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3.7.24.-7.30.)

베푸 2023. 8. 14.

 

노각을 맛있게 무쳤으니 고추장에 비벼야징~ ^^ 계란후라이 하나 반숙으로 하고, 반찬으로 내 텃밭 가지도 쪘다. 가지찜은 쉬운 반찬 중 하나다. 제철 단맛가득 가지를 김오른 찜통에 쪄서 양념간장만 올리면 끝! 그런데 그 맛은 달고 폭신해서 한끼에 가지 하나 다 먹는거 우습다. 가지가 많이 열려서 더 많이 해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아주 심플하지만 건강하고 맛있는 한끼로 한주를 시작했다.

 

LH수업 첫강의 준비하러 본부에서 만났다. 재료밑준비에다 교안수정&준비, 활동준비물도 챙기고 필요한 재료도 사느라 또 한참 시간이 지났다. 저녁시간이 다 되어 같이 떡볶이 먹고 헤어졌다. 숙주와 깻잎이 잔뜩 올라간 즉석떡볶이. 야무지게 밥까지 볶아먹었다 ㅎㅎ


큰 사업의 첫 수업이 무사히 끝났다. 첫수업이라고 온갖 관계자들이 다 오고 그 사람들을 수행하는 사람들에 사진과 영상 촬영하는 사람들까지 다 와서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아이들은 너무도 착하고 예뻤다. 생색만 내는 꼴보기 싫은 포인트들이 많았지만 이 사업으로 아이들에게 혜택이 가니 눈을 질끈감았다.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내는 생색내기 돌봄말고 받는 사람의 마음까지 생각하는 진정한 돌봄에 대해 생각해본다.

 

수업이 있는 날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뭘 잘 챙겨먹지 못한다. 말하다가 입이말라 목을 축이는 것만 하다가 끝나고 점심먹었다. 평소 내가 좋아하는 센터장님이 사주시는데 우리팀원들이 나 채식한다고 배려해줘서 우렁이쌈밥 먹었다. 야채도 많이먹고 우렁이 강된장도 오랜만에 먹어 좋았다.

하루에 스케줄이 몰려있어서 끝나자마자 또 감사받는 시간이다. 본부로 와서 위원회 감사 끝나고 다음 일정에 대해 한참이나 회의도하고 수업준비와 뒷마무리 등을 한 뒤 저녁이 되어서야 끝났다. 도대체 아침에 나와 몇시간을 있었던지…. 배가고파서 저녁까지 먹고 들어갔다. 사진은 하나밖에 없지만 칠리새우와 잡채밥으로 저녁 해결.


간만에 쉬는 날, 밥이 없는데 밥을 하긴 싫고 냉면 면만 삶아서 현주언니가 준 토종오이 올려 점심먹었다. 가지도 또 하나쪄서 몽땅 다 먹었다. 요즘 가지찜에 푹 빠져있다. 만들기도 쉽고 한끼에 한 개씩 다 먹을정도로 맛있다.

얼린블루베리 넣은 요거트에 자두로 간식도 야무지게 챙겨먹었다.

저녁엔 오랜만에 된장찌개 끓였다. 된장찌개 김치찌개같는 한국인의 소울푸드를 이렇게 오랜만에 만들다니… ㅎㅎ 감자 호박 양파가 모두 맛있는 계절이라 된장찌개 맛도 엄청났다. 백령도 꽃게를 넣어서 더 감칠맛 폭발이었다. 반찬이 없는것 같았는데 가지랑 양배추 찌고 냉장고에 있는걸 하나씩 꺼냈더니 한상가득이었다. 여름제철 식단, 정말 집밥다운 집밥 먹었다.

 


회의가 있었는데 다들 시간이 안돼서 갑자기 줌으로 열었다. 시간 맞춰 도착했구만…. 좀 속상한 모멘트였다. 바쁘게 사니 잊을 수 있지, 다음엔 미리 체크해야지. 아침도 안먹었는데 2시가 다 되어서야 점심 먹었다. 예~ 전부터 한번 가려던 식당이었는데 이번에 가보게됐다. 기대보다는 별로였지만 유기농 좋은재료로 조미료 없이 만든다고하니 맛있게 다먹었다.

