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3.9.4.-9.10.)

베푸 2023. 9. 22.

 

 

수업을 위해 조리도구와 분량에 맞춰 미리 만들어 보는 음식들. 종일 줌강의가 있는 날이라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렀다. 얼른 해보고 교안을 마저 수정했다. 아침도 안먹었지만 먹고싶지 않았다.

 

 

잠깐 있는 점심시간에 미처 다 못 산 재료사러 나갔다 오느라 점심을 못먹었다. 밥이 잔뜩 있지만 샌드위치 먹고싶어서 서브웨이 베지 어게인. 간만에 아보카도도 추가했다. 사람한테 직접 주문할때는 야채도 많~~ 이 넣어달라고 하고 후추도 뿌려달라고 했는데 키오스크로 바뀐뒤엔 소스선택이

최대3개라 후추도 얘기 못하고 야채많이는 말도 못꺼낸다. 계속 기계화 되는거 싫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차단되고 단절되어있다.

맘에 들지 않는 가지스테이크를 양념을 바꿔 다시 만든 뒤 전복밥에 올려 저녁으로 먹었다.

전복밥에 전복미역국에 누룽지로 전복죽까지 끓였더니 너무 전복전복하여 당분간 전복은 먹고싶지가 않다. 활전복을 사다가 뭐하는 짓인가 싶지만 손질하여 냉동시켰다.


마을활동가 과정 식생활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준비하고 챙길것이 많은 날엔 신경쓰여 밥을 못먹는다. 음료도 물만 마신다. 여러사람들의 도움으로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했던것보다 잘 끝나서 다행이었다. 지난번에 생고생하며 만들어 둔 교안도 다시 쓸 수 있어 좋았다. 시간도 잘 맞춰 만족스럽게 수업을 마쳤다.

 

 

수업이 끝나니 매운것이 먹고싶었다. 내 수업을 도와준다고 장사까지 맡기고 온 우리 혜민님이 짐 무겁다고 태워다줘서 집 근처에서 밥 먹었다.

나는 참 여러사람의 도움덕에 산다. 오랜만에 먹은 매콤한 낙지비빔밥.

수업이 끝났으니 차 마시며 여유롭게 수다도 떨고 수다가 길어지는 바람에 저녁까지 먹고 들어왔다. 언니 말 듣고 처음 간 집인데 정말 푸짐하게 음식이 잘 나왔다. 맛도 좋고^^ 부추전 짱맛있.

집에오니 수건빨래 돌리고 빨래도 다 개어둔 곰 덕분에 편히 쉬었다. 자꾸 거슬리는 일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말고 이렇게 감사하고 행복한일에 집중하며 살아야지.


전날 마신 커피가 마실때부터 사약같이 진하고 쓰더니만 카페인도 어마어마했나보다. 피곤해 죽겠는데 4시가 넘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종일 줌강의가 있는 날이라 억지로 일어났는데 눈이 안 떠졌다. 점심시간, 배도 별로 안고프고 밥 생각도 없어서 냉장고에 남은밥 물에 말아 고들빼기 김치하고만 먹었다. 그릇에 담지도 않은 현실밥상.

머리를 써서인가? ㅎㅎ 그걸론 배가 부르지 않아 단호박 하나찌고, 전날 먹은 부추전이 맛있어서 따라쟁이로 부쳐 요기했다. 맛있었다.

저녁은 심플하게 남아있는걸로만 차렸다. 제주마른두부를 생으로 자르기만해서 두부김치로 먹었는데 맛있어서 500g 한모를 다 먹었다. 채식김치와의 궁합은 정말 상큼 깔끔 구수~!

고양이 텃밭의 유기농 멜론은 배꼽이 물렁해질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얼른 먹고싶어 냉장고에 넣었는데 그럼에도 너무너무 맛있었다. 못난이 멜론 두 개 주문에 벌레먹었다며 세 개를 더 주시는 농부님^^ 걔들이 알아본 멜론이라 그런지 더 맛있다. 달고 향기로운 멜론을 유기농으로 키우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벌레도 곤충도 좋아하는건 당연한일이다. 남은것도 감사히 귀히 먹어야지. 한통 잘라서 둘이 한번에 다 먹은건 안비밀.

 

 


회의가 있는 날, 어디서 밥먹을지를 한참 고민하다 그냥 가까운 아래층으로 내려갔는데 그 사이 가격이 또 올랐다. ㅠㅠ 그 정도의 퀄리티는 아닌데~~ 양배추찜과 얼갈이 나물이 제일 맛있었다.

저녁은 얼큰한 김치수제비 끓여먹었다. 채식김치는 국물이 깔끔해서 마지막 한방울까지 활용하기에 참 좋다. 느타리 버섯 듬뿍넣고 시원한 국물 몽땅 부어 칼칼하게 끓였다. 곰반죽기가 수제비 반죽을 안만들어줘서 우리밀 수제비로 끓여먹었는데 나름 괜찮았다. 이런 식감도 좋다.

마무리는 또 너무너무 맛있는 멜론~! 그래도 하루 한통은 너무 한듯하여 둘이 반통만 먹었다. 먹다가 싸움나는 맛 ㅎㅎㅎ


논밭학교팀 회의가 있는 날, 공동텃밭 운영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장마때 말려둔 라벤더로 스머지도 만들었다. 만지고 있는데 라벤더 향이 참 좋았다.

