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텃밭수업일기(22.10.29)

베푸 2022. 11. 1.

 

꿈자람 9차시, 텃밭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곰이 태워다 줘서 온김에 우리 배추 물좀 주고 가라고 했더니 이 남자 전날 댓가(?)로 피자까지 먹어놓고 그냥 튀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먹튀 나빠요 + 선불의 위험성🥲)

 

가을농사는 확실히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지만 무사히 잘 자라고 있는 배추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배추가 커져서 자리가 좀 부족한 듯 빡빡~ 한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야채값 비쌀때 솎아먹으려고 많이 심었는데 다 잘자라고 있어서 아주 뿌듯 ㅎㅎ

 

무도 잎을 푸르게 키우며 잘 자라고 있었다. 어디서 날아온 적갓도 잘 자라고 있어서 귀욤귀욤.

 

순무라고 잘못 쓰여있어 직파하게 된 이 배추나 솎아먹어야겠다. 순무 봉투에 배추가 들어있는 것도 웃기지만 배추는 직파하면 안된다고 들었는데 쑥~ 자라서 신기하다. ㅎㅎㅎ

 

오늘 텃밭의 하이라이트는 상추였다.

상추가 그 사이 예쁘게 잘 자라서 뿌듯했다.

뜯어오려고 했는데 아이들이랑 수업하느라 정신이 없기도 했고 아직은 좀 작아서 한 주 더 기다려본다.


 

물만 대충 주고 곰은 떠나고, 나는 아이들과 텃밭에서 수업을 했다.

 

내 밭엔 고구마도 안심었구만 아이들 덕분에 고구마도 캐보고, 캐자마자 바로 삶은 고구마도 먹었다.

 

고구마는 캐서 큐어링을 해야 맛있다고 들었는데 어쩜 바로 먹어도 이렇게 맛있는건지~ 😍😍

커다란 고구마가 쑥쑥 나올때마다 환호하며 좋아하던 아이들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나도 좀 신났다.ㅎㅎ)

 

안하고 싶다고 하더니만 무가 쏙 나오는게 너무 신기하니까 더 많이 하고 싶다던 아이들도 귀엽고, 늦게 심었는데 그새 꽤 커진 무도 대견했다.

 

한 두개만 따면 되는데 거의 막 뽑다시피해서 내 메리골드가 초토화 되었지만(맴찢… ㅠㅠ ) 아이들의 수건에 예쁜 물을 들일 수 있어서 좋았다.

알록달록 예쁜 색을 상상했는데 나뭇잎은 물기가 별로 없어서 색이 잘 들지 않았다. 숟가락으로 두드린것도 효과적이지 않은 이유같다. 한살림 유기농 손수건이라 더 색이 잘 안나왔나?

색이나 모양에 상관없이 아이들이 즐거워했으니 되었다. 막 두드리며 스트레스도 풀렸으려나?

 

완성된 손수건은 집에 가져가서 쓰라고 했더니 뭐하는데 쓰냐고 물어서 좀 당황… 🥲

열심히 설명하긴 했는데 내 설명을 알아들었을까??

 

녹두까기와 녹두 따기 삼매경

(이렇게 녹두를 좋아할 줄이야… ㅎㅎ)

환경 이야기도, 먹거리 이야기도, 음식물 쓰레기 이야기도 할 말이 많았는데 이번 꿈자람 아이들이랑은 기본적으로 언어장벽이 있어 아쉬운 점이 크다.

 

그래도 우리의 마음만은 잘 전달 되었길… 🙏

배추와 무도 잘 자라고있고, 단풍도 예쁘게 들고 있고, 아이들도 그 땅에서난 작물을 먹고 체험을 하며 조금은 더 자랐을,

재미있고 의미있던 오늘의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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