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3.9.25.-10.3.)

베푸 2023. 11. 18.

양평 우보농장에 간다. 토종쌀로 유명한 우보님도 드디어 뵙겠구나. 아침 일찍 출발하는데 점심까지 싸가야해서 고구마와 단호박을 쪘다. 도시농업 전문가 과정을 들으면서 네 명이 친하게 다니게 되었다. 그 중 한명인 울 큰손 혜민님이 밥과 반찬을 모두 싸온다고 했다.

 

 

사진을 봤더니 채식도시락으로 준비하는 어메이징한 센스!!

출발도 전에 벌써부터 기대가 됐다.

나는 과일도시락을 맡았다. 아침에 일어나 과일도시락+단호박&고구마+ 감동란 도시락 완성!!

짐이 많았는데 먹을게 더 무거웠던건 안비밀 ㅎㅎ

 

마인드가 훌륭하신 우보님의 토종벼 이야기도 듣고 황금들판이 아니라 알록달록 들판에서 잘익은 벼도 벴다. 나는 평생에 추수경험 2번째인데 전국에 몇 개 되지도 않는 토종벼 채종포만 두 번이다.

신기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일은 얼마 하지도 않고 벌써 점심시간이다. 소풍나온것처럼 도시락을 나눠먹었다. 원래 계획과 다르게 우리 넷이 나눠먹을 수는 없어서 간에 기별도 안갔지만(하마터면 내가 싸오고 하나도 못먹을뻔..) 즐거운 시간이었다.

우리는 빨강 검정 흰색 토종벼가 쫙~ 있는 삼색논 구경하며 산책도 하고 호정님이 싸오신 간식도 먹고, 우보농장 토종쌀 막걸리 점 <우보주책>이 있는 용문역에서 장구경도 했다. 때마침 장날이라 간건데 영화나 책에서만 보던 으름을 만나 난생처음 먹어보았다. 토종바나나라는 이름다운 달콤한 과육과 식감이었지만 씨가 너무너무 많고 억세서 뱉어내느라 힘들었다. 장터에 쭈그리고 쪼로록 앉아 으름먹고 씨 뱉어내는 추억은 덤!!

 

장구경하며 채소도 사고 수다도 떨며 즐거운 시간 보내다 근처 능이버섯전골집에서 아주 만족스러운 저녁식사를 했다. 버섯스프도 맛있고 버섯과 진한 국물의 조화도 훌륭했는데 밥이 예술이었다. 바닥은 바삭하고 고소한 누룽지에 버섯과 콩나물 부추의 조화라니~~ 😍곰이랑 다시 가고싶다.

 


요상한 날씨에 물품이 모자라서인지 추석이라 그런지 과일을 1인 1개 한정으로 판매하더라. 과일러버 집에 과일이 똑 떨어졌는데다 명절인데 과일이 없으면 안되징. 여러매장을 돌며 살 수 있는걸 구해왔다. 그러느라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다.

비오는데 무거운거 사들고 오느라 힘들었으니 사온 과일도 맛보고 누룽지 끓여 오이지와 고들빼기 김치만 두고 밥 먹었다. 따끈하고 구수하니 맛있었다. 과일도 성공적!!

명절 전이니 냉장고를 비워야한다. 설에 떡국끓여먹고 남은 토란을 꺼냈다. 남은 북어국에다 토란과 버섯을 더 넣고 들깨가루를 뻑뻑할 정도로 넣어 스프처럼 끓여먹었다. 밥은 아주 조금, 반찬은 오이지, 국물로 배채운 냉털 건강밥상 토란탕.

 


 

연휴에도 피곤에 찌들어 만사가 귀찮곤했는데 올핸 추석전 일정이 취소되어 안그래도 긴 연휴가 더 길어졌다. 시간이 생긴김에 엄마랑 반찬 만들기로 했다. 엄마가 오기 전에 엄마가 좋아하는 찰밥했다. 너무 욕심껏 만드는 바람에 압력이 작동 안하는 사태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다 익고 맛도 있었다. 양평 5일장에서 사온 깻잎이랑 꽈리고추로 오랜만에 반찬 만들었다.

엄마가 만들어온 나물이랑 김치, 방금만든 깻잎찜에 꽈리고추찜, 맛보라고 꺼낸 오이지와 고들빼기로 차린 밥상. 상다리 부러질 정도로 훌륭하다.

초록색 토종 팥을 넣은 찰밥에 나물반찬이 을매나 맛나는지… ㅎㅎ “안먹어봤음 말을마요”ㅎㅎㅎ 엄마가 아주 잘 먹었다고 여러번 이야기해서 기분이 좋았다.

