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3.8.14.-20.)

베푸 2023. 9. 1.

 

아침은 복숭아로 시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 물이 뚝뚝 떨어지는 말랑복숭아인데 그 복숭아로 하루를 시작하는 일은 이 여름 느낄 수 있는 호사다. 복숭아는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라 나처럼 몸이 찬 사람에게도 잘 맞고 빈속에 먹어도 참 좋다. 당분간 유기농 복숭아로 호사스런 아침을 맞겠다.

 

복숭아 수확부터 가공까지~~ 힘든 주말을 보내고 아침 일찍부터 또 수업. 이제 여름방학이 끝나가니 고지가 눈앞이다. 머리부터 어깨, 등, 허리,다리, 손목 … 안 아픈데가 없다.

 

무사히 수업을 마치고 근처 막국수 집에서 시원한 물 막국수 먹었다. 메밀싹도 올려져 있어서 아삭하니 시원하고 맛있게 먹었다.

뒷정리에 회의까지 하고 돌아오느라 또 저녁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나는 샤워하고 누워있고 곰이 밥도하고, (한살림 반조리지만) 찌개도 끓이고, 계란후라이도 해줘서 가만~ 히 앉아(누워) 밥상 받았다. 우리집은 점점 더 성평등해지고 있다고, 집안일에도 남녀가 없고 더 잘하는 사람 더 좋아하는 사람이 한다고 자부한다 ㅎㅎㅎ 고맙곰.


곰이 씻어서 까준 황도라서 그런가 넘넘 맛있다. 달고 물많고 향기롭기가 이루말할 수 없다. 가만히 앉아 받아먹는거 너무 행복하다. ㅎㅎㅎㅎㅎ

 

날도 더운데 육수 끓이고 국수 삶아 잔치국수 만들어 먹었다. 육수준비도 고명준비도 다 됐는데 국수가 없어서 곰이 급히 나가 사오는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휴일의 즐거운 에피라고 (나혼자)생각한다 ㅎㅎ

호박이 집에 있는데 잊어버리고 호박을 또 사는 바람에 급 부쳐낸 호박전은 오랜만에 먹어서인지 제철이라 그런지 참 맛있었다.

곰이 매운게 먹고싶다고 해서 냉동실 뒤져 낙새볶음 해줬다. 구하기 힘든 귀한 상추까지 더하고(영재님이 주심 ㅎㅎ) 문경에서 사온 두술도가 ‘오! 미자씨’ 막걸리 곁들여 맛있는 저녁 먹었다. 밥이 좀 모자라 곰이 부족해해서 사진엔 없지만 부추 미나리 부침개도 부쳐 먹었다. 더워서 힘들었지만 종일 집에서 쉬고 집밥도 만들어 먹어 기쁘다.

우리집에선 여름에 아이스크림 대신 얼린 사과즙을 먹는데(새참으로도 좋음) 하필 똑 떨어졌다. 곰한테 먹고싶다고 지나가는 말로 했는데 얼음넣어 사과즙 타줬다. 얼려야 해서 기대도 안하고 있었구만~~왜 자꾸 잘해주지? ㅎㅎ 헤헷.

 


배가 아파서 아침일찍 깼다. 계속 신경을 써서인지 아니면 커피와 술을 둘 다 마셔서인지 이상하게 배가 아팠다. 전날 잘때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ㅠ 아침은 벌레먹어 상태가 안좋아지려는 복숭아 먹었다. 역시 너무너무 달고 향기롭고 맛있었다. 1인당 복숭아 2개 우습다.

줌강의가 종일 있는 날인데 첫강의가 끝나는 내내 배가 아팠다. 아무래도 배탈이 난 모양이다. 점심시간에 밥을 먹는게 아니라 잠시 잤다. 나는 나갈 수가 없고 곰은 (휴가지만) 밖에 있어서 어쩔수 없이 용기내 하지 못하고 곰이 본죽 사다 주었다. 세시가 다 되어 본죽 1/3그릇을 먹고 줌강의가 끝나자마자 바로 기절, 저녁시간이 훌쩍 지나고서 일어나 나머지 죽을 먹었다. 배가 아파서 기운이 없다.


계속 배가 아프다.

수업이 있어서 아침일찍 나갔는데 기운이 없어서 유난히 힘이 들었다. 같이 있으면 계속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기분이 안좋은 사람이 있다. ‘나와는 다르니 그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지~’ 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하는데 다른것과 무례한것을 구분하는 게 쉽지 않다. 그에 따른 대처도 쉽지않고….

그렇게 날을 세우며 피곤하게 해야 할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할 지도 어렵다.

