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3.9.11.-17.)

베푸 2023. 9. 22.

 

실습수업이 있는 날이라 용산가족공원에 갔다.

사먹기가 어려운 곳이라 오랜만에 도시락도 쌌다. 다행히 남은밥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준비할 수 있었다. 아침에 바쁜데 도시락까지 싸느라 정신없었지만 동기들이 쭈욱~ 둘러앉아 나눠먹으니 맛있었다.

 

텃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농약만드는 법도 배우고, 생태놀이도 했다.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생태계가 어떤 작용에 의해 무너지는걸 놀이로 배우니 효과적이면서도 오래 기억에 남을것 같다. 주변의 자연물을 이용한다는 점도 좋았다.

다시 여름이 된 듯 더운 날 종일 밖에서 집중했더니 진이 다 빠졌다. 도시농업 멤버들이랑 맥주마시러 가서 안주들로 배채웠다 ㅎㅎ 채식을 지지해주고 함께하는 소중한 사람들.


주말도 없이 달렸더니 너무너무 피곤하다. 그나마 꼼짝거리기 싫어하는 내가 밖에나가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하니 건강엔 좀 더 나을거라는 게 다행이다. 저녁에 일찍 잤는데도 정신 못차릴 정도로 계속 잤다. 느지막히 눈을 떠 편의점에 뭘 사러갔다가 거기서 나는 라면냄새에 나도 모르게 컵라면을 집어들고 왔다. 고구마도 먹고 그릇에 컵라면 익혀 그것도 먹었다. 커피를 마셔도 정신이 안든다.

 

 

문경에 갔을때 상은언니가 따준 유기농 고구마순과 고춧잎, 시들기 전에 얼른 손질해서 나물 만들고 냉장고에 장기투숙중인 멸치도 볶았다.

중늙은이 호박 잡아서 얇게썰어 부쳤더니 부드럽고 달큰하니 애호박보다 맛있는듯하다. 오랜만에 반찬부자가 되어 새반찬에 새밥으로 차린 밥상. 맛있는 고춧잎나물은 한끼에 끝났다고 한다 ㅎㅎ


아침은 잔뜩 만들어둔 반찬에 남은밥으로 쉽게 차려먹고, 점심은 벽제우보농장에 가는 차 안에서 해결했다. 나 때문에 40분이나 가서 샀다는 비건김밥 사진을 못찍었네. 비건만두와 간식, 고구마 까지 먹느라 정신없었다. 멋진우리팀 ㅎㅎ 요 한살림 샤인머스캣은 씨가 들어있고 그냥 청포도와 별로 모양의 차이도 없다. 일반적인 샤인머스캣은 지베를린 호르몬을 주사해 씨를 제거하고 씨가 없으면 포도가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다시 성장호르몬을 주사한다. 그렇게 부자연스럽게 키우는 농작물을 꼭 먹어야하는건지~ 나는 모르겠다. 그 농사를 위해 또 많은 약물을 생산하고 주사하고 생명에겐 너무도 당연한 씨를 먹기 편하다는 이유로 없애야 하는걸까?? 생명에 대한 감사와 귀함을 잊은 사회에선 먹거리도 상품으로만 취급된다.

자연스럽게 씨가 있는 포도를 먹으며 우리끼리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차에서 넘 재미있었다.

생태화장실, 토종벼, 자연농 밭과 여러 식물들, 그 식물 때문에 오는 곤충들을 관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너무도 열정적이고 생태적인 강사님 덕에 더욱 감동적인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다. 내가 어떤 관점을 가져야하는지? 주변의 풀과 곤충의 이름을 아는건 어떤 의미인지, 생태계 전반에 대해 생각하고 우리가 당면한 과제에 대해서도 희망을 생각해보게되었다.

종일 비가왔는데 그게 또 운치있고 좋은점들이 있었다. 각자 준비해왔던걸로 저녁까지 먹었다. 다른 동기들은 다 가고 우리만 남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나는 준비해간것도 없는데 숟가락 얹어서 먹고있으니 민망했다. 참 여러사람 덕분에 산다는걸 매번 깨닫는다.


