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2. 12.26.~22. 12.31.)

베푸 2023. 1. 1.

 

남은 꽃게탕으로 밥만 퍼와서 점심 먹었다. 발라먹기 힘든 집게다리도 게포크와 가위까지 동원해 싹싹 다 먹었다. 그게 생명을 내어준 꽃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고마워 꽃게야~ !, 감사히 조금만 먹을게‘ 파김치도 통째로 갖다두고 먹는 세상편한 현실밥상.

 

아주 오랜만에 로제 떡볶이 만들었다. 유기 떡에 브로콜리 한 송이를 다 썰어넣고, 한살림 유기 농축 토마토 반통을 넣어 만든 고급진 떡볶이 ㅎㅎ

색은 좀 연하지만 맛은 새콤하며 고소한것이 아주 맛난다. 내가 여름에 만들어둔 오이할라피뇨 피클이 너무너무 맛있는데 레시피가 생각이 안난다는 게 함정 ㅎㅎㅎ


 

팥물 남은거 다 털어서 밥 한덩이 넣고 끓였다.

보들하고 쫀득한 새알심 넣은 걸 제일 좋아하지만 밥알이 살아있는 팥죽도 좋다. 팥은 잘 먹지 않아서 팥빙수에 있는 팥도 골라내는 나였는데 팥러버인 울엄마 따라가나? 나이가 드는지 입맛도 변하나보다. 팥이 좋다. 속도 편하고 맛있다.

무랑 감자랑 넣고 북어국 끓였다. 남은 밥이 있어서 오분도미로 솥밥을 했더니 푸실푸실하다. 현미나 오분도미로 솥밥은 아닌듯… 샐러드라고 부르면 더 맛없게 느껴지는 옛날 사라다도 만들었다. 제주에서 사온 우도 땅콩을 넣었더니 더 맛있는것 같다. 반찬은 여전히 김치뿐 ㅋㅋㅋㅋㅋ

 


 

위원회 연수로 괴산 우리씨앗농장에 갔다. 우리가 가는날이 괴산 5일장날이라길래 가는길에 장구경도 잠깐했다. 북적북적 생기가 도는 장날은 참 기분좋다. 버섯이랑 달래랑 톳이랑.. 필요한것들도 구입했다. 미리 더스트백을 챙겼으면 좋았을텐데… 비닐을 잔뜩 받아서 아쉬움이 들었다.

우리씨앗농장에서 먹는 맛있는 점심! 버섯들깨탕이랑 파강회도 있고 나물이랑 김치, 무말랭이 ㅎㅎ 시골반찬에 밥 두 그릇 먹었다.

레알 구억배추 김치를 맛봤는데 ‘아~! 이거지!!’ 싶었다. 갓김치 같은 이 향 때문에 구억배추를 심었던건데 ㅠㅠ 내 김치는 너무 작아서 그런지 이 맛이 나지 않는다. 내년엔 배추 심지말고 우리씨앗농장에서 그냥 사먹을까? 고민되네ㅋㅋㅋㅋㅋ

 
 
 
 

논사협 현란님께 볏짚공예도 배우고, 벼 이야기도 듣고, 퀴즈도 맞추며 새해맞이 복조리를 만들었다. 논생태해설사 때 배운것들 복습하는 느낌이었다. 한 번 더 들어서 그런지 이해도 더 잘 됐다.

우리논도 우리쌀도 그리고 볏짚문화도 지켜내야지. 우리씨앗농장 대표님이 마련해주신 비료썰매로 눈썰매도 타고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퇴근시간에 좀 맞물려서 돌아오니 7시가 넘었다. 과천팀 모여서 저녁먹고 헤어졌다. 셀프바라 너무 많이 퍼온 쌈장도 있고 헤집어놓은 생선살도 있었는데 주변의 도구를 활용해서 다 가져왔다. 현장에서 남음제로를 못하면 셀프 포장까지하는 우리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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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5일장에서 사온 느타리 버섯을 데쳐서 물기를 짜고, 파송송 계란탁 해서 버섯전 부쳤다. 느타리 버섯전은 엄마가 도시락 반찬으로 자주 싸주던 메뉴라 먹을때마다 참 정감가고 좋다. 뜨끈할 때 먹으면 더욱 맛있다.

