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3.7.17.-7.23.)

베푸 2023. 7. 29.

 

오크라를 쪄서 양념간장에 찍어먹으면 정말 맛있다는 작은빛농원 농부님의 추천으로 텃밭에서수확한 오크라를 쪘다.

 

올해 마지막 토종 완두와 강낭콩도 넣어 새밥하고 깻잎김치도 올렸다. 찐 오크라는 달달하고 구수하니 너무 맛있었는데 어떤오크라는 수확이 늦어서인지 너무 질겨서 먹기 어려웠다. 섬유질이 세서 꼭 사탕수수를 씹고 있는듯했다. 오크라가 맛있어서 잔뜩 먹고싶었다. 비지찌개 곁들이고 텃밭 토마토 후식까지 냠냠.

교안 작성때문에 너무 정신없다. 어떻게 풀어내야할지 무슨말을 해야할지 그 축을 잡아내는일이 쉽지 않다. 전날 산 책이락 빌려온 책들도 읽고 인터넷 자료들도 살펴보고 동영상도 찾고 힘이들었다. 커피가 마시고싶어 폴바셋 돌체라떼를 하나 먹었다가 심장도 뛰고 손발도 떨려 고생했다.

카페인 과다 때문에 배도 고프지않아 곰만 밥주고 나는 넘기려다 그러면 또 밤늦게 배고플것 같아 간단하게 간장계란밥 해먹었다. 마지막 남은 오이소박이 한개랑 ㅎㅎ 그런데 참 맛있었다.


아직 토마토 볶음도 못해먹었는데 작은빛농원 채두를 다 먹었다. 마지막 한 줌 남은 그린빈이랑 올리브 몽땅넣어 오일파스타 만들어 먹었다. 전날 너무 고생해서 카페인은 안먹어보려고 오미자청 타서 곁들이고 베로님이 선물주신 예쁜 테이블매트로 기분냈더니 혼밥이어도 근사해진 느낌.

 

밥이 애매하게 남아 곰은 장어탕 끓여 소면 덤으로 주고, 나는 전날 저녁 먹었던 간장계란밥 다시 만들었다. 신경쓸것도 많고, 시간도 없고, 할일도 많은데 차리기도 편해서 좋았다. 교안을 마무리해서 보내고 느지막이 하루를 마무리했다.


우리팀이랑 소통할 땐 메뉴가 바뀌었다고 해서 바뀐 메뉴로 교안작성해 보냈더니 원래 메뉴가 맞다고 한다. 결국 메뉴 4개를 다 시연해보게 됐다.

모르는 음식도 어려운 음식도 아니지만 다른 샘들이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계량도 하느라 한살림에 오픈런으로 장보러 갔다.

비가와서 생긴 웅덩이에 새들이 목욕하는 장면도 보고 나가는 김에 들른 동네서점에서 티셔츠가 멋지다며 사진도 찍어주셔서 기분좋았다. 바다를 건강하게 만드는 고래보호 그린블리스 티셔츠인데 알아봐주시다니 ㅎㅎ 뿌듯.

겸사겸사 점심을 다 만들어놨지만아침부터 동분서주하느라 기운이 빠져서 그런지 먹고싶진 않아서 남은 밥만 김싸서 먹어치우고 시원한 미숫가루마셨다.

유부초밥을 만들었으니 간만에 라면을 끓였다. 곰이 늦는다고 해서 저녁은 혼자 먹었다. 참외깍두기와 유부초밥도 잘어울리고, 김치도 굿이었다. 한살림 라면은 우리밀이라 좋은데 먹고나면 꼭 기름냄새가 나서 뜨거운 물에 한번 데쳐내고 끓였더니 맛이 덜했다. 그래도 건강엔 더 좋았을거라 믿는다.


이사회 회의날, 아직 교안이 하나 남아있는 상태에서 PPT만든다고 끙끙대고 의안서까지 보느라 넘넘 힘들었다. 먹고바로 올라와야해서 매우 가까운 곳에서 수제비 먹었다. 내내 에어컨 바람쐬고 또 찬 음료를 마시다 뜨거운수제비 먹었더니 속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양이 좀 많았지만 끝까지 남음제로!

 

다음날 수업준비 때문에 미리 와서 장보고, 나눔할 통도 사고, 짐 옮겨다두고, 밑준비까지 다 했더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현주언니랑 같이 근처에서 생선구이 정식먹었다. 여긴 제철음식 반찬에다 국내산 생선을 맛있게 구워주셔서 참 좋다.

싹싹 다~ 먹었다.

집에왔더니 눈치없는 옥수수가 뙇! 아직 교안도 손봐야하고 피곤한데 할일이 남아 죽을것 같구만 한달전에 예약해뒀던 옥수수가 도착했다. 옥수수는 놔두면 금방 딱딱해지니 그밤에 손질해서 또 삶았다. 다음날 아침 하나 먹었더니 야들야들 맛있긴 하더라.


교안 최종수정하고 점검하느라 밤을 새다시피하고 아침일찍 또 강의준비했다. 다행히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지속가능한 바다>라는 주제로 우리의 파괴적인 식생활의 문제점과 실천법을 이야기했다. 내가 말하고 싶은 내용을 다 전달해서 좋았다. 이날 요리는 7월 제철 수산물인 오징어로 만든 오징어 순대와 오이냉국이었는데 때마침 중복이라 나눔받는 취약계층 분들에게 좋은 복달임 음식이 될것같다. 점심은 나눔하고 남은 음식으로 먹었다. 정신이 없어서 사진은 한장도 못찍었다.

