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레시피/채식하면 뭐먹고 살아요?

지구를 위한 채식일기(23.10.4-10.9.)

베푸 2023. 11. 18.
 

안철환샘의 안산 바람들이 농장에 갔다. 먹거리 숲인 이곳은 과실수와 엽채류가 조화롭게 자리하고 있었다. 중간에 작은 논도 있는데 심쿵! 이 정도 논은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퇴비를 종류별로 만들고 계신 퇴비장독대가 인상깊었다. 뭐든 순환해야한다는 것. 사람이 죽어서 에너지를 쓰고 탄소를 내뿜으며 화장하는게 맞는가? 하는 질문까지 얻은게 많은 수업이었다.

 

호정님이 토종옥수수를 삶아오셔서 맛있는 토종가을옥수수를 먹었다. 토종엔 뭐가 있고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 에 대해 백날 이야기하는것보다 직접 좋은걸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는 호정님 이야기가 참 맘에 와 닿았다. 내가 활동하며 어려운 점도 많지만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난다. 샘의 새 책이 나왔다고해서 찍어왔다. 읽어봐야지.

 

이번에도 도시락! 아마 과정중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울 혜민님이 또 4명의 밥과 반찬을 다 싸와서 나는 집에있는 멸치볶음이랑 과일, 그리고 밤 까서 가져갔다. 우렁이 쌈장에 호박잎, 그리고 파김치가 얼마나 맛있던지~ 파김치만 있어도 밥 한공기 문제 없겠다. 미식회 하는것처럼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안산에서 오는길에 텃밭에 들렀다. 오랜만이라 그 사이 배추와 무 쪽파가 자라 있었다. 나는 웃거름도 안줬더니 다른 밭 아이들에 비해 아주 작았지만 아무것도 안해줬는데 이만큼이나 자라서 고맙기도 했다. 여름 내~ 소식이 없던 호박이 왠일인가 싶다. 꽤 먹을만한 사이즈의 호박이 여러개 달려있었다. 나도 하나 가져오고 두 개 더 수확해서 나누기도 했다. 뿌듯했다. 멀리 사는 호정님도 함께인 참에 씨앗도서관 채종포에 들렀다. 연락도 없이 구경간건데 관장님이 계셨다. 이것저것 물어보고 구경하고 목화도 먹어봤다. 시큼텁텁 달짝지근한 맛이 오묘했다. 빈손으로 가서 여기저기 다니며 헤집어놓고는 씨앗이랑 퇴비랑 오크라까지 얻어왔다. 그래도 우릴 귀여워해주셔서 다행이다. 혜민님은 토종당근잎이 맛있다는 소리에 당근잎을 솎아 꽃다발 만들어 좋아하는 중 ㅎㅎ

 

헤어지기가 너무 아쉬운 우리는 갑자기 무섭게 내린비에 추워지기도 해서 오뎅바에 들어갔다. 또 수다와 함께 맛있고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두부김치에 같이나온 부추무침이 너무 맛있었다.

두부와도 잘 어울리고 김치보다 맛있어서 더 빨리 사라졌다. 고기와 함께볶는 두부김치 말고 부추무침 두부로 따라 만들어봐야징. 이렇게 얻는 채식 아이디어 좋다.


런던자연사박물관 기후위기 체험전 관람갔다. 센터 안 미즈컨테이너에서 샐러드 파스타와 고구마 팬치즈로 점심 먹었다. 대학시절 생각도 나서 추억얘기하며 먹을때까지는 좋았는데 양이 많아 거의 한판이 고대로 남은 팬치즈를 포장해달라고 했더니 안된단다. 그럼 위생봉지라도 하나 달라고 했더니 그것도 안된단다. 기후위기 체험전을 보러와서 음식물쓰게기를 만들 수는 없어 주변도구를 활용해 가지고 나와 근처 빵집에서 봉투를 얻어 담았다. 왜 안되는건지? 바쁜것 같아보이고 싸우기 싫어 그냥 나왔지만 정말 답답하다. 이런 의식없는 곳에 다신 가지 않을것이다.

