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2.10.10.~10.16.)

베푸 2022. 10. 20.

 

아침은 사과로 가볍게 시작했다. 날씨가 너무 이상해서 비가오다가 말다가, 바람이 무섭게 불었다가 해가 났다가 한다. 기온은 더 떨어져서 꼭 초겨울 같았다. ‘가을 어디갔닝?’

 

오랜만에 육수까지 정성스럽게 내서 황태감자국 끓였다. 북어채를 산 것이 아니라 황태포를 일일이 뜯어서 손질한 황태국이다. 맛이 다르다.

파프리카 팽이버섯전도 부치고, 이자벨 레터스로 겉절이도 하고, 가을걷이 때 농부님이 나눠주신 오이고추도 곁들였다.

간만에 반찬이 많은 제대로 한식^^ 맛있었다.

날씨가 추우니 계속 뜨끈한 것이 생각난다. 비도 오니까 연근전부치고 버섯김치우동 끓였다. 나는 개운한 국물이 좋아서 김치랑 버섯만, 곰은 어묵도 넣어 냠냠. 아삭아삭 오이고추는 우동에도 찰떡 궁합이었다. 비건김치 남은걸 다 넣었더니 국물이 더 깔끔하고 개운했다. 비건쯔유만 더하면 완전 비건으로 차릴 수 있었는데… 시간 있을때 쯔유에 도전해봐야겠다.


 

쌀이 700만톤이나 적채라고 한다. 그것도 2021년까지의 수확량이 그렇고, 올해 논농사가 풍년이라 햅쌀이 나오면 적채량은 더 늘 것이란다. 절기살림에선 쌀소비도 할겸 기름떡볶이를 만들었다. 절기상 한로 상강엔 햅쌀밥을 해먹는다고 하니 절기로도 알맞는 음식이다.

빨간 기름떡볶이랑 간장 기름떡볶이 만들어서 같이 점심으로 먹고왔다. 이 소모임을 처음 할 때만해도 방역수칙 때문에 나눠서 만들고 싸서 가기 바빴는데 서로 이야기하며 나눠먹으니 참 좋았다.

 

저녁은 꽃게 파피요트!!

꽃게 부자니까 온갖거 다 해본다. 휴일에 여유있게 해먹으려고 했는데 브로콜리(또는 아스파라거스)같은 초록재료가 없어서 하루 미뤄졌다.

 

온갖 야채를 올리브유와 허브솔트에 버무려 넣고 손질한 새우와 꽃게를 올려서 화이트 와인을 좀 부어 오븐에 구웠다. 다들 금방 익는 재료라서 오래 굽지 않아도 되었다. 남은 야채와 국물에 비빈 파스타 맛이 어마어마했다.


 

회의가 세 탕이나 있는 날, 아침일찍 사과 한 쪽 먹고 집을 나섰다. 아침을 사과로 시작하면 배도 안고프도 속도 편하고 좋다.

 

회의가 늦게 끝나서 시간이 별로 없었다. 얼른 나가서 바로 앞 칼국수 집에서 손칼국수 먹었다.

해물 칼국수를 시켰는데 해물은 바지락 몇 조각 밖에 없었지만 손반죽이라 면이 맛있었다.

 

회의가 끝나고 우리 단원들이 같이 쌀 소비도 할겸 외식도 줄일겸 절기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한로와 상강 절기음식인 마밥, 오만둥이 된장찌개, 마구이, 더덕구이 등 차려놓고 보니 진수성찬.

 

좋은 사람들이랑 하하호호 어울려 먹으니 더욱 좋았다. 마구이는 간장에 조리듯 구우면 채식 맥주 안주로도 훌륭하다. 건강하고 가벼운 안주라 몸에도 좀 덜 미안하고 말이다. 다음에 채식안주 특집을 한번 해야겠다 ㅎㅎ

 


 

가공생산지 방문!! 가까운 군포 지역에 있는 지원상사에 다녀왔다. 지원상사는 지구와 함께 사는 원칙의 줄임말이라는데 이름부터 반함😍. 설명을 들을수록 대표님의 가치지향과 마인드가 너무 좋아 폭풍끄덕임을 시전했다. 제로웨이스트와 포장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부터 버려지는 것에 대한 고민들.. 택배기사님에 대한 배려까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어떤 분들이 만드시는 제품인지가 느껴져 앞으로 애용해야지~ 생각했다.

 

같이 샤브샤브로 점심!

