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3.3.27.-4.2.)

베푸 2023. 4. 9.

 

삘받아서 베란다 정리 하는데 고구마 썩은것이 발견됐다. 하나가 썩으면 그 주변애들이 차례로 다 썩기 때문에 몽땅 씻어 얼른 삶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고구마와 내 구억배추김치 하나 꺼내 같이 먹으면 꿀맛!!

 

 

안산 '나이지리아 네 남매 사망' 빌라 불 멀티탭서 발화 추정

(안산=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27일 새벽 발생해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 남매 4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안산시 빌라 화재는 출입구 부근 벽면 콘센트와 연결된 멀티탭에서 최초 발화한 것으로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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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비보를 들었다. 작년 한해동안 꿈자람(다국적 이주노동자 가정 자녀 지원사업) 수업내내 함께했던 예쁜 아이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수업시간 내내 참여도도 높고, 늘 밝게 웃던 착한 아이였는데 꿈이 자라기도 전에 이런 사고를 당하다니 …. 너무 가슴아프고 믿어지지 않았다.

 

언니들이랑 만나 우리가 어떻게 도우면 좋을까? 고민했다. 아이를 넷이나 한날 한시에 잃고 부모님은 어찌 살아갈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하다.

샌드위치와 쌍화차를 먹었다. 샌드위치에 햄이 들어있었지만 빼기도 애매하여 그냥 먹었다. 저녁밥은 그냥 넘기는걸로…


 

토박이 씨앗 살림운동 안내자과정 커리큘럼으로 우리씨앗농장에 갔다. 지난겨울 눈썰매를 탄 뒤로 계절이 바뀌어 다시 가니 좋았다. 너무너무 예쁜 우리 콩들과 씨앗도 나눔받아오고 우리밭에 쓰면 좋을 퍼머컬쳐 아이디어도 얻어왔다.

맛있는 제철음식으로 점심을 마련해주셔서 감사히 아주 맛있게 먹었다.

일손돕기로 감자도 심고, 표고버섯 종균도 참나무에 박아주고, 봄나물도 캤다.

 

하하호호 웃으며 한참을 일하고 내려왔더니 준비팀에서 진달래 화전과 달래파 파전을 준비해주셨다.

봄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자연의 맛! 맛있게 먹었다.

사이좋은 토종닭이랑 봄꽃들도 구경하고, 도롱뇽알이랑 올챙이도 보고 토종씨앗의 중요성도 배운 즐거운 시간이었다.

 

 

대표님이 토종 달래파를 뽑아가게 해주셔서 두 다발 뽑아 왔다. 달래파는 달래처럼 잎이 가느다랗고 키가 작았다.

 

가늘가늘해서 쫑쫑썰어 맛간장 만들면 좋을것 같았다. 곰에게도 달래파 맛을 보여주고 싶어서 몽땅 썰어 전부쳤다.

 

달래와 부추와 파의 맛을 다 느낄 수 있다더니 정말 달래향도 나고 부추맛도 나는것 같았다. 현주언니가 힘들게 따서 나눠준 진달래도 얹어 달래달래 파전으로 먹었다.

막걸리 한 잔 곁들이고 그 잔에 꽃도 띄워 봄봄 파뤼

집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혼자 저녁도 먹은 곰은 또 파전을 몽땅 다 먹었다고 한다. ㅎㅎㅎ 왜지?


 

아껴둔 우보농장 토종쌀로 밥하고 어제남은 달래파전 반죽 마지막으로 부치고, 봄동 겉절이고 곁들여 건강밥상, 간단 혼밥.

진달래 활용해서 예쁜 샐러드 만들고 괴산 로컬푸드

매장에서 사온 냉이로 파스타 했다.

사먹는 파스타에선 절대 먹을 수 없는 양으로 많이 만들었는데 곰이 모자란 듯한 표정을 지어서 남은 진달래를 활용해 주먹밥도 만들어줬다.

 

진달래진달래 봄봄한 밥상.


 

또 텃밭에 나갔다. 일이 많아서 정작 내 텃밭은 하나도 관리 못하면서 자주 텃밭에 간다. 텃밭에서 먹는 점심은 정말 일품이라 현주언니랑 둘이 김밥이랑 샌드위치, 토마토, 커피, 미숫가루로 점심먹었다. Spc불매운동 하고있는 중에 포인트를 다 쓸 요량으로 샌드위치 샀다. 죄다 플라스틱에 들어있어 또 짜증이 났다. 포인트를 다 쓰곤 앱도 지워버렸다. 여름에 아이스크림이 좀 아쉬울듯 하지만 안가야지.

