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2. 11.28. ~ 12.04.)

베푸 2022. 12. 8.

 

이틀 연속 새벽에 깨서 잠을 못자고 텃밭에 갔다가 김치도 담가서 그런지 일찍부터 피곤했다. 10시부터 잠을 잤는데 또 새벽에 깼다. 이번엔 한시에 ㅠㅠ 찾아보니 코로나 불면증 이라는게 있다는데 그런건가? 이번엔 다시 잠들려고 애쓰지 않고 그냥 책읽으며 시간 보내다 아침에 다시 졸린듯한 때 들어가 잤다. 간만에 일정이 없는 날이라 여유있게 일어나도 됐기 때문이다.

배가 고프지 않길래 그냥 나갔다가 종일 굶게 되었다 ㅠㅠ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7시 줌 강의시간에 겨우 맞춰 들어왔더니 점심에 이어 저녁도 먹을 시간이 없었다. ㅠㅠ 곰이 퇴근길에 사온 서브웨이 샌드위치 먹으며 강의듣다가 강의가 끝나고서는 컵라면 먹었다. 내 식생활 왜 요따구인지?

ㅋㅋ 하하하


코로나 걸린 나 때문에 미뤄진 절기살림 모임이 있었다.

같이 단호박 배추 된장국이랑 국화밥 만들었다.

지금 제철인 배추가 얼마나 시원한 맛을 내는지? 별거 하지 않아도 맛있어서 놀라곤 한다. 다른 모임원들도 좋아해서 기뻤다. 같이 ‘절기에 맞춰 산다는 것’이라는 글을 읽었는데 나밖에 모르는 삶의 방식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지구야(기후야) 변하지마! 내가 변할게~!

만든 밥이랑 국 먹으면 되는구만 우리 진이님이 또 밥을 사주셨다.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니 시래기국 먹으러 갔다. 반찬을 조금씩만 가져왔는데도 남음제로 하는게 쉽지 않았다.(꾸역꾸역 다 먹) 담엔 더 적게 떠와야겠다.

고추기름에 마늘도 볶아 매콤하게 순두부찌개 끓였다. 배추쌈이랑 매운 순두부의 조화는 기가막혔다. 낮에 만들어 온 국화밥에 엄마가 준 밤조림도

상에내었다. 밥에 들어있는 밤에다 반찬으로 밤조림, 달달하고 매콤하니 맛있었다.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 맘에 좀 걸리지만 곰이 사다준 비요뜨는 거부할 수가 없었다. 촉촉한 한살림 밀실곶감도 녹여서 크림인듯, 젤리인듯 맛있게 먹었다. 따뜻한 차와 함께면 더욱 맛있다.

이 시기에 정말 잠깐 나오니 강추!!!


 

조합원 새내기 만남의 날 이었다. 한살림 덕후로써 새롭게 한살림에 가입한 사람들을 만나 너무 기뻤다. 그냥 물건만 사는 곳이 아니라 공동체와 지구와 사람을 위하는 그 가치를 전하고 싶어 비건 동그랑땡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었다. 도와주러 오신 오랜 조합원분들도 육식과 기후위기의 문제는 몰랐다고 놀라하시고 비건 동그랑땡도 맛있다고 좋아해주셔서 뿌듯했다. 누군가의 실천이 꽃 필 수 있는 씨앗이 되었길 바란다.

오후 일정이 있어서 또 정신없이 삼성동으로 출동했다. 비건강의 하고 왔는데 비건도시락을 주셔서 좋았다. 늦게 도착한데다 입맛이 없어서 도시락은 반만 먹고 집에 가져왔다. 포장을 생각한건 좋았지만 일회용으로 쓸 때는 종이가 비닐보다 환경영향성이 크다. 중요한건 소재가 아니라 기간, 횟수 라는걸 우리사회가 알고 방향성을 잡으면 좋겠다.

다른 식생활 팀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도 듣고 배우고, 서로 격려도 하고 상도 받아서 좋았다.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선언하는 부분도 좋았다.

류귀애 샘이 20분 완성 밤단자를 알려주셨는데 내가 20분안에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정말 맛있었다. 꼭 다시 만들어 보고 싶다.

 

겨우겨우 또 집에오자마자 논생태해설사 줌강의를 들었다. 2강은 블로그 이웃이신 송하님 강의였는데 너무 좋았다. 논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왜 많은지 이해가 되었다. 단순히 벼농사를 짓는 땅이 아니라 얼마나 생태적인 공간인지를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얼마나 인간중심의 이기적인 사고만 하는지도 새삼 느꼈다. 배고프니까 강의를 들으며 뻔뻔하게 호박죽 먹다가 강의 끝나고 컵라면에 삼각김밥으로 저녁(? 이지만 야식 시간)먹었다. 내 식생활 어쩔???


