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2. 11.7.~11.13.)

베푸 2022. 11. 19.

 

아침부터 진이 다 빠졌다. 어린이 식생활 전문과정 들으러 삼성동에 가야하는데 차를 탈 수가 없었다. 1호선은 탈선사고 수습 때문에, 4호선은 전장연의 시위 때문에 움직이질 못해서 출근시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버스정류장으로 몰렸다.

 

문도 못닫게 꽉 찬 만원버스를 보며 이태원참사 생각이 나서 무섭기도 하고, 아예 서지도 않고 지나는 버스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어째야 하나 머리가 하얘졌다. 결국 돌아돌아가는 다른 루트를 생각해 두번이나 갈아타며 갔더니 40분 지각!! 집에서 나온지 2시간이나 되어 도착했다. ㅠㅠ 도착했을때부터 목마르고 배고팠는데 오전 수업이 끝나는 1시까지 있었더니 허기가졌다. 지난번 먹었을때보다 양도 좀 적고, 내용물도 부실해졌지만 맛은 있었던 매생이 누룽지 탕이 점심메뉴!!!

 

오후엔 <내 몸이 최고의 의사다> 농부의사 임동규샘이 오셔서 강의해주셨다. 나는 자연치유나 자연식물식 등에 관심이 많아서 진즉 이 책을 읽었는데 저자를 직접만나 강의도 들으니 좋았다. 종자주권, 식량주권 뿐만 아니라 건강주권도 내 손에 찾아와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느낀 시간이었다. 몰라서 못하는게 아니라 알면서도 안하는 것이 우리다.(내가 운동을 너무너무 안하는 것처럼 ㅎㅎ) 현미채식, 운동, 텃밭이나 숲산책 같은 자연활동, 좋은 마음이 건강의 필수조건. 각종 영양제의 유혹이 넘쳐나는 시대, 쇼닥터들이 건강을 망치고 있는 시대, 의학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내 몸에 이미 살고있는 의사를 깨우는 삶을 살아야지!!!

 

강의 듣는동안 그렇게 다짐해놓고 바로 외식했다 ㅎㅎㅎㅎㅎ 집에 6시가 넘어서 도착하니 ‘언제 쌀씻어 밥하고, 차리고, 먹고 치우나?’ 생각이 들어 밥할 의지가 꺽였다. 배도 좀 고파서 곰이랑 만나 사먹고 들어왔다. 그래서 흰쌀밥에다 MSG도 먹었을테지만 메뉴라도 시래기로 선택했다. 남음제로!!

 

콩나물과 버섯 두부 사러 들어간 한살림에서 10%세일 딱지에 눈이멀어 롤케이크를 사왔다. 저녁을 곰에게 반 덜어줬더니 살짝 허전하고 롤케이크도 먹고싶어서 저녁 늦게 먹어버렸다.

소화가 안돼서 자기 전에 좀 힘들었다. 나 왜이러닝? 절제하자!!!


 

요리실습 수업이 있는 날이다. 어린이 수업에선 아이들이 어느정도 조작을 할 수 있는지? 내가 뭘 고려해야하는지 항상 어려웠는데 유아부터 초등까지 나이도 구체적으로 구분해 할 수있는 조작과 주의사항까지 자세히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평소와 다른 곳에서 수업이 진행되어 점심도 그 근처에서 사먹었다. 전날 식탐에 휘둘려 속이 불편했으니 가볍게 야채 많은 것으로 시켰다. 맛은 그저 그랬으나 바닥까지 클리어!

 

현대식 간편버전으로 재해석한 궁중요리 호박선,

사과를 썰어넣고 튀긴 사과도넛, 배와 유자채를 곱게 썰어 꿀물에 우린 유자화채, 그리고 더덕요리 섭산삼. 무려 4가지 요리나 보고 실습했다. 재미도 있고 동기들이랑 더 친해진것 같았는데 빡센 커리큘럼에 진이 다 빠졌다.

 

내가 튀기지도 않았는데 기름냄새를 맡아서 속이 아주 니글니글 하니 매콤한 걸로 저녁먹고 과천팀끼리 맥주도 한 잔 했다. 아침 일~ 찍 나갔는데 12시도 넘어 들어왔다. 넘나 힘들 ㅠㅠ


 

먹거리 위원회 회의가 있는 날이다. 아침부터 또 힘든 일정을 마치고 밥먹으러 갔다. 시금치도 먹고 연근이랑 감자도 먹고 야채 반찬이많아서 좋았다. 궁채를 리필해서 잔뜩 먹었다 ㅎㅎ

 

오후엔 다같이 고추장 만들었다. 이 고추장은 홍시를 끓여서 퓨레를 만들어 담그는 고추장이다. 홍시의 자연단맛에 한살림 좋은 유기농 재료들을 다 넣어서 바로 찍어먹어도 맛있다. 혼자였으면 엄두도 못냈을텐데 함께여서 가능했던것 같다. 맛있게 잘 된것 같아서 뿌듯하다.

 

이틀 연속 장시간 요리에 며칠째 강행군이라 너무 피곤했다. 저녁은 또 과천팀끼리 사먹고 들어왔다. 집에오니 대봉시 한박스가 똬앟!! 장치 어머니가 보내주신 크고 좋은 애들이 예쁘게도 들어있었다. 나도 엄마도 대봉시 엄청 좋아하는데… 😍 한동안 호강하겠다. 주변에 감사한 사람들도 감사한 일들도 참 많다. 나도 베푸는 것이 더 많은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지.


