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3.7.31.-8.6.)

베푸 2023. 8. 14.

 

남은 토마토소스 다 넣고 리조또(?)를 만든 뒤 계란지단을 부쳐 덮었다. 원래는 계란 안에 밥을 넣고 예쁜 모양으로 말아야 하지만 나는 덥다. 빨리 불을 끄고싶다. ㅎㅎ 살얼음 동동 오이냉국 곁들이고 먹고남은 오이 토마토 샐러드도 꺼냈다. 그 사이에 소스에 오이가 절여져서 샐러드가 더 맛있었다. 색이 변하고 물이 생겨 보기엔 별로인데 맛이좋아 다 먹었다.

 

가을작물 수업 이야기를 하러 수원씨앗도서관 채종포에 갔다. 오랜만에 간 영재님 밭엔 신기한 것들이 잔뜩이었다. 너무너무 예쁜 삼잎국화꽃도 보고 토종닭들이 나와있는것도 구경하고 메뚜기가 알을 낳는 장면도 목격했다. 주름이 있는 희안한 토마토에 동아박꽃, 박꽃, 족두리꽃도 보았다. 요즘 금값인 상추도 주셔서 꽃다발로 만들어왔다.

너무 예쁘다. 상추대공은 조금 꺾어 먹어봤더니 아주아주 쓰던데 뭘 해먹을까나? ㅎㅎ 이대로 그냥 꽃꽃이 해두고 눈으로 즐기고 싶었다.

시간이 훌쩍 지나버려서 저녁을 먹으려고 하니 8시가 다 되었다. 대부분의 식당은 문을 닫거나 월요일 휴무라 열려있던 중국집에 갔다. 새우볶음밥이랑 해물덮밥을 시켜 현주언니랑 나눠먹었다. 간도 적당하고 채소도 많고 맛이있었다.

 


오크라를 찌면 아주 달큰하고 구수한 냄새가 난다. 옥수수 냄새 같기도 하고 밥 냄새같기도 한 맛있는냄새 ㅎㅎ 달고 부드러워져서 한접시 다 먹는거 참 쉽다. 남은 감자전 반죽 다 부치고 깻잎김치랑 열무김치만 곁들였는데 진수성찬이 되었다. 다 먹기엔 너무 많은거 아닌가? 했는데 다 먹음 ㅎㅎ

날이 더우니 에어컨을 튼 곳이 많고 추웠다 더웠다 하는데다 아이스음료를 달고 살았더니 목이아프다. ㅜㅜ 기침도 나고 가래도 나고, 냉방병인것 같다. 매콤하고 뜨끈한 국 만들어 먹으려고 버섯이며 숙주며 잔뜩 장봐서 돌아왔는데 장본 물건을 정리 하고나니 덥고 힘들어 밥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모아둔 우유팩, 멸균팩, 재사용병을 가져다 두느라 더욱 에너지가 들었다. (하필 이 더운날… ㅠ)

장을 잔뜩 봐놓고 외식하는 아이러니~ ^^ 퇴근하는 곰이랑 꼬막정식 사먹고 들어왔다. 오랜만에 꼬막을 먹는 곰은 아주 맛있게 흡입하고 줌 회의를 들으며 한손으로 먹은 나는 뭘 먹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그래 뭐 누구라도 맛있게 먹었으면 됐다.


비가 너무 많이와서 복숭아가 싱거울까봐 걱정했는데 정읍에서 맛있게 먹은 기억때문에 사고 싶었다. 다행히 달고 향도 있다. 이런 극한의 날에도 무사히 자라줘서 고마웠다. 힘들게 농사지어 폭우피해를 당하고 그나마도 수확철에 팔리지도 않는 몇중고를 겪고있는 농부님들도 안타까웠다. 농부가 다 책임져야하는 불합리한 구조 바꿔야한다.

이제 본격적인 LH행복한 밥상 수업이 시작된다. 다음주엔 3일 연속인 날도 있고 그 일정 외에도 앞으로 줄줄이던데 냉방병으로 몸이 안좋아 걱정이 앞선다. 오전에 준비를 마치고 같이 점심먹었다. 집밥같은 백반집, 나물을 많이 먹어 좋았다.