오는길에 텃밭에 들렀다. 준비없이 반바지에 쪼리신고 가서 모기밥이 되는 바람에 오래는 못있었지만 금방 수확한 것들이 너무도 예뻤다. 색도 어쩜 이렇게 고울까? 내 토종가지는 드디어 자라기 시작했다. 얘가 옥지기가지던가? 모양이 둘 다 똑같아서 넘 귀엽다. 고수씨앗이 너무도 알맞게 여물어 고수씨앗도 채종했다. 또 심어야지 ㅎㅎ

날이 너무 덥고, 텃밭에 다녀와서 목마르기도 하고, 저녁시간도 다 되어서 오랜만에 위자네에 갔다. 멘보샤와 바지락찜은 맛있었다. 날이 더우니 자꾸자꾸 맥주를 마시게 된다. ㅎㅎㅎ


정읍에서 한일 생명평화 교류회가 열린다. 일본에서 탈핵, 생명운동, 숲민주주의를 얘기하는 운동가 일행이 오셔서 같이 이야기 나누기로 했다. 관심있는 분야라 기대가 됐다. 희옥언니랑 같이 가기로 해서 언니집으로 갔는데 요렇게 이쁘게 #용기내 로 점심을 사고 있었다. 커피도 텀블러를 바리바리 싸들고 사오던 실천언니. ^^ 1회용 쓰레기 없이 환경호르몬 걱정도 없이 맘편히 맛나게 먹었다.

이번 교류회는 동학동민운동 기념공원에서 열린다. 지리산 실상사때 처럼 이번에도 공감에 대해, 역사적 의미에 대해 먼저 알아보는 시간이 있었다. 날이 너무 더워서 전체를 둘러보며 해설듣지 못하고 PPT로만 듣는 슬픈일이 벌어졌지만(미래엔 해수욕을 VR로 한다는 어떤 광고가 오버랩 됨 ㅠㅠ) 실내 전시관을 보면서도 동학정신의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일회용을 대신해 내내 사용하라며 리유저블 컵을 주신것도 좋았다. 다만 나는 텀블러가 있어 필요없는데 이름을 써주셔서 꼭 가져야만 한다는 게 아쉬웠다. 다회용으로 쓰레기를 만들면 더욱 해롭다.. ㅠㅠ

저녁은 근처의(그리고 거의 유일한) 식당에서 저녁먹었다. 등뼈 김치찜이라 메뉴는 아쉬웠지만 나물반찬이 많아서 밑반찬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저녁먹고 이어진 본격적인 논의에 로컬푸드 복숭아와 토종 찰옥수수를 간식으로 주셨는데 너무 맛있었다. 비가 그렇게 왔는데도 단 복숭아가 참 감사했고 옥수수는 내가 지금까지 먹었던 옥수수 베스트3 안에 들었다.

너무나도 훌륭한 신념&마음과 하고있는 프로젝트 등의 이야기를 마치고 신기할정도로 자연스럽게 놀이판이 시작됐다. 예술가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즉흥적으로 교감하는 어떤 것이 있는듯 하다. 그런 분위기에 동하지 않고 철저히 관객의 입장에 있으면서 누가 노래시켜도 절대 부르지 않는 나인데 뭐 때문인지 나도 나가 같이 춤췄다. 그것이 무대가 없는 우리 소리의 특징이던가? 새롭고 신나는 경험이었다.

너무도 거한 안주를 준비해주셔서 무형문화재가 빚었다는 지역막걸리와 함께 먹으면서 늦도록 이야기를 나눴다. 모두가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이제 개인과 개인 삼삼오오 모여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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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말들>에 ”텍스트는 문서인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활자책이 있으면 사람책, 자연책도 있다. 문자로 적힌 텍스트를 읽는 행위만 독서가 아니다. 우주의 전 존재와 그 몸짓, 현상과 침묵을 읽는 것도 독서다.(…) 길 떠나는 날은 종일 공부하는 날이다.“ 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여러 사람책을 읽고 공부한 시간이었다. 뭔가가 충만해진 느낌. 오랜만에 밤을 새며 이야기했다.


아침엔 일찍 일어난 후지몽상과 오하이오님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나라 언론은 믿을 수 없으니 일본에서의 상황은 어떤지 물었는데 대답은 더 충격적이었다. 뉴스며 언론에 한줄도 나오지 않아 전~ 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한국에와서 ‘후쿠시마 후쿠시마’ 하는 소리를 듣고 알게됐다고 한다. ㅠㅠ 후쿠시마 사태 이후 탈원전 운동이 크게 일었지만 정권교체로까지 이어지진 못했고, 그 이후의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도 큰 변화가 없었다. 오만해진 현일본 정부는 사람들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고 그냥 그대로 소리없이 무단방류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막을 수 있는 방법도 딱히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무력감을 느꼈다. 이렇게 인간은 생명의 바다에 불가역적 몹쓸짓을 하고야 마는것인가? 우린 뭘 해야할까?

날이 너무너무 뜨거워 야외활동이 거의 불가능한 온도였지만 만석보 쉼터에 방문했다. 여기선 두 물줄기가 하나로 합쳐져 멀리 서해로 흐르는 강도 볼 수 있고 동학농민운동의 여러 격전지와 유적지를 조망할 수 있다. 걱정될 정도의 폭염이라 제대로 보지못한것들이 많아 다음에 정읍에, 동학농민운동기념공원에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학에 대해서도 공부해야지.

