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고난의 장마철과 생명(23.7.22.)

베푸 2023. 7. 29.

 

요즘 비가 와도 너무오고, 또 그 기간도 길어서 텃밭 상태가 좋지않다. 비가 내내 오던지, 오지 않은 날엔 스케줄이 있어서 일주일만에 텃밭에 나갔더니 여기저기 과습피해가 보였다.

 

잎 끝이 마르고 병이 든것 같은 오크라

가지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고

고추도 누런잎이 많이 보였다. 지난번보다 고추도 많이 달리지 않고 자라지도 않았다.

토마토 한 주는 다 썩고 원줄기까지 말라있었다.

 

가지, 고추, 토마토 전부 다 가지과 작물이라 가지과에 걸리는 과습병이 돈 것 같았다. 토마토 한주는 뽑아주고, 나머지 아이들은 그 정도가 심하지 않아서 상한 잎들만 정리해줬다.

 

예쁘게 꽃피며 계속 올라오는 적오크라, 그 옆에있는 청오크라와 궁채잎이 이상하게 하나도 없더라니 고라니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고라니 망도 치고 다니는데 어떻게 자꾸 들어오나 모르겠다. 그런데 피해가 크지 않아서인지 잎만 사라진것이 참 귀엽다 ㅋㅋㅋ

 

공동텃밭의 수박은 줄기가 말라 죽었고,

 

공동텃밭 토마토도 상태가 좋지않다.

 

그래도 다 나쁘기만한건 아니었다.

한주만 지나면 몽둥이만큼 자라는 씩씩한 오이는 또 아기오이를 주렁주렁 달고있고,

 

사과참외도 셋 다 잘 버티고 있다.

 

한 주에 세개만 수확하면 성공이라는 단호박은 이번에 네번째로 수확했다.

 

식물도 장마철을 대비해 비가 오는 때 살아남기위해 열매를 맺기보단 넝쿨을 튼튼히 뻗어 몸을 고정시킨다더니 수세미가 정말 튼튼하게 넝쿨을 뻗고 있었다.

꽃도 넘넘 예쁘게 피어있고 말이다.

다만 수세미꽃이 맛있는지 개미의 습격을 엄청 받고 있어서 조금 걱정이 되긴했다.

 

공동텃밭의 옥수수는 벌이 어마어마하게 붙어있더니만 한주만에 쑥 옥수수가 달렸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자라주는 고마운 밭벼

 

가지도 쑥~ 커져서 두 개나 수확했다.

 

잎이 마른 토마토를 뽑아버릴까 했는데 자세히보니 요렇게 예쁘게 새순을 올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희망의 새순 ㅎㅎ

토마토를 뽑지않고 상한 토마토와 잎만 제거해주었다. 식물은 우리가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생명력이 강하다. 이 비가 그치고나면 극복하고 잘 자라면 좋겠다. 인간이 만든 기후위기에 식물까지 고생이다. 미안하다.

 

무성한 넝쿨사이에서 너무너무 예쁜 어린 단호박을 보았다. 초록초록 사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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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키운 단호박, 아직 하나도 먹어보지 않았지만 올해 단호박은 풍년이다.

오월농원 단호박 하나 , 제주 생산자님 단호박 둘 그리고 내가 키운 단호박 넷이 있는데 어떤게 내 새끼들인지 구별할 수 있다 ㅎㅎㅎ

보기만 해도 흐뭇한 단호박들.

 

씨앗이 영근 딜과 안호적상추도 채종하려고 가져왔다. 올해도 딜 채종에 성공해 3대를 만들 수 있어서 참 좋다.

 

과습에 약하다고 알고있는 허브들은 은근 잘 자라서 바질, 스피아민트, 타임, 딜을 수확해왔다.

차 안에서 나는 향이 참 좋았다. 게다가 여러 허브향이 섞이니 그것도 좋았다. 그래서 블렌딩 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과습으로 텃밭상태가 안좋은데도 불구하고 알록달록 하나가득한 수확물

그 어느때보다 더 감사히 다 먹어야지.

 

오늘도 만난 곤충친구들, (갈색메뚜기)

매번 다른 애들을 만나니 좋다. (방아깨비) 잠자리도 봤는데 사진을 못찍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에도 또 비가 내리고 있다.

180미리가 온다는 폭우예보도 있다. 이제 비가 제발 그만오길… 이번 비엔 피해가 없길…. 사람뿐 아니라 식물과 곤충 등 뭇생명까지

모두의 안녕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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