 

고추장 만들때부터 등이 너무 아팠다. 나는 자세가 구부정하고 근육도 없는 몸이라 피곤하면 목이 아프다. 서서 고개를 숙이는 작업도 계속하고 내 저질체력이 감당할 수 있는 총량보다 좀 무리했더니 머리, 목, 어깨, 등까지 다 아팠다. 너무 아파서 속이 울렁울렁 할 정도 ㅠㅠ 1시까지 내야하는 교안숙제가 있어서 아침일찍 일어나 해치우고 내내 잤다. 배도 고프지 않아서 오후에 사과 한 알 먹었다.

 

피곤한데다 미세먼지 나쁨이라 컨디션이 꽝!! 비염증상까지 폭발이다. 커피대신 몸에 좋은거 계속 마시고 ㅎㅎ 대추생강차도 끓여 물대신 마셨다.

 

저녁은 곰이랑 카레먹었다. 여긴 고기가 들어있지만 지금 컨디션에 하기도 힘들고 먹을게 마땅치 않아서 그냥 감사히 먹었다. 내가키운 총각무 김치 처음 꺼내봤는데 아삭아삭 맛있었다. 아직 조금 덜 익어서 무의 매운맛이 났지만 카레랑도 찰떡궁합이었다. 코막히니 머리가 아프고 등아프니 또 머리가 아프고 흑흑. 즈으질 몸… 근육을 키워야 한다!!!!!


 

잘 먹는 다는 것!!! (사진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어요)

백남정 샘의 수업은 들을때마다 참 좋다. 그것이 말하는 사람의 고민과 실천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전달하는것을 삶에서 녹여내지 않으면 ‘강사’ 가 될 뿐이라고 우리는 ‘운동가’ 로 살아야 한다고 하셨다. 아이들을 대하는 법, 수업에서 해야할 것, 우리가 이 일을 하는 목적 등 원론적인 내용까지 짚어주셔서 참 좋았다. 위 사진의 ‘잘 먹는다는것’ 내용은 여러사람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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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수업이 더 길게 남아있지만 도저히 계속 앉아있을수가 없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가뜩이나 막힌코가 더 답답해 숨을 쉬기 힘들고 머리도 아프고 의자가 불편해 등도 더 아팠다. 샘들이랑 근처에서 황태국으로 점심먹고 바로 집에와서 기절했다.

 

잠깐 잔다는게 곰이 퇴근한다고 보낸 문자도 모르고 집에온줄도 몰랐다. 오전에 숨쉬는것도 힘들었어서 몸이 경직되어 있었더니 정말 기절하듯 잠들었다. 저녁은 남은 밥에 곰이 끓여준 알탕으로 먹었다. 코도 막히고 맛도 잘 모르겠어서 조금만 떠서 먹었다. 일일히 다 말해야 아바타요리로 겨우 하기는 하지만 자주 아픈 마누라도 잘 챙겨주는 우리곰, 고맙곰! 🐻

 

내 대학 베프3총사 중 한명인 장치가 근처로 이사온 뒤로 자주 먹거리를 나눈다. 가까이 살아서 넘 좋다. 장치가 장바구니를 건네면서 그 안에 니가 싫어하는게 잔뜩 들어있을거라고 하더니만 우리 연재가 만든 빼빼로랑 사탕들이 있었다. ㅋㅋㅋ 나 꺼내보고 빵터졌네. 우리 공주님들이 이모한테 준 선물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다.

 

좌)내꺼/ 우)곰꺼

곰아저씨와 매우 공평하게 나눠서 맛보았다. ㅎㅎ

그리고 장치가 준 밤^^ 작년에도 잔뜩줘서 보늬밤도 만들고 밤조림도 하고 그랬는데 올해도 덕분에 귀한밤을 먹는다.


 

밤새 열이 오르락 내리락 증세가 심상치 않다. 비염이 아닌가보다. 곰이 끓여준 콩나물국에 남은토마토 다 썰어넣고 만든 토마토 달걀볶음으로 아점먹고 내내잤다.


 

한살림 쌍화차랑 도라지액 그리고 배도라지청을 번갈아 먹으며 땀 푹~ 내고 잤다. 효과가 좀 있는 듯 열도 내리고 두통도 가라앉고 기침만 가끔한다. 기운은 계속 없지만…

 

그런데 아침에 곰이 시뻘건 얼굴로 나를 깨우더니 자기도 아프단다. 만져보니 열이 불덩이…. ㅠㅠ

‘아무래도 우리 혹시?????’

 

몽글이 순두부만 데워서 한끼 먹었다.

차리고 치우는것도 힘들어서 설거지를 하나가득 담가놓았다. 나는 이제 좀 살만해졌는데 곰은 얼굴이 시뻘건 상태로도 먹을걸 잘 먹었다. 깎아준 배도 다 먹고 순두부 만으로 모자랐는지 김에 밥 싸서도 다 먹고 데워준 쌍화탕도 잘 마셨다.

진짜 내 남편이지만 대단하다.


 

병원에 다녀왔다.

다정하게 둘이 같이 진료실에 들어갔다가 검사실에도 들어가고…

뭐 좋은거라고 코로나 양성 판정도 같이 받았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이제 일주일 동안 다정하게 격리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병원에 다녀와서 몸이 더 아파진 느낌이다.

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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