 

봄가뭄이 너무 심해서 밭이 쩍쩍 갈라지고 주말에 심고 온 완두가 다 말라있었다. 목말라 죽으려고 하는 완두를 보고 있으니 맴찢 ㅠㅠ 씨를 뿌릴래도 땅이 너무 말라있어서 빈밭에 물을 주었다. 물을 두 번 주어도 조금만 흙을 걷어내면 안엔 이렇게 마른 흙이 나왔다. 다음주에 비소식이 있으니 촉촉해진 뒤에 씨를 뿌려야겠다. 아직 벌들이 땅속에서 깨어나기도 전에 우리집 앞 벚꽃은 벌써 꽃잎이 떨어지던데…ㅠㅠ 올해 농사는 벌써 걱정이다.

 

퇴근하는 곰이 픽업해줘서 같이 저녁먹고 들어왔다. 제철 나물반찬이 잘 나오는 이 식당 ㅎㅎ 곰은 갈치조림에 코박고 먹은건 안비밀.


 

절기살림에서 쑥와플을 만들어 먹었다. 쑥향도 많이나고 바삭하며 쫄깃한것이 참 맛있었다. 커피와도 잘 어울렸다.

이미 배가 불렀지만 끼니를 건너뛰긴 애매하여 성아샘이랑 매콤한거 먹으러갔다. 쫄면과 유부김밥을 먹었는데 일반적인 맛이랑 달랐다.

집에오는길, 벚꽃이 다 떨어졌다. 아직 개나리가 덜 핀곳도 있는데 벚꽃엔딩이라니…. 3월의 마지막 날인데 말이다. 3월.

냉이를 듬~ 뿍 넣어 냉이장비지 끓이고 봄동이랑 상추를 섞어 겉절이 만들고 계란후라이랑 밑반찬으로 저녁상 차렸다. 문경에 1박2일로 복숭아 농사 시작하러 가는데 냉장고에 있는것을 해먹고 갈 수 있어서 좋다.


 

복숭아 농사의 시작, 거름주기와 가지치기 하러 문경에 가는길인데 꽃놀이 하러가는 차량들 때문에 너무 막힌다. 도착해서 점심 먹으려고 했지만 배가고파 휴게소밥 먹었다. 가격과 퀄리티에 실망한 순두부 ㅠ

언제 어디나 들고다니는 내 가벼운 텀블러에 음료사고 내가 사랑하는 슈 를 오랜만에 만나서 하나 먹었다. 이제 4월 1일인데 여기저기 반팔입은 사람들이 보일만큼 날이 더웠다. 낮에는 에어컴틀고 밤에는 보일러트는 일이 생길것 같은데… 진짜 큰일이당.

 

곰이 운전하느라 고생했으니(막힌다고 짜증 한 사발)한번 와보고 싶었던 가은역 카페에서 사과음료 마시면서 복숭아 나무 전지영상보고 거름주는 법도 알아보았다. 달다구리가 들어가니 기분이 나아진 곰이랑 복숭아 밭으로 고고싱!

 

 

우리 복숭아 밭은 너무너무 예뻤다. 산에도 꽃이피고 새소리도 많이 들렸다. 비료도 주고 가지치기도 해주고 가져간 새참도 먹고 재미있게 일 했다.

가지치기 끝내고 문경온천에서 목욕하고 나와 저녁먹었다. 곰은 시골도 싫어하고 농사는 더 싫어하고 일하는것도 딱 질색인 사람인데 나한테 맞춰주느라 이 멀리까지 온다. (장기사~ 운전해~!) 운전하고 힘도 쓰느라 고생한 곰이 먹고싶다고 하길래 채식한 이후론 처음으로 고기집에 같이 갔다.

주문하기 전부터 일장 연설을 하고 ~ 고생했으니 고마워 사주는 거라며 이제 몇 년은 이런일이 없을거라고 생색도 잔뜩 내며 정식을 시켰는데 삼겹살이 달랑 한 줄 나와서 빵터짐 ㅋㅋㅋㅋ나는 쌈과 나물반찬, 된장찌개랑 먹었다.

우리가 덜 먹어야 더 존재할 수 있다~!!

밤 벚꽃 보며 숙소에 들어갔더니 언니들이 잠자리며 준비를 다 해 둔 상태였다 ㅎㅎ 감사히 와인 한 잔 하고 수다떨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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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언니들은 복숭아 일하러 먼저 보내고 ㅎㅎ 곰이랑 동네 한바퀴 산책했다. 일해놓고 노는 자의 여유 ㅋㅋㅋ 내가 잔 숙소에도 벚꽃이 예쁘게 만개하고 동네에도 각종 꽃들이 피어 참 예뻤다. 아기자기 예쁜 동네, 산책하기도 좋았다.

