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새 봄, 한 해 농사의 시작(23.3.18./3.25.)

베푸 2023. 3. 27.

 

작년 생태도시농부학교 2기 수강생이었던 생초보 도시농부는(나) 올해 갑자기 위원장으로 도시농부학교를 진행 해야하는 입장이 되었다.

 

인생에서 달랑 두 번, 그것도 제대로 심어본건 작년 한해뿐인 내가 도시농부학교 전체를 준비하자니 보통일이 아니었다.

 

더욱이 올해는 작년까지 농사지었던 텃밭에서 쫒겨나(개발과 용도변경 등으로 쫒겨나기 일쑤인 도시농부ㅠ) 이사까지 하는 바람에 그야말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일의 연속이었다.

 

새 밭 알아보기와 계약, 텃밭이사, (제일 힘들었던)밭 구획정리, 개강식과 강의준비, 씨앗정리, 현수막 만들기, 밭번호 표식,

 

친환경 비료주문 & 보관, 자투리 자재로 팻말만들기, 참가자 확인, 안내, 농기구 구입과 이동, 물통준비와 환경만들기, 창고정리, 이름표만들기, 작년 논학교 뒷처리, 공동텃밭 준비 등 매일 할 일이 끊임없이 나왔다.

게다가 ‘생태’ 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연에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기로 하면서 밭번호도 버리는 자투리 나무를 구해 꽂아두고, 비닐은 쓰지 않고,

친환경 자재와 방식을 알아보고 무엇이든 재사용, 재활용 하는데 우선순위를 두다보니 일이 더 많았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거의 매일 만나서 일하면서도 불평한마디 없는 우리 논밭학교 팀원들이 아니었다면 엄두도 못냈을 일이다.

 

정말 어디에서 이런 귀한 사람들이 나왔을까?

만날때마다 배우는 점이 많고 나를 반성하게 하는 사람들. 뜻도 지향도 비슷해 늘 즐겁다.


 

농사준비는 2월부터 한 것 같은데 정작 농부학교를 시작하니 내 텃밭 관리는 저 멀리에… ㅠㅠ

진행을 하다보니 수업이 끝나고는 진이 빠져 내 텃밭 농사짓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고 ㅎㅎ 나 때문에 무늬만 도시농부 노릇을 하는 곰은 첫날만 잘 도와주고 내내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 사진 찍느라(예산 증거(?)용 사진도) 내 농사 사진은 찍지도 못하고, 퇴비를 넣는것도 밭을 가는것도 곰이 (대충)하다보니 정작 나는 구경도 못했다.

 

 

씨감자 재소독 및 준비 사진만 좀 찍고(이것도 사실 안내용)

 

오늘 감자 심으면서 또 한 컷!!

수미감자와 홍감자라 감자를 몇개나 심었고 어디에 심었는지 표시해두려고 했는데 그것도 실패ㅠ 몇개나 심었는지 세어보지도 못했다. 잎이 나면 다르려나?? 캐봐야 알려나?

 

 

황홀한 포틀락 점심과 예쁜 봄꽃들 덕에 힘을 내서,

반응형

농부님이 나눠주신 완두는 세 포기 심고올 수 있었다.

 

그 후에도 공동텃밭 관리까지…

 

올해는 1-2기 생태도시농부학교 참여자 특전으로 5평 텃밭을 얻었는데 ‘괜한 욕심이었나?’ 싶은 생각이 벌써든다.

 

그래도 심고싶은 작물은 100만가지이니 지금부터라도 밭구상을 잘 해봐야지.

 

 

무슨 정신으로 심었는지 모르겠는,

맛있는 감자야!! 잘 자라줘~~~ ❤️

논살림 연수때 얻어온 울릉도 토종 홍감자도 잘 부탁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