묵은지 통 비우면서 무채랑 갓등 부재료와 김치국물 남은거 다 넣고, 진하게 우린 황태육수 부어서 콩비지찌개 끓였다. 콩을 성글게 갈았더니 씹히는것도 있고 좋은데 부드러운 맛이 좀 떨어졌다.

새밥에 딸기까지 소박해도 훌륭한 밥상이었다.

 

부침개 러버라 각종 자투리채소를 보면 부침개가 먼저 떠오른다. 탕 끓이고 남은 미나리 쫑쫑썰어 전 부치고 된장찌개도 끓였다.

괴산로컬푸드에서 사 온 쌈채소에 버섯이랑 양파 마늘도 굽고 곰에게 괴산 한살림 축산에서 사온 돼지고기 구워줬다. 나는 새해부터 비거뉴어리 할건데 곰에게 따로 고기요리를 해 주지 않을거기 때문에 최후의 만찬 같은 거랄까? 현란님 수업에서도 우리 몸을 망치는건 곡물에서 오는 탄수화물이 아니라 동물성 지방과(식물성 기름도) 단백질, 설탕이라고 했다. 수천년을 먹어온 탄수화물은 억울하다고 말이다. 환경을 위해서도 우리 몸을 위해서도 Plantbased diet 는 중요하다! 고기를 사랑하지만 내 의견에 동의하며 플렉시테리언 정도로 살아가주는 곰 고맙다.

꽃다발 같던 쌈채소를 둘이 클리어하고 후식으로 곰이 준비해 준 과일도 먹었다. 코로나 이후로 배도 잘 깎는 곰이 되었다 ㅎㅎㅎ 코로나후유증으로 아직도 목이 완전하게 회복이 되지 않았지만 세상에 나쁘기만한 일은 없다 ㅋㅋ

 

뻔뻔한 권력일수록 맨처음 언론의 입을 막는다고 한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언론인 마리아 레사의 책 시작!!


 

느타리 버섯을 좋은 올리브유에 볶아 허브솔트를 뿌리고 한살림 채소빵에 초록마을 체다치즈 얹어서 발사믹까지 뿌려준 샌드위치. 그릴 꺼내기 귀찮아서 누르지는 않았지만 파니니 같은 느낌의 웜샌드위치다. 오랜만에 곰 아침으로 만들어주었다. 끄트머리 한 입 먹어보니 맛있는데 좀 짜다 ㅋㅋ

 

시대를 타임슬립한것같은 느낌의 서촌, 민댕이 결혼했을때 같이 송년회 하러왔던게 마지막이었다. 코로나 전이니까 벌써 3년전? ㅎㅎ 종찬오빠랑 만나 국수와 메밀전으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다 먹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맛있고 만족스럽게 다 먹었다.

커피맛도 케이크맛도 엄지척👍, 장인커피.

한번 온다온다 생각만했었는데 서촌에 온김에 블로그 이웃이신 @모리 님의 장인커피에 들렀다.

드디어 침만 흘렸던 바스크치즈케이크 먹고 맛있는 드립커피도 마셨다. 종찬오빠가 바스크 지방 얘기하는 바람에 이 케이크가 스페인 바스크 지역에서 유래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오빠의 이사 에피소드도 듣고, 같이 고레에다 히로카즈감독 영화이야기, 책 이야기, 음악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어떤 사람과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건 좋은일이다.

얘는 아무리봐도 쥐 같은데… 귀가 너무 짧은거 아닌가? 게다가 내년엔 검은토끼의 해라는데 말이지… 나온김에 광화문 빛초롱축제도 보고가려고 곰 기다리며 녹차 아인슈페너 마셨다. 너무 비싸서 손이 떨렸지만 맛은 좋았다.