나는 고기 안먹는데 야채와 버섯이 너무 조금에 리필도 안된다고 해서 몇 점 못먹고 배가 고팠다. 😭그렇지만 먹으면서 나눈 대화는 너무도 좋았다. 알맹상점에도 납품하신다던데 대용량 말통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그리고 포장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하신것이 느껴졌다. 기업의 그린워싱에 대해 하신 말씀엔 진짜 속시원해서 기절각.. 눈이 😍하트가 되어 이야기 나누었다. 끝나고 회의때 배고파서 라떼 시켰다. 그런데 너무 달아서 후회ㅠㅠ

 

야채가득 밥상을 먹고 싶었으나 집에오니 시간이 늦어져 빨리 만들 수 있는걸로 상차렸다. 육수가 남아있고 전반죽도 있어서 면만 삶아낸 온쫄면, 잔치국수 같기도 우동같기도 하지만 식감이 매력적이다. 샐러드로라도 야채를 좀 먹으려고 했더니 곰이 드레싱을 들이 붓는 바람에 너무 짜서 몇점 못먹었다 ㅠㅠ 하아~~ 종일 아쉬운 밥상이었다.


 

경기도 먹거리 포럼이 있어서 우리 먹거리 위원회 위원들과 식생활 문화기획단 단원들이 다 같이 참여했다. 먹거리 정책이 정권이 바뀐 몇 개월 사이에 얼마나 바뀌었는지 듣는데 계속 화가…. 🤬

새 서울 시장은 그 전부터 먹거리 정책에 왜 그런 입장인건지 이해가 안갔다. 기후위기는 심각한데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과 거꾸로 가는 정책들만 있어서 어째야하는지….

답답하고 막연했다.

 

포럼장소가 호텔이라 호텔뷔페 점심을 먹었다.

고기를 빼니 먹을것이 반 이상 줄었지만 먹고 싶었던 초밥이랑 게장을 먹어서 좋았다. 그래도 먹거리 위원들이라서 많이 가져와 남기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나는 탁상공론에만 열올리고 본인 삶에 실천이 없는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런 말은 울림이 없고 공허하다. 정책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 먼저다. 내가 바라는 바를 내가 먼저 실천하는 내실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집에 오니 시간이 너무 늦었다. 밥은 있는데 다른걸 만들만한 시간이 없었다. 착한샤브집에가서 야채듬뿍 샤브 먹었다. 여기오면 곰이 고기를 먹게 된다는 사실이 걸리지만 따뜻하고 푸짐한 야채를 먹고 싶었다. 야채를 잔뜩 리필해서 배불리 잘 먹었다.

 


 

꿈자람 아이들과 체험학습! 작물수확 체험도 하고, 소한테 먹이도 주고, 화분도 만들고, 흙놀이도 했다. 괴산 유기농 엑스포에 갔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지만 수업이 잘 끝나서 다행이었다.

지난번 수업 반응과 비교하면 이번엔 나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잘 마친것 같다.

 

본부로 돌아와 짐을 정리한 뒤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퓨전 홍콩식 전문점 이라던데 고기가 안들어간 음식이 거의 없었다. 새우 딤섬도 안에 돼지고기가 들어있어서 떼어 먹다가 다른 사람주고, 어향가지, 오징어튀김, 새우탕면 약간 먹었다.

다 먹고도 배가 별로 부르진 않았지만 맛있었다. 채식하니 저절로 소식이된다 ㅎㅎ 나는 페스코인데도 불편한 점이 생기는데 비건은 사회생활 하기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식생활이 지나치게 육식중심이라는 것을 매일 경험한다.

 

배추에 물주러 텃밭에 다녀왔다. 지난주 보다는 벌레가 많이 먹어있었지만 그래도 잘 자라주고 있어서 예뻤다.

 

꽃게탕을 끓여먹을까? 된장국을 끓일까? 하다가 순두부로 바뀐 저녁상이다. 해먹으려고 사다놓은 재료들이 안좋아질 것 같아서 몽글이 순두부에 남은 팽이버섯 넣어 데우고 신선한 쌈채소도 가득 씻어 쌈 싸먹었다. 오랜만에 생야채를 와구와구 먹으니 좋았다. 요즘 볼이 자꾸 씹히고 입안이며 혓바늘까지 입속이 난리도 아닌데 채소비타민의 힘으로 싹~ 나으면 좋겠다.


 

어머님 덕분에 요즘 매일 아침을 예쁜 사과 반쪽으로 시작한다. 사과가 아삭하고 달고 너무 맛있어서 하나를 다 먹고 싶어지지만 그러면 좀 부대끼는것 같아 반쪽만 먹는다.

