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3.2.6. - 2.12)

베푸 2023. 2. 13.

 

고구마가 먹고싶어서 곰한테 사오라고 했더니 호박고구마를 사왔다. 호박고구마가 달기는 하지만 물컹한 식감이 별로인데… 구울까 삶을까 고민하다 시간은 좀 오래걸리지만 찌기로 했다.

 

달콤한 냄새를 풍기며 맛있게 익은 고구마를 한입 먹었더니 이 아이는 밤고구마 식감에 색과 맛만 호박고구마였다. 물컹하지 않았다. ㅎㅎ 아주 만족스럽게 고구마와 딸기우유로 점심을 해결했다.

 

채식감자탕 쬐끔 남아있는 냄비를 치울겸 색다르고 맛있게 먹을겸 거기에 물 더붓고 라면 끓였다. 감자랑 버섯이랑 무랑 깻잎이 잔뜩 들어가 있는 레알 감자탕 라면!! 라면 스프를 넣었더니 더욱 감자탕 맛이나는것이 아주 맛있게 먹었다.

 

찰밥이랑 나물도 남음제로 하려고 곁들인건데 그게 또 너무 잘 어울려서 폭풍흡입!!! 찰밥이 맛있어서 또 해먹어야겠다.


 

고추장 멸치볶음을 넣은 간단김밥에 브로콜리 두부무침을 곁들이고 유부 쑥갓 국도 끓여서 예쁜 원플레이트 점심 먹었다. 맛있고 배부른 한그릇.

 

 

저녁은 언니들이랑 새로생긴 맥주집에서 안주로 먹었다 ㅎㅎ 역시 고기를 빼면 별거 없어서 이번에도 내 안주는 감자튀김 😝.


 

절기살림에서 2월 입춘 우수 절기음식으로 탕평채 만들었다. 탕평채 좋아하는데 2월의 절기음식인줄은 처음 알았다. 손 많이 가는 음식이지만 같이 만드니 금방 완성되고 재미있었다.

 

집에 가져와서 곰 주려고 좀 남겨두고 덜어서 먹었다. 오랜만에 맛봤더니 맛있었다. 한살림에서 정월대보름 특별공급 시루떡을 사먹었다. 너무 맛있었당 ㅎㅎㅎ 시루떡 쭉~~ 공급하면 좋겠다.

 

저녁은 회의하면서 언니들이랑 먹었다. 돼지고기 김치찌개집에 갔지만 김치랑 라면만 건져먹고 계란말이를 같이 먹었다. 이제 우린 합이 맞아서 서로를 배려하며 조절할 수 있다 ㅎㅎ 만날 만나고 같이 살아도 할 이야기가 넘쳐날것 같다.

만날 만날 즐거운 사람들 ㅋㅋㅋㅋㅋ.


 

생물다양성조사 연구 보고회가 있어서 아산에 갔다. 유기논과 관행논의 생물다양성 차이는 물론 물을 대는 방식 등의 여러 이야기를 듣는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특히 논을 사랑하고 생태적인 사람들과 함께있으면 얻는 에너지와 나누는 대화주제가 참 좋다. 정주님 차를 얻어타고 같이가서 오고가는길까지 공감가는 대화가 많았다. 좀 더 생태적이고 좀 더 작은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과 평화롭게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발표가 끝나고 준비해주신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고기를 빼고 담아왔는데도 먹을게 풍성했다. 밥을 더 퍼와서 맛있게 남음제로했다.

 

이대로 헤어지긴 너무 아쉽다며 예쁜카페에서 커피를 사주셔서 아몬드 라떼 마셨다. 나만 이 메뉴를 먹었는데 조금씩 맛본 다른 샘들이 내것이 제일 맛있다고 해서 (많이 뺏겼지만) 기분 좋았다. ㅎㅎ 논을 사랑하면 땅, 식물, 곤충에 새, 기후에 역사까지 박사가 되나보다. 아는거 많고 배울점 많은 사람들이랑 즐거운 대화 함께해서 좋았다. 논이라고 해서 벼만 얘기할 수 없듯이 우리 삶도 모두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나는, 인간은 언제나 그 그물의 일부라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지.

 

집에 와보니 제주에서 친환경 제철 꾸러미가 와 있었다. 포장이 전혀없는 마음편한 싱싱 아그들.

바로 브로콜리 한 통 큰놈으로 썰어 로제 떡볶이 만들었다.

 

전날은 늦게 들어왔다고 입이 댓발은 나왔더니만 자기가 좋아하는거 해주니까 입찢어지는 곰.

내 남자지만 참~~ 단순하고 참~ 쉬운남자. ㅎㅎ 실컷 먹으라고 많이 주고 난 배고프지 않아서 브로콜리 위주로 집어먹었다. 여기 들어있는 브로콜리 정말 너무 맛있당 ㅎㅎ 헤헷. 논생물다양성 배우고 와서 유기쌀로 떡볶이 해먹는다. 바람직한것 같당.

