 큰 원인은 ‘기후위기’ 라고 한다.

 

우리의 매일 한 끼는 기후위기 상황에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으로 다시 우리의 한끼가 위협받는다.

 

매일 식탁에서 이 일들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 식탁이 지속가능할 수 있다.

 

진짜 음식, 소박한 한 끼를 소중한 사람과 나누는 우리가 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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