 

요즘 일요일마다 사찰음식배우러 안국역에 가는데 나 준비하는 동안 곰이 점심을 차려주었다.

다 내가 해놓은 밥과 국 반찬이지만 그래도 밥상을 차려 낸다는 것이 고마웠다. 밥도 국도 싹~ 해치우며 아주 맛있고 든든하게 한끼 잘 먹었다.

 

오늘 좀 피곤해서 가기 싫은 마음이 막 들었는데 수업에 가길 잘 한것 같다. 연자육을 처음보고 손질법도 배우고 다음 수업 아이디어도 얻었다.

연근가루를 넣으니 구수한 맛이 나는것이 매력적인 된장덮밥과 고구마 깍두기도 배웠다. 만들기가 쉬우니 더 좋았다. 도너츠 맛집에서 도넛을 사겠다고 따라온 곰에게 저녁으로 먹으라고 쥐어주고 나는 약속장소로 고고싱.

 

정말 오랜만에 대학원때 같이 공부하던 오빠를 만났다. 말이 잘 통하고 이해를 잘 해서 언니라고 부르던 선배였는데 ㅎㅎ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고 그때의 추억이 되살아나 좋았다. 끊이지 않는 대화를 나눈적이 또 언제였던지… 예쁜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피그 인더 가든에 가서 샐러드 볼로 저녁을 먹었다. 저스트 에그볼을 먹어보고 싶었는데 한정판매라 비건메뉴가 바뀌어 있었다. 두부스틱이랑 피타 브레드가 차가워서 아쉬웠지만 맛도 괜찮고 배도 불렀다. 다만 계산하면서 알게 된 것이 요기가 SPC브랜드였다는 점~!

요즘 SPC 불매하고 있는데 …. 노동자의 인권을 1도 생각하지 않는 기업에게 돈을 줬네 ㅠㅠ

 

 

저녁먹고 오빠한테 공저한 책 선물을 받았다.

안만난 사이에 책도내고.. 멋졌다. 표지랑 종이도 맘에드는 책 ㅎㅎㅎ 꼭꼭 씹어 읽어볼게~!!!

가보고 싶었던 교보문고 스타벅스도 가봐서 좋았다. 스벅은 참 공간구성을 잘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현재 몇 살이든 그 나잇대에 함께한 사람을 만나면 그 시절로 돌아간다. 학교 생각도, 그때의 생각과 감성들도, 말투나 행동들까지 많이 떠오르던 시간이었다.


 

요즘 외식이 늘고 술자리도 자주 생기면서 몸이 다르다. 살도 좀 찌는 것 같고, 찌뿌둥 한 날들도 있고 특히 설탕이 많은 음료나 간식을 먹으면 입안부터 전부 좋지않다.

 

나는 환경을 위해 채식하고 쓰레기가 싫어서 집밥을 먹고 땅을 보고하고 생물다양성을 살리고 싶어서 유기농을 먹기로 맘 먹은건데 그게 사실 가장먼저 내 몸을 살리고 있다는 것을 이렇게 다시 느낀다. 내가 곧 환경이고 자연이며 따라서 지구를 위한 것은 곧 나를 위한 것이다.

 

그러면서 음식 산업이 우리 몸에도 환경에도 얼마나 부담을 주고 있는지, 피하고 싶어도 그러기 어렵고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라는게 결국 펩시콜라냐 코카콜라냐를 선택하는 정도라는 사실이 참 비참하다. 그마저도 우리의 집을 파괴하며 얻은 자본주의의 착각이며 환상이다.

 

불평을 한다고 바뀌는 것은 없다. 이 대답없는, 어려운, 커다란 문제의 세상에 작은 돌을 계속 던져본다.

 

 

우리는 왜 그토록 동물들을 탐한 것일까? 그들을 사랑해서? 아니다!

욕망했을 뿐이다. 그 욕망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야생동물에 대한 탐닉,

그리고 식탐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대인은 모든것에 탐닉한다.

상품에 탐닉하고 관계에 탐닉하고 …

탐닉이 곧 삶의 동력이자 행복의 척도라고 착각한다. 코로나가 지나가면 사회적 거리두기는 멈추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때부터 우리는

욕망과 거리두기’를 시도해야한다.

<청년 붓다> 중에서

반성하고 이번주엔 집밥도 더 많이, 클린한 식단도 더 많이 먹어야지!!! 그리고 식탐 뿐 아니라 작은 욕심 이라도 버리는 것!!!! 그 연습을 계속해야겠다.

 

@climate.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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