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3.7.10.-7.16.)

베푸 2023. 7. 21.

 

오전까지 감사 수정자료 보내달라고 해서 작성하느라 아침은 옥수수와 미숫가루로 먹고 점심은 뜨끈하게 브로콜리새우죽 끓여 먹었다. 날이 더워 찬것을 많이 먹으면 속은 냉해져 몸의 밸런스가 깨지기 쉽다. 일부러라도 더 챙겨먹어야 하는 따뜻한 음식. 땀을 한바가지 흘렸지만 속이 편해졌다.

 

피곤했다. 노르웨이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잠들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또 밥을 하고 싶지가 않았다. 참 신기한 일이다. 누워있으면 의욕이 없고 그럼 먹고싶지도 하고싶어지지도 않으니 말이다. 곰이 퇴근할 시간이 되어 밖에서 갈치조림 사먹고 들어왔다. 밑반찬이 맛있었다.

곰의 생일쿠폰으로 시원한 후식도 나눠 먹고 요즘 정말 감동적인 맛인 대추토마토도 먹었다. 요즘 나의 식단 좀 괜찮은듯하다. 기름진것도 가공식품도 커피도 안먹었더니 몸이 훨씬 좋다. 잠도 푹~ 잘 자는것 같다. 좀 더 내 텃밭재료 집밥을 열심히 먹어야지. ㅎㅎ


비가 어마어마하게 온다. 잠깐 열어놓은 창문으로 비가 다 튀어 바닥에 물이 한가득 될 정도다. 냉동된 식빵을 굽다가 불이 셌는지 다 태웠다. ㅠㅠ 계란넣고 샌드위치 만들어 미숫가루랑 먹었다.

초복이라고 한다. 또 얼마나 많은 닭들이 죽었을까? 먼 미래에 지구의 지질학을 연구하는 외계인이 있다면 인류세는 가장 많이 닭뼈가 발견될 것이라고 했다. 1년에 10억마리나 닭을 잡아먹는 우리. 감자는 100일을 자라지만 닭은 30일도 채 못산다. 모두가 채식주의자가 되진 않더라도 최소한 일부러 찾아먹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초복이니 특별히 더 알록달록하게 내 텃밭채소들로 상차렸다.

색이 고와서 손질하고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 별거 아닌 음식이지만 입안에서 제각각 느껴지는 맛과 식감도 참 좋았다. 시원한 오이냉국은 환상의 궁합이었다.

 


어떤 계기로 책을 읽게 되는 경우는 참 좋은것 같다. 대화를 나누다가 사놓고 앞페이지만 읽다 방치한 책이 떠올라 다시 읽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훨씬 좋고 큰 통찰이 있었다. 다른 책들까지도 읽어보고 싶은게 생겨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 그러다 새벽에 잠들었다. 아침일찍 회의가 있어 부랴부랴 나갔더니 회의는 생각보다 싱겁게 끝났다.

점심으로 버섯크림파스타를 먹었다. 사장님이 직접 만드시는것 같았다. 꾸덕한 크림은 좋았지만 루를 볶을때 덜 볶아졌는지 생 밀가루 냄새가 났다. 양도 많아서 다 먹느라 좀 힘들었다. 만족스럽지 못했다.

현주언니가 옥수수랑 오이를 사줬다. 맛있는 옥수수는 바로 삶고, 키가 작은 토종오이는 반찬으로 먹을것이다. 내 딜 넣고 피클도 담가봐야지.

다음주 수업 준비도 할겸, 오랜만에 오징어 순대를 만들었다. 찹쌀을 넣은거, 당면을 넣은거 두 버전으로 만들었다. 찹쌀을 넣은것도 맛있지만 당면이 식감이 더 좋다는 말에 당면으로 결정됐다. 곰이랑 맥주도 한잔 했다. ㅎㅎ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이럴줄 알았으면 회의를

취소하거나 줌으로 하는건데…. 출발할 때는 보슬비더니 지하철에서 내려보니 쏟아붓는다. 지난 활동에 대한 평가를 하고 하반기 계획도 세운 뒤 맛있는거 먹으러갔다. 그동안 행사하고 그러느라 못먹었던 회의비 몰아썼다 ㅎㅎㅎ 마파두부, 어향가지, 완탕면이랑 딤섬까지… 먹느라 사진을 다 못찍었다.^^ 행사 두 번 치르는 동안 다들 친해진 우리 위원들이 함께하는 시간이라 좋았다.

비가 왕창 오는데 서재랑 옷방창문을 안닫고 나간 나는 수해를 입었지만 ㅠㅠ 다행히 피해정도가 크지 않아 극복!! 폭우에 진짜 피해를 입으시는 분들이 없길 소망한다.