 

전시에서 우리의 식품 선택과 그 결과 라는 표를 보았다. 쇠고기야 익히 잘 알고 있는 거지만 초콜릿(카카오)과 커피가 치즈보다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아서 깜짝놀랐다. 우리가 별생각 없이 선택하는 많은 것이 지구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초콜릿도 커피도 줄여야겠다.

저녁은 김치삼종세트에 뜨거운 밥해서 카레부어 먹었다. 별거 없는 밥상이지만 속도 편하고 아주 맛있게 먹었다. 호정님이 준 토종음성초가 칼칼하니 포인트가 되어줬다.


점심은 길고 긴 회의 끝에 배가 너무 고픈 상태에서 먹었다. 감자탕 집이었는데 해물순두부가 있었다. 나는 이사회 멤버들이 회의석상에선 기후위기며 탄소며 자원순환 활동 어쩌고 저쩌고 떠들다가 매번 고기를 먹으러 가고 일회용 컵에 커피를 한잔씩 들고 다시 회의하러 들어가는게 참 싫다. 완벽할수야 없다해도 노력이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오염수 방출이며 지속가능한 방식이며 중요한 사항이 널린 상태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엄청 들여가며 수입부자재 사용을 논하는 것도 답답하다. 남음제로 활동을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매번 남기는것도 맘에 안든다. 실천이 따르지 않는 말은 얼마나 공허한가?

 

점심 먹은 뒤로도 한참이나 결론없는 논쟁을 더 하고 회의가 늦~~~ 게 끝났다. 너무 피곤했다. 생각도 대화도 하지않고 눕고만 싶었다. 집에와서 부추전에 김치찌개 만들어 곰이랑 막걸리 한 잔 했다. 그러고 나니 좀 살것 같았다.


브런치 해먹으려고 했는데 사려던 빵이 품절이다. 가니쉬로 먹으려던 야채도 품절! 스프는 끓일 수 있지만 계획이 틀어져서 떡볶이 해먹었다. 말랑한 가래떡으로 떡볶이만들면 맛있다기에 해봤는데 내 입엔 그냥 가래떡이 낫다. 한살림 떡볶이떡과 떡국떡은 정말 맛있다. 장구경 갔다가 사온 떡국떡이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떡볶이엔 파를 잔뜩 넣어야 맛있다. 양이 많은 듯 보이지만 곰이 밥까지 볶아 몽땅 먹었다.

 

영재님 오크라, 현주언니 가지, 호정님 고추, 그리고 내 호박과 달래파로 잘 차려 잘 먹었다. 현미인데 물을 더 넣지 않아서 고두밥이 되겠구나~ 각오하고 있던차에 적미가 찹쌀이라 밥도 맛있게됐다.

 

감사함이 마구 생기는 음식들이다. 토종이 대부분이라 키운 사람들의 철학과 정성도 느껴지고 다양한 맛도 예술이며 쓰레기도 전혀없이 내게왔다. 제대로 된 밥상을 차려먹어서 기분도 좋았다. 먹고나니 속이 더 편해지는 매직!


단호박이 자꾸 곰팡이가 핀다. 애껴서 오래 두고 먹으려고 많이 주문했는뎅 ㅠㅠ 곰팡이 핀 부분을 도려냈더니 예쁘게 되지도 않는다. 단호박 에그슬럿하고, 양송이스프 끓여서 브런치 먹었다. 단호박이랑 양송이스프가 참 잘 어울린다.

 

장마 이후로 방치되어있는 퍼머컬쳐 실험실 밭 관리해주었다. 풀을 베고 땅도 덮어줬다. 여기다 월동할 밀과 보리를 심어줄것이다. 하다가 포기하신 밭은 우리 위원회 위원에게 월동작물을 심도록 분양했다. 귀신나올것 같은 땅이 제 모양을 갖춰가는걸 보니 참 뿌듯했다. 여럿이 하니 금방 끝나서 손 하나가 무섭구나 생각도 들었다.