아람님이 사주신 맛있는 점심도 먹고, 원순님이 사주신 음료도 먹고, 수다도 떨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회용기에 고기빼고 주문했는데 몽땅 일회용기에 고기도 함께 와서 좀 실망스러웠다. 점점 더 나은방향이 아니라 점점 더 나쁜 방향으로 변하는 것 같다. 이 집은 이제까지 그릇에 배달하던 집이라던데 그 사이 바뀌었단다. 환경이 파괴되면 결국 아낀 비용의 수백 수천배가 들어간다. 우리가 작은일부터 좀 더 현명하게 대응하면 좋겠다.

 

 

 

 

텃밭에 나가 수세미랑 가지 참깨 채종도 하고, 배추랑 무가 얼마나 자랐나 확인도 하고, 토종 홍감자도 심었다. 여름에 수확했던 너무도 예쁜 홍감자가 또 달려서 내년엔 우리 도시농부들에게도 나누며 증식하면 좋겠다.

쌈밥집에가서 저녁까지 먹고 헤어졌다.

 


멀리 산다는 핑계로 매번 풀메기며 헤어리배치 씨앗뿌리기며 못하는 것들이 많다. 동네분들이 다 해놓으면 가서 얌체같이 복숭아만 따서 오니 이번엔 손을 보태고 싶었다. 환삼덩굴때문에 풀베기가 하루에 다 끝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언니들이랑 문경에 내려간다. 주말인데 나만 가니 곰 비위를 맞춰줘야지. 곰이 좋아하는 잠봉뵈르 사다가 브런치 차려줬다. 곰에게 잠봉을 덜어주고 한두조각 넣어서 나도 먹었다. 곁들인 커피에 나는 뜨아, 곰은 아아 부부의 온도차.

문경에 도착하니 저녁시간이다. 진남교반 맛집, 벨라테라에 또 갔다. 지난번에 안먹어봤던걸로 어란 파스타, 새우버섯크림리조토, 샐러드피자 시켜서 와인과 함께 먹었다. 자꾸 오고싶은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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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부터 풀베기로 했는데 늦게 일어났다. 준비하고 어쩌고 하다보니 늦어버렸다.ㅎㅎ 이미 마을분들이 거의 다 해놓으셔서 넓은 복숭아 밭 전체에서 내가 한 부분은 별로 안되지만 그래도 손을 보탰다는 게 맘이 좋다. 산신령님이 쌍칼권법을 알려주셔서 힘들이지 않고 풀베는 법도 배워왔다.

 

 

일은 별로 하지도 않았는데 상은언니가 밭에서 따준 고구마 순에 고춧잎에 대파랑 고추까지 싸들고 두부집에서 맛난 점심 얻어먹었다. 청국장과 비지장이 맛있었다. 반찬도 하나하나 다 맛있다. 사진엔 없지만 감자전도 엄지척!

온천에서 깨끗이 목욕하고 집에 올라왔다. 집에 도착하니 저녁시간이 지나 배가 고팠다. 곰에게 얼른 감자밥 해놓으라고 연락해서 오자마자 감자밥에 열무김치 쉐킷쉐킷 ㅎㅎ 간단하지만 맛있는 저녁 먹었다. 그리고 주말 내 혼자 있었던 곰이랑 할라피뇨 피자 만들어 간단히 맥주 타임~^^


주말까지 쉴 새없이 달렸더니 피곤하다.

그래도 산으로 논으로 밭에나가고 자꾸 몸을 쓰는 활동을 해서인지 체력이 좀 좋아지는것 같기도 하다. 코어가 무너져 라운드 숄더에 거북목이 되어가니 운동이 필요할것 같은데 참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맘먹고 해봤으면 좋겠는데…

우리 논에 구경갔다가 너무도 잘 익은 알곡에 감동 받았다. 올해 추웠다 더웠다 비도 많이오고 폭염에 날씨가 난리도 아니었는데도 이렇게나 잘 자라주다니~~ 아름다웠다.

 

우린 너무도 망가진 시스템과 비뚤게 풍요로운 식문화 속에 살다보니 살던대로 살다보면 뭐가 문제인지 모르고 맛있는거 즐거운거만 찾게된다.

 

쉬운일은 아니지만 내 매일의 끼니에 감사하고, 그 음식들이 원래 다 생명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먹어야한다.

 

요즘 좋은 샘들의 좋은 이야기를 들으니 참 드는 생각이 많다. 그 중 <밥꽃, 마중>의 저자 장영란 샘이 해주신 이야기를 공유한다.

 


자연이 더러워지면

우리몸도 더러워지고

 

철없이 먹으면 철이 없어지고

제철 먹을거리를 먹으면 싱싱해지고

 

씨앗이 없는 걸 먹으면 사람씨도 부실해지고

살아있는 씨를 먹으면 몸도 마음도 튼실해지고

 

먼 나라를 돌아온 걸 먹으면 제자리에 있지를 못하고

제 나라 제 땅에서 나온 걸 먹으면 제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복잡하게 가공한 걸 먹으면 복잡해지고

단순하게 먹으면 집중하는 힘이 생기고

 

가려내고 먹으면 저 좋은것만 찾게되고

통째로 먹으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들어 파는 걸 먹으면 돈을 좇게되고

손수 만들어 먹으면 사람을 사랑하고

 

혼자 먹으면 혼자가 되고

여럿이 나누어 먹으면 더불어 사니

먹는 게 바로 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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