 

 

 

곰이 이 폭우에 회식을 하고 온단다. 날도 잘 못잡는 사람들같으니… 그럼 나는 남은 오징어순대 속으로 야매 오꼬노미야끼를 만들어먹었다. 사다놓은 숙주가 안좋아지려고 해서 몽땅 볶아 그냥 올렸다. 이번엔 계란을 앞뒤로 붙였더니 다 떨어지지 않고 예쁜 모양 그대로라 먹기 좋았다. 송송썰어올린 고수가 포인트!! 맥주 한 잔 하려다가 새벽에 일찍 일어나 청산도에 가야하기 때문에 참았더니만 먹는 도중 날씨로 연수가 취소됐다. 꼭 가보고 싶었는데 아쉽~~~


연수가 취소돼서 안타깝게도 회의에 갔다. 우뛰. 논의가 늦어져서 밥도 두 시가 다 되어 먹었다.

오징어볶음이었는데 너무너무 짜서 야채를 추가했음에도 먹기 힘들었다. 대실망 코스였다. 그걸 알았는지 찍은 사진도 어디로 사라졌… ㅋㅋㅋ

오전에 배송받은 미백옥수수 손질해서 10kg을 다 삶았다. 이 정도면 옥수수 김장이다. 엄마집에서 가져온 들통이 마침 있어서 다행이었다. ㅎㅎ 이웃들이랑 나눠먹었다.

습하고 더운날 옥수수를 삶느라 밥은 하고 싶지가 않았지만 그렇다고 옥수수만 먹을 수는 없어서 국수를 두 종류나 만들었다. 냉동실에 만들어둔 양념이랑 한살림 콩국물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내 텃밭오이랑 현주언니 양파를 듬뿍올려서 맛있게 먹었다. 양이 많다더니 다 먹고 옥수수도 두 개나 먹은 사람 누구니??? 🐻.

내 친구 장치가 맥주를 줬다. 이 여름에 맥주값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모르는 술잘몰 내칭구. 그 덕에 선물받은 술을 자주 나에게 줘서 조으다 ㅋㅋㅋㅋㅋ 시원하게 샤워하고 나와서 곰이 사온 도넛이랑 먹으려고 했는데 도넛맛이 지지다. 뭘 이런걸 사먹나 몰라. 곰 다주고 나는 매콤볼 뜯어서 마셨다. 맛있네. 산미구엘. 필리핀 갔을때 뱃속에 열심히 집어넣었던 생각난다. 오랜만이당.


텃밭에 나갔다.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았다. 지난주에도 풀이 가득인걸 그냥보고 왔는데 이번주엔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안갈정도로 풀이 가득이었다. 그 와중에도 생애 첫 단호박을 수확하고 오이랑 오크라도 수확했다. 땅이 질어 발이 푹푹 빠졌지만 풀도 베고 채종도 하고 넝쿨작물들 손봐주고 꽃구경도 하며 일하고 왔다. 비는 안오고 흐리고 선선해서 일하기 좋았다.

땀을 잔뜩 흘렸으니 시원한 묵밥을 해먹으려고 했는데 막상 집에오니 찬걸 먹고싶지 않았다. 공심채넣고 된장국 끓이고, 솎아온 당근으로 당근잎볶음도 만들었다.

 

그런데 공심채에도 당근잎에도 고수가 섞여있었나보다. 국에서도 볶음에서도 고수맛이 나서 의도치 않은 고수밥상이 됐다 ㅎㅎ

점심을 좀 늦게 먹었는데 역시 채소는 소화가 금방된다. 엄마집에서 빌린 들통들 다 가져다 드리고 오니 저녁시간, 밥먹고 치운지 얼마안됐는데 또 반복인 느낌적인 느낌. 밥은 낮에 해뒀고 오이토마토 샐러드랑, 양배추채 가득 썰어 두고 지난주에 잔뜩 장봐온 한살림 달고기 생선까스만 튀겨서 쉽게 차렸다.

텃밭에서 따온 고추를 곁들이면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 고추가 야들야들 아삭아삭 너무 맛있었다. 약간 주름이 있으면서 피망처럼 조금 큰 편이고 무슨 고추인지 모르겠네 ㅎㅎ 세 종류중에 하나인데 넘넘 맛있다. 다음주에 텃밭에가면 우리팀원들한테 물어봐야겠다. 장치가 준 맥주도 굿 페어링. 짠~~


냉동실에 뭐가 잔뜩이다. 수더분의 우리밀 빵 사다놓은거 꺼내 계란물 입혀서 프렌치토스트 하고 마늘향 낸 올리브유에 그린빈스(채두)도 볶아 곁들였다. 유딩이 선물해준 오렌지꽃꿀을 토스트에 뿌려 한 입 베어물고 채두 볶음도 같이 먹으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아주 고오급지고 맛있는 주말 홈브런치가 완성되었다. 냉동실도 홀쭉해지고 뿌듯하다.