 

일손돕기차 제주에 간다. 제주는 지금이 농번기라고 한다. 귤도 레몬도 당근도 양배추랑 콜라비 비트까지 다 겨울에 수확하느라 정신없단다.

장치가 ‘니가가서 도움이 되는거 확실하냐’고 물었지만(너무 날카로운 질문이라 대답을 못함 ㅋㅋㅋㅋㅋ) 손을 보태러 고고싱.

공항에서 우동으로 점심먹고 일리에서 룽고 마셨다. 오랜만에 공항에 오니 좋았다. 늘 설레고 기분좋은 여행의 느낌. 비행기가 탄소배출이 어마어마한 운송수단이라 가벼운 마음은 아니었지만 여행의 설렘은 감출 수 없었다.

비행기에서 읽으려고 챙긴 책은 정말 좋았다.

작고 가볍지만 내용은 무게감있어서 더 맘에 들었다. 공항에서 기다리며, 비행기 안에서 읽기에 딱이었다. ‘천연’이라고 생각하는 가죽이 사실 지구엔 더 해롭다고한다. 쓰레기 문제가 있지만 합성섬유가 동물권이나 탄소문제나 수질오염등에 덜 해롭단다. 가죽 또한 공장식 축산이니 육식의 문제 또한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건 어떤 소재인가가 아니라 오래입을 수 있는 옷을 꼭 필요한 만큼만 선택하는 일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줬다. 이 책 추천!!!

제주에 도착해서는 아주 융숭한 저녁식사로 시작!! 내가 좋아하는 해산물 천국으로 맛있게 먹었다. 아직 아무것도 안하고 숙소에 도착하기도 전이었는데 빵빵 터졌다. 우리멤버 너무 웃김.


 

창문을 열면 귤밭이 보이는 제주의 아침!

우리동네 한살림에선 안파는 카카오별로 아침먹었다. 제주 바나나를 곁들인 로컬 아침식사^^

전날 저녁 비가오는 바람에 귤따기가 취소됐다. 귤이 젖어있으면 따기가 무섭게 썩기 때문에 딸 수 없다고 한다. 날씨에 영향을 크게 받는 농사의 어려움 + 공산품이 아닌 생물의 특성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날씨를 이상하게 만든건 도시 사람들 책임이 큰 데 농부가 다 책임지는 이런구조 옳지 않다. 여튼 생각지도 않은 여유시간이 생긴 우리는 여기저기 관광을 다녔다.

협재 해수욕장 해변길을 한참 걷기도 하고,

아무 골목에나 들어가 현지의 정취를 느끼기도 하고, 길에서 만난 1미터의 삶 멍멍이를 안타까워 했다가, 제주의 자연을 신기해 하기도 했다.

점심은 매우 로컬한 딱새우장 비빔밥으로 먹었다. 달달~ 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제주에는 씻은 묵은지 반찬이 자주 나오던데 둘의 조화도 굿이었다.

제주에 왔으니 제주에서만 파는 메뉴를 먹어봐야 한다고 들어갔던 스벅에선 좀 돈 아까웠다. 달기만하고 엄청 큰 사이즈라 다 먹기도 부담스러웠다. 속지말자 마케팅!! 내 필요에 의한 소비만 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눈내린 한라산이 보이는 금오름에 올랐다. 오르기도 어렵지 않고 날씨도 좋아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신기한 제주의 식물들도 관찰하고 금오릉 땅굴에 얽힌 역사적 아픔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입구에서 사먹은 한치빵도 맛있었다.

저녁은 시장에 들러 맛있는것들을 사다 숙소에서 해먹었다. 내가 한 냄비밥이랑 갈치구이 크게찍기 신공 ㅋㅋㅋ

 

시장에서 제주특산물 구경하며 이것저것 사먹고 곰 선물도 사고 커다란 생물 낚시 갈치 사와서 구워먹었다. 생산자님이 가져다주신 콜라비도, 버섯구이도, 사진엔 없지만 정애언니가 챙겨와 내가 볶은 은행구이도 맛있었다.

 

자려고 했는데 시작한 축구가 이기는 바람에 끝까지 다보고 하이라이트까지 봤다. 축구는 역시 여러사람이 봐야한다. 기쁘기도 하고 너무 웃어서 배가 아팠다. ㅋㅋㅋㅋㅋ (16강 덕에 잠을 못자서 삥~ 돌아가며 혓바늘이 서고 입이 다 헐은건 덤)

 


 

드디어 귤밭에 왔다. 귤밭을 처음 보는 나는 너무 신기했다. 내가 박스로 갔다놓고 막 까먹었던 귤이 사람이 일일이 하나씩 손으로 자르고 꼭지도 따고 터지지않게 조심히 나르며 선별하고 … 등등 엄청나게 손이가서 내게 온 것이라는 걸 생각해 본적이 없다. 전날 내린 비로 귤을 몇개만 따면 장갑이 젖어서 손도 시렵고 바람이 불어 춥기도 하고 위쪽이나 안쪽, 아래쪽 귤은 따기가 어려웠다. 마음맞는 사람들이 같이 하니 즐겁게 할 수 있었던것 같다. 귤 감사히 먹어야겠다.