아침 먹으러 현지인께 소개받은 묵집에 갔다. 가격도 저렴하고 아주 맛있었다. 따끈한 국물을 부어 먹으니더 맛있었다. 같이 나온 기장밥도 맛있고 반찬의 어울림도 좋았다.

다른메뉴도 분명 맛있을것 같아서 수수부꾸미를 추가로 시켰다. 뜨끈하면서 바삭 쫄깃한 반죽에 달달한 팥소가 들어있어서 또 엄청 맛있게 먹었다. 곰은 3개나 줬는데도 포장해가자고 하던데 안시켰으면 어쩔뻔~. 다 국내산 재료라 그것도 맘에들고 저렴한 가격도 감사했다. 다음에 또 가야겠다.

오미자터널도 구경하고, 고모산성에도 올라가서 너무너무 예쁜 전경도 보고 벚꽃길도 걸었다. 복숭아 가지 전지작업하러 온건데 때가 맞아 벚꽃이 절정이라니… 걱정이 되면서도 너무 예뻐서 황홀했다.

유명한 벚꽃길이 아니라서인지 사람이 별로 없어서 더 좋았다. 윤중로를 전세낸 느낌…. 그래도 4월2일에 꽃비가 내리는건 너무 슬펐다. 4월 1일은 멸종위기종의 날이라던데… 이래서 멸종되나보다 싶었다. 이 아름다운 벚꽃을 맘편히 오래 즐기기 위해서라도 뭐라도 해야지!! 바뀌자!! 바꾸자!!

벚꽃 구경한 길 근처에 있는 산나물 밥집에서 산나물 정식이랑 산나물 전 먹었다. 나물과 장아찌 종류로 한상가득 나오니 곰이 절밥 같다고 했다 ㅎㅎㅎ

그래도 맛있다고 잘먹고 늘 그렇듯이 남음제로도 성공해서 상도 받았다. ㅎㅎㅎ 남음제로 하고 상품받는거 참 좋네. 다른식당에서도 이런 이벤트 하면 좋겠다. 음식을 귀히 여기고 남기지 않는 습관을 들이길~🙏. 먹고나서 속도 참 편했다.

집에 오는길, 차에서 아주 푹~ 잠들었는데 나물밥을 먹어서 그런지 속도 불편하지 않았다. 나는 샐러드나 먹고 자고 싶었으나 그걸로 될 곰이 아니지… 채식라면에 김치랑 콩나물 잔뜩 넣고 끓여 먹었다. 나도 한젓가락 거들었다. 이렇게 주말이 끝나간다. 산나물 나오기 전에 말린 산나물 사다 밥해먹어야겠다.

맛있어서 생각난당 ㅎㅎㅎ


 

올해는 겨울이 비교적 겨울다워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봄이 봄답지 않다. 3월에 벚꽃이 다 피더니 4월 초엔 다 떨어진다. 몇년 전 일기를 찾아보니 4월 19-20일에 윤중로 벚꽃축제에 다녀왔더라. 그러니 얼마나 빠른것인가… ㅠㅠ 꽃은 있는데 벌은 없는 무서운 상황.

오늘은 지나는데 좋은 향이 나서 봤더니 수수꽃다리(라일락)가 피고 철쭉도 하나씩 꽃망울을 터뜨리더라. 얘들은 5월에 피는건데… ㅠ 며칠상간에 꽃들이 후다다다닥 폈다 진다. ㅠㅠ

 

꽃들이 이렇게 후다닥 피고 동시다발적으로 피면 안된다. 왜냐하면 외부의 기온과는 다르게 땅속의 온도는 천천히 올라 아직 벌들이 깨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벌이 나오지 못해 꽃은 수분을 도와줄 동물이 줄고 벌들은 땅에서 깨면 먹을 게 없어진다. 안그래도 벌이 줄어 걱정인데 더 큰 문제가 되어 식량난이 올 수 있다. (아래의 스브스 뉴스 참조)

 

 

꽃이 만발한 너무 아름다운 이 계절을 마음껏 즐길 수 없어서 슬펐다. 그런데 한편으론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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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야한다.

뭔가 이상해야한다.

그냥 그렇게 넘겨서는 안된다.

 

달라지는 이상한 날씨와 이상한 현상을 되돌리기 위해 내가 바뀌어야지.

 

봄옷을 사고싶은 마음부터 고쳐먹고, 소비도, 쓰레기도 동물성 음식도 더 줄여봐야지.

 

5월에 에어컨 트는것도 싫은데 4월초부터 에어컨 트는 꼴을 어찌볼까… ㅠㅠ

 

더 열심히 민원넣고 댓글달고 건의하는 프로불편러가 되어야지.

 

 

너~ 무도 아름다운 이 장면을 내 후손의 후손의 후손도 맘편히 즐길 수 있게 좀 더 불편해질 용기를 내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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