교안준비에 필요한 책이랑 모임에서 읽을 책 찾으러 도서관 갔는데 책이 없다. 중고책서점에 가느라 오랜만에 강남까지 갔다. 중고책을 득템하고 교보문고에도 가서 보고싶었던 책 둘러보다 사왔다. 비가 계속 내리고 또 여러 비보를 들었더니 마음이 안좋다. 기후재앙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시대,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답을 찾기 어렵다.

반응형

 

연애시절 강남역 뉴욕제과에서 와인을 마시기도 하고 지오다노 옆 골목에가면 떡볶이도 먹었었는데… 그 생각이 나서 곰이랑 떡볶이 먹고왔다.

5시가 넘었으니 당연히 저녁밥이라고 생각하고 먹은건데(사진의 음식이 다 가 아님) 곰은 아닌가보다. 저녁으로 피자를 먹고가자느니 햄버거가 유명하다느니 별 소리를 다하길래 못들은척했다.

결국 집에와서 야식같은 2차식사 ㅎㅎ. 미역국에 남은 밥을 말고서야 배부르고 먹은것 같다며 잠잠해졌다. 나도 속이 따뜻해져서 좋긴했다. 완전 맛있는 고추도 곁들이고 후식으론 딱 하나 익은 옥발토마토 먹었다. 찰토마토인데 달고 진한맛이다. 맛있당 헤헷. 이번비에 다 터졌던데. 이제 비가 그만오고 초록초록한 다른 애들이 붉게익어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토마토야 가을까지 힘내보자!!

씻어 말린 딜꽃을 얼마전 다 먹은 간장병에 담고 오곡명초를 부어주었다. 식초 속에서 예쁘게 꽃핀 모습으로 잘 담아보려고 했지만 병입구가 좁고 긴데다 꽃이 많아 이게 최선이었다. 얼마간 두었다가 걸러내야 한다고 하셔서 다시 식초병에 옮겨담을 요량으로 식초병을 옆에 두었다 ㅎㅎ 향이 가득한 딜식초가 기대된다.


벌써 장마가 며칠째인지 모르겠다. 이제 장마가 아니라 우기라고 불러야 한다는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충북 괴산서 폭우 휩쓸린 아버지 구하려다 아들까지 숨져

충북 괴산에서 60대 아버지가 폭우에 휩쓸리자 그를 구하려던 30대 아들까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15일 오후 5시 56분쯤 충북 괴산군 문광면 광덕리의 한 주택 인근 수로에서 60대 남

v.daum.net

 

(괴산 우리 생산지 근무자분의 사연이었다 ㅠㅠ ) 어제 오늘은 끔찍하고 황망한 소식까지 전해듣게되니 뭐라고 위로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무력하고 기운빠진다.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앙의 시대.

제작년엔 강원지방이, 작년엔 서울이, 올핸 충남지방이, 세계적으로는 파키스탄은 총면적의 1/3이 잠기는 홍수가, 인도는 50도가 넘는 폭염이, 호주엔 꺼지지도 않는 산불이…. 매해 일어나고 있다.

 

나는 너무 두렵다.

미래세대고 뭐고 내가 제명에 죽을 수 있을까? <2050 거주불능 지구> 라는 말이 끔찍해 환경운동을 시작했구만 2050년까지 갈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

 

사태는 심각하지만 우리는 변할생각이 없어보인다. 그 변화라는 것이 너무도 미미하고 느려서 이 모든게 꿈인가? 싶을정도다.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품과 정보를 제공합니다.

search.shopping.naver.com

 

요즘 읽고있는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에선 그것이 자본의 특성이라 말한다. 재앙을 이용해 성장을 꾀할것이고 어떤 틈새로도 자본의 증식을 탐할것이라고.. 그것이 자본의 속성이라고 했다.

 

자본주의 안에서의 탈성장이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한다.

 

‘재난 편승형 자본주의’ 라는 말에 치가떨린다.

이 재난을 기회로 피해자를 상대해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이 끔찍하다. 그래서 늘 자본주의 앞에는 ’천박‘ 이라는 수식어가 붙는거겠지만 그것조차 약하게 들린다.

 

아직 읽는 중이라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모르겠지만 체제를 전환한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일이 무엇인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생태제국주의와 기후 파시즘에 대한 이야기가 점점 크게 들려온다. 코로나 때도 경험했지만 어떤 한가지 이유로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고 통제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암울한 근미래 영화나 드라마가 현실이 될까 두렵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일어난다고 해도 내가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지. 녹색평론 복간호에 나온 글처럼 ‘자본주의 안에 살지만 자본주의에 저항’하며 살아야겠다.

 

많이 속상하고 더 없이 답답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