여차저차 수업을 마치고 본부로 돌아왔다. 배가 아파서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고 했더니 활동가님이 누룽지를 끓여주시며 물이라도 마셔보라고 하셨다. 따뜻한것이 들어가니 속이 뜨끈해지며 좀 나은것도 같았다. 생각해주시는 마음이 고마웠다. 그릇도 예쁘고 ㅎㅎ

집에왔더니 4시가 다 되었다. 휴가중인 곰이 냉동실에 있는 한살림 전복죽을 끓여주었다. 요즘 잘해주는 내 남자 ㅎㅎ 밥공기로 한 그릇 먹고 한 숨 잤다. 몸도 정신도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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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니 저녁시간이다. 곰이 또 죽을 사다주었다. 어제 남은 반찬 다 먹어야 한다며 몽땅 꺼내주고 오이소박이도 주었다. 밥을 안먹으면 너무 기운이 없고 밥을 먹으면 속이 답답하면서 머리가 아프다. 어째야하는건지~ ㅠ 장은 뇌와 가장 긴밀히 연결된 장기라던데 내내 신경을 쓰고 스트레스 받으니 위와 장이 제 기능을 못하나보다. 몸도 아프고 속상하다.

 


밤에 몇번이나 깨서 화장실에 들락거렸다. 먹은것이 죽밖에 없는데… 기운없고 속상했다. 따뜻한 숭늉을 먹었던게 좋아서 아침으로 누룽지 끓였다. 왜인지 모르지만 확실히 장이 약해진것 같다.

그래도 뭔가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속을 잘 달래야지.

곰에겐 냉동실 캄파뉴로 프렌치토스트 만들어줬다. 복숭아 콩포트 얹어줬더니 맛있단다. 바빠서 집밥을 못해먹는 사이에 텃밭 작물들 상태가 다 안좋아졌다. 속상스~. 텃밭 토마토도 주스로 갈아서 주었다.

여름 휴가인데 아무데도 못갔다며 툴툴대서 근처 이케아에 갔다. 항상 구경은 뒷전이고 먹을거에 관심많은 곰이 레스토랑으로 직진 ㅎㅎ 플랜트 메뉴가 새로 나왔길래 시켜봤다. 나는 배가 아파 깨작깨작 맛만보고 곰이 대부분 먹었다. 말모양 어린이 플랜트메뉴 맛이 괜찮았다. 가공식품이라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이런 레스토랑에 채식선택지가 여럿 있는건 훌륭하다. 우리의 식생활 변화가 없다면 지금과 같은 기후재앙은 막을 수 없다.

건전지 사러 간건데 건전지가 없었다. 대신 충전지와 충전기를 팔고 있었다. 건전지 폐기물을 열심히 모아다 주민센터에 가져다만 줬지 한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굉장히 파괴적이고 낭비이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케아가 좋은 기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좋은 생각과 변화는 지지한다.

곰이 <오펜하이머> 보자고 노래를 불러서 극장에 갔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서점 구경도 하고 한바퀴 둘러봤더니 배가 고팠다. 나는 아침에 먹은 누룽지 외에 거의 먹은게 없던차였다. 런닝타임이 세 시간이나 되는 영화를 보고싶지 않았다.(내 목적인 서점은 다녀왔기 때문에 급 마음변함 ㅎㅎ) 영화는 나중에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보자고 꼬셔서 예매취소하고 ㅎㅎ 밥먹고 들어왔다. 카레는 성질이 따뜻한 음식이라 속이 안좋을때 먹으면 중간은 간다. 다행히 맛도 있고 먹은 뒤에도 속이 나쁘지 않았다. 죽 반그릇씩 먹다가 다 먹어서 너무 배부르긴 했다. 곰이 밥풀을 몇개 남겼길래 쌀 한톨을 수확하려면 고개를 99번 숙여야 한다고 잔소리해서 완벽 남음제로했다.


요즘 일찍자고 일찍 일어난다. 그래서 예정에 없는 아침을 자꾸 먹게된다. 상한거 벌레먹은거 열심히 먹다보니 이제 한 박스로 줄어든 복숭아랑 뺑오쇼콜라 (빵은 곰만.. )곰은 아이스 커피 나는 무화과잎차로 아침먹었다.

 

이 차는 장치가 줬다. 아부지가 약없이 농사지어 식구들 먹을것만 덖으셨다고 한다. 이 수고로운 귀한걸 종류별로 받아도 되나 모르겠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너무 예쁘다. 무화과잎차는 처음 먹는데 끝맛이 달달하고 구수하니 맛있다. 밥을 다 먹고 치워도 오전이다. 일찍 시작하는 주말.