밥이 없어서 밥이 다 될 때까지 기다렸더니 배가고팠다. 땅콩넣어 땅콩밥하고 현주언니 가지도 부치고 반찬 꺼내 먹었다. 너무 많이 먹었는지 배가 아주 불렀다.

절기살림 9월 모임일이었다. 제철재료 풋땅콩으로 백로&추분절기 음식 만들었다. 땅콩을 소금넣고 삶아 먹으면 맛있고 건강한 영양간식이 된다.

그걸로 고소한 땅콩죽도 끓였다. 백로엔 포도! 라는 말이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포도도 두 종류나 득템해서 기뻤다.

간만에 플레이팅에 힘 좀 주어 차렸다. 나는 만들어온 땅콩죽먹고 곰은 땅콩밥 줬다. 포도 디저트까지 맛있게 먹었다.

까먹다 보면 금세 땅콩껍질 무덤을 만들게 되는 매력덩어리 ㅎㅎ 콤부차랑도 참 잘어울린다.


의왕 마을만들기 마지막 수업은 <가까운 먹을거리> 이번엔 고오급지게 자연산대하와 고등어로 이웃돌봄 나눔했다.

비싼 재료덕에 점심으로 먹을양은 안돼서 근처 중국집에서 밥먹었다. 나는 야채와 해산물이 들어있는 특밥 냠냠.

수업 끝나고 밥도 먹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집에오니 저녁시간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읽기 모임에 나가는 날이라 저녁은 못먹고 모임하는 동안 빵이랑 복숭아조림 먹었다. 그리고는 집에와서 곰이랑 한 잔! 방정환 샘의 <사랑의 선물>은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동화를 묶은 번안동화라고 한다. 익숙한 이야기들의 정서에 맞는 정겨운 표현들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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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남은 버섯도 해결할겸 점심으로 김치수제비 만들어 먹었다. 채식김치는 국물을 활용할때 훨씬 더 개운하고 시원한 맛이난다. 올해 김장은 채식김치로 시도해봐야지. 반찬도 필요없어서 과일을 곁들였다. 칼칼하고 맛있었다.

너무 피곤해서 자도 자도 또 졸리다. 아침에도 늦게 일어났고 점심먹고 곰이랑 놀다가 또 자고 일어났더니 저녁시간이 지났다. 곰 혼자 밥 먹었나 싶었는데 곰도 자고 있었다 ㅎㅎㅎ 집밥 해먹으려고 장을 잔뜩 봐뒀지만 저녁은 라면&비어 😝😝. 곰이 라면을 꼬들하게 예술로 끓였다. 점점 진화하는 내 남자 ❤️.

유기농 멜론으로 입가심. 마무으리~!


제철재료를 플렉스한 브런치, 아스파라거스 볶음과 단호박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모른다. 양송이 스프와 호두깜파뉴의 조화도 구웃~ ! 과일 부자니까 무화과, 포도 3종, 사과, 토마토 종류별로 다 꺼내고 풋귤 착즙해 마실것도 만들었다. 찌고 삶고 씻기만 하면되니 차리기도 쉬운 제철밥상.

저녁은 야채듬뿍, 새콤달콤 맛있는 쫄면만들어 먹었다. 보통은 곁들이는 음식도 같이 차리는데 어쩌다 보니 시간도 늦었고 귀찮으니 쫄면만 딱! 차렸다 ㅎㅎ

면보다 야채가 더 많아서 소스가 살짝 모자랐지만 맛있게 먹었다. 한살림 우리밀 쫄면은 언제먹어도 굿이다.


이번주는 하루 신경써서 만들어둔 밑반찬 덕분에 시간있을때마다 집밥 잘 챙겨먹은듯하다. 제철재료로 집밥을 잘 해먹어야 식품첨가물도 덜먹고 육식도 덜하고 지구도 살리는 밥상을 차릴 수 있다.

많이 요리하지 않고 최소한의 조리만해서 먹는 습관도 들여야 식사준비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

 

이번주엔 더 잘 해봐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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