서촌 ‘강주 미주구리, 갈치조림’

곰이랑 ‘강구미주구리’에서 갈치조림 먹었다.

매콤한게 땡겨서 검색하다가 발견한 집인데 밥도 냄비밥해서 뜨거울때 바로 퍼주고, 김도 직접 구운김을 주는데다 밥 다 먹을때 쯤 뜨끈한 누룽지도 줘서 넘 맘에 들었다.

곰도 밥이 맛있어 보였는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밥을 더 많이 퍼달라는 말도 하더라. 4조각 들어있는 갈치를 불공정하게 1:3으로 먹었지만 김에 무조림을 싸먹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식사였다. 바닥까지 긁을듯한 기세로 남음제로!!!


 

오랜만에 내 칭구 미갱이랑 만났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피아노 학원에서 만난친구, 나의 소울메이트이자 죽마고우이면서 베스트프렌드~^^

이 친구가 없었으면 내가 무사히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었을까 싶어서 문득문득 고맙고 눈물이 날 것 같은 친구다. 한참만에 만났는데도 엊그제 만난것 같은 미갱이랑 굴국밥 먹고 커피도 마시고 시장구경도 하면서 재미있는 22년 마지막 날을 보냈다. 어떤 시점 이후로 우린 같은 공부를 하지도 , 같은 분야에서 일을 하지도 비슷한 생활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가치나 삶에 대한 생각들이 비슷해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그래서 우리가 유유상종인가보다 ㅎㅎㅎ

 

집에있는 채소들을 올리브유와 허브솔트에 버무려 굽고, 오는길에 양송이도 사와서 굽고, 선물받은 술들을 다 나에게 넘기는 내칭구 (알쓰)장치가 준 와인 따서 2022년 마지막 날 스러운 저녁을 보냈다. 괴산에서 사온 한살림 소고기도 구웠는데 곰만 주려다가 나도 몇 점 뺏어먹었다. ㅎㅎ (미안하다 맛있었다ㅠ 내일부터 비거뉴어리 열심히 할게ㅠ)

와인이 넘 맛있어서 냉장고에 잠자던 치즈도 다 꺼내고, 크래커도 사오고, 딸기랑 곶감, 어제 사온 바스크 치즈케이크까지 다 꺼내 와인을 또 마셨다. 자기랑 살아줘서 고맙다는 곰이랑 기분 좋게 마셔서 그런가 결국 두 병이나 비웠다 ㅎㅎㅎ

새해 첫 날부터 숙취에 고생하면 안되는데 ㅋㅋㅋ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다 갔다.

2022년은 현실의 내가 바쁘고 행복했던 시기였던것 같다. 배우는것도 많았고 하고 싶었던것도 하기 시작한 어떤 원년같은 한 해였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같이 활동했던것이 가장 큰 소득인것 같다. 무탈하게 지낸것도 참 감사한 일이다.

 

내가 지금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도 무의미한 시간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할 일이 없고 내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넷플릭스만 돌리고 있는 시간들속에도 배울점과 남는점들이 분명히 있다. 세상은 대단한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돌아가는것 같아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자기 자리에서 하루를 잘 살아내고 있는 다수의 선한 사람들에 의해 온전히 돌아간다.

 

환경에 관심 가지고 뭐라도 개인적인 실천을 하려고 노력하면서부터는 시간이 가는것이, 나이를 먹는것이 나쁘기만 하지 않다. 내가 실천해간 하루하루가 쌓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환경을 위해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채식을 한다고 하지만 나는 매일 고기를 피할 뿐 매끼니 해산물이나 계란 등 동물성을 가진 끼니를 많이 먹는다.

 

2023년은 내 생애 두 번째 비거뉴어리로 시작하며 한 달 만이라도 온전한 완전채식!! 을 실천할거다.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조금 덜 유해한 방향으로 나를 움직여야지.

 

나는 모순적이고 단점도 잔뜩인 한 인간이지만 덜 인간중심적이고, 덜 자본주의적이면서 더 생태적으로 살고싶다.

 

Adieu!!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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