도서관에 갔다가 점심 먹으러 갔다. 곰이 나 기운없다고 연포탕 사줬다. 과연 나 사준건지 본인이 먹은건지 의심이 들었지만 폭염경보가 오는 이 더위에 뜨거운 음식을 같이 먹어줬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따뜻한 국물음식을 먹었더니 속도 편했다. 가을작물 수업준비하러 밭에 가야하니 벌떡 일어날 체력이 되었으면~~~

여름작물 정리하고 가을작물 심는법 강의도 듣고 풀천지이던 밭을 밭답게 만들었다. 나는 내 밭을 곰에게 팽개치고 무를 심어 노인돌봄에 쓸 공동텃밭 관리에 힘썼더니 곰 삐짐. 아~ 텃밭에 올 때마다 이 남자 너무 신경쓰인다. 연포탕을 먹었음에도 기운이 많이 딸렸다.

여튼 곰 혼자 이렇게 풀천지이던 밭을 마치 개간한 것처럼 심을 수 있는 흙으로 만들어 놨다는 것에 감사해야지. 공동텃밭에 무 씨앗도 못심었는데 7시가 넘었다. 모기도 달라들고, 해도 지려고해서 완성은 못하고 끝났다. 곰은 기껏 <오펜하이머> imax 영화를 예매했는데 늦게 끝나서 못보겠다며 짜증을 냈다. 아~ 이럴때마다 이 남자 내 남편맞지? 아들아니지? 나보다 오빠지? 하는 생각이 든다.

달래준다고 어제부터 얘기하던 피자 사서 들어왔다. 나는 아직 기운이 온전하지 않은데 더운데다 소리도 막 지르고 힘도 쓰느라 진이 빠져서 죽 먹었다. 기운은 없지만 먹고나서 배가 아프지 않아 다행이다.


감자전이 먹고싶었다. 곰이 감자를 강판에 갈아주었다. 나는 감자와 청양고추만 넣은 감자전을 좋아하는데 고추가 없어서 양파와 애호박을 채썰어 넣었더니 내 입엔 별로였다. 그래도 감자가 맛있으니 감사히 먹었다.

 

어제 삽질하느라 손에 물집잡혔다며 곰이 상처를 보여주었다. 나는 호미질하느라 물집잡혔었는데 ㅎㅎ 코딱지만한 밭 일구면서 둘 다 어이가 없다. 전형적인 현대사회의 노동하지 않는 몸뚱아리~ 그걸 바꾸는것도 도시농업의 순기능일 것이다.

 

저녁엔 영화보러 가기로 했는데 낮잠자고 일어났더니 또 배가 살살 아프고(가기도 좀 싫고) 그래서 곰이 취소했다. ㅎㅎ (아무래도 자기도 좀 귀찮았던듯)살짝 미안하니까 또 곰이 좋아할만한 음식을 해주었다. 원순님이 쑥부터 쌀, 소금에 참기름까지 다 가져가 만들어오신 절편에다 상은언니 고춧가루, 한살림 어묵, 내 홍시 고추장 넣고 조청으로 단맛을 낸 대파듬뿍 떡볶이. 육수부터 소스까지 다 만든거라 엄청 맛있었다.

홈메이드 떡볶이가 오랜만이라 또 맛있었기도 하다. 싹싹 남음제로! 곰해피.


이번주엔 집밥을 좀 잘 해먹으려고 했는데 배가 아파서 죽만 많이 먹은 한 주가되었다. 사람이 계획을 해도 막상 상황이 따라주지 않으면 실행하기가 어렵다. 할 수 있을때 잘 해야한다.

 

장염은 아니라 다행이지만(작년에 장염으로 죽을뻔함) 배가아파 고생하니 소화만 잘 시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생각하게 된다. 날이 계속 덥고 에어컨 바람에 면역은 약해지고 찬것도 자주 마셔서 그랬을것이다. 바쁘고 스트레스도 받는데다 원래 소화기관이 약한 체질이라 탈이 나면 위장으로 먼저 오니 말이다.

 

속을 잘 달래줘야겠다.

몸은 마음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도 다시 느낀다. 기분이 나쁘면 위가 먼저 찌잉~ 하는 느낌이 든다. 마음과 생각을 잘 다스리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마음먹는다고해서 마음대로 되지 않는 어려운 일이지만 수련해야지. 나를 위해서.

 

입추와 말복이 지나면 보통 폭염주의보가 내리지 않는데 올해는 정말 이상하다. 저녁에도 시원한 바람이 부는가 마는가 하고 열대야가 이어지기도 한다. 너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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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듯 무서웠는데2050 거주불능 지구가 아니라 그보다 더 빨리 거주불능 지구가 될 것 같아 겁이난다.

 

그레타 툰베리가 ‘집에 불이난것처럼 행동하라고, 지금은 지구라는 집에 불이 난 상태‘라고 한 말이 떠오른다. 하지만 우린 영화 속 가상현실에 불이난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것 같아 더욱 두렵다.

 

그러나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뭐라도 해야겠지?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정치에 요구할 수 있도록 힘도 모아야한다.

 

이 글을 읽는 단 한 사람이라도 함께 실천할 수 있으면 좋겠다. 법륜스님의 법문,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생활 속 실천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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