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생초보 도시농부의 텃밭일기

토종옥수수를 심겠어!! (23.8.6.)

베푸 2023. 8. 14.

 

너무너무 더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며칠째 폭염특보가 계속되는지 모르겠다. 지겹도록 비가오더니 비가 그치자마자 더위가 극성이다.

이제 뭐든 극단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가보다.

날씨도 상황도 사람도 사건도 그렇다.

 

장마피해에 고라니 피해 그리고 애매한 시기라 내 밭엔 수확할것이 별로 없다. 작렬하는 태양도 무서우니 얼른 열매만 따서 가야한다.

볼때마다 감탄인 예쁜 오크라꽃

고라니가 잎을 족족 먹어치우는데도 새잎을 올리며 자라고 있는 오크라도 따오고,

내가 잠깐 다른거 하는 사이 사진도 찍기 전에 곰이 다 딴 오이들 ㅎㅎ 그리고도 새로 꽃피고 있는 예쁜 오이 ㅎㅎ

 

 

고라니에게 콩잎을 반이나 뜯어먹혔지만 그래도 잘 자라 드디어 콩 꼬투리를 매달고 있는 신기한 내 콩(여러개 심어서 무슨 콩인지는 나봐야 암)

 

지난주 첫 열매를 맺었던 수세미는 그세 더 커져서 수세미 다워지고 있는데다

다른 수세미들도 열렸다. 문제는 넝쿨이 담장을 넘어가서 나중에 어떻게 수확해야할지 모르겠다.

언제봐도 예쁜 수세미 꽃.

 

공동텃밭에 딱 하나 달려있던 호박은 한주사이 쑥~ 커졌다. 예쁜 무늬를 가진 호박. 이 상태에서 애호박으로 먹고 싶었지만 달랑 하나라서 더 키워야겠다. 다 자라면 뭐가될 지 궁금하다.

 

오늘 텃밭작물 중 주인공은 옥수수다.

봄에 원순님이 모종내신 옥수수를 공동텃밭에 심었다.

아무것도 안해줬는데 쑥쑥 크는 옥수수를 보았다. 수박과 동반작물이라길래 군데군데 수박도 5주 심어줬는데 수박은 모두 장마를 이기지 못했다. (사실 어마어마한 풀 사이에 가려 빛도 잘 못봤을 것이다. 줄기가 말라 모두 죽었다 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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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꽃이 올라오자 벌이 떼로 몰려들어 꿀을 따는 신기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올해 옥수수가 망해도 벌에게 먹이를 준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수염도 자라고 제법 옥수수답게 크기 시작하더니

아주아주 작긴 하지만 요런 예쁜 옥수수가 되었다.

 

더 신기한건 우리가 심은옥수수는 검은 찰옥수수건만 교잡이 잘되는 옥수수는 주변의 다른 옥수수들과 교잡되어 알록달록 예쁜 아이가 되었다.

 

옥수수를 처음 심고 처음 수확하는 도시농부 1인음 넘넘 신기하고 좋다.

 

이 더위에도 바로 까서 바로 삶아

 

아주 맛있게 냠냠 먹었다.

 

옥수수는 한 주에 딱 두 개의 옥수수가 난다.

거름도 많이 필요하고 키도 크게 자라는 옥수수를 키워 이렇게 작고 날씬한 옥수수가 달랑 두 개 나면 상품가치가 없다. 그래서 토종은 점점 사라지고 크고 튼실한 개량옥수수만 재배하게 되었을것이다.

 

그런데 먹어보면 다르다. 토종이 참 맛있다. 매력적이고 예쁘다. 또 그런 이유로 시골 할머니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계속 심겨내려와 지금까지 씨앗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내년엔 토종옥수수만 공동텃밭 한군데에 가득 심어야겠다.

이렇게 곱고 탱글하고 맛있는 옥수수를 계속 먹고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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