점심 먹은 뒤에 더덕을 손으로까서 두드려 더덕무침도 하고, 콩나물 볶음이랑 호박나물, 연휴에 김밥 싸려고 오이절임도 해두고 버섯이랑 야채 가득넣어 파개장도 끓였다. 일찍 온 곰이랑 엄마랑 다 같이 먹은 저녁상. 채소반찬만 10가지가 넘는다. 왕의 밥상인가봉가 ㅎㅎ 채소가 가득한 명절상도 얼마든지 차릴 수 있다.

 

매장에 과일이 하나도 없던데 비오는 날 매장셔틀하며 사온 보람이 있다. 하나같이 다 맛있어서 더욱 만조끄. 추석에 멜론도 먹어봐야지.


미리 명절음식 다 장만했으니 이제부터 즐거운 명절을 즐길일만 남았다. 나물에 전(한살림 힘을빌림)잡채와 송편까지~ 한상가득 차렸다. 남들 명절쇠러갈때 우린 푸바오 보러갈거라 일찌감치 미리 메리 추석.

어릴때 당최 이해가 안가던 콩송편의 맛을 알아버렸다. 깨송편과 콩송편을 먹으며 추석기분을 낸 뒤 영화보러 갔다. 유명한 이야기라던데 나는 몰랐던 이야기라 재미있게 봤다. 우리나라 사람들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엄마가 좋아했다.

영화보고 돌아와서 저녁은 꽃게찜 해먹었다. 봄에 산건데 냉동실에서 자리만 차지하다 가을에 해먹는다. 미리사서 냉동해두는 일은 하지 말자고 매번 다짐하면서 잘 되지 않는다. 먹을만큼만 사서 다 먹고 가급적 냉동은 하지말자! 에너지도 낭비말고 제철에 나는 음식을 먹자! 이번 추석은 냉장고를 비워서 좋다.


이번 추석날엔 가족들을 만나러가 아니라 푸바오를 만나러 갔다 ㅎㅎ 추석 당일엔 예약이 좀 적다더니만 왠걸~ 어마어마한 사람들을 보았다. 오픈시간도 안됐구만 입장도 전에 사파리 예약마감!

스마트예약으로 판다월드 겨우겨우 예약하고 100분 기다리는 동안 아침겸 간식 냠냠.

 

푸바오도 자고, 러바오도 자고, 레시까지 자는 판다월드 ㅠㅠ ‘푸바오야~~ 임모가 너보러 왔는뎅 ㅠ 자는건 또 왜이렇게 귀여운거닝?’ 화면에서 보는것보다 방사장이 작아서 놀라고 생각보다 관람객이랑 가까워서 놀라고 푸바오는 정말 누래서 놀랐다. 멸종위기종이라 이런식의 보호가 판다개체수 증가에 도움이 된다지만 동물원은 정말 없어져야할 구 시대 문물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그런데 기후위기 시대, 쟤들도 원래의 서식지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여튼 너무너무 귀여워서 듀금.

 

점심은 에버랜드 안 자가제면에서 냉메밀 먹었다. 만두는 곰이 먹었다. 엄마의 어묵과 우동도 곰이먹고 곰의 밥도 곰이 먹었다 ㅋㅋㅋㅋ 대식곰 덕분에 항상 남음제로!

점심먹고 현장줄서기해서 푸바오 한 번 더 봐야지, 그땐 깨어있겠지? 했더니만 그것은 오산! 현장줄서기 시간인 2시에 맞춰 갔더니 줄이 어마무시했다. 가도가도 끝이 안보이는 줄… 대기시간 150분. 아~ - -;;그럼 판다는 봤으니까 사파리 봐야지 하고 갔더니 대기시간 210분, 즉 3시간 30분. 하하하하하하 헛웃음이 나왔다.

포기하고 퍼레이드 구경하고 꽃이랑 사진찍다가 날이 좋아 장미원에서 맥주한잔 하고 왔다. (곰은 운전해야하고 엄마는 술을 안마시니 나만먹음ㅎ 쓰레기 안만들려고 1인 1텀블러 했지만 맥주공격은 막을 수 없었다. 독일의 비어가르텐처럼 이런 곳에서도 다회용 쓰면 좋겠다.)

이렇게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 밖에서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이제 일년에 한달남짓이지 않은가 싶다. 장미향이솔솔나는 예쁜 정원에서 엄마랑 곰이랑 좋은 추억 하나 추가다.