 

귀한선물을 받았다. 대전에서, 그리고 또 정읍에서 만난 태훈샘이 미얀마 커피를 보내주셨다. 미얀마는 요즘 뉴스에 한줄도 안나오지만 현지 상황은 훨씬 더 나쁘다고 한다. 하루에도 몇백~ 몇천의 귀한 생명들이 학살에 가까운 죽음을 당하고 있고 또 희망도 끝도 보이지 않는단다. ㅠㅠ 샘은 미얀마 난민을 돕는 일을 하고 계신다고 했다. 자연농 농사도 지으시며 생명정치에 대해 모색하기도 하고 말이다. 요즘 내가 좋은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난다. 그 사람들을 따라 배우고 실천하며 세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야지.

 

날이 정말 너무 더워서 가만히 있기도 지치지만 목이 많이 아파서 뜨겁고 매운 국물이 먹고 싶었다. 이 더위에 불앞에 서서 짝퉁 육개장 끓이고 내 소중한 하나뿐인 가지도 부치고 잡곡밥도 짓고 고추도 부쳐서 저녁 차렸다.

추웠다 더웠다 하니까 몸이 적응을 못하나보다. 나는 집에선 에어컨을 틀지 않는데 선풍기 바람만 쐬도 기침이 났다. 내일 목을 써야하는 수업이 있는데 체력이 필요한 때에 하필 컨디션이 안좋다니… 든든히 건강하게 챙겨 먹었으니 나아지려나? 따끈하게 쌍화차 한 잔 데워마시고 일찍 자야겠다.


푹푹찌는 날씨에 아침부터 감자 30인분을 삶아 향남까지 갔다. 휴가기간에 기타의 이유들이 섞여 많은 아이들을 만나진 못했지만 아이들을 만나는 일은 참 좋다. 매번 새로운 아이들이 새로운 경험을 준다. 가르치려 들지말고 같이 생각해보는것,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하는것이 좋은 교육이라고 했다. 뭔가 늘 교훈을 줘야 할 것 같아서 내가 잘 못하는 일이지만 노력해야지. 여러모로 잊기 어려운 수업이었다.

오전 오후 연달아 수업이 있어 점심을 그 자리에서 해결해야했다. 남은 재료로 감자샌드위치 만들어 점심으로 먹었다. 밀크티도 마시고 과일도 먹었더니 배부른 식사가 되었다.

어마어마한 짐을 부려놓고 정리도 해둔 뒤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점심을 빵으로 먹어서 매콤한게 먹고싶다는 다른 샘들의 의견에 맞춰 시래기가 들어간 매콤한 코다리찜을 먹었다. 다들 만족해하며 맛있게 끝까지 다 먹었다.


약속시간이 애매하여 조금 일찍만나 이른 점심을 먹었다. 집밥같은 청국장정식, 한여름에 청국장을 먹어도 맛있구나? 생각했다. 판화 그림책 선물도 받아서 좋았다.

농민 노동자 등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를 툭툭 던지는 글도 판화도 참 좋았다. 실제 판화의 크기를 상상하며 전시도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목이 더 아프고 목소리까지 변해서 병원에갔더니인두염이라고 했다. 에어컨 때문에 추웠다 더웠다 하는데다 찬것에 약한데 아이스음료를 달고 살았던게 탈이난것이다. 약을 먹으니 좀 나은것 같기도 하고, 그냥 좀 쉬면 되는데 괜히 먹은것 같기도 했다.

 

 

영재님 채종포에 일손돕기하러 갔다. 날이 무더우니 밭일을 하지말라고 문자가 계속 오는 때지만 요즘엔 열매채소도 많이나고 풀도 베야하고 가을작물 준비도 해야한다. 계속되는 폭염에 이러다 사람이 농사를 지을수는 있을까 싶다. 번개로 모인 도시농부들이랑 토종배추 씨앗을 포트에 심었다. 관장님이 우크라이나 토종 파프리카와 우리나라 토종 삼색가지를 잔뜩 주셨다. ㅎㅎ 예쁘다.

저녁은 곰이 차려준 밥, 어제남은 빵이랑 복숭아 등등으로 대충 먹었다. 하늘이 예뻤다.


옥수수 부자니까 냉동실 옥수수 살짝 찌고, 수박이랑 복숭아랑 자두랑 같이 먹었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요즘은 푹 자려고 해도 일찍 눈이 떠진다. 점심먹기까지 시간이 한~ 참 남아서 주말아침까지 챙겨먹었다. ㅎㅎ 여름은 채식하기 참 쉽다.