농번기 제주답게 다들 농사짓다 오신 분들이 하나가득 있는 식당에서 뷔페로 점심 먹었다. 반찬이 아주 많았다. 이런경험도 너무 재미있다 ㅋㅋㅋ 너무 많이 퍼와서 살짝 현타왔지만 남음제로!

전부 다 먹었다.

하루 일이 끝난 뒤엔 주변에 있는 목욕탕 검색해서 뜨끈하게 몸을 담그고 집에와서 밥해먹었다. 전날 먹고 남은 밥이랑 새밥해서 나물볶음밥으로 만들고 김치국같은 찌개도 끓이고 첫날 한살림 담을매장에서 장봤던 서대도 구웠다. 하나 둘 꺼내고 보니 먹을 것도 많고 조화가 좋은 맛있는 밥이었다. 정애언니가 말아준 레몬 하이볼도 짱!!

 

저녁에 생산자님이 방문하셔서 같이 밤바다 보러 나갔는데 생각지도 않게 와인바에 가게 되었다. 다들 잠옷에 롱패딩 차림이었는데 ㅋㅋㅋㅋㅋㅋ (너무 더웠지만 창피해서 롱패딩을 벗지않았다.)

이렇게 너무 웃긴 추억이 또 하나 추가 되었다.


 

이번엔 다른 귤밭에서 포장 작업을 했다. 박스를 접고 스티커를 붙이고 귤을 크기별로 선별해 테이핑하는 작업을 분담해서 했다. 어느하나 힘이들지 않는 작업이 없었다. 이렇게 몇천평을 농사지어 한 해에 버는 돈에 또 놀랐다.(너무 적어서ㅠ) 점점 농사짓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이유를 알것 같았다. 겉모양이 예쁜것만 찾는 소비패턴의 문제가 여기서도 드러났다. 미친 푸드 시스템!!!! 에 대해 그리고 바른 소비와 식생활에 대해 더 열심히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근처의 현지 식당에서 보말 칼국수를 먹었다.

국물도 시원하고 손칼국수라 면도 탱글하고 같이 나오는 김치도 하나같이 다 맛있었다. 추운날 일한 뒤에 먹는 뜨뜻한 국물음식이라 더욱 만족스러운 한끼였다.

 

 

오후엔 제주 현대미술관에서 전시도 보고, 그 안에있는 예술공동체 구경도 했다. 나는 김창렬 미술관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다시 꼭 가봐야지~! 마음먹었다.

일몰이 유명하다는 스팟에 일부러 달려갔다. 날이 흐려 인생사진을 건진다는 일몰은 못봤지만 배가 찢어질것 같이 엄청 웃고 떠들고 사진찍으며 좋은 추억들을 만들었다. 너무 세게불어서 날아갈 것 같은 제주 바람의 맛도 보았다.

무엇보다 내가 하고싶었던 가맥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너무 춥고 목이아파 맥주는 못마셨지만 ㅋ 그 분위기는 잊지 못할것 같다.

저녁은 숙소 근처의 피자맛집에서 포장해온 피자와(고르곤졸라, 체다, 올리브) 남은 음식들로 차려 먹었다. 엄청엄청 오래 된 것 같으면서도 또 매우 순식간에 지난것 같은 제주에서의 일이 끝나간다.

 


체감상 한달같은 일주일이 지났다. 일정도 많고 느낀점도 많고 반성도 많이했던 시간이었다.

(제주에서의 일은 정신이 좀 들면 따로 정리해서 글을 써봐야겠다.)

 

같이 일하고, 밥도 해먹고, 응원도 하고, 한살림 약으로 염색이랑 눈썹파마도 하고, 안마도 해주고 ㅎㅎㅎㅎㅎ 쉴새없이 웃었던 제주일정.

정말 이렇게 다 다를 수 있을까? 싶게 생김도 성격도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함께 일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정도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기후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결국 인간은 멸종의 길을 걷게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애썼다는거, 같이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거, 그건 아주 의미 있는 일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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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옷장>에서 실천에 대한 내용도 나왔는데 그 내용이 아주 맘에 들었다.

실천은 내가 즐거운 만큼, 내가 가능한 만큼!

그리고 다른사람의 태도나 행동을 판단하지 않기!!

 

작은 실천이라도 하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응원하자! 내가 완벽하지 않듯이 다른 사람들도 완벽할 수 없다.

 

인생의 마지막 시간에

“우린 정말 최선을 다했어.!” 라고 말할 수 있게

앞으로도 쭈욱~ 즐거운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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