그날 저녁, ‘동화 읽는 어른들의 모임’ 에 처음으로 가는 날이었다. 너무 빡신 스케줄에 다음으로 미룰까도 생각했는데 자꾸 미루면 시작하기 어려울것 같았다. 나는 아이가 없어 특별한 계기가 아니면 어린이 책을 접하기 어렵다. 어린이도서(+동화)중에 좋은 책이 많아서 꾸준히 읽고 싶었다. 책도 읽을겸, 더운날 스벅에서 감자샌드위치로 점심먹고 모임에 갔다. 처음만난 사람들인데도 어색하지 않고 토론이며 이야기가 끊이지 않아 늦게까지 시간을 함께 보냈다. 다 동네사람들이라 끝나고도 집에까지 태워다주셔서 더 좋았다. 시작하자마자 방학이라 아쉽지만 꾸준히 읽어야지.


너무 궁금한 내 텃밭에 나갔다. 비가 너무 와서 과습병으로 상태가 안좋은것도 있었다. 그럼에도 잘 버텨주는 작물들도, 넉넉한 수확물도 있어 좋았다. 곰이 아침에 출근하는 바람에 점심때가 다되어 나갔더니 너무 더웠다. 모기도 많이 물렸다.

시원한 것이 먹고 싶었다.

현주언니네 집 근처 새로생긴 냉면집에서 냉면 먹었다. 오픈한지 얼마 안돼서인지 날이 더워서인지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인데도 자리가 없었다. 곰이랑 시원하게 한그릇씩 다 먹고 집에왔다.

 

옥수수복이 터진 주인가보다. 집에왔더니 우리 동서가 보낸 커다란 옥수수 박스가 도착해있었다. 동서네 할머니 옥수수는 정말 찰지고 쫀득하니 구수하고 맛있다. 당장 엄마집으로 고고싱해서 엄마랑 곰이랑 셋이 옥수수까고 두 솥이나 삶았다.

날 더운데 불켜고 있어도 감수할 수 있는 맛. 어디서 사먹기도 어려운 맛이다. 해마다 챙겨줘서 참 고맙다. 냉동실 하나가득 옥수수 부자가 되었다.

저녁은 시원하게 샤워하고 나와서 전날 만든 오징어 순대와 오이냉국으로 차렸다. 비건 두부너겟도 데워 맥주도 곁들였다. 이미 다 만들어져 있는거 데우기만 한거라 차리기도 쉽고 곰이랑 오랜만에 티비보며 가지는 맥주타임이라 또 좋았다. 자두를 한박스 샀는데 비가 엄청나게 내린 날씨에도 이정도의 맛이라니.. 훌륭하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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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별로 마시지 않았지만 왠지 꼭 해장을 해야만 할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ㅎㅎ 여름이니 시원하게 도토리묵밥 만들고 냉장고에 조금 남은 부추도 부쳤다. 텃밭 고추를 하나 썰어넣었더니 아주 매콤했다. 시원~~~ 하게 다 먹었다.

 

내가 캔 감자는 크기가 제각각이다. 작은걸로만 골라 간식으로 휴게소 버터감자 해먹으려고 감자도 삶아두었는데 둘 다 피곤해서 잠들어 저녁먹을 시간에 깼다. 간식이 아니면 저녁으로 먹으면 되징 레알버터에 레알꿀을 넣어 구웠더니 휴게소가 아니라 프랑스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나올것 같은 고급진 맛이 되었다. 엄청 맛있다. ㅎㅎ

노각무침도 해서 내 텃밭채소들 찹찹썰어 비빔면 비비고 세일할 때 사다둔 김말이도 오븐에 돌렸다. 올여름 첫 비빔면이었는데 야채도 많이 먹을 수 있고 맛있었다.


이번주는 다시 논문을 쓰는것처럼 너무 힘들고 일도 많고 빡신 스케줄이었다. 한 주에 데드라인이 두 개나 있어서 종일 쫓기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론 그덕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 집밥을 많이 해먹을 수 있었던것 같다. 바쁘고 힘들때 일수록 자연식으로 챙겨먹으려고 하다보니 식단도 꽤 괜찮지 않았나? 싶다.

요즘 <사라져 가는 음식들> 이라는 책을 읽고있다. 이 책은 주제별로 사라져가는 음식이야기를 하면서 그 역사와 문화도 함께 이야기 하는데 참 흥미롭다. 훨씬 더 풍요롭고 다양하고 맛도 있던 음식에 산업이 결합하면서 단시간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우리의 식생활이 지구를 이렇게나 파괴했다는 사실을 조목조목 알 수 있다. 한 종이 사라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음식을 통해 이야기 하기때문에 더 체감이 되고 지금 우리 상황이 보통 큰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책이 좀 두꺼워서 울곰이 벽돌이냐고 놀렸지만 책이 참 예쁘고 내용도 흥미로워 잘 읽히므로 추천한다.

 

우리가 점점 잃고 있는것은 음식만은 아닐것이다.

 

우리모두가 그 걸 깨닫는 때가 너무 늦지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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