수고한 모임원들이랑 저녁먹으러 갔다. 일요일이라 문 연 식당이 없어서 몇군데나 빙글빙글 돌았다. 동네한바퀴를 다 돌아 들어간 중국집은 맛이 괜찮았다. 양도 많아서 여럿이 먹기에도 좋았다.

 

 

반찬도 있고 밥이 먹고싶은데 1인분밖에 없다. 밥을 새로하긴 귀찮아서 있는걸로 빵식. 쪄둔 단호박이 있어서 과일이랑 곁들였다. 달콤하고 맛있었지만 찔 때 물이 들어갔는지 식감이 물컹했다.

이제 포도는 끝! 커피도 맛있네~

풀뽑고 영양제 줌 Before/after(낮/밤)
 

텃밭에 나갔다. 그동안 텃밭엔 갔지만 정작 내 밭을 돌봐주지 못했다. 공용텃밭이나 다른 일만 보다 왔기 때문이다. 튼실하게 자란 다른 배추에 비해 내 밭은 풀천지에 연두색 쪼꼬미 배추ㅎㅎ 밑거름도 웃거름도 안줬으니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자연농이라고 우겨본다.)

 

내내 조용했던 호박이 자꾸 열린다. 어제도 하나 나눔하고 오늘도 큰 통 하나를 나눔했는데 내몫도 여럿이다. 호박과 호박잎을 수확해왔다. 오줌액비도 주고 무도 솎아주고 풀도 좀 뽑아줬다. 다른 밭에 비해 아주아주 애기라 좀 미안하기도 ㅎㅎ 이제 매주 액비 잘 줄게~^^ 난각칼슘도 도전!

목초액도 뿌려주고 오줌액비도 줬더니 온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듯하다. 근처에 있는 온천가서 목욕하고 저녁먹고 들어왔다. 평소 자주가던 텃밭 근처 전골집보다 야채가 너무 적어서 실망. 메밀국수도 시켰다. 목욕하고 개운한 상태에서 뜨끈한거 먹으니 참 좋았다. 밭에가면 2시간은 기본으로 간다. 요즘은 날이 선선해 일하기도 좋다. 기분이 좋아지는 텃밭생활.

 


런던 자연사 박물관 기후위기 체험전에 다녀왔다.

들어가는 순간 만나는 하얗고 몽환적인 분위기는 예쁘다고 생각했더니만 기후위기로 백화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다. 나무도 풀도 전부 하얀세상 ㅠ 무서웠다.

 

우리가 먹고 입고 팔고 쓰기 위해 파괴한 많은 것들과 피해입은 생명들의 모습이 있었다. 투구게는 백신을 만들기 위해 또 엄청 희생되었다고 한다. 인간이 파괴하고 그 파괴로 일어나는 현상들 때문에 또 희생당하는 생명들. 그 어떤 폭군보다 심한 횡포를 인간이 벌이고있음을 느꼈다. 그 횡포에 의한 파장이 우리를 위협하고있다. 자업자득.

 

독일에선 곳곳에 유대인 학살 기념비나 기념관이 있다. 가해국에서 그렇게나 많은 공간을 만들필요가 있을까 싶은 정도다. 나는 이번 전시에서 섹션별로 이런 제목이 붙어있는 것이 좋았다.

‘먹기위해 망가뜨리다. 팔기 위해 망가뜨리다. 등우리가 얼마나 지구를 망가뜨렸는지, 그래서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게 좋았다. 그러면서 회복하기 위한 노력들, 애쓰고 있는 사람들을 함께 보여줘서 좋았다.

그 노력에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지구를 위한

우리의 목소리는

탐욕의 정치에 맞설

열쇠가 됩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기후행동 10계명

1. 목소리를 내자.

2.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

3. 교통수단을 바꾸자.

4. 전력 사용량을 줄이자.

5. 식단을 바꾸자.

6. 지역소비, 지속가능한 상품을 이용하자.

7. 음식을 남기지 말자.

8. 새 옷은 적게, 산 옷은 오래!

9. 나무를 심자.

10. 지구 친화적 투자에 집중하자.

 

 

믿음은 마음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믿음이다.
늙은 랍비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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