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가뭄에 단비, 씨뿌리기 좋은날(23.4.8.)

베푸 2023. 4. 9.

 

텃밭관리하느라 정작 내 텃밭은 하나도 손대지 못한 요즘, 지난주엔 복숭아나무 전지하러 문경에 다녀와서 씨앗심는 시기를 또 놓쳤다. 땅이 너무 말라 씨앗을 뿌려도 걱정이었구만 다행히 식목일에 비가 와주었다.

 

식목일의 비는 올해도 어김없이 발생한 산불을 꺼주고 바싹 말라있던 대지도 촉촉히 적셔주었다.

 

텃밭에 나갔다. 아직 촉촉한 텃밭과 흙냄새가 참 좋았다. 벚꽃은 다 졌던데 아직 피어있는 개나리도 예뻤다.

심고 방치해 둔 내 완두콩은 지지대도 해주지 않아 풍선인형처럼 정신없이 흔들리고 있었구만 오늘 가보니 예쁘게 나무 지지대에 묶여있었다.

원순님이 지난주 나오셔서 돌봐주신것 같다. 정말 무슨 복에 이런 사람들을 만났는지… 감사했다.

파란끈은 옆 밭 농부님이 버리신다는걸 주워왔다. 금속지지대가 있지만 원순님이 주변 가지치기한 나무를 잘라다 만들어주신 지지대와 현주님이 목공동아리에서 버리는 자투리 목재로 만든 이름표까지~ ㅎㅎ 다시쓰고, 버리는것 주워쓰고 새로살땐 환경을 생각하는 우리는 생태텃밭 ㅎㅎ

 

지지대를 해준 덕분인지 누렇게 말라 죽어가던 우리 완두는 다시 초록초록 살아났다.

작년에 밭의 양옆에 세월호 행사에서 얻어온 메리골드 모종을 심었더니 밭도 예뻐지고 벌과 나비도 찾아올 뿐더러 뿌리작물에 생길 수 있는 병해도 방지한다고 했다. 특유의 향 때문에 해충과 뱀도 막아준다고 ㅎㅎ 그래서 올해는 작년 텃밭에서 채종한 메리골드 씨앗을 심어주었다. 꽃이 지면 씨가 되기 때문에 메리골드는 채종도 참 쉽다.

올해도 예쁘게 자라줬으면~^^

책에서 섞어지으면 좋은 작물로 시금치와 대파가 나와있었다. 우리씨앗농장에서 주신 토종 뿔시금치와 조선파를 번갈아 심어주었다. 책의 예시사진처럼 예~ 쁜 모습이 되길 상상해보았다.

 

청경채와 쑥갓도 마찬가지로 번갈아 심기. 흙을 파도 땅이 촉촉해서 심을때 기분 좋았다. 물을 머금도록 기다리지 않아도 됐고 왠지 잘 자랄것만 같았다. 10일에 한번씩만 비가 충분히 와줘도 물을 줄 필요가 없다던데… 인간의 탐욕으로 병들어가는 지구는 시스템 고장으로 점점 더 가뭄이 심해진다.

 

아욱은 하나만 심어도 무지하게 크게 된다고한다. 부채만한 아웃잎으로 된장을 끓일 상상을 하며 자리를 넓게 잡고 하나만 심었다. 검은완두는 모종을 내고 있지만 직파도 시범적으로 해보았다.

우리 텃밭은 새들이 많~ 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콩을 직파하면 다 파먹어 버린다고 한다. 완두도 혹시 그럴지 몰라 테스트 겸 직파ㅎㅎ 곰이 심은 토종 청상추랑 페퍼민트도 잘 자라라~~~ (사진없음)

토마토는 모종을 내고있는 중이라 토마토 심을 자리에 바질도 심어주고, (토마토와 바질도 동반작물)

작년에 내가 채종한 딜 씨앗도 심었다.

모리님이 주신 씨앗을 심어 잘 먹고 또 채종해서 이웃과 나누고 남았다. 이렇게 씨앗을 나누는 삶 되게 멋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종작물을 잘 키워서 또 채종해야지. 종자주권을 지키는 도시농부의 역할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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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엉덩이 의자에 앉아 샌드위치로 새참을 먹고,

나무팻말에 이름도 그려서 잘 박아주었다.

 

오늘 씨앗을 9가지나 심었는데도 2/3나 남은 밭 ㅎㅎ 5평은 정말 꽤 크구나~ ㅎㅎㅎ

 

그래도 나에겐 심고 싶은 작물이 아직 많이 남았으니 디자인을 잘 해봐야지. 우리 텃밭은 동서로 길게 난 밭이라 작물배치를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잘 안잡힌다. 다행히 나는 울타리쪽 텃밭이 당첨되어서 이번엔 넝쿨작물을 시도해보려고 한다.

 

기다려라 호박, 단호박, 울타리콩!!! ㅎㅎ

 

촉촉하고 맑은 오늘 우리 텃밭의 전경


 

덧,

 

오는길에 자재상을 두 군데나 들러 구입한 씨앗들. 내가 좋아하는 작물 위주로 샀는데 얘들도 잘키워봐야지~^^ 그린빈스를 못구해서 속상했는데 현주언니가 구했다고 연락이 왔다. 헤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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