 


 

혼자 시간을 착각해서 30분 넘게 일찍 도착 ㅠㅠ

빈속에 커피는 아닌것 같고 고구마라떼 시켜서 마시면서 시간 보냈다. 비와서 우산쓰고 나왔구만 이후로는 그쳐서 내내 짐이 됐다능… ㅠ

 

요즘 김밥 참~ 많이 먹는다. 너무 늦게 끝난 설명회 덕에 식당들이 휴식시간이라 밥먹을 곳이 없었다. 여럿이 시킨 김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저녁은 제주채소비빔면이다. 아삭아삭 달고 맛있는 양배추에 당근, 깻잎이랑 아침에 먹으려고 샀던 구운계랑 얹어서 면보다 야채가 더 많은 비빔면 먹었다. 제주 무를 넣고 끓인 뜨끈한 국물도 곁들여서 소여물처럼 냠냠 ㅎㅎ 하나같이 다디단 제주채소.

 


 

설에 음식도 안하고 앓아눕다보니 오래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했는데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통화도 못하고 만나지도 못해서 엄마가 우울해했다.

이번 주말엔 엄마가 좋아하는건 다 해야지 마음먹었다. 당신 손으로 고기를 사는 일이 거의 없는, 채식주의자와 마찬가지인 울엄마가 좋아하는 곰탕집이 집근처에 있다. 갈까해서 찾아보니 언제부턴가 원재료가 미국산으로 바뀌었더라. 여러모로 그것보단 한살림이 낫겠다 싶어서 한살림 곰국 사다가 끓였다. 오분도미로 새밥하고 김치도 새로 꺼내 상차렸다. 엄마가 잘 먹어서 좋았다.

엄마 덕분에 고깃국을 얻어먹은 곰도 신났다.

 

몸도 피곤하고 미세먼지도 많아서 뜨끈하게 몸을 담그고 싶었다. 엄마도 곰도 목욕하는걸 좋아하니 온양온천에 나들이 갔다. 근처에 있는 예쁜 카페에서 무지하게 비싼(ㅠㅠ) 커피 마시고, 뜨끈한 물로 뽀득뽀득 씻고, 바로 앞에있는 온양온천시장에도 들러 구경했다. 파장이었지만 김이랑 빵이랑 떡이랑 사왔다.

 

생활의 달인에도 나오고 허영만의 백반기행에도 나왔다는 밀면집에 가서 온면이랑 비빔냉면도 먹었는데 비빔냉면 완전강추!!!! 토종닭수육을 시켰더니 엄마는 몇 점 먹고 곰은 또 신났다. 엄마를 위한 날인가? 곰을 위한 날인가? 종일 채식위주의 식단이 아니라 나는 잘 못먹었지만 몸도 개운하고 가족들이 행복해했으니 그거면 됐다.

 


 

온양온천시장에서 사온 숯불김은 기름이 거의 없었다. 뽀송하고 짜지도 않고 불냄새나는 김 ㅎㅎ 정원대보름 2탄처럼 집에있는 말린가지, 말린 호박, 말린 취나물을 모두 불려 나물 만들어 둔거랑

 

팥을 듬뿍 넣은 찰밥, 그리고 국물이 예술인 얼갈이 배추된장국 끓여서 배불리 먹었다.


 

콜라비는 그냥 과일처럼 먹어도 맛있지만 무를 대신해 요리하면 맛있다. 무 구하기 어려울때 독일에서 대신쓰곤했다. 특히 김치종류는 단맛도 있고 아삭한 식감이 무보다 좋아 맛있다.

 

콜라비 하나 채썰어서 생채 만들었더니 곰이 너무 도 당연하게 비빔밥으로 먹었다. 그럼 더 가늘게 썰어서 절여서 만들걸 그랬나보다 ㅎㅎ 입에 넣기 좀 어려웠지만 아삭아삭 꼭꼭씹어 냠냠냠.

콜라비 한통을 한 끼에 다 먹었다.

 


 

맛이나 편리 위주로 식생활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정제 탄수화물이나 튀긴음식들에 손이가고 그런 날이 지속되면 탈이난다. 나는 소화기능이 약하고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어서 늘 조심해야하는 체질인데 생각없이 막 먹다보면 늘 내 몸에 대해 생각해야할 시간이 생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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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은 지구뿐만 아니라 나한테 참 좋은 일이다. 이제 내 체질이 언제 그랬냐는 듯 잘 살다가 한번씩 ‘내가 이러면 안되지?‘ 하는 날이 생기니 말이다. 탈 나는 횟수도 줄고, 정도도 완화되었다.

눈 뜨자마자 화장실에 가는걸로 아침을 시작하면 참 개운하고 속도 편하다.

 

어떤 음식이 내게 필요한지? 생각해봐야한다.

내가 먹고싶은것이 과연 내 필요에 의한건지 티비나 매체에서 본 걸 무작정 원하고 있는건지도 말이다.

 

아토피가 있거나 두드러기가 나거나, 나처럼 소화가 어려워 채식을 시작했다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그리고 간증같은 채식후기들도 많이 들었다.

<나는 윤리적 최소주의자, 지구에 삽니다> 중에서

 

채식주의자가 되지 않더라도 유연한 방식으로 채식위주의 식사를 늘리면 나에게 가장 좋다.

 

그리고 그 ‘좋음’이 땅과, 물과, 이웃과, 다른 동물, 지구로까지 점점 확장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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