너무 맛있기도 하고~

형광등이 나가서 사러 갔다가 분식으로 점심 사먹고 들어왔다. 그리고 도서관으로 피서~! 도서관도 이미 발빠른 도캉스인파로 꽉 차 있었지만 어린이실 한구탱이를 이용하면 자리가 있다는 사실은 나만 알고싶음 ㅎㅎ 선물받은 책을 다 읽었는데 너무너무 좋았다. 진짜 멋진 그림과 글, 생각들이다.

집에 돌아와 영재님께 받아온 파프리카로 파프리카 파르시 만들어먹었다.

파프리카가 부드럽고 달고 맛있었다. 간단 오이냉국 곁들이고 찬밥 데워서 뚝딱 완성된 저녁. 곰은 맥주마시는데 나는 약도 먹고있고 목도 아파 못먹어서 아숩~ ㅠㅠ

수확한 사과참외를 드디어 시식했다. 자르자마자 과즙이 주욱~ 흐르고 향이 훅 올라와 기대감을 키우더니만 넘넘 달고 맛있다. 곰에게 준 반쪽이 아까울 정도다 ㅎㅎㅎ 올해 사과참외는 이 하나로 끝날지도 모르지만 감사히 잘 먹었다.

 


텃밭에 다녀왔다. 너무 더우니 익은열매만 얼른 따가지고 나왔다. 옥수수가 손가락 만한데 그래도 수염이 까매져 다 익었길래 따와서 삶아먹었다. 그런데 너무너무 맛있었다. 맛있어서 토종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막 들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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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나가 열매를 수확하는것도 힘들지만 요즘은 이 더위에 텃밭작물로 요리하는게 더 힘들다. 새 밥하고 육수까지 끓여 버섯된장찌개 끓였다.

텃밬 채소들 다 넣고 좋은기름에 간장 한스푼만 넣어 볶은 야채볶음도 맛있게됐다. 나는 요리하다가 더위먹은듯 지치고 힘들어 밥은 안먹고 옥수수와 시원한 오미자 마셨다.

 

일주일만에 집에서 에어컨을 틀었다. 체온이 떨어져서인지 밤에 설쳤던 잠 때문인지 곰이랑 둘 다 밥먹고 뻗었다. 저녁은 삼색가지로 라따뚜이를 해먹으려 했으나 용기(?)가 나지 않았다. (밥 할 용기가 필요한 요즘 날씨) 낮에 만들어 둔 찌개와 밥, 그리고 파르시 해먹고 남은 두부속을 부쳐 밥먹었다. 곰은 라면을 끓이며 내 밥도 차려줬다. 곰 덕분에 시원하고 편하게 한끼 해결했다. 헤헷.

 

해가지고 빗방울도 살짝 떨어진 뒤로 시원한 바람이 솔솔 들어왔다. 밖에 나갔더니 아주 기분좋은 바람이 불었다. 시원한 정도의 산책하고 싶은 느낌이었다.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더니 그때문인가? 지옥같이 뜨거운 이 더위도 이제 곧 꺾이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우리집 골목을 잠깐 걸었다.


우아하게 가난해지는법 으로 나를 매료시킨 쇤부르크가 재미있는 책을 썼길래 주말부터 읽고있다.

출판사의 능력인지 번역가의 재치인지 모르겠지만 늘 원제보다 재미있는 제목으로 흥미를 자극한다. 번역된 제목이 훨씬 엣지있고 작가의 글쓰기 성향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여튼 이 책에서는 덜 소비하고 더 친환경적으로 사는것이 두려움에 떨며 욕망을 억제하는 일이 아니라 훨씬 멋진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커다란 자동차를 소유하고 비행기여행을 자주 다니는 것이 그냥 ‘비싸기 때문인’ 과시쟁이들은 이제 생각없는 구닥다리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앞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기 위해서라도 점점 더 생태적인 삶을 사는 것이 힙하고 멋지게 보일거라고도 이야기한다.

 

Flugscham(탄소배출이 많은 비행기를 타는 여행을 부끄러워 함) 플룩샴이 있는 독일의 이야기라 우리정서에 좀 안맞는 내용이 없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엔 매우 공감했다.

도시농업에 대한 생각들도 공감공감이다.

 

참고 재미없게 하는 친환경 생활이 아니라 그게 재미있고 이롭고 공익적이며 또 즐거운 일이라는 마음가짐이 제일 맘에 들었다. 아직 읽는 중이지만 편리하고 쾌적한 삶만 꿈꾸는 우리의 일상에 모험같은 버스여행이 어떤 의미를 주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부제처럼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심각한 나에게 필요한 재치와 농담^^

다른 의미의 쾌락을 즐기는 환경운동가가 되어야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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