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기후위기

김치와 기후위기

베푸 2020. 10. 9.

 

 

배추김치 실종사건..돈 있어도 못산다

올여름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배추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김치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생산 업체들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에선 판매가 중지되고 대상, CJ제일제당 등 김치 업체들도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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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읽는데 이전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이 생각나 블로그에도 공유해봅니다.

 

올해 엄청 길었던 장마와 폭우, 연이은 태풍으로 망친 작물이 한둘이 아니잖아요? 배추도 그 중 하나라 집에 배추김치 떨어진지가 옛날이지만 아직도 배추김치는 없네요 ㅠㅠ

 

다행히 가을날씨는 매우 좋아서 배추를 수확할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는데요.

 

사람이란 참 간사해서 비가 엄청 오고 태풍이 연달아 오던 때엔 지구가 망할까 걱정하며 모든 실천을 다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요즘 날씨가 좋아 살짝 느슨해 진것이 사실입니다.

 

 

감사하게도 이번 김장은 어찌저찌 가능할것으로 보이지만 기후위기로 이한 기상이변이 계속된다면 이 기사의 제목처럼 이제 돈이 있어도 김치를 못사고 김치를 못 담그며, 김치는 아~ 주 부자들이 먹는 음식이 될 지도 모르겠어요.

 

제로웨이스트 실천 더 열심히 하고, 채식도 열심히 하면서 또 열심히 알려서 ‘탄소배출 1위 축산업’ 의 확장도 막아야겠다고 다시 다짐해봅니다.

 

* 김치와 기후위기!!

지난주 언제가 해먹은 김치부침개를 끝으로 엄마한테 얻어온 김장김치도 다 먹었다.

 

늘 그래왔던것처럼 어제 엄마집에 김치를 얻으러 갔는데 엄마가 이제 김치가 없단다.

 

그게 무슨 소리냐며 이해가 안가는 표정으로 있었더니만 말 그대로 그게 다라고... 작년에 담근 김장김치는 끝났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작년에도 가을태풍이 극성이었다. 여름에도 안오던 태풍이 가을에 몰려와 다 자란 농산물을 못쓰게되고 배추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작년 이맘때 녹색연합에서 연 그린 컨퍼런스 ‘기후위기의 증인들’ 에 갔다가 이제 우리나라 사과를 먹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듣고 뜨악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2019 그린 컨퍼런스 ‘기후위기의 증인들’ 중

너무 비싼 배추값과 부재료값에 엄마와 주말농장버디 집사님들은 추가로 배추를 사지않고 직접 재배한 배추만 담그기로 했었다. 초보농부들이 농사지은 유기농배추는 크기도 작고 알도 많이 차지않아 역대급 소규모의 김장날이 되었고 그덕에 몸은좀 편했다고 들었다.

 

그땐 시어머니 김치에 엄마 김치에 김치부자 시절이라 그냥 듣고 넘겼었는데 그 결과가 오늘의 김장김치 부족사태를 일으켰다.

 

우리집에서 김장김치란 항상 새김치를 담은 후에도 남아서 김장 전후로는 만두를 빚어 소진해야하는 존재였다. 2-3년된 묵은지도 김치냉장고 한귀퉁이 늘 있어서 김치찜으로 김치라면, 김치말이김밥 등 별미요리로 변신하곤했다.

 

그런데 9월에.. 아직 김장까진 한참이고 추석도 되기전에 김치부족사태를 일으킨건 적어도 내 기억이 가 닿는 동안엔 단 한번도 없었다.

 

엄마가 김치냉장고 깊숙이에 있는 통하나를 꺼내줬다. 재작년 묵은지인데 이거라도 가져가려면 가져가라고 했다. 반도 안찬 김치통 하나를 받아들고 오는데 아주 심란했다.

 

우리가 기후위기문제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는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살 곳이 없어질까봐서가 아니다. ‘기후위기는 곧 식량난’ 이라는 사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식량 자급자족률이 25%내외인 나라는 각국에서 식량 수출금지라도 하는 날엔 손 쓸 방법이 없다.

 

‘지구텃밭’ 의 보식 안내문

상황이 나아질지 의문이다. 텃밭에 심어둔 상추와 배추는 심을때부터 땅이 너무 젖은 상태였던데다 연이은 태풍에 습해을 입어 녹아버렸다.

 

한살림 장바구니에 여러 식재료들을 담아놓고 계산하려고 보니 가격이 너무 싸더라. 이상하다 생각하고 다시 봤더니만 주문할 수 있는 채소가 달랑 2종류 뿐이다.

한살림 온라인 몰, 아직도 주문이 불가한 김치들!!

 

습해, 벌레, 병해 여러모로 고생중인 배추.

 

‘기후위기 = 식량난’이라는 말을 온 몸으로 체험하고있다.

 

상황이 이 지경이니 이제 농업은 실내에서 하는 첨단산업이 되어야 한다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본다. 하지만 그건 더 많은 에너지를 써서 온난화를 가속하는 방식이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기청정기를 틀어야하는것이 아니라 욕심을 줄여 과잉생산을 막아야 한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먹던대로 많이먹고 살빠지는 약을 또 먹어야 하는게 아니라 애초에 적게 먹고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주목해야하는 건 더 첨단화, 자본화된 농업시스템이 아니라 자연의 순환을 회복하는 것이다.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상이변!

기후위기의 징후들이 전세계에서 나타나고있다. 내가 지금 유행따라 산 그 물건이, 별 생각없이 사먹은 그 햄버거가 지금 이 기후위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던대로 살던대로 그냥 살면 인류에게, 아니 거창하게 인류까지 갈것도 없이 5년후 나, 10년 후 나와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는 없다.

 

오늘따라 김치부침개가 무지 땡긴다...

 

-2020년 9월 어느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한 것들은

사실 감사한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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