집에 와서 있는 반찬에 남은 밥 슥슥비벼 도토리묵이랑 녹두전데워 같이 먹었다. 엄마가 밖에나가 비싼 산해진미를 다 먹는다고 해도 역시 집밥이 최고라고 했다. ㅎㅎ 나도 동의 ㅎㅎ


우리 푸바오 한 번 보려고 갔다가 피곤쓰피곤쓰

전날 일찍 잠들었는데도 느지막히 일어났다. 곰이 나물 잔뜩 넣고 비벼준 비빔밥에 계란국, 엄마가 구워다 준 김이랑 반찬 몇개만 꺼내 간단하게 먹었다. 반찬이 많으니까 차리기가 참 쉽네 ㅎㅎㅎ

곰이 햅쌀로 새하얀 밥을 해놨다. 밥솥을 열었다가 아주 깜놀했다. 이 남자 의도적이었던지 씨익 웃으며 ‘맛있어~’ 란다 ㅎㅎㅎ 암~ 흰쌀밥이 맛은 있지^^ 종일 쉬다가 남은 국 있는반찬으로 차렸지만 훌륭했던 밥상. 이번 명절음식으로 깻잎찜이랑 더덕무침은 참 잘했지 싶다.

 

아주 달고 물도많고 부드럽고 향긋한 멜론을 후식으로 먹으며 추석연휴를 마무리한다. 푸바오 안자는거 보고싶당. 하얗고 왕 큰 러바오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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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남은 떡볶이떡이 있었는데 냉동실에 넣지 않았다는 게 급 생각났다. 다행히 곰팡이가 피지 않아 얼른 먹으려고 점심으로 떡볶이 만들었다. 작가 좋아하는 떡볶이를 매콤하게 만들고 있으니 곰이 매우 좋아했다. 떡이 좀 부족한듯하여 쫄면사리도 넣었다.

근처 횟집에서 곰이 쓰레기 1도없이 #용기내 사다준 오징어 튀김도 같이 먹었다. 제대로 떡볶이 정식이다.ㅎㅎ

난 카레가 먹고 싶었는데 곰은 비빔국수가 먹고싶다고 했다. 카레는 감자부터 깎아야하고 밥도 없으니 곰 승! 한~~~ 대접 비벼 큰 그릇에 가득 담아줬다. 낮에 남은 오징어튀김이랑 김말이도 데워주고, 그 많은걸 다~ 먹었다. 헉!

 


똑같은것 같지만 잘보면 조금 다른 반찬들 ㅎㅎㅎ

두부를 들기름에 구워 남은 간장을 들이부었더니 조림같기도 하고 촉촉하니 맛있었다. 두부구이는 항상 밑간이 킥이다. 오색쌀로 밥했는데 새까매져서 흑미밥같다. ㅋㅋ

곰이 내내 외식할 메뉴를 검색하더니만 결국 마땅한걸 못찾았나보다. 라면 먹는다기에 남은밥에 남은 나물 다 넣고 비볐다. 간을 따로 안했는데도 나물 간만으로 딱맞는 맛있는 비빔밥.


햇밤의 계절, 밤을 삶고 남은 송편도 쪄서 점심으로 먹었다. 어찌나 달고 맛있던지~ 포근포근 느낌도 좋고 ㅎㅎ 생각없이 까먹다가 한대접 다 먹을뻔했다. 곰은 밤 까먹으라면 한두개 먹다 말면서 요렇게 껍질을 까놓으면 순식간에 다 먹어치운다. 정말 얄미운 스타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까놓는 나는 뭔가?

 

저녁은 곰이 용기내 사다준 새우만두로 해결!

밀가루 맛이 많이나고 달고 맛이 별로였다 ㅠㅠ 조만간 만두 만들어야겠다.


긴 연휴가 끝났다.

연휴의 초기(?)엔 알차게 보낸것 같은데 후반부로 가면서 흐지부지 보냈지싶다.

희안하게 몸이 늘어질수록 식생활도 막하게 된다. 그럼 클린한 음식을 먹지 않고 그 영향으로 더 늘어진다. 그런데 몸이 늘어질때라도 먹는걸 조절하면 금방 제 컨디션으로 돌아온다. 만사가 귀찮을땐 차라리 굶는게 도움이 된다.

나는 특히 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패턴이 깨져서 속이 좋지않고 부글부글하면 뭘해도 안좋고 아주 바쁘고 힘들때도 쾌변하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입에서 땡기는 음식을 어느정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내 몸에 좋은 음식은 지구에도 이웃에게도 좋은 음식이다. 몸에 안좋은걸 너무 잘 알지만 혀에 주는 잠깐의 즐거움을 위한 음식을 선택하지 말고 내내 편안하고 뿌듯한 음식을 선택해야한다.

 

혀가 즐거운 음식들은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 희생하는 댓가가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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