지역 맛집이라는 음식점에서 맛있는 칼국수와 콩국수로 점심먹었다. 양을 적당히 시켜서 남음제로 할 수 있었다. 국산콩 100%라는 서리태 콩국물이 아주 구수하고 맛있었다.

정읍에서의 짧고도 강력한 시간들을 마무리하고 다시 컴백홈~~~ 독일에 있을때 생각나는 기차여행이었다. 그땐 기차랑 참 친했는데 ㅎㅎ 탄소배출이 엄청난 자동차 여행을 지양하고 곰과도 기차로 와서 현지에선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기차여행을 계획해봐야겠다.

 

집에와서 곰이랑 시원한 아이스커피에 도넛이랑 남은 찰옥수수 먹고 낮잠잤다. 그리고는 밤이되어 일어나 곰이 만들어주는 노각비빔밥에 김싸먹었다. 이번 교류회에서 채식하는 분을 만나 공감가는 이야기들을 나눌 기회가 있어 좋았다. 자신을 어떤 단계의 채식주의로 규정하지 않고 유연하게 하는것도, 사회생활하며 채식하는 팁을 나눈것도 좋았다.


텃밭에서 수확한 토마토가 꽤 된다. 바질도 같이 따왔더니 둘의 향이 참 훌륭했다. 신선한 생토마토 파스타 해먹어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토마토 소스 만들고, 스피아민트 넣어 허브워터도 만들고, 비싼 치즈도 썰어 샐러드도 만들어 점심먹었다.

간단하게 먹으려다 점점 일이커져 날 더운데 준비시간이 오래걸렸지만 너무 좋아하며 맛있게 먹는 곰을 보니 보람있었다. 내 텃밭수확물을 훌륭히 사용한것도, 남은 와인이랑 재료를 다 쓴것도 좋았다.

간식으론 토종 찰옥수수와 커피먹었다. 냉동실에 옥수수가 잔뜩이니 열심히 먹어야지^^

 

곰이랑 텃밭에 나갔다왔다. 일좀 하려고 했더니 갑자기 비가 마구 쏟아져 돌아와야만했다. 비가 많이와 습병에 걸린데다 고라니 피해까지 입어 상태가 안좋았지만 그 와중에도 수확할 거리들이 있어 감사했다. 계속 이어지는 무서운 날씨들~ ㅜㅜ

곰이 시원한 거 먹고싶다고해서 냉묵밥 만들었다. 밥부터 새로 해서 계란지단, 감자전까지 부쳤더니 만드는 사람은 전혀 시원하지 않은 메뉴였다.

미리 넣어놓지 않아 살얼음이 언 육수가 아니라서아쉬웠지만 맛은 너무너무 좋았다. 오이, 감자, 고추가 모두 내 텃밭 아그들이다. 진짜 맛있다.

 


동학농민운동기념공원에서 설명을 듣다가 동학의 정신이 발현하던 시기에 세계의 흐름에 대한 소개부분에 돈까스 이야기가 나왔다.

일본은 불교국가라 동물의 피가 땅에 떨어지면 안된다고 여길 정도로 채식위주의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메이지유신 이후 서양과의 체격차이가 육식여부에 있다고 판단해 국가 차원에서 육식을 장려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고기를 먹지 않던 사람들이 갑자기 고기를 즐기지는 않았을 터, 냄새도 싫어하고 살이 익은 그 모양 그대로를 거부해서 보이지 않게 고기를 속에 넣고 감싼 음식이 바로 돈까스라고 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일본도 1인당 고기소비량이 서구와 만만치 않은 나라가 되었다. 우리는 공장식 축산이 시작된 70년대 이후부터니까 더욱 짧은 시간동안 폭발적으로 고기 소비량이 늘어난 것이고 말이다.

 

우리가 ‘자연스런 문화’ 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알고보면 매우 인공적이고, 기간도 짧아 문화라고 부르기 어려운 것도 많다. 어떤 현상이나 조금 긴 유행 같은 것이랄까?

 

정치나 산업에 의해 만들어진 우리 식습관은 그러므로 시대에 맞게 또 변할 수 있고 그래야만 하기도 한다.

 

요즘 밖에서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듣는 인사가

“너무 더운데 어떻게 지내세요?” 다. 그런데 또 우리는 남은 생애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의 날씨는 더욱 극단으로 치닫을테니 말이다.

 

기후 재앙의 시대! 그러나 변화는 더딘 시절!

개인의 실천이, 그러니까

고기한 점 덜 먹고, 텀블러 쓰고, 코드를 뽑고 다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의 일이 무슨 도움이 될까 회의가 느껴지는 때가 많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본다.

가장 어두울 때가 동이트기 직전이고, 가장 큰 변혁이 있을때가 가장 부패하고 앞이 안보이던 때였던 역사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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