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 없는 삶/제로웨이스트

텀블러 손잡이 수리 대작전(feat. 믹스 앤 픽스 에폭시접착제)

베푸 2020. 9. 24.

 

사진의 이 텀블러 어떤가요? 보통의 텀블러랑 다른 점이 느껴지시나요? ㅎㅎ

 

요 아이는 얼마 전 새 생명(?)을 얻은 텀블러랍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해요.

다른 포스트에서 보셨겠지만 이 녀석은 불국사 토함수, 석굴암 감로수도 담았던 역사적인 녀석이구요.

매일같이 들고다녔더니 웬만한 사진엔 씬 스틸러 처럼 등장하는 녀석이랍니다.

커피, 물, 차는 물론이고 맥주와 어묵에다 과일도 담았던 포용력있는 녀석,

 

새 텀블러를 사다 나른적은 많아도 한 텀블러를 이렇게 오래 & 많이 쓴 건 처음인 녀석이지요.

 

잘 보면 눈꽃무늬가 그려진 크리스마스 에디션인데 여름에도 잘 어울리는 저의 외출 필수템이랍니다.

 

그런데 우리집 마이너스의 손 곰🐻(<- 제 남편입니다)때문에 이 아이에게 시련이 닥쳤어요.

 손잡이가 뚝 부러진 것이지요. 사용할때며 들고다닐때도 손잡이 있는것이 훨씬 편해서 애용했는데 어찌나 속상하던지ㅠㅠ. 텀블러 기능엔 이상이 없어서 그냥 들고다녔는데 카페에서 주문하면 직원분들이 당황해 하셔서 안되겠더라구요.

안쪽에 이렇게 금속이 감겨 용접으로 붙인거라 본드도, 양면테이프도, 강력접착제며 글루건이 다 소용없었어요.

 

그러던 차에 한살림 ‘내 텀블러를 소개합니다’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인스타그램에 이 사실을 소개했고, 한 인친님이 이 접착제를 써보라며 알려주셨답니다. ㅋㅋㅋㅋㅋ

반신반의 하면 시도해봤는데 요렇게 감쪽같이 붙었다지요.

그게 뭐냐구요?? 궁금하시죠??

믹스 앤 픽스

 

미라클픽스 접착보수제-다목적용 픽스 접착용 보수 철재 목재 타일 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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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에폭시 접착제에요.

미쿡 홈쇼핑채널을 그대로 더빙한 광고 한번쯤 보셨을거예요. 강력본드도 소용이 없길래 어딜가서 용접을 해야하나? 생각했는데 에폭시 접착제로 붙이니까 시멘트처럼 말라 굳으면서 붙더라구요.

 

제가 다이소를 정말 싫어하는데 (대부분 제품이 미세먼지의 근원인 중국산에 품질이 별로라 싸게 빨리 쓰고 많이 버리는 구조라 자원활용과 환경에도 안좋아서요.) 믹스엔 픽스 한 개 사자고 택배를 시키는건 아닌것 같아서 다이소에 걸어가서 믹스앤 픽스의 유사품 ‘미라클 픽스’를 샀어요.

 

사용법은 이렇습니다.

찰흙같이 생긴 접착제가 들어있는데요. 그걸 조금 자르면 단면이 이 사진같아요. 색이 다른 두 부분이 잘 섞이도록 손으로 주물주물하면 껌처럼 되면서 약간 열이 발생해요. 그때 원하는 면에 붙여주레요. 붙인 다음엔 바로 굳는것이 아니라서 손잡이 모양을 따라 칼로 잘라냈구요. 그 상태로 하루쯤 그냥 두니 단단하게 굳어서 접착이 되었어요.

이렇게 말이지요? 본드나 글루건으로 붙였을때도 일시적인 효과는 있었는데 이건 제가 한달이상 손잡이로 들고다니고, 세척도 하고 평소와 다름없이 썼는데 튼튼하게 잘 붙어있네요.

 

손잡이도 고쳤으니 이제 한참은 더 쓸 수 있겠죠?

 

장바구니나 텀블러가 친환경 아이템인건 분명하지만 최소한 100번 이상 꾸준히 써야 그 효과가 있다고해요.

지금은 오염의 주범인 비닐봉지도 맨 처음엔 면가방이나 종이백을 대신할 친환경 발명품 이었다잖아요.

텀블러는 생산시 발생하는 탄소배출이 플라스틱 컵과 종이컵보다 크기 때문에 한개의 텀블러를 오래 꾸준히 사용하는것이 핵심입니다!!!

 

위의 도표처럼 하루에 커피 한 잔을 마신다고 가정했을때 2주면 플라스틱 컵, 1개월이면 종이컵의 탄소발생량과 같아진다니 텀블러를 꾸준히 사용하기만 하면 한달 이후로는 탄소배출 제로로 사용하는것이나 마찬가지죠.

 

지금처럼 한번쓰고 버리는 소비습관은 유지하면서 비닐에서 면으로, 플라스틱에서 종이로 소재만 바꾸는건 절대 친환경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후위기를 앞당기는 행동이지요.

 

사실 텀블러 손잡이 고치는 법을 포스팅할 생각은 없었는데 오늘 또 다른 인친님께 댓글 하나를 받았어요.

저와 같은 텀블러를 가지고 계신다더라구요. 이런식으로 망가지는 텀블러가 많은지 모르겠지만 다른 분들이 가진걸 하나라도 더 고쳐서 더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포스팅을 보시고 뭐든 붙이고 고쳐써서 버릴 물건이 하나라도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제 요 텀블러가 마르고 닳도록 다시 오~ 래 쓸 거예요. 어묵이랑 맥주 말고도 ‘텀블러 어디까지지 써봤니?’ 할 수있는 다른 종목 도전도 해보려구요 ㅎㅎㅎ

유행 지났다고 사고, 갖고 싶다고 사고, 조금만 망가져도 사고, 싸다고 사지말고 우리 처음부터 좋은물건 골라서 오~~~ 래 오래 써봐요.

 

(이걸로 고장난 건조대 바퀴도 붙여놨는데 그것도 효